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녀의 성·본 변경은 부모의 합의가 아니라 자녀의 복리가 기준

핵심 결론 부모가 성·본 변경에 모두 동의해도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변경 전후의 불이익과 신청 동기를 살펴 자녀의 복리에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1스3, 2005스18, 2014스44, 2009스23

해당 판례

대법원 2022. 3. 31. 자 2021스3 결정
하급심
  • 원심: 대전가법 2021. 1. 5. 자 2020브53 결정
  • 제1심: 법제처 판례정보에 법원·사건번호가 별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음
  • 제1심과 원심은 모두 성·본 변경허가 청구를 기각하였고, 대법원도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6. 4. 17. 자 2005스18, 19 결정 가사비송사건은 가정법원이 후견적 지위에서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재판이라는 점을 밝혔다.
  • 대법원 2019. 11. 21. 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결정 가사비송사건에서 가정법원이 후견적 지위에서 직권으로 필요한 사항을 심리할 수 있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 대법원 2009. 12. 11. 자 2009스23 결정 성·본을 변경하지 않을 때의 불이익과 변경할 때의 정체성 혼란·유대관계 단절 등 불이익을 자녀의 관점에서 비교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6. 1. 26. 자 2014으4 결정 본인이 성·본 변경을 원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장기간 형성된 정체성과 변경 후 사회생활에서 발생할 혼란까지 심리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81조 제6항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부, 모 또는 자녀의 청구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경할 수 있다.
  • 민법 제837조 이혼 후 자녀의 양육책임과 양육비용의 부담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
  • 민법 제837조의2 제1항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의 면접교섭권을 규정한다.
  • 민법 제843조 재판상 이혼의 경우 자녀 양육에 관한 민법 제837조 등을 준용한다.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자의 성과 본 변경허가를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규정한다.
  • 가사소송법 제64조, 제67조 제1항, 제68조 제1항 양육비 지급이나 면접교섭의무 등에 관한 이행명령 및 위반 시 과태료·감치 제도를 규정한다.
  • 가사소송규칙 제23조 제1항 가사비송사건에 직권탐지주의가 적용됨을 규정한다.
  • 가사소송규칙 제59조의2 제2항 가정법원이 자녀의 부모와 법정대리인 등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청구인은 이혼한 친모로서 당시 약 5세와 7세인 두 자녀의 성과 본을 친부의 성·본에서 자신의 성·본으로 변경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친부도 그 변경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청구인과 친부 사이에는 면접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자녀들이 기존의 성과 본을 사용하여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현실적인 불편을 겪고 있다는 구체적인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제1심은 성·본 변경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심도 다음 사정을 들어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 자녀들이 약 5세와 7세로서 성·본과 가족관계에 기초한 정체성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기에는 어린 점
  • 현 단계에서 친모의 성·본으로 변경해야 할 구체적인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 부모 사이에 면접교섭에 관한 갈등이 존재하는 점
  • 현재의 성·본 때문에 자녀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자료가 없는 점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아 청구인의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1. 성·본 변경허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한 후견적 재판이다

자의 성·본 변경허가 심판은 라류 가사비송사건이다. 상대방이 없는 비대심적 절차이므로 일반 민사소송처럼 당사자가 제출한 주장과 증거만을 토대로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다.
가정법원은 청구인의 주장에 구속되지 않고 직권으로 필요한 사실을 조사하여야 한다. 판단의 최우선 기준은 부모의 희망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라 성·본 변경이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 여부이다.

2. 성·본을 변경하지 않을 때와 변경할 때의 불이익을 비교해야 한다

법원은 자녀의 나이와 성숙도를 고려하여 자녀와 친권자·양육자의 의사를 살펴보아야 한다. 아울러 다음 사정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야 한다.
성·본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불이익을 살펴야 한다.
  • 현재 가족 구성원과 성·본이 달라 정서적 통합에 지장이 있는지
  • 가족관계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받는지
  •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구체적인 불편을 겪고 있는지
반대로 성·본을 변경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불이익도 살펴야 한다.
  • 자녀의 정체성에 혼란이 생길 가능성
  • 친부 또는 같은 성·본을 사용하는 형제자매와의 유대관계가 단절될 가능성
  • 종전 성·본으로 형성된 학교생활·사회생활에 불편이나 혼란이 생길 가능성
  • 주변 사람에게 불필요한 호기심이나 의구심을 일으킬 가능성
따라서 성·본 변경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자녀의 정체성과 가족관계에 영향을 주는 결정이므로, 변경으로 얻는 이익이 그에 따른 불이익보다 커야 한다.

3. 부모의 희망이나 합의만으로는 허가할 수 없다

민법 제781조 제6항은 부모의 동의를 성·본 변경허가의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가사소송규칙도 법원이 부모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할 뿐이다.
따라서 부모 중 한쪽이 성·본 변경을 희망하고 다른 쪽이 이에 동의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다. 부모의 합의는 고려사항 중 하나일 뿐, 법원을 구속하는 결정적 요건이 아니다.

4. 이혼한 부모 사이의 갈등과 청구 동기도 심리해야 한다

이혼 후 성·본 변경이 청구된 경우에는 표면상 자녀의 복리를 내세우더라도 실제로 다음과 같은 목적이 개입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 양육비 지급액이나 지급 여부와 성·본 변경을 연계한 것은 아닌지
  • 면접교섭을 둘러싼 갈등에서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 성·본 변경을 통하여 비양육친과 자녀의 관계를 차단하려는 것은 아닌지
  • 전 배우자에 대한 보복적 감정이나 이혼 후 심리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수단은 아닌지
  • 후속 이혼분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목적은 아닌지
양육비 지급이나 면접교섭에 관한 갈등은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 과태료, 감치 등 별도의 절차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성·본 변경으로 해결하거나 상대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결론

성·본 변경허가의 기준은 부모가 합의했는지가 아니라 자녀에게 실제로 변경이 필요한지이다. 이 사건에서는 어린 자녀들이 기존 성·본 때문에 겪는 구체적인 불이익이 확인되지 않은 반면 부모 사이에 면접교섭 갈등이 존재하였다. 이에 법원은 성·본 변경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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