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추심명령 후에도 채무자의 이행소송 당사자적격은 유지된다

핵심 결론 채권에 압류·추심명령이 내려져도 채권은 채무자에게 남으므로 채무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다. 다만 승소해도 직접 돈을 받을 수는 없고, 추심채권자가 판결을 이용하여 추심한다. 전원합의체는 반대 취지의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1다252977, 2020다266368, 2009다48879, 2019다212945, 2017다278729, 2021다239301

해당 판례

대법원 2025. 10. 23. 선고 2021다252977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 금전 반환을 청구하는 회사
  • 피고: 원고에게 돈을 대여하고 기성금 등을 회수한 사람
  • 결과: 피고의 상고 기각
  • 주요 의미: 추심명령이 내려지면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소송의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는 종전 판례 변경
하급심 및 종전 환송판결
종전 환송판결
대법원은 2021년 2월 25일 당시 판례에 따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권에 압류·추심명령이 내려진 범위에서는 원고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압류·추심명령의 범위와 원고의 당사자적격 유무를 다시 판단하도록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
환송 후 원심
환송 후 원심은 2021년 7월 7일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주위적 손해배상청구 중 6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 각하
  • 주위적 손해배상청구 중 52,698,30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 각하
  • 나머지 주위적 손해배상청구 기각
  • 예비적 부당이득반환청구 중 309,108,99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인용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실제로 대여한 금액은 합계 750,000,000원인데, 대여금 변제 명목으로 총 1,059,108,995원을 회수하였으므로 그 차액인 309,108,995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하였다.
1,059,108,995원 - 750,000,000원 = 309,108,995원
원심판결 이후 추가 압류
원심판결이 선고된 뒤 원고의 다른 채권자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판결금채권에 관하여 123,606,990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성남세무서장도 원고의 부가가치세 등 체납액 합계 2,263,397,100원을 징수하기 위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을 판결원리금 등 채권을 압류하였다.
피고는 이를 근거로 원고가 더 이상 자신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전원합의체
전원합의체는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 압류·추심명령이나 국세 체납처분에 따른 채권압류가 있더라도 원고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부당이득 309,108,995원에도 법리오해나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사집행법 제25조 확정판결 등의 집행력은 승계인에게 미치며 승계집행문을 통해 강제집행할 수 있다.
  • 민사집행법 제31조 채권자의 승계인을 위한 승계집행문의 부여절차를 규정한다.
  •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1항 채권압류명령이 있으면 제3채무자는 채무자에게 지급할 수 없고 채무자는 채권을 처분하거나 영수할 수 없다.
  • 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 압류채권자는 추심명령에 따라 대위절차 없이 피압류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
  • 민사집행법 제237조 제1항 압류채권자는 제3채무자에게 채권의 존부, 지급 의사 및 다른 청구·압류의 존재 등을 진술하도록 신청할 수 있다.
  •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3채무자가 채무액을 공탁하여 지급의무를 면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민사집행법 제249조 제1항 제3채무자가 추심에 응하지 않으면 압류채권자는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 민사소송법 제78조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에 관한 규정이다.
  • 민사소송법 제83조 소송목적이 당사자와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는 경우 공동소송참가를 허용한다.
  • 국세징수법 제52조 제2항 세무서장은 압류한 채권의 채권자를 대위하여 추심하거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는 2017년 11월 27일 다음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 원고는 2017년 7월 6일 피고로부터 670,000,000원을 차용하였다.
  • 원고는 2017년 12월 20일까지 이를 변제한다.
  • 원고가 변제하지 않으면 즉시 강제집행을 당해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한다.
원고는 추가로 피고에게 다음 돈을 차용하였다.
  • 2017년 11월 27일 40,000,000원
  • 2017년 12월 8일 40,000,000원
따라서 법원이 인정한 피고의 대여금 원금은 총 750,000,000원이었다.
원고에게 철근콘크리트공사를 하도급 준 건설회사는 2017년 12월 5일 피고가 관리하던 원고의 기성금 계좌에 공사대금 737,000,000원을 입금하였다. 피고는 이 돈을 자신의 개인계좌로 이체하였다.
피고는 공정증서에 기초하여 원고의 국민은행 예금채권 등을 압류·추심하고 2018년 1월 2일 100,000,000원을 추심하였다.
피고는 2019년 10월 25일 원고의 추심채권자로서 배당절차에 참가하여 22,108,995원을 배당받았다. 원심은 피고가 대여금 변제 명목으로 회수한 금액을 모두 합하면 1,059,108,995원이라고 인정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다음과 같이 청구하였다.
  • 주위적 청구: 기성금 계좌에서 737,000,000원을 가져간 행위는 횡령·배임 또는 편취이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
  • 예비적 청구: 실제 대여금을 초과하여 회수한 607,000,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
환송 후 원심은 불법행위에 따른 주위적 청구를 일부 각하하고 나머지를 기각하였으나, 예비적 부당이득반환청구 중 309,108,995원과 지연손해금을 인용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이 선고된 뒤 다른 채권자와 성남세무서장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판결금채권을 압류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그 압류로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였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법리

