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에 대한 주권 발행·인도청구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에 대한 주권 발행·인도청구

—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0다273403 판결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코스닥 상장회사인 피고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다.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요건으로 2년의 재임기간이 문제되었는데, 원고는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재선임되어 그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설령 재선임되지 않았더라도 본인의 귀책사유 없이 퇴임한 것이므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원고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이 있다고 인정하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행사대금을 지급받는 것과 상환으로 보통주식 482,443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발행하여 인도하라고 명하였다.

대법원은 원고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요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였다. 그러나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유효한 주권을 발행하거나 인도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실물 주권의 발행·인도를 명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2. 주식매수선택권의 실체적 권리와 이행방법의 구별

이 판결에서는 다음 두 문제가 구별된다.

원고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실체적 권리를 보유하는가
그 권리를 어떠한 방식으로 이행하도록 청구해야 하는가

대법원은 원고가 주식매수선택권의 재임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다. 설령 2년의 재임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퇴임한 것이 아니라면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 역시 받아들였다.

그러나 실체적 권리가 인정된다는 것과 원고가 선택한 이행청구의 형식이 적법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전자증권법의 시행으로 상장주식의 권리귀속과 이전 방식이 전자등록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종전과 같이 실물 주권의 발행·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

3. 전자증권법의 시행과 상장주식의 전자등록

전자증권법은 주식·사채 등에 관한 실물 증권의 발행을 전자등록으로 대체하기 위해 2016. 3. 22. 제정되어 2019. 9. 16. 시행되었다.

전자증권법은 다음과 같은 체계를 취한다.

첫째, 발행인이 상장주식을 새로 발행하려는 경우 전자등록기관에 신규 전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둘째, 이미 주권이 발행된 상장주식도 발행인의 별도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전자증권법 시행일부터 전자등록주식으로 전환된다.

셋째, 전자등록계좌부에 등록된 주식에 대해서는 증권 또는 증서를 발행할 수 없다.

넷째, 이를 위반하여 발행된 주권은 효력이 없다.

다섯째, 기존에 발행된 주권도 전자등록주식으로 전환되는 기준일부터 효력을 잃는다.

여섯째, 전자등록주식의 양도는 전자등록기관 또는 계좌관리기관이 행하는 계좌 간 대체등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상장주식에서는 주권이라는 유가증권의 발행과 인도가 권리취득·이전의 수단이 될 수 없고, 전자등록계좌부상의 등록이 그 기능을 대신한다.

4.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유효한 실물 주권이 존재할 수 없다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유효한 실물 주권이 새로 발행될 수 없고, 종전에 발행된 주권도 효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법원이 상장회사에 다음과 같은 의무의 이행을 명할 수 없다.

주권을 새로 발행할 의무
발행한 주권을 주주에게 인도할 의무
기존 실물 주권을 이전할 의무

회사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실물 주권을 발행하더라도 전자증권법 제36조에 따라 그 주권은 효력이 없다. 결국 주권 발행·인도를 명하는 판결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급부를 명하는 결과가 된다.

대법원이 이 문제를 당사자의 상고이유와 별도로 직권으로 판단한 것도 원심이 명한 급부가 법률상 이행 불가능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5.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올바른 이행방법

상장회사 임직원이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여 신주를 취득하는 경우 회사는 실물 주권을 발행하는 대신 전자등록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구체적인 이행은 대체로 다음 순서로 이루어진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및 행사대금 납입
회사의 신주발행 절차
발행인의 신규 전자등록 신청
전자등록기관 또는 계좌관리기관의 전자등록
권리자 명의 증권계좌에 해당 주식 수량의 등록

따라서 원고는 실물 주권의 발행·인도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취지의 이행을 구해야 한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 명의의 전자등록계좌에 피고 발행 보통주식 일정 수를 전자등록하기 위하여 필요한 절차를 이행하라.

