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불법 비자금은 재산분할 기여로 인정할 수 없고, 경영권 유지를 위해 처분한 주식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핵심 결론 배우자 부모의 불법 비자금이 부부재산 형성에 쓰였더라도 재산분할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 혼인 중 경영권 유지를 위해 증여한 주식은 처분 목적을 따져 분할대상 여부를 정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4므13669, 2010므4071, 2013다79887, 2013므1455, 2024므11526

판결번호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이혼·이혼·위자료·재산분할〕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4. 5. 30. 선고 2023르20051, 20068 판결
  • 결론: 반소 재산분할 청구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 기각

관련 판례

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민법 제746조는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이 자신이 급여한 재산의 반환을 어떠한 형식으로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법의 기본이념을 나타낸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1989. 9. 29. 선고 89다카5994 판결
불법원인급여 제도는 단순히 부당이득반환청구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급부의 복구를 법의 보호영역에서 배제하는 취지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재산의 명의가 아니라 부부가 재산의 형성·유지에 기여한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분배하는 제도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민법 제746조의 ‘불법’은 급부의 원인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고, 그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므1455, 1462 판결
혼인관계 파탄 이후 발생한 재산변동이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한 후발적 사정에 따른 것이라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4므11526, 11533 판결
위자료 액수는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뿐 아니라 파탄 이후 최종적 이혼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를 무효로 규정한다.

민법 제746조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민법 제839조의2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과 재산분할의 기준을 규정한다.

민법 제843조

재판상 이혼에도 재산분할에 관한 민법 제839조의2 등을 준용하도록 규정한다.

민법 제751조

타인의 신체·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경우의 위자료 책임을 규정한다.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원인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혼인과 그룹 주식의 취득
  • 원고는 기업집단 회장이었던 부친의 아들이고, 피고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부친의 딸이다.
  • 원고와 피고는 1988년 9월 13일 결혼식을 올리고 1989년 4월 15일 혼인신고를 마쳤다.
  • 원고 측 그룹은 이동통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991년 4월 13일 이동통신회사를 설립하였다.
  • 원고는 혼인 중인 1994년 11월 21일 계열사로부터 이동통신회사 주식 70만 주를 2억 8,000만 원에 매수하였다.
  • 위 주식은 이후 인수·합병, 액면분할, 증여 및 매각 등을 거쳐 원고가 보유한 그룹 지배회사 주식 약 1,297만 주의 토대가 되었다.
300억 원 자금 지원 주장
  • 피고는 자신의 부친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1991년경 원고의 부친에게 약 300억 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하였다.
  • 피고는 그 근거로 액면금 50억 원인 약속어음 6장과 모친이 작성했다는 메모 등을 제출하였다.
  • 원심은 약속어음이 피고의 부친이 원고의 부친에게 약 300억 원을 지원한 후 증빙으로 교부받은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 원심은 위 자금 지원이 원고의 그룹 주식 매수와 상속주식의 형성·유지 및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보았다.
자금의 출처와 형사판결
  • 피고의 부친은 대통령 재임 중 다수의 기업인으로부터 정치자금 또는 통치자금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였다.
  • 피고의 부친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인 뇌물죄 등으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 9,600만 원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 대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300억 원의 규모와 전달시기 등에 비추어 그 자금도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뇌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 해당 자금의 교부 사실은 당시 비자금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았고, 피고의 부친 측도 장기간 그 존재나 반환청구권을 주장하지 않았다.
원고의 재산처분
원고는 혼인 중 다음과 같이 주식과 금전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
  • 2014년 8월 13일 재단 등에 그룹 계열회사 주식 91,895주를 증여하였다.
  • 2018년 10월 24일 부친의 유지를 기리는 학술원에 그룹 지배회사 주식 20만 주를 증여하였다.
  • 2018년 11월 21일 친인척 18명에게 그룹 지배회사 주식 합계 329만 주를 증여하였다.
  • 2012년경부터 동생에게 증여하거나 그룹에 급여 반납 등의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합계 927억 7,600만 원이었다.
  • 원고는 동생의 증여세 246억 원도 대신 납부하였다.
  • 원심이 인정한 혼인관계 파탄일은 2019년 12월 4일이었다. 위 처분은 모두 그 이전에 이루어졌다.

핵심쟁점

  • 대통령 재임 중 뇌물로 조성된 비자금을 사돈에게 지원한 사실을 그 자녀인 배우자의 재산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있는가?
  •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을 제한하는 민법 제746조의 취지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도 적용되는가?
  • 혼인관계 파탄 전후에 배우자 일방이 제3자에게 처분한 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에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여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가?
  • 혼인관계 파탄 후 최종적 이혼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사정을 위자료 산정에 고려할 수 있는가?

원심의 판단

300억 원 지원을 피고의 기여로 인정
원심은 피고의 부친이 1991년경 원고의 부친에게 약 30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 자금이 원고가 1994년 취득한 이동통신회사 주식의 매수자금과 관련되고, 이후 형성된 그룹 지배회사 주식 및 상속주식의 가치 형성·유지에도 기여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가 자금 자체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형성의 기여로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처분한 주식과 금전을 보유재산으로 추정
원심은 원고가 피고와의 별거 또는 실질적 분쟁 발생 이후 배우자의 동의 없이 주식과 금전을 처분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원고가 다음 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에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여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였다.
  • 재단과 학술원에 증여한 주식
  •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
  • 동생에게 증여한 금전
  • 동생의 증여세 대납금
  • 그룹에 반납한 급여 및 업무추진비 등

