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7. 3. 16. 선고 2015두55295 판결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 원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외국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거주자
- 피고: 금천세무서장
- 특정외국법인: Cordia Global Limited
- 쟁점: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을 현지 회계기준과 국내 기업회계기준 중 어느 기준으로 계산할 것인지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하급심
원심은 우리나라의 기업회계기준 등을 적용하여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전제하였다.
이에 따라 특정외국법인의 재무제표에 기재된 처분 전 이익잉여금 19,935,559달러에 해당하는 소득이 2009 사업연도에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를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에 포함하여 원고에게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은 원칙적으로 그 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산출한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기초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현지 회계원칙이 우리나라의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는데도 국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이를 파기·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이 판결의 판시사항과 판결 이유에는 별도의 참조판례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 판결은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도에서 적용할 회계기준의 순위와 증명책임을 직접 제시한 판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관련 법령
-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실제발생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하여 조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발생소득의 100분의 15 이하인 국가 또는 지역에 소재한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중 내국인에게 귀속될 금액을 내국인이 배당받은 것으로 본다.
-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0. 1. 1. 법률 제99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4항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의 범위와 계산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다.
-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2. 2. 대통령령 제23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은 원칙적으로 특정외국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산출한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기초로 계산한다. 다만 현지 회계원칙이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른 경우에는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소재한 외국법인 Cordia Global Limited의 지분 100%를 보유한 1인 주주였다.
코디아는 2009 사업연도에 홍콩 상장법인인 Rontex International Holdings Limited의 주식을 매각하였다. 이 회사는 이후 Siberian Mining Group Company Limited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코디아의 2009 사업연도 손익계산서에는 주식 매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었다.
- 주식 매각대금: 44,576,678달러
- 주식 매입원가 등: 2,840,000달러
- 수익: 41,736,678달러
- 각종 비용: 20,429,627달러
- 순이익: 21,307,051달러
코디아가 작성한 2009 사업연도 재무제표에는 처분 전 이익잉여금이 19,935,559달러로 기재되어 있었다.
금천세무서장은 위 재무제표를 기초로 다음과 같이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을 계산하였다.
- 처분 전 이익잉여금: 19,935,559달러
- 우발부채 가산: 1,100,000달러
- 유가증권 평가손실 가산: 7,099,554달러
-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28,135,113달러
- 원화 환산금액: 32,591,714,899원
과세관청은 위 금액이 원고에게 귀속되어 원고가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369,532,270원의 근로소득을 합산하여 2012년 1월 13일 원고에게 2010년 귀속 종합소득세 14,506,871,590원을 부과하였다.
원고는 코디아의 재무제표에 처분 전 이익잉여금으로 기재된 19,935,559달러에 상응하는 소득이 2009 사업연도에 아직 실현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에 포함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도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제도는 내국인이 조세부담이 낮은 국가나 지역에 외국법인을 설립한 후 소득을 국내로 배당하지 않고 현지 법인에 유보함으로써 국내 과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은 일정한 저세율 국가나 지역에 소재한 외국법인 중 내국인과 특수관계가 있는 법인을 특정외국법인으로 정하였다.
특정외국법인이 소득을 실제로 국내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더라도, 사업연도 말 현재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중 내국인에게 귀속되는 금액은 내국인이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과세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다음 문제가 핵심이었다.
코디아가 실제로 배당하지 않고 유보한 금액 중 얼마를 원고가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할 것인가.
출발점은 현지 재무제표의 처분 전 이익잉여금임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1조 제1항은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을 계산하는 출발점을 ‘처분 전 이익잉여금’으로 정하였다.
이 처분 전 이익잉여금은 원칙적으로 특정외국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산출한 금액을 의미한다.
따라서 특정외국법인이 버진아일랜드에 소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인이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한 재무제표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과세관청이나 법원이 현지 재무제표를 배제하고 처음부터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외국법인의 이익잉여금을 다시 계산하는 것은 원칙적인 방법이 아니다.
국내 기업회계기준 적용은 예외임
특정외국법인의 거주지국 회계원칙이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적용순서는 다음과 같다.
- 원칙: 특정외국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
- 예외: 현지 회계원칙이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른 경우 국내 기업회계기준
현지 회계원칙과 국내 기업회계기준 사이에 단순한 차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법령은 그 차이가 ‘현저한’ 경우에만 국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서로 다른 국가의 회계제도가 세부적인 수익인식 시기나 자산평가방법에서 일정한 차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현저한 차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국내 기준 적용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음
대법원은 현지 회계원칙이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국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는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 특정외국법인의 재무제표에 실제로 적용된 현지 회계원칙의 내용
- 동일한 거래에 적용되는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의 내용
- 두 회계기준에 따른 수익 또는 비용의 인식 시기와 금액 차이
- 그 차이가 단순하거나 경미한 차이를 넘어 현저한 정도라는 사실
- 그 차이가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계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이 사건에서는 코디아의 재무제표가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사실상 다툼이 없었다.
또한 해당 회계원칙이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도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현지 재무제표의 이익잉여금을 기초로 하되 법정 조정을 거쳐야 함
현지 재무제표에 표시된 처분 전 이익잉여금이 곧바로 최종 배당간주금액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1조 제1항은 현지 회계기준에 따라 산출한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출발점으로 하되, 법령이 정한 항목을 공제하거나 가산하도록 규정하였다.
계산구조는 다음과 같다.
현지 회계기준상 처분 전 이익잉여금
± 법령이 정한 조정항목
=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 법령이 정한 조정항목
=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
이 사건에서도 과세관청은 코디아의 재무제표상 처분 전 이익잉여금 19,935,559달러에 우발부채 1,100,000달러와 유가증권 평가손실 7,099,554달러를 가산하여 28,135,113달러를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으로 계산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이들 개별 가산항목과 최종 세액이 모두 적법하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원심이 현지 회계기준을 배제하고 국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하여 나머지 쟁점에 관한 판단 없이 사건을 환송하였다.
원심은 회계기준의 적용순서를 뒤바꾸었음
원심은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 등을 적용하여 코디아의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전제하였다.
그 결과 재무제표에 기재된 19,935,559달러에 상응하는 소득이 코디아의 2009 사업연도에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국내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선행요건, 즉 코디아의 거주지국 회계원칙이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이 증명되었는지를 먼저 확인했어야 한다.
그러한 증명이 없는 상태에서는 현지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를 기초로 유보소득을 계산해야 한다.
따라서 원심은 원칙과 예외의 적용순서를 뒤바꾼 잘못이 있었다.
결론
특정외국법인의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을 산정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그 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의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기초로 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은 현지 회계원칙이 국내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른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현저한 차이는 국내 기준 적용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코디아의 재무제표가 현지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점에 다툼이 없었고, 그 회계원칙이 국내 기업회계기준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도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코디아의 재무제표에 기재된 처분 전 이익잉여금을 배제하고 국내 기업회계기준으로 소득 발생 여부를 다시 판단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
다만 대법원은 금천세무서장이 산정한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과 종합소득세액이 전부 적법하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라, 적용할 회계기준에 관한 원심의 법리적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