다만 실제 청구취지는 발행회사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행위와 전자등록기관 또는 계좌관리기관이 수행하는 행위를 구별하여 특정할 필요가 있다. 발행회사에 대해서는 신규 전자등록 신청 등 회사가 담당하는 절차의 이행을 청구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6. 전자등록과 주식양도의 방식

전자등록주식의 양도는 주권의 교부가 아니라 전자등록계좌부상 계좌 간 대체등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전자등록주식에 관한 분쟁에서는 권리의 발생 원인에 따라 청구의 내용을 달리해야 한다.

신주발행의 경우: 신규 전자등록 신청 및 권리자 계좌 등록 절차
기존 주식 양도의 경우: 양도인 계좌에서 양수인 계좌로 대체등록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의 경우: 행사대금 납입과 상환으로 신주발행 및 전자등록
명의신탁 해지의 경우: 실질적 권리귀속에 따른 계좌 간 대체등록
주식반환의 경우: 주권 인도 대신 전자등록계좌부상 대체등록

전자증권법 시행 이전의 주권 인도청구에 관한 판례를 현재의 상장주식 분쟁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7. 주권 발행·인도청구가 부적절한 경우 법원의 조치

원고에게 주식을 취득할 실체적 권리가 있더라도 청구취지가 실물 주권의 발행·인도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대로 인용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고의 주식매수선택권 자체를 부정하여 청구를 기각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이행방법과 청구형태를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환송하였다.

환송심에서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기회가 부여될 수 있다.

주권 발행·인도청구를 전자등록절차 이행청구로 변경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을 특정
등록할 주식 수와 원고 명의 계좌를 특정
행사대금 지급과 전자등록의 동시이행관계를 청구취지에 반영

이는 실체적 권리는 인정되지만 법률제도의 변경으로 청구의 이행방법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8. 전자증권법 시행 전후에 걸친 소송의 처리

이 사건에서 원심 변론종결 전에 이미 전자증권법이 시행되었고 피고 회사의 주식은 코스닥시장 상장주식이었다.

따라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또는 소송 제기가 전자증권법 시행 전이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판결할 당시 주식이 전자등록주식으로 전환되어 있었다면 더 이상 주권 발행·인도를 명할 수 없다.

판결은 변론종결 당시의 법률상태와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장래의 이행을 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송 도중 이행방법이 법률상 변경되었다면 청구취지도 변경된 제도에 맞추어 수정해야 한다.

9. 비상장주식과의 구별

이 판결의 직접적인 적용대상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이다.

비상장주식은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발행회사가 전자등록제도를 채택한 비상장주식: 실물 주권의 발행이 금지되고 전자등록 방식이 적용된다.
전자등록제도를 채택하지 않은 비상장주식: 상법상 주권 발행 및 인도에 관한 종전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비상장주식: 주식양도의 합의와 명의개서 등 별도의 법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해당 주식이 상장주식인지뿐만 아니라 전자등록 대상인지, 발행회사가 전자등록제도를 채택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10. 판결의 핵심적 의의

이 판결의 법리적 쟁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실체적 권리가 인정되더라도 그 이행방법은 전자증권법에 따라야 한다.

둘째,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은 발행인의 별도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전자등록주식으로 전환된다.

셋째, 전자등록주식에 대해서는 실물 주권을 발행할 수 없고, 위반하여 발행된 주권은 효력이 없다. 종전에 발행된 주권도 전자등록 전환 기준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넷째, 전자등록주식의 발행과 이전은 신규 전자등록 또는 계좌 간 대체등록으로 이루어지므로 실물 주권의 발행·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다섯째,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올바른 청구는 실물 주권 발행·인도가 아니라 신주에 관한 신규 전자등록 및 원고 계좌에 등록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여섯째, 전자증권법 시행 전에 발생한 권리에 관한 소송이라도 변론종결 당시 해당 주식이 전자등록주식이라면 전자등록제도에 맞는 이행을 명해야 한다.

결국 이 판결은 주식취득의 실체적 권리와 그 권리를 실현하는 법적 수단을 구별한 판결이다.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에 관한 분쟁에서는 종전의 주권 발행·인도청구를 전자등록 또는 계좌 간 대체등록절차 이행청구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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