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된 동업관계에서 탈퇴를 이유로 출자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핵심 결론 공동출자로 주식회사를 설립·운영하기로 한 동업약정은 원칙적으로 민법상 조합이 아니다. 동업자는 탈퇴를 이유로 출자금이나 잔여재산의 정산을 청구할 수 없고 주식회사법상 절차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다307379

판례번호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2다307379 판결

관련규정

민법 제703조(조합의 의의)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면 민법상 조합이 성립한다.

민법 제704조(조합재산의 합유)

조합원의 출자 기타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로 한다.

민법 제719조(탈퇴조합원의 지분계산)

탈퇴한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 사이의 계산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하고, 탈퇴자의 지분은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

상법 제531조(청산인의 결정)

상법 제538조(잔여재산의 분배)

상법 제542조 제1항(청산에 관한 준용규정)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와 함께 자금을 출자하여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풍력발전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주장하였다.
원고가 주장한 동업약정의 내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50%씩 자금을 부담하여 회사를 설립하고, 회사의 운영에 필요한 비용 및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도 50:50의 비율로 부담·분배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풍력발전사업을 수행할 주식회사가 설립되어 회사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지 못하자 원고는 동업관계가 사실상 결렬되었고 자신이 민법상 조합관계에서 탈퇴했거나 조합이 해산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청구를 하였다.
주위적으로는 피고가 처음부터 원고의 투자금을 풍력발전사업에 사용할 의사가 없었고 사업수익을 분배할 의사도 없이 원고를 기망하여 투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제1 예비적 청구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민법상 조합관계가 성립하였고 원고의 탈퇴 또는 조합 해산으로 정산관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출자금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제2 예비적 청구로는 동업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설립된 회사의 발행주식 중 50%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주식에 관한 주주권 확인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피고가 처음부터 원고를 기망하여 투자금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동업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법리

1. 공동사업 약정이라고 하여 모두 민법상 조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703조에 따르면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이 성립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공동사업의 수행방식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면 단순한 민법상 조합과는 법률관계가 달라진다.
당사자들이 자금을 출자하여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며 비용부담과 이익분배를 지분비율에 따라 하기로 약정한 경우, 공동사업은 주식회사의 명의로 수행된다.
대외적인 거래뿐 아니라 주주 사이의 대내적 관계도 원칙적으로 주식회사법의 규율을 받는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전제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의 동업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와 별도로 민법상 조합을 결성하기 위한 약정으로 볼 수 없다.

2. 회사 설립 전 동업약정은 회사 설립 후 주주관계로 구체화된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는 당사자들이 출자액, 지분율, 임원 구성, 경영권, 비용부담 및 이익분배에 관하여 동업약정을 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약정에 따라 실제 주식회사가 설립되고 회사의 실체가 갖추어지면, 당사자의 출자는 회사의 자본이 되고 당사자는 출자비율에 따라 주식을 취득한다.
이후 사업재산은 동업자 개인들의 공동재산이 아니라 주식회사의 독립된 재산이 된다. 사업수익 역시 일단 회사에 귀속되고 주주는 상법과 정관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회사 설립 전 동업약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 설립 이후에도 동일한 사업재산이 동업자들의 민법상 조합재산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3. 주식회사의 재산은 주주의 합유재산이 아니다

민법상 조합에서는 조합원의 출자와 조합사업을 통해 취득한 재산이 조합원들의 합유가 된다.
반면 주식회사는 주주와 구별되는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다. 주주가 회사에 출자한 금전과 출자금으로 취득한 사업재산은 회사에 귀속된다.
주주는 회사재산에 대하여 직접적인 소유권이나 합유지분을 가지지 않는다.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은 주식과 그에 따른 의결권·배당청구권·잔여재산분배청구권 등의 주주권이다.
따라서 동업자들이 50%씩 출자하여 회사를 설립했더라도 회사의 개별 재산이나 사업수익이 동업자 2명의 합유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4. 민법상 조합의 탈퇴와 지분환급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 제719조는 조합원이 조합에서 탈퇴하면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지분을 계산하여 반환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주주에게는 민법상 조합원의 탈퇴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주주는 회사 또는 다른 주주에게 일방적으로 탈퇴를 통보한 뒤 자신의 출자지분을 금전으로 환급하라고 청구할 수 없다.
주식회사는 자본충실 및 채권자 보호를 위하여 주주에 대한 출자금 반환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회사가 임의로 특정 주주의 출자금을 반환하면 위법한 자기주식 취득이나 자본환급 또는 주주평등원칙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회사 형태의 동업관계가 결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민법 제719조에 따른 출자금 정산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5. 회사의 잔여재산은 상법상 청산절차를 거쳐야 분배할 수 있다

