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17다219232 판결 [손해배상(기)등]
- 원고: 구글 서비스 이용자 6명
- 피고: 구글 엘엘씨(Google LLC)[변경 전 상호: 구글 인코퍼레이티드(Google Inc.)] 외 1인
- 원심: 서울고법 2017. 2. 16. 선고 2015나2065729 판결
- 결과: 원고 1, 원고 2의 피고 구글 엘엘씨에 대한 패소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 기각
하급심
제1심판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2. 16. 선고 2015나2065729 판결
원심은 구글 서비스 이용계약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연방법원 또는 주법원을 전속적 관할법원으로 정한 약관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다.
원심은 이용 목적에 따라 원고들을 구분하였다.
- 원고 1과 원고 2는 구글 서비스를 직업 또는 영업활동 외의 개인적 목적으로 이용한 소비자였다.
- 원고 3과 원고 4는 직업활동을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였으므로 소비자에 해당하지 않았다.
원고 1과 원고 2에 대해서는 소비자계약의 국제재판관할 특칙에 따라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 원고 3과 원고 4에 대해서는 소비자계약의 특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미국 법원을 전속적 관할법원으로 정한 약관이 유효하고,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한 구글 엘엘씨 상대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구글 엘엘씨와 구글코리아 유한회사가 보유한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현황 중 일부에 대해 공개의무를 인정하였다.
다만 미국 법령이 국가안보·범죄수사 등을 이유로 정보제공 사실의 공개를 금지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구글 엘엘씨가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소비자계약 여부와 국제재판관할 및 준거법에 관한 원심의 기본 판단은 유지하였다.
그러나 미국 법령에 비공개의무가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글 엘엘씨의 공개거부를 정당하다고 본 원심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구글 엘엘씨가 실제로 미국 법령상 비공개의무를 부담하는지, 비공개요건이 충족되었는지, 개인정보자기결정권보다 외국 법령을 존중할 필요성이 현저히 우월한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고 1과 원고 2의 피고 구글 엘엘씨에 대한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대한민국 법원의 관할을 배제하고 외국법원을 전속적 관할법원으로 정한 합의가 유효하려면 다음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 사건이 대한민국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않을 것
- 지정된 외국법원이 해당 외국법상 관할권을 가질 것
- 사건과 외국법원 사이에 합리적 관련성이 있을 것
- 관할합의가 현저히 불합리·불공정하여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을 것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이다.
대상 판결은 이를 전제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현황을 확인할 권리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사후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았다.
관련 법령
민사소송법 제29조
당사자는 일정한 법률관계로 말미암은 소에 관하여 제1심 관할법원을 합의로 정할 수 있다. 관할합의는 일정한 법률관계에 관한 소를 대상으로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31조
전속관할이 정해진 소에 대해서는 합의관할이나 변론관할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전속적 국제재판관할합의는 공서양속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따른다.
다만 소비자계약에서는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하더라도 소비자의 상거소지국 강행규정이 부여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
상대방이 소비자의 상거소지국에서 또는 그 국가를 향하여 광고 등 영업활동을 하고, 소비자가 상거소지국에서 계약체결에 필요한 행위를 한 경우 소비자계약의 특칙이 적용된다.
소비자는 자신의 상거소가 있는 국가에서도 소비자계약의 상대방을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소비자계약의 국제재판관할합의는 분쟁이 발생한 후에 체결되거나, 분쟁 발생 전에 체결된 경우에는 법정관할에 추가하여 다른 법원에도 제소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관할을 확대하는 때에만 유효하다.
현행법상 대응 규정은 국제사법 제42조 제3항이다.
이용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에게 다음 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
- 자신의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
-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동의한 현황
현행법상 대응 규정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제1항과 개인정보 보호법 제36조 제1항 등이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은 이용자가 개인정보의 이용·제공 현황 등의 열람을 요구하면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현행법상 대응 규정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제3항이다.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헌법적 근거가 되는 조항이다.
헌법 제37조 제2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사실관계
원고들은 구글이 제공하는 전자우편 등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였다.
일부 원고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했고, 일부 원고는 직업활동을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였다.
구글 서비스 이용약관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서비스 이용계약의 준거법을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으로 정한다.
- 분쟁의 전속적 관할법원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연방법원 또는 주법원으로 정한다.
원고들은 구글 엘엘씨와 구글코리아 유한회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개인정보와 서비스 이용내역이 제3자에게 제공되었는지, 제공되었다면 누구에게 어떤 정보가 제공되었는지를 공개하도록 요구하였다.
원고들이 요구한 정보는 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이었다.
- 구글이 수집·보유하는 자신의 개인정보
- 구글 서비스 이용내역
- 개인정보와 서비스 이용내역을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
- 외국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 및 그 내역
피고들은 약관에서 캘리포니아주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하고 미국 법원을 전속적 관할법원으로 정했으므로 대한민국 법원에 관할이 없고, 대한민국의 정보통신망법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미국 법령은 국가안보, 대테러, 방첩, 범죄수사 등을 목적으로 미국 연방수사국 등에 정보를 제공한 경우 그 제공 사실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들은 개인정보 및 제3자 제공현황의 공개와 함께 공개거부로 인한 위자료도 청구하였다.
법리
무료 온라인서비스도 소비자계약이 될 수 있다
소비자계약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현금이나 사용료를 직접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서비스 사업자는 이용자의 다음과 같은 정보를 수집·활용하여 광고 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 나이와 성별
- 현재 위치
- 검색 및 이용 기록
- 관심 분야
- 행동 패턴
이용자는 이러한 정보의 수집과 활용을 수반하는 조건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사업자가 이용자 정보를 활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면 서비스 이용자에게 별도의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계약성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한 원고 1과 원고 2의 이용계약은 구 국제사법상 소비자계약에 해당한다.
