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괄적 유증과 유류분반환에 따른 상속채무의 귀속

핵심 결론 포괄적 수증자는 적극재산과 소극재산 전부를 승계한다. 유류분반환청구는 부족액 범위에서 적극재산에 관한 유증을 실효시킬 뿐, 포괄적 수증자가 승계한 채무를 유류분권리자에게 이전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다220014, 2000다73445, 2010다42624, 2011다55092, 2017다265884

판결번호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2다220014 판결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2022. 1. 26. 선고 2021나20539 판결

관련판례

대법원 2003. 5. 27. 선고 2000다73445 판결은 유증이 포괄적 유증인지 특정유증인지는 유언에 사용된 문언뿐 아니라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탐구한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42624, 42631 판결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유류분을 침해하는 범위에서 유증이나 증여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고, 상대방은 그 범위에서 유증 또는 증여의 목적물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1다55092, 55108 판결도 유류분반환청구권 행사의 효과는 유류분을 침해하는 범위에 한정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7다265884 판결은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적극재산과 증여재산의 가액에서 채무 전액을 공제하여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확정한 다음 유류분 비율을 곱하여 유류분액을 산정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법령

민법 제1078조는 포괄적 유증을 받은 사람은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민법 제1112조는 유류분권리자와 그 유류분의 비율을 규정한다.
민법 제1113조 제1항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 전액을 공제하여 산정하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망부와 망모 사이에는 원고, 두 딸, 다른 아들 및 피고 등 5명의 자녀가 있었다.
망모는 2007. 11. 26. 자신이 사망할 당시 소유하는 재산 일체를 피고에게 유증한다는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2012. 5. 24. 새로운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종전 유언을 취소하고, 대구 중구 소재 토지와 지상 건물 및 자신이 사망 당시 소유하는 예금·적금·금융재산·부동산 등 기타 재산 일체를 원고에게 유증하였다.
망부는 2014. 8. 20. 사망하였고, 망모는 2015. 1. 31. 사망하였다. 망모는 자신의 고유재산뿐 아니라 망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도 보유하고 있었다.
피고와 두 자매는 원고 및 다른 형제를 상대로 망부와 망모의 상속재산에 관한 분할심판을 청구하였다. 대구고등법원은 2017. 10. 26. 망부의 상속재산에 관하여는 분할을 명하였으나, 망모의 재산은 유언공정증서에 따른 유증으로 원고에게 이전되었다는 이유로 망모의 상속재산에 관한 분할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결정은 재항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그 후 피고와 두 자매는 원고를 상대로 망모의 유증으로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대구지방법원은 2019. 10. 10. 그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고,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되었다.
이 유류분반환 판결은 이유에서 망모의 공동상속인 5명이 망모의 채무 8,945,799,767원을 각 법정상속분 1/5의 비율로 상속하여 1인당 1,789,159,953원씩 부담한다고 전제하고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하였다.
한편 공동상속인들은 망부가 보유하던 예금 약 264억 원으로 망부의 사망에 따른 상속세 중 약 226억 원과 종합소득세·지방소득세 약 38억 원을 납부하였다. 이후 미납 상속세 약 85억 원도 2016. 5. 2.부터 2020. 3. 31.까지 5회에 걸쳐 납부하였다. 그중 원고가 납부한 금액은 3,007,056,553원이고, 피고가 납부한 금액은 1,658,109,220원이었다.
원고는 망모의 공동상속인인 피고가 망모의 채무 중 1/5을 승계하였는데 자신이 그중 일부를 대신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2012. 5. 24. 작성된 유언공정증서가 부동산을 개별적으로 열거하였지만, 예금·적금·금융재산과 그 밖의 재산 일체까지 원고에게 귀속시키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특정유증이 아닌 포괄적 유증이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원심은 유류분제도의 존재로 포괄적 수증자인 원고가 승계하는 망모의 채무는 전체 채무의 1/2로 제한되고, 나머지 채무는 원고를 포함한 공동상속인들이 민법 제1112조의 유류분 비율에 따라 승계한다고 보았다.
원심은 앞서 확정된 유류분반환 판결이 망모의 채무를 공동상속인 5명이 각 1/5씩 상속한다고 전제하여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하였다는 점도 반영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가 망모의 채무 중 1,789,159,953원을 승계한다고 판단하고, 원고가 피고의 부담 부분을 대신 변제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에게 1,382,132,8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법리

유증이 포괄적 유증인지 특정유증인지는 유언에서 사용된 개별 문구만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유언의 전체 문언과 유언 당시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확인되는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포괄적 유증은 상속재산 전부 또는 그 일정 비율을 대상으로 하는 유증으로서 적극재산뿐 아니라 소극재산도 포함한다. 민법 제1078조에 따라 포괄적 수증자는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를 가지므로, 포괄적으로 유증받은 비율에 해당하는 피상속인의 채무도 승계한다.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의 증여나 유증으로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유류분권리자가 그 부족액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유류분을 침해하는 범위에서 유증이나 증여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고, 수증자 또는 수유자는 그 범위에서 유증·증여 목적물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유류분 부족액은 유류분액에서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한다.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면, 피상속인의 적극재산에 증여재산을 가산한 다음 채무 전액을 공제하여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확정하고, 여기에 법정 유류분 비율을 곱하여 유류분액을 산정한다.
이처럼 포괄적 수증자가 승계한 채무 전액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서 이미 공제된다. 그 결과 남은 순적극재산 가운데 유류분 부족액에 해당하는 범위에서 유증의 효력이 상실한다.
따라서 유류분반환청구의 효과는 순적극재산에 관한 유증을 유류분 부족액 범위에서 실효시키는 것이지, 포괄적 수증자가 이미 승계한 소극재산 중 일부를 유류분권리자에게 다시 이전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에 따른 유증이 특정유증이 아니라 포괄적 유증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포괄적 수증자인 원고가 승계한 채무 중 일부가 유류분제도의 존재나 피고의 유류분반환청구권 행사로 피고에게 이전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포괄적 유증에 따라 망모의 적극재산뿐 아니라 망모의 채무 전부를 승계하였다. 피고가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였더라도 그 효과는 피고의 유류분 부족액에 해당하는 범위에서 원고에 대한 적극재산의 유증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는 데 그친다.
망모의 채무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계산할 때 전액 공제되므로, 유류분반환청구권의 행사로 원고가 승계한 채무 일부까지 피고에게 이전된다고 볼 수 없다.
확정된 유류분반환 판결의 이유에서 공동상속인들이 망모의 채무를 각 1/5씩 상속한다고 전제하였더라도, 그 판단만으로 피고가 실제로 망모의 채무 중 1/5을 승계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망모의 채무 중 1,789,159,953원을 부담한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금 청구를 일부 인용한 원심에는 포괄적 유증과 유류분제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 유증이 포괄적 유증에 해당한다는 원심판단과 이에 관한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유류분반환청구권의 행사로 포괄적 수증자가 승계한 채무 중 일부가 유류분권리자에게 이전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가 망모의 채무 중 일부를 부담한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구상금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상고는 기각하였다.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