주식회사의 사업이 종료되거나 회사가 해산되더라도 회사재산이 곧바로 주주들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해산 후 청산인을 통하여 채권을 추심하고 채무를 변제하며 회사의 법률관계를 정리하는 청산절차를 거쳐야 한다.
회사의 채무를 모두 변제한 후 잔여재산이 있는 경우에만 정관 또는 각 주주의 지분비율에 따라 잔여재산을 분배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회사가 설립되어 실체를 갖춘 이상 상법상 청산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동업자가 회사재산 중 자신의 출자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직접 분배하거나 상대방 동업자에게 정산하라고 청구할 수 없다.
이 법리는 회사가 해산한 경우뿐 아니라 주주 일방이 동업관계에서 탈퇴한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6. 동업자 개인에 대한 정산청구로 회사법을 우회할 수 없다

동업자는 회사에 직접 출자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 동업자 개인을 상대로 정산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청구의 실질이 회사재산이나 회사에 납입된 출자금을 주주의 지분비율에 따라 반환받으려는 것이라면, 상대방을 회사가 아닌 다른 주주로 정했다고 하여 민법상 조합 정산청구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이 주식회사 형식을 선택하여 공동사업을 수행한 이상 그 선택에 따른 회사법적 규율도 받아들여야 한다.
특별한 약정 없이 단지 동업관계가 깨졌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주주에게 출자금이나 회사의 잔여재산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청구할 수는 없다.

7. 주식회사 형태의 동업관계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

주식회사 형태로 동업사업을 운영한 주주는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첫째, 보유주식을 다른 주주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
둘째, 주주간계약에 풋옵션, 동반매도청구권, 매수청구권 또는 교착상태 해소조항이 있다면 그 약정에 따른 주식매수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
셋째, 합병·영업양도 등 상법이 정한 특별한 경우에는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넷째, 적법한 이익배당 또는 감자절차를 통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다섯째, 회사가 해산·청산되는 경우에는 회사 채무 변제 후 남은 잔여재산의 분배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법과 무관하게 다른 주주가 일정한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하거나 개인재산으로 출자금을 보전하기로 명확히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에 따른 독립적인 계약상 청구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러한 별도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민법상 조합의 탈퇴만을 근거로 정산을 청구할 수는 없다.

8.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회사 외부의 조합관계가 병존할 수 있다

대법원은 모든 주식회사 형태의 공동사업에서 민법상 조합관계가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이 주식회사 설립·운영과 별도로 자신의 재산이나 노무를 출자하여 독립된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증명된다면, 회사관계와 별도의 민법상 조합관계가 병존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려면 단순히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회사와 별도로 관리되는 조합재산이 있는지, 회사 이외의 명의로 공동사업이 수행되었는지, 손익이 회사의 회계와 별도로 분배되었는지, 회사법적 관계와 독립된 출자·정산 약정이 존재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와 피고가 지분 50:50으로 회사를 설립하여 풍력발전사업을 수행하기로 한 동업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나아가 그러한 동업약정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내용이 공동으로 주식회사를 설립·운영하고 지분비율에 따라 비용과 이익을 부담·분배하기로 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 조합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회사가 설립되어 실체를 갖춘 이상 원고의 출자는 회사재산으로 귀속되고 원고와 피고의 합유재산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동업관계 탈퇴나 조합 해산을 이유로 출자금 반환 또는 잔여재산 정산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은 피고의 기망행위도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출자금 반환청구와 주주권 확인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판결은 주식회사 형태로 동업사업을 수행한 당사자가 관계 결렬 후 민법상 조합의 탈퇴·해산 법리를 이용하여 출자금을 회수할 수 없으며, 주식양도·계약상 매수청구·감자·배당 또는 회사 청산 등 주식회사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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