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2005 판결
1. 사건의 사실관계
소외 회사는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4억 9,5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취득하였다.
피고 금융회사는 2019. 3. 29. 근저당권자에게 담보부 NPL 대출금 3억 2,000만 원을 대출하면서, 그 담보로 근저당권부 채권에 근질권을 설정받고 근저당권부 근질권의 부기등기를 마쳤다.
근질권설정계약은 피담보채무를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담보부 NPL 대출거래로 인하여 현재 및 장래에 부담하는 모든 채무
근질권의 결산기는 미리 정하지 않은 ‘장래지정형’이었다.
2. 경매신청과 근질권자의 동의
근저당권자는 2019. 5. 14. 담보 부동산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근질권자로서 2019. 5. 22. 근저당권자의 경매신청에 동의한다는 경매진행 동의서를 경매법원에 제출하였다. 이후 2019. 5. 24.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피고는 경매개시 후에도 2019. 9. 6.부터 2022. 10. 28.까지 근저당권자에게 7회에 걸쳐 약 29억 원을 추가로 대출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2년 10월 근저당권자에게 10억 원을 대여하고 동일한 근저당권부 채권에 후순위 질권을 설정받아 부기등기를 마쳤다.
3. 배당이의의 발생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자 법원은 실제 배당금 약 5억 3,587만 원 중 피고에게 1순위 근질권자로서 채권최고액 4억 9,500만 원을 배당하였다.
후순위 질권자인 원고는 배당을 받지 못하자 피고의 배당액 중 1억 7,500만 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경매진행에 동의한 시점에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으므로, 그 이후에 피고가 추가로 대출한 금액은 근질권으로 담보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4.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질권자가 직접 경매를 신청하거나 근저당권자의 경매신청에 동의한 때에는 그 시점이 근질권의 결산기가 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가 경매진행 동의서를 제출한 시점에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고, 당시 존재하던 최초 대출금 3억 2,000만 원과 연체이자만 근질권으로 담보된다고 보았다.
경매개시 후 이루어진 추가 대출은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배당이의를 일부 받아들였다.
5. 대법원은 매각대금 지급 시 확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파기하였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하여 해당 근저당권자가 아닌 제3자가 경매를 신청한 경우,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경매가 개시된 때 곧바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다.
근저당권은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지급하면 소멸하므로, 그때까지 근저당권이 존속한다. 따라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도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지급하여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때 확정된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근저당권부 채권에 근질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근질권자가 아닌 제3자의 신청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면,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은 경매개시 시가 아니라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지급한 때 확정된다.
6. 근질권자의 경매 동의는 확정사유가 아니다
이 사건에서 경매를 신청한 사람은 근질권자인 피고가 아니라 근저당권자였다.
피고가 근질권자로서 근저당권자의 경매신청에 동의하였지만, 동의행위는 피고가 직접 경매를 신청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경매진행 동의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그 시점에 확정되지는 않는다.
근질권자의 동의는 경매절차 진행에 대한 승낙일 뿐, 장래지정형 근질권의 결산기를 도래시키거나 피담보채권을 확정하는 의사표시로 당연히 해석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7. 경매개시 후 추가 대출도 근질권으로 담보될 수 있다
이 사건 근질권설정계약은 담보부 NPL 대출거래로 인하여 현재 및 장래에 발생하는 모든 채무를 피담보채무로 정하였다.
피고의 근질권은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지급할 때까지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다음 채권들이 피담보채권에 포함될 수 있다.
최초 대출금 3억 2,000만 원
경매개시 후 이루어진 추가 대출금
매각대금 지급 전까지 발생한 이자와 지연손해금
근질권설정계약에서 담보 대상으로 정한 부대채무
따라서 원심이 경매진행 동의서 제출 이후 발생한 추가 대출금을 일률적으로 피담보채권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이다.
8.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에는 이중의 한도가 있다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매각대금 지급 시까지 확장된다고 해서 근질권자가 추가 대출금 전액을 모두 배당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저당권부 근질권자의 배당액에는 다음과 같은 한도가 적용된다.
첫째, 근질권자는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초과하여 배당받을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4억 9,500만 원이 한도였다.
둘째, 근질권자는 근저당권자가 실제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초과하여 배당받을 수 없다. 근질권은 근저당권부 채권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이므로, 근저당권자가 가지는 담보가치보다 더 큰 권리를 취득할 수는 없다.
셋째, 위 두 한도 내에서도 매각대금 지급 시 확정된 근질권의 실제 피담보채권액 범위에서만 배당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근질권자의 배당액은 다음 세 금액 중 가장 적은 금액을 한도로 한다.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근저당권자가 실제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
매각대금 지급 시 확정된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액
9.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근저당권부 채권에 설정된 근질권의 확정시기를 명확하게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다.
근질권자가 아닌 근저당권자 등 제3자의 신청으로 담보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면, 근질권자가 그 경매에 동의하였더라도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그 시점에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근질권은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매각대금 지급 시에 확정되고, 그때까지 발생한 채권도 근질권설정계약의 범위 내에서 담보된다.
따라서 선순위 근질권 설정 후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근질권의 담보범위가 고정되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후순위 질권자나 다른 채권자가 담보가치를 평가할 때에는 근질권 부기등기의 채권최고액뿐 아니라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근질권설정계약의 피담보채무 범위
근질권의 결산기 유형
경매신청인이 누구인지
매각대금 지급일
매각대금 지급 전까지 발생한 추가 대출
근저당권자가 실제로 보유한 피담보채권액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200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