당사자 관계의 정확한 구분
이 사건 집행관계에서는 당사자의 지위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채무자: 원고 회사 자기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부담하면서, 피고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
  • 제3채무자: 피고 원고에게 309,108,995원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 추심채권자: 원고의 다른 채권자 원고에 대한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압류하였다.
원고는 추심절차에서는 ‘채무자’이지만,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실체법상 채권자라는 지위도 그대로 유지한다.
추심명령은 채권 자체를 추심채권자에게 이전하지 않음
추심명령을 받으면 추심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신하여 제3채무자에게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추심채권자에게 피압류채권을 추심할 권능을 부여하는 것일 뿐, 피압류채권 자체를 추심채권자에게 이전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추심명령 후에도 다음 관계가 유지된다.
  • 피압류채권의 보유자: 채무자
  • 피압류채권을 추심할 권능: 추심채권자
  • 피압류채권을 현실적으로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람: 제3채무자
이는 피압류채권 자체가 전부채권자에게 이전되는 전부명령과 구별된다.
압류가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인 영수이지 소송제기가 아님
채권압류명령이 내려지면 채무자는 제3채무자로부터 직접 돈을 받을 수 없고, 피압류채권을 처분할 수도 없다.
그러나 제3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돈을 수령하는 행위가 아니다. 채무자가 자기 명의의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권리행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구분해야 한다.
  •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소송 제기: 가능
  • 소송에서 승소하여 판결 확정: 가능
  • 제3채무자로부터 피압류금을 직접 수령: 불가능
  • 피압류채권을 양도하거나 면제: 불가능
채무자에게 소송을 계속할 실질적 이익이 있음
추심명령 후에도 채무자는 피압류채권을 보유하므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송할 이익이 있다.
  • 소멸시효 완성을 막기 위하여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 제소기간이 정해진 권리의 행사기간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 추심명령의 취하나 추심권 포기에 대비하여 미리 집행권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 피압류채권의 발생 원인과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채무자가 소송을 수행하는 것이 권리 실현에 유리할 수 있다.
명문의 법률상 근거도 없이 이러한 소송수행권을 박탈하면 채무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추심채권자의 권리도 침해되지 않음
채무자가 소송을 계속하더라도 추심채권자는 다음 방법으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
  • 사실심 변론종결 전까지 민사소송법 제83조에 따른 공동소송참가
  • 상고심까지 민사소송법 제78조에 따른 공동소송적 보조참가
  • 제3채무자 진술의무 제도를 통한 소송 또는 다른 압류 여부 확인
  • 채무자의 승소확정판결에 승계집행문을 받아 제3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채무자가 승소하더라도 압류 때문에 직접 돈을 받을 수 없다.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지급해도 그 지급으로 추심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을 유지해도 추심채권자의 우선적인 추심권이 침해되지 않는다.
제3채무자에게 이중지급 위험이 발생하지 않음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받은 승소판결에 따라 곧바로 채무자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압류의 존재를 집행장애사유로 주장하여 채무자의 직접 추심을 저지할 수 있고, 민사집행법 제248조에 따라 공탁하여 지급의무를 면할 수도 있다.
오히려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을 유지하면 기존 소송이 계속되므로, 추심채권자가 다시 별도의 추심소송을 제기하여 제3채무자가 중복으로 응소해야 하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먼저 제기된 소송과 중복제소 문제
전원합의체의 판례 변경에 따르면 채무자와 추심채권자 모두 일정한 범위에서 소송수행권을 가진다.
다만 채무자가 먼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소송계속 중이라면, 추심채권자가 동일한 채권에 관하여 나중에 별도의 추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같은 사건의 중복제소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
반대로 추심채권자가 먼저 추심의 소를 제기하였다면 채무자가 나중에 동일한 이행의 소를 별도로 제기할 수 없다. 후소는 중복제소가 되기 때문이다.
판례 변경
전원합의체는 다음 종전 판례를 비롯하여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는 취지의 판례를 모두 변경하였다.
변경 전후의 법리는 다음과 같다.
  • 종전 판례: 추심명령이 내려지면 추심채권자만 소송할 수 있고 채무자는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
  • 변경 판례: 추심명령이 내려져도 채무자는 채권을 보유하므로 당사자적격을 유지한다. 다만 피압류금을 직접 수령할 수는 없다.
국세징수법에 따른 체납처분으로 국가가 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동일하다.

