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사건명: 양수금
재판 결과: 파기환송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2022. 8. 25. 선고 (창원)2021나14925 판결
관련 판례
영농조합법인에는 관련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법인격을 전제로 한 규정을 제외하고 민법상 조합의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민법상 조합의 지분양도에는 원칙적으로 다른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고, 정관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은 지분양도는 무효라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구 농업·농촌기본법(2001. 3. 28. 법률 제64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 영농조합법인의 설립 및 운영
- 민법 제703조 ― 조합계약의 성립과 공동출자
- 민법 제704조 ― 조합재산의 합유
사실관계
- 2001년 2월 21일 이 사건 영농조합법인은 집단재배 및 공동작업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구 농업·농촌기본법 제15조에 따라 설립되었다.
- 법인등기부상 영농조합법인의 총 출자지분은 45,000좌였다.
- 피고는 2017년 1월 10일 당시 영농조합법인의 출자지분 5,600좌를 보유한 준조합원이었다.
- 2017년 1월 19일 원고는 피고로부터 출자지분 5,600좌를 2억 5,000만 원에 양수하기로 계약하였다.
- 원고는 그 무렵 피고에게 지분양수대금 2억 5,000만 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 영농조합법인의 정관 제25조는 “조합원 및 준조합원은 총회의 승인의결 없이는 그 지분을 양도·양수할 수 없으며 공유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였다.
- 그러나 원심 변론종결일까지 영농조합법인 총회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지분양도계약을 승인하거나 승인하지 않는다는 의결을 하지 않았다.
- 원고는 총회의 승인을 받지 못한 지분양도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지급한 양수대금 2억 5,0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 영농조합법인의 출자지분 양도에 민법상 조합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는가
- 정관이 출자지분 양도에 총회의 승인을 요구하는 경우 승인 없는 지분양도계약의 효력은 무엇인가
- 총회가 장래 지분양도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계약을 유동적 무효라고 볼 수 있는가
- 승인 없는 지분양도계약에 따라 지급된 양수대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가
법리
1. 영농조합법인에 적용되는 기본 법리
영농조합법인은 법인격을 가진 조직이지만, 관련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는 법인격을 전제로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민법상 조합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농업·농촌기본법에는 영농조합법인의 출자지분 양도를 별도로 규율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었다. 따라서 출자지분 양도에는 민법상 조합지분 양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2. 조합지분 양도에는 원칙적으로 다른 조합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민법상 조합은 조합원 사이의 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한다. 특정 조합원의 지위와 지분이 제3자에게 이전되면 조합의 인적 구성이 변경되므로, 조합지분을 양도하려면 원칙적으로 다른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조합원들은 정관 등 내부 약정을 통하여 전원 동의와 다른 승인절차를 정할 수 있다.
3. 정관이 정한 승인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분양도는 무효이다
이 사건 정관은 지분양도에 다른 조합원 전원의 개별 동의 대신 총회의 승인의결을 요구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출자지분을 유효하게 양도하려면 적어도 정관이 정한 총회의 승인의결을 거쳐야 한다.
총회 승인이 없는 이상 지분양도계약은 정관에서 정한 유효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다.
4. 사후 승인 가능성만으로 유동적 무효가 되지 않는다
유동적 무효란 현재는 효력이 없지만 권한 있는 자의 추인이나 허가가 있으면 소급하여 유효해질 가능성이 인정되는 법적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조합 정관이 지분양도의 요건으로 총회 승인을 요구하는 경우, 승인 없이 체결된 계약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무효의 계약이다.
총회가 장래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이 승인 또는 불승인 시까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5. 지급된 지분양수대금은 부당이득이 된다
총회 승인 없는 지분양도계약이 무효라면 원고가 그 계약에 따라 지급한 2억 5,000만 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에게 귀속된 금원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총회의 승인의결 없이 지분양도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현재 계약의 효력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다만 총회가 장래 지분양도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약은 승인 또는 불승인의결이 있을 때까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양수대금 반환청구를 기각하였다.
- 원고만 총회 승인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 피고는 여전히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였다.
- 총회가 불승인 의결을 하지 않았다.
-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이에 따라 계약이 유동적 무효 상태로 존속하는 동안 원고가 임의로 지급한 2억 5,000만 원은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영농조합법인의 출자지분 양도에는 민법상 조합의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정관이 지분양도에 총회의 승인의결을 요구하므로, 총회 승인을 받지 않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지분양도계약은 정관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보았다.
총회가 장래 사후적으로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은 계약의 현재 효력을 유동적 상태로 만드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무효인 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지분양수대금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이 된다.
결론
대법원은 총회 승인 없는 지분양도계약을 유동적 무효라고 보아 원고의 양수대금 반환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에 조합지분 양도계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해야 할 금액 등을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영농조합법인의 출자지분을 거래할 때 정관이 정한 총회 승인절차가 단순한 내부절차가 아니라 지분양도의 효력을 결정하는 요건임을 명확히 하였다.
총회 승인 전 매매대금을 먼저 지급하였더라도 승인 없는 지분양도계약은 무효이고, 장래 승인 가능성만으로 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지분양수인은 이미 지급한 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