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10. 선고 2019가합573133 판결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법 2021. 8. 26. 선고 2021나2003340 판결
-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22. 10. 13. 선고 2022나2011959 판결
파기환송심은 원고가 망인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여 취득한 구상금 중 잔존 원금을 535,822,490원으로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배우자에게 146,133,406원, 피고 자녀에게 97,422,270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명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3민상729 판결 제3자의 변제는 그 자체로 채무자에게 유익하므로, 반증이 없는 한 채무자에게 불리하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8106 판결 제3자가 계약관계 없이 타인의 채무를 유효하게 변제한 경우 사무관리상 비용상환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다68203 판결 제3자가 유효하게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고 별도의 계약관계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무관리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30882 판결 사무관리에서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하려는 의사는 관리자의 자기 이익을 위한 의사와 함께 존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다1556 판결 변제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취득하는 구상권과 기존 채권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변제자대위권은 별개의 권리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6다232597 판결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변제하고 구상권을 취득한 경우 그 구상권의 범위에서 기존 채권과 담보권이 변제자에게 이전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다19802, 19819 판결 물상보증인은 담보물에 관한 물적 유한책임만 부담할 뿐 채권자에 대하여 직접 채무를 부담하지 않으며, 사전구상권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7다283028 판결 물상보증인은 채무자가 아니므로 담보물의 범위에서 물적 책임을 질 뿐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직접 부담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69조 제3자도 원칙적으로 채무를 변제할 수 있으나,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할 수 없다.
- 민법 제480조 제1항 채무자를 위하여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받아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
- 민법 제734조 의무 없이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관리한 사람은 그 사무의 성질에 따라 가장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 민법 제739조 관리자가 본인을 위하여 필요비 또는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본인에게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제1009조 상속인의 순위와 배우자의 공동상속 및 법정상속분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망인과 1970년 혼인하여 세 자녀를 두었으나 2015년 6월 15일 재판상 이혼하였다. 망인은 원고와의 혼인기간 중 피고 1과 사이에서 피고 2를 두었고, 원고와 이혼한 직후인 2015년 6월 24일 피고 1과 혼인신고를 하였다.
피고 1은 2017년 1월 3일 망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무렵 건강이 나빠진 망인은 다시 전처인 원고에게 의탁하였고, 이혼소송 계속 중이던 2019년 7월 11일 사망하였다. 피고들은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로서 망인을 상속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거나 망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을 비롯한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른 구상금과 대여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중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것은 다음 두 가지 변제였다.
첫째, 피고 1에 대한 약정금 채무 3억 원의 변제
피고 1이 망인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사건에서 2015년 2월 11일 망인이 피고 1에게 3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확정되었다.
피고 1이 망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자 원고는 이를 막기 위하여 2018년 4월 23일 자신의 증권계좌와 은행계좌에서 합계 3억 원을 피고 1에게 송금하였다. 송금의뢰인은 망인으로 표시되었지만 실제 자금의 출처는 원고였다. 같은 날 피고 1은 강제경매신청을 취하하였다.
둘째, 은행 대출원리금 334,822,490원의 변제
망인 소유 부동산에는 망인의 은행 대출채무를 담보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망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부동산을 잃을 위험이 있었다.
원고는 2018년 12월 26일 조합으로부터 3억 4,000만 원을 대출받아 망인의 은행 대출원리금 334,822,490원을 상환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 은행의 근저당권은 말소되고, 같은 부동산에 원고를 채무자로 하는 조합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
재판의 경과
제1심은 원고의 청구 중 2016년 12월 28일자 75,125,000원, 조합 대출금 이자 5,470,000원 및 아파트 관리비 11,286,640원에 관한 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
환송 전 원심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특히 위 3억 원과 334,822,490원의 변제에 대해서는 망인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변제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변제로 인한 이익을 망인보다 자녀들에게 귀속시키려 했다는 이유로 사무관리상 구상권을 부정하였다.
대법원은 위 두 변제에 대해서는 사무관리가 성립하여 원고가 망인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나머지 청구는 대여 또는 대납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1. 계약 없이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도 구상권이 발생한다
제3자가 채무자의 채무를 유효하게 변제한 경우 채무자와 계약관계가 있으면 그 계약에 따라 구상권을 취득한다. 별도의 계약관계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734조의 사무관리가 성립하고, 민법 제739조에 따라 비용상환청구권, 즉 구상권을 취득한다.
따라서 원고와 망인 사이에 대위변제 약정이 없다는 것은 구상권을 부정할 사유가 아니다. 계약이 없다면 사무관리의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2. 사무관리에는 타인을 위한 의사가 필요하다
사무관리가 성립하려면 다음 요건이 필요하다.
- 처리한 사무가 타인의 사무일 것
-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한다는 의사가 있을 것
- 사무처리가 본인에게 불리하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을 것
- 사무처리자에게 그 사무를 처리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없을 것
여기서 타인을 위한 의사는 타인에게 사실상의 이익을 귀속시키려는 의사를 의미한다. 반드시 외부에 표시되거나 사무처리 당시에 확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3. 타인을 위한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의사는 병존할 수 있다
원고가 망인 소유 부동산을 장차 유증받을 자녀의 이익도 고려하여 대출채무를 변제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망인을 위한 사무관리 의사가 부정되지는 않는다.