대법원의 판단

불법 비자금 지원은 재산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음
부부 일방의 부모가 부부나 가족에게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을 하여 재산의 형성·유지에 기여했다면 그 자녀인 배우자의 기여로 참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지원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다면 이를 재산분할상의 기여로 평가할 수 없다.
대법원은 피고가 주장한 300억 원 지원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법적 보호가치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 자금은 대통령 재임 중 수수한 뇌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국정 최고 책임자가 지위를 이용해 일반적인 뇌물 사건을 크게 초과하는 거액을 수수하였다.
  • 그중 일부를 사돈 또는 자녀 부부에게 지원하였다.
  • 자금 지원 사실을 숨김으로써 국가의 자금 추적과 추징·환수가 불가능해졌다.
  • 해당 자금은 실제로 추징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행위는 당시 이를 직접 금지하는 별도의 규범이 존재했는지와 관계없이 사회질서에 위반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다.
따라서 피고가 자금의 직접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분할상의 기여로 주장하더라도 그 불법성이 분리될 수 없다. 불법한 자금 지원은 재산분할에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민법 제746조는 재산분할에도 고려됨
민법 제746조는 불법원인급여를 한 사람이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다.
그러나 그 취지는 부당이득반환청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불법행위를 한 사람을 법의 보호영역 밖에 두겠다는 사법의 기본이념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혼 재산분할에서 기여도를 산정할 때도 현저히 불법한 자금 지원을 배우자 일방의 기여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처분재산의 분할대상 포함 기준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
다만 혼인관계 파탄 이후 부부 일방이 적극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 목적과 공동재산과의 관련성을 구분해야 한다.
  •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무관하게 임의로 처분했다면 그 재산을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보아 분할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를 위해 처분했다면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존재하지 않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여 분할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
이 사건 재산처분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주식·금전 처분은 원심이 인정한 혼인관계 파탄일인 2019년 12월 4일 이전에 이루어졌다.
또한 각 처분은 그룹 경영자로서 경영권과 지배권을 유지하거나 경영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부부공동재산의 유지 또는 가치 증가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재단에 증여한 주식
원고는 수감 중 받은 성과급과 보수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발생하자 그 금액 상당의 주식을 재단 등에 증여하였다.
이는 사회 환원뿐 아니라 석방 후 원활하게 그룹 경영에 복귀하려는 목적도 있었으므로 그룹 지배주식 등 공동재산의 가치 유지와 관련되었을 수 있다.
학술원에 증여한 주식
원고는 부친의 20주기를 맞아 인재육성의 뜻을 계승하고 그룹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학술원을 설립하고 주식을 출연하였다.
혼인관계가 지속되던 중 이루어졌고 그룹의 사회적 활동과도 관련되므로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
원고는 그룹 경영권을 단독으로 승계하는 과정에서 재산상 양보를 한 동생과 친인척들에게 주식을 증여하였다.
친인척들은 추가 증여를 요구하지 않고 향후 그룹 경영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주식 증여는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그룹 지배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동생에 대한 증여와 증여세 대납
동생에 대한 금전 증여와 증여세 대납도 원고의 원만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상속재산 대부분을 양보한 동생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따라서 경영권 확보와 부부공동재산의 가치 유지와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급여·업무추진비 등의 반납
계열사 임원의 횡령으로 계열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자 원고는 경영자로서 손해를 전보하기 위해 횡령액을 지급하였다.
수감 중 받은 급여 상당액도 회사에 반환하였다. 이러한 지급 역시 원활한 경영활동과 그룹 가치 유지에 관련되었을 수 있다.
따라서 위 재산들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도 원고가 보유한 것으로 단정하여 분할대상에 포함한 원심판단은 잘못이다.
재산분할 비율에 대한 판단
원심은 전체 분할대상 재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 지배회사 주식과 상속주식의 형성·가치 증가에 피고 부친의 300억 원 지원이 기여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불법성이 현저한 비자금 지원은 피고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
이러한 잘못은 단순한 개별 재산 평가에 그치지 않고 전체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 비율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위자료에 대한 판단
유책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정한다.
  • 유책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
  • 혼인기간과 혼인생활의 과정
  • 당사자의 연령과 재산상태
  • 별거와 혼인관계 파탄 이후 보인 태도
  • 혼인관계 파탄 후 최종적 이혼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모든 사정
대법원은 원심이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위자료를 정하였다고 보아 위자료 부분에 관한 상고는 기각하였다.

결론

  •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뇌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 300억 원을 사돈에게 지원한 사실은 설령 인정되더라도 피고의 재산형성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
  •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 법리는 부당이득반환청구뿐 아니라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의 기여도 산정에도 고려해야 한다.
  • 배우자 일방이 처분한 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려면 그 처분이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무관한 것이어야 한다.
  • 혼인관계가 유지되던 중 그룹 경영권의 확보·유지와 경영활동을 위해 처분한 주식과 금전은 공동재산의 유지·가치 증가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당연히 보유재산으로 추정할 수 없다.
  • 대법원은 반소 재산분할 청구 부분을 파기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 이혼과 위자료 등 나머지 부분에 관한 상고는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이혼 재산분할이 단순한 재산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법질서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제도임을 분명히 하였다.
부부나 그 부모의 지원이 재산형성에 현실적으로 기여했더라도, 그 지원이 뇌물 등 현저히 반사회적·반윤리적인 행위에서 비롯되었다면 재산분할에서 배우자의 기여로 평가할 수 없다.
또한 별거가 시작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후 이루어진 모든 재산처분을 재산 은닉이나 임의 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 실제 혼인관계 파탄시기, 처분 목적, 경영권 유지와의 관련성 및 공동재산의 가치 유지에 기여했는지를 재산별로 심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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