소비자의 상거소지국 재판관할은 사전 약관으로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계약의 당사자도 국제재판관할합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분쟁 발생 전에 작성된 약관으로 소비자의 상거소지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권리를 박탈하는 전속적 관할합의는 효력이 없다.
분쟁 발생 전의 관할합의는 기존의 소비자 관할에 다른 법원을 추가하여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경우에만 유효하다.
따라서 개인적 목적으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한 원고 1과 원고 2는 약관상 미국 전속관할 조항에도 불구하고 상거소지국인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영업·직업 목적으로 이용한 사람에게는 소비자 특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 3과 원고 4는 직업활동을 목적으로 구글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들은 소비자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구 국제사법 제27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사건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었다.
- 구글 엘엘씨의 본사가 소재한 지역이다.
- 구글 서비스의 제작과 운영 중 주요 부분이 이루어지는 지역이다.
- 지정된 미국 법원은 미국법상 관할권을 가진다.
대한민국에서 미국에 소를 제기하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사정만으로 전속적 관할합의가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 3과 원고 4의 구글 엘엘씨 상대 소는 대한민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없어 부적법하다.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해도 국내 강행규정은 적용된다
소비자계약에서도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준거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상거소지국이 아닌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했다고 하여 상거소지국의 강행규정이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보호까지 박탈할 수는 없다.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2항과 제4항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구체화하고, 위반 시 제재를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규정이므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캘리포니아주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한 약관에도 불구하고 개인 이용자에게는 대한민국의 위 규정이 적용된다.
개인정보 열람권은 제3자 제공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권리이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는 단순히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할지 결정하는 권리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정보주체는 자신의 정보가 실제로 다음과 같이 처리되었는지를 사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 누구에게 제공되었는지
- 어떤 정보가 제공되었는지
- 제공절차가 적법했는지
- 제공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따라서 개인정보와 서비스 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현황에 대한 열람·제공 요구권은 개인정보의 불법·부당한 이용을 통제하기 위한 핵심적인 권리이다.
열람·제공 요구권에도 내재적인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 열람·제공 요구권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다.
다음과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열람·제공을 제한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 다른 법률이 정보공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경우
- 공개로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경우
- 공개로 다른 사람의 재산이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 국가안전보장·범죄수사 등 중대한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다만 서비스 제공자는 제한하거나 거절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외국법상 비공개의무만으로 공개를 일괄 거절할 수 없다
구글 엘엘씨는 미국 법령이 국가안보·범죄수사 등을 이유로 정보제공 사실의 공개를 금지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외국에 소재한 사업자가 외국법도 준수해야 한다는 사정은 고려할 수 있을 뿐, 외국법에 비공개 규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이용자의 열람권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
- 외국 법령에 따른 비공개의무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 개인정보를 보호할 필요성보다 외국법을 존중할 필요성이 현저히 우월한지
- 해당 이용자의 정보가 실제로 외국법상 비공개 대상에 해당하는지
- 외국 수사기관이나 법관의 확인·허가 등 비공개요건이 충족되었는지
- 서비스 제공자가 현재도 실질적인 비공개의무를 부담하고 있는지
- 수사나 정보수집 목적이 이미 종료되어 사후 공개가 가능한지
비공개가 정당하더라도 항목과 사유를 특정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자가 정당한 사유로 일부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모든 정보를 포괄적으로 비공개할 수는 없다.
서비스 제공자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한다.
- 공개를 거부하는 정보 항목을 구체적으로 특정한다.
- 각 정보에 대한 제한·거절 사유를 알린다.
- 공개 가능한 나머지 정보는 제공한다.
- 국가안보나 범죄수사 목적이 종료된 뒤에는 정보제공 사실을 사후적으로 공개한다.
따라서 외국법상 비공개의무는 영구적·포괄적인 공개거부 사유가 아니라 개별 정보와 시점에 따라 구체적으로 심사해야 할 사유이다.
구글 엘엘씨와 구글코리아의 책임은 구분된다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 공개의무는 각 회사가 실제로 수집·보유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정보의 범위에 따라 판단한다.
원심은 구글코리아가 적어도 위치정보서비스 및 위치기반서비스와 관련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구글코리아는 자신이 수집·보유한 범위에서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현황을 공개할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구글 엘엘씨가 보유·관리하는 모든 정보에 대해 구글코리아가 당연히 공개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결론
개인 이용자가 구글에 직접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구글이 이용자의 나이·성별·위치·행동 패턴 등 정보를 활용하여 광고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면 구글 서비스 이용계약은 소비자계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 이용자인 원고 1과 원고 2는 사전에 작성된 약관에서 미국 법원을 전속적 관할법원으로 정했더라도 상거소지국인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했더라도 대한민국의 강행규정인 구 정보통신망법상 개인정보 열람·제공 요구권은 배제되지 않는다.
구글 엘엘씨는 미국 법령에 비공개의무가 있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현황을 일괄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해당 정보가 미국법상 비공개요건을 충족하는지, 현재도 비공개의무가 존속하는지, 대한민국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보다 외국법을 존중할 필요성이 현저히 큰지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심리 없이 미국 법령에서 비공개의무를 규정한 사항은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이 있다고 보아, 원고 1과 원고 2의 구글 엘엘씨에 대한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