원고의 변제로 망인의 약정금 채무와 은행 대출채무가 소멸하고 망인 소유 부동산의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막았으므로, 직접적인 이익은 망인에게 귀속되었다. 원고가 자신의 자녀에게도 이익을 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은 망인을 위한 의사와 함께 존재할 수 있다.
망인이 사망한 후 해당 부동산을 원고의 아들이 유증받았다는 후발적 사정만으로, 원고의 당초 변제가 오로지 아들을 위한 행위였다고 볼 수도 없다.
4. 제3자의 변제는 반증이 없는 한 채무자에게 유익한 것으로 본다
제3자가 채무를 대신 변제하면 채무자는 그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통상 채무자에게 유익하다. 따라서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그 변제가 채무자에게 불리하거나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변제가 망인에게 불리했다거나 망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없었다. 오히려 약정금 채무에 기한 강제경매와 은행 근저당권의 실행을 막아 망인의 재산 감소를 방지하였다.
5. 물상보증은 채무인수가 아니다
원고는 망인의 은행 대출채무를 상환하기 위하여 조합으로부터 3억 4,000만 원을 대출받았고, 망인 소유 부동산은 원고의 조합 대출채무를 담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망인은 조합에 담보를 제공한 물상보증인일 뿐 조합에 대한 대출채무자가 아니다. 물상보증인은 담보물로 물적 유한책임을 질 뿐 채권자에 대하여 직접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망인 소유 부동산이 원고의 새로운 대출채무를 담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망인의 기존 은행 대출채무 334,822,490원을 대신 변제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망인이 물상보증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사무관리상 구상권이 부정되지 않는다.
6. 구상권과 변제자대위권은 별개의 권리다
구상권은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사람이 채무자와의 내부관계에 따라 지출한 비용의 상환을 청구하는 권리이다. 이 사건에서는 사무관리비용 상환청구권이 구상권의 근거가 되었다.
변제자대위권은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기존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과 담보권을 행사하는 권리이다. 두 권리는 원본, 변제기, 이자, 지연손해금 및 소멸시효가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사무관리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했다면 사무관리의 성립요건을 판단해야 하며, 변제자대위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상금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파기환송심의 최종 계산
원고가 망인을 대신하여 변제한 금액은 다음과 같이 인정되었다.
- 피고 1에 대한 약정금 채무 변제액: 300,000,000원
- 은행 대출원리금 변제액: 334,822,490원
- 최초 발생한 구상금 합계: 634,822,490원
다만 원고는 2018년 5월 9일 망인의 은행계좌에서 3억 원을 수표로 인출하여 자신의 증권계좌에 입금하였다. 이에 따라 위 3억 원을 어떤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것인지가 문제 되었다.
파기환송심은 원고가 이전에 망인을 위하여 다음 공탁금을 대신 납부함으로써 별도의 구상금 채권을 취득했다고 인정하였다.
- 2017년 3월 20일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공탁금: 50,000,000원
- 2017년 11월 29일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공탁금: 151,000,000원
- 합계: 201,000,000원
따라서 원고가 2018년 5월 9일 망인으로부터 받은 3억 원 중 201,000,000원은 위 공탁금 구상채권의 변제에 충당되고, 나머지 99,000,000원만 2018년 4월 23일자 약정금 변제로 발생한 구상채권에 충당되었다.
이에 따라 약정금 변제로 인한 구상금은 다음과 같이 남았다.
- 당초 구상금: 300,000,000원
- 변제 충당액: 99,000,000원
- 잔존 구상금: 201,000,000원
여기에 은행 대출원리금 변제로 인한 구상금 334,822,490원을 더하여 최종 구상금 원금은 535,822,490원으로 확정되었다.
상속인별 부담액
망인의 구상금 채무 535,822,490원은 공동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라 승계되었다.
- 피고 배우자: 법정상속분 3/11, 146,133,406원
- 피고 자녀: 법정상속분 2/11, 97,422,270원
파기환송심은 피고 배우자에게 146,133,406원, 피고 자녀에게 97,422,270원 및 각 돈에 대하여 2020년 4월 9일부터 2022년 10월 13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하였다.
앞서 제1심에서 확정된 인용액까지 합산하면 원고가 두 피고에게 인정받은 원금은 다음과 같다.
- 피고 배우자: 기존 확정액 25,058,629원 + 파기환송심 추가 인용액 146,133,406원 = 총 171,192,035원
- 피고 자녀: 기존 확정액 16,705,752원 + 파기환송심 추가 인용액 97,422,270원 = 총 114,128,022원
기존 확정액과 파기환송심 추가 인용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각각 해당 판결에서 정한 내용에 따른다.
결론
전처가 법적 의무 없이 전남편의 약정금 채무와 은행 대출채무를 대신 변제하여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막았다면, 그 변제는 전남편의 재산 감소를 방지한 사무관리에 해당한다. 원고가 자신의 자녀에게도 이익을 주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거나 자녀가 나중에 해당 부동산을 유증받았더라도 사무관리의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파기환송심은 원고의 사무관리상 구상금 원금을 535,822,490원으로 확정하고, 그중 피고들이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따라 승계한 146,133,406원과 97,422,270원의 지급을 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