이 사건의 판단

원심판결 이후 원고의 피고에 대한 판결금채권에 압류·추심명령과 국세 체납처분에 따른 압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압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
또한 원심이 다음과 같이 판단한 것은 정당하였다.
  • 피고가 원고에게 대여한 금액: 750,000,000원
  • 피고가 대여금 변제 명목으로 회수한 총액: 1,059,108,995원
  • 대여금 원금을 초과하여 회수한 금액: 309,108,995원
  • 피고가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 309,108,995원 및 지연손해금
따라서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다만 원고가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하여 압류된 금액을 직접 수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판결에 기초한 현실적인 추심은 압류·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 또는 체납처분을 한 국가가 집행절차에 따라 할 수 있다.

반대의견

대법관 노태악은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반대의견은 다음 이유를 들었다.
  • 민사집행법이 추심채권자에게 직접 추심소송을 제기할 권한을 부여한 것은 추심채권자의 우선적인 권리 실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 채무자의 당사자적격까지 인정하면 채무자가 먼저 소송을 제기하여 추심채권자의 독립적인 추심소송을 막을 수 있다.
  • 채무자가 불성실하게 소송하거나 제3채무자와 통모해 패소하면 그 기판력이 추심채권자에게 미칠 위험이 있다.
  • 추심채권자가 채무자의 소송을 알거나 참가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어 있지 않다.
  • 종전 판례가 20년 이상 실무에 정착되어 있으므로 이를 변경하면 중복제소·기판력·소송참가 등에 광범위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다수의견은 채무자의 소송수행권을 박탈하지 않더라도 추심채권자의 참가와 승계집행 등을 통해 충분히 권리를 보호할 수 있고, 종전 판례에 따르면 추심명령이 새로 내려질 때마다 진행 중인 소송이 각하·환송되는 불합리가 반복될 수 있다고 보았다.

결론

압류·추심명령은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갖는 채권을 추심채권자에게 이전하는 제도가 아니다. 추심채권자에게 그 채권을 추심할 권능만 부여한다.
따라서 채무자는 추심명령 후에도 피압류채권의 보유자로서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하거나 이미 제기한 소송을 계속할 수 있다. 다만 압류의 효력 때문에 승소금을 직접 받을 수는 없다.
이 판결은 추심명령 또는 국세 체납처분에 따른 압류가 있으면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본 종전 판례를 전원합의체로 변경하였다.
그 결과 원고는 압류 이후에도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계속할 수 있었고, 피고가 대여금보다 초과 회수한 309,108,995원 및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라는 원심판결이 최종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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