칼럼

허위 입원으로 지급받은 보험금 반환청구권과 5년의 상사소멸시효

핵심 결론 입원 필요성을 가장해 반복 수령한 보험금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보험계약 이행과 밀접하고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므로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258074, 2019다277812

판결번호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58074 판결 ―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 파기환송

관련판례

관련법령

  • 민법 제162조 제1항 ― 일반 채권의 10년 소멸시효
  • 민법 제741조 ―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이익의 반환
  • 상법 제46조 제17호 ― 영업으로 하는 보험을 기본적 상행위로 규정
  • 상법 제64조 ―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5년 소멸시효
  • 상법 제662조 ― 보험금청구권·보험료 또는 적립금 반환청구권 등의 단기소멸시효

사실관계

피고 2는 2005년 1월 27일경 원고 보험회사와 피고 1을 피보험자로 하고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2는 이 계약 외에도 2004년 8월 3일부터 2005년 8월 23일까지 7개 보험회사와 피고 1을 피보험자로 하는 유사한 보장내용의 보험계약 9건을 체결하였다.
허위·과다 입원과 보험금 수령
피고들은 실제로는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피고 1이 5회에 걸쳐 합계 605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여러 보험회사로부터 총 19회에 걸쳐 합계 160,097,947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이러한 행위에 관하여 피고 2는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형사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 보험회사가 지급한 보험금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이 사건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인정된 보험금 수령액은 다음과 같았다.
  • 피고 1: 12회에 걸쳐 합계 37,073,551원
  • 피고 2: 9회에 걸쳐 합계 18,659,052원
원고 보험회사는 실제 입원 필요성이 없었으므로 보험금 지급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에게 지급한 보험금 상당액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1.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10년의 민사시효와 5년의 상사시효 중 어느 기간이 적용되는가?
  2. 보험금 편취행위가 불법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보험계약과의 상사적 관련성이 부정되는가?
  3. 상법 제64조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직접 적용되지 않더라도 유추적용될 수 있는가?
  4. 여러 보험계약을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할 필요성이 있는가?
원칙 –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10년
계약이 무효이거나 지급의 원인이 존재하지 않아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행위 자체에서 직접 발생하는 채권이 아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741조에 따라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채권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민법 제162조 제1항의 10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따라서 상행위인 계약과 관련하여 급부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당연히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외 – 상법 제64조의 유추적용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다음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상법 제64조가 유추적용되어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
  • 상행위인 계약을 기초로 급부가 이루어졌을 것
  • 계약에 따라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것
  • 채권의 발생 경위와 원인이 상거래 관계와 밀접할 것
  • 당사자의 지위와 관계에 비추어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할 필요가 있을 것
이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형식보다 급부의 원인과 법률관계의 실질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정한다.
보험금 반환청구와 보험계약의 관련성
상법 제46조 제17호는 영업으로 하는 보험행위를 기본적 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보험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피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원고가 반환을 구하는 대상은 보험계약과 무관하게 이전된 금원이 아니라, 보험계약에 따른 급부로 지급된 보험금 자체였다.
따라서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기본적 상행위인 보험계약의 체결 및 이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반복적 보험금 청구와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
입원 필요성이 없는데도 입원한 것처럼 가장하는 보험사기에서는 미리 가입한 여러 보험계약을 이용하여 다수의 보험회사에 반복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이 다수의 법률관계가 발생한다.
  • 여러 보험회사가 각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하는 경우
  • 하나의 보험회사가 여러 차례 지급한 보험금마다 반환청구권을 취득하는 경우
  • 동일한 허위 입원에 기초하여 여러 보험금 반환관계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반환청구권들은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정형화된 원인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므로, 일반 민사관계보다 신속하게 확정할 필요성이 크다.
보험계약 당사자 사이의 형평
상법은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보험금청구권과 보험료 또는 적립금 반환청구권 등에 단기소멸시효를 두어 보험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보험금 지급심사를 담당하는 전문사업자로서 보험계약자보다 우월한 정보와 심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계약자 측의 보험금청구권에는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하면서 보험회사의 보험금 반환청구권에만 10년의 민사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당사자 사이의 형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도 보험금 반환청구권에 5년의 상사시효를 적용하는 근거가 되었다.

원심판단

원심은 허위 원인을 내세워 보험금을 편취한 경우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가 보험금을 반환해야 하는 관계는 상사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보험금 반환청구권은 보험계약이 아니라 민법상 부당이득 법리에 따라 발생한다는 이유로 10년의 민사소멸시효를 적용하였다.
그 결과 원심은 피고 1에게 15,710,786원, 피고 2에게 18,659,052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보험사고의 발생을 가장하여 지급받은 보험금의 반환관계에도 상법 제64조를 유추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보험계약은 상법상 기본적 상행위이다.
  • 반환 대상은 보험계약에 따른 이행으로 지급된 보험금 자체이다.
  • 다수의 보험계약을 이용한 반복적 보험금 편취는 보험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형적 유형이다.
  • 동일한 원인으로 여러 보험자와 보험수익자 사이에 다수의 반환청구권이 발생한다.
  • 보험거래의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할 필요가 있다.
  • 전문사업자인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 사이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금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10년의 민사시효가 아니라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소멸시효의 기산점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이루어져 상대방이 이익을 취득한 때 성립한다.
따라서 여러 차례 보험금이 지급된 경우에는 각 보험금 지급으로 별도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하고, 원칙적으로 각 지급일부터 개별적으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이러한 5년의 시효를 기준으로 각 보험금 지급일, 소송 제기일 및 시효중단 사유 등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
전원합의체 판결과의 관계
이 판결은 같은 해 선고된 대법원 2019다277812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허위 보험사고를 가장한 보험금 편취사건에 확장한 것이다.
전원합의체 판결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여 계약 자체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인 경우를 다루었다.
반면 이 사건은 보험계약 자체의 무효보다는 실제 입원 필요성이 없는데도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가장하여 보험금을 청구·수령한 사안이다.
두 경우 모두 보험계약에 기초하여 지급된 보험금 자체의 반환을 구하고, 법률관계를 정형적·신속하게 처리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

결론

대법원은 보험금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10년의 민사시효를 적용한 원심판결에 소멸시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각 보험금 지급일부터 5년의 상사시효가 완성되었는지를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판결의 의의

상행위인 계약과 관련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라고 하여 항상 10년의 민사시효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급부가 상행위인 계약의 이행으로 이루어졌고, 그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며, 법률관계를 상거래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확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상법 제64조가 유추적용되어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
특히 보험계약 자체가 무효인 경우뿐 아니라 보험계약은 존재하지만 보험사고를 허위로 가장하여 보험금을 수령한 경우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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