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모가 양육비를 포기했더라도 혼외자는 친부에게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

핵심 결론 혼외자의 부모가 장래 양육비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더라도 그 효력은 자녀에게 미치지 않는다. 자녀는 인지 전 미성년 기간의 과거 부양료를 친부에게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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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판례·법령 2023므11758, 2006므751, 2018스724, 2023스643

판결번호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3므11758 판결
사건명: 인지청구및부양료청구의소
재판 결과: 상고기각

원심판결

서울가정법원 2023. 4. 6. 선고 2021르33689 판결

관련 판례

당사자의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기 전의 양육비청구권은 추상적 권리에 불과하다고 판시하였다.
장래 양육비채권의 처분 가능성과 양육비 감액·포기의 효력은 자녀의 복리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친자관계의 본질에서 발생하며, 양육비는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인지판결 확정 전에 발생한 과거 양육비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부담할 상당한 범위의 비용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 피고는 1999년경 감정평가법인에서 감정평가사로 근무하였고, 원고의 어머니도 같은 법인에서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 2001년 1월 17일 원고의 어머니는 피고와의 사이에서 원고를 출산하였다. 당시 피고는 다른 사람과 혼인생활 중이었다.
  • 2001년 5월 10일 피고와 원고의 어머니는 피고가 원고를 보지 않고 원고의 어머니와 헤어지는 것을 전제로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 합의서에는 피고가 월 80만 원의 양육비와 별도의 금원을 지급하되, 2004년 5월 10일까지 3,000만 원을 지급하면 양육비 지급의무가 자동으로 소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2002년 4월 12일 원고의 어머니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합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어머니를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로 정하고, 피고에게 양육비 등 양육 부담을 일체 지우지 않기로 하는 조정이 성립하였다.
  • 원고의 어머니는 원고가 출생한 때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 원고를 혼자 양육하였다.
  • 유전자검사 결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친생자관계가 확인되었다.
  •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인지를 청구하면서, 자신이 미성년이었던 기간에 피고가 부담했어야 할 과거 부양료를 함께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 부모가 장래 양육비를 포기하기로 합의하거나 재판상 조정을 한 경우 그 효력이 자녀에게도 미치는가
  • 인지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발생한 혼외자의 과거 부양료도 친부에게 청구할 수 있는가
  • 혼외자가 어머니로부터 실제 양육을 받은 경우에도 양육하지 않은 친부를 상대로 별도의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는가

대법원의 법리

1. 장래 양육비 포기의 효력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비청구권은 당사자의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가 정해지기 전에는 추상적인 청구권이다.
협의나 심판으로 금액이 확정된 경우에도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장래 양육비채권은 친족법상 신분관계와 분리하여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완전한 재산권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부모가 장래 양육비를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복리에 반하여 그 포기의 효력이 자녀에게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어머니가 피고에게 양육 부담을 지우지 않기로 합의하고 재판상 조정을 하였더라도, 이는 원고 자신의 부양료청구권 행사를 제한하지 않는다.

2. 인지의 소급효와 친부의 부양의무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친권자나 양육자가 누구인지 또는 현실적으로 누가 자녀를 양육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친자관계의 본질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부양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가 출생한 때부터 발생한다.
민법 제860조에 따라 인지는 자녀가 출생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 따라서 인지판결로 친자관계가 법률상 확인되면 친부의 부양의무도 자녀의 출생 시로 소급하여 인정된다.

3. 혼외자 자신의 과거 부양료청구권

혼외자는 인지판결이 확정되기 전 미성년이었던 기간에 관해서도 양육하지 않은 친부에게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는 양육자가 상대방 부모에게 이미 지출한 양육비의 분담을 청구하는 것과 구별되는 자녀 자신의 부양료청구권이다.
자녀가 어머니로부터 성년에 이를 때까지 실제로 양육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친부의 부양의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머니의 부양만으로도 부모 쌍방의 소득·재산 및 생활수준에 상응하는 충분한 부양을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부모 사이의 양육비 포기 약정이나 조정이 미성년 자녀 자신의 부양료청구권 행사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가 피고에게 인지되기 전의 사정과 당사자의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과거 부양료를 7,000만 원으로 정하였다.

대법원의 결론

대법원은 부모의 양육비 포기 약정이 원고 자신의 과거 부양료청구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인지의 효력은 원고가 출생한 때로 소급하므로 피고의 부양의무 역시 출생 시부터 인정되고, 원고는 미성년 기간의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과거 부양료를 7,000만 원으로 정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어머니의 과거 양육비 분담청구권과 혼외자 자신의 부양료청구권을 구별하고, 부모 사이에서 이루어진 장래 양육비 포기 약정이나 조정으로 자녀의 고유한 부양료청구권을 제한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인지판결이 성년 이후 확정되더라도 인지의 소급효에 따라 미성년 기간의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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