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8. 27. 선고 2019가합575481 판결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1. 4. 16. 선고 2020나2031706(본소), 2020나48418(반소) 판결
제1심은 피고가 증여받은 토지를 특별수익으로 보아 원고들의 유류분반환청구를 받아들였다. 원심은 증여가 피고의 특별한 부양과 기여에 대한 대가라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본소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특별수익 제도는 공동상속인이 받은 증여나 유증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하여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다66644 판결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인지 여부는 피상속인의 재산·수입·생활수준·가정상황과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장래 상속분을 미리 준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31802 판결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의 자유로운 재산처분을 제한하므로 그 인정 범위는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하였다.
- 헌법재판소 2010. 4. 29. 선고 2007헌바144 전원재판부 결정 유류분제도는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와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08조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그 수증재산을 고려하여 구체적 상속분을 산정한다.
- 민법 제1113조 상속개시 당시의 재산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채무 전액을 공제하여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정한다.
- 민법 제1118조 유류분에 관하여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을 규정한 민법 제1008조 등을 준용한다.
사실관계
피상속인은 2018년 4월 24일 107세로 사망하였다. 상속인으로는 원고들과 피고를 포함한 다섯 자녀가 있었다. 피상속인은 생전에 피고에게 제주에 있는 여러 필지의 토지를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원고들은 피고가 증여받은 토지가 상속분을 미리 받은 특별수익에 해당하므로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피고를 상대로 각 토지 중 각 10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유류분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피고의 부양과 기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되었다.
- 피고는 피상속인이 약 72세였던 1984년 6월경부터 107세로 사망할 때까지 약 34년간 제주에서 피상속인과 함께 생활하며 부양하였다.
- 피상속인은 2009년 1월경 뇌경색이 발병한 후 사망할 때까지 약 305회에 걸쳐 입원·통원 치료를 받았고, 피고의 도움 없이는 이동과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 피고는 딸과 함께 피상속인을 간병하고 약 1억 2,000만 원의 치료비를 부담하였다.
- 원고들은 제주를 떠나 생활하면서 피상속인과 사실상 교류를 단절하였고, 생활비나 치료비를 분담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1968년경 약 7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며 저축한 돈으로 부친이 부담하던 약 45만 원의 보증채무를 대신 갚았다. 당시 피고의 변제로 부친과 피상속인 사이의 심각한 갈등이 해소되었다.
피상속인은 2005년 12월경 다른 자녀가 있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증여 의사를 밝혔다.
- 피고가 과거 부친의 보증채무를 대신 갚아준 것을 돌려주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었다.
- 피고에게 진 빚을 갚는 대신 이 사건 토지를 주겠다.
- 다른 자녀들도 피고에게만 토지를 주는 것을 서운하게 생각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
증여 당시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가액은 약 40,578,300원이었으나, 상속개시 당시 일부 토지의 감정가액은 약 710,066,000원으로 상승하였다.
법리
1. 특별수익은 상속분을 미리 받은 재산이다
민법 제1008조가 특별수익을 구체적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는 이유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에 재산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특별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증여가 장차 받을 상속재산 중 자신의 몫을 미리 받은 것, 즉 상속분의 선급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야 한다.
- 피상속인의 생전 자산과 수입
- 피상속인과 수증자의 생활수준
- 증여 당시의 가정상황
- 증여의 목적과 경위
- 증여재산의 종류와 가액
-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인 형평
2. 특별한 부양·기여에 대한 대가라면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고, 생전 증여에 그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대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면 증여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만 볼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증여재산을 특별수익에 포함하면 장기간 부양과 기여를 전혀 하지 않은 공동상속인과 동일하게 취급하게 되어 오히려 실질적 형평에 반할 수 있다. 따라서 부양·기여에 대한 대가로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증여재산을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는 증여재산을 형식적으로 특별수익에 산입한 다음 기여분을 별도로 계산하는 것과 구별된다. 증여 자체의 성격이 상속분 선급이 아니라 부양·기여에 대한 보상이라면 특별수익 해당성 단계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대가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의 판단 기준
피상속인과 수증자의 의사가 명확하면 그 의사를 우선하여 판단한다. 의사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음 사항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한다.
- 피상속인과 상속인 사이의 개인적 유대관계
- 특별한 부양의 기간·방법·강도
-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대한 기여의 구체적 내용
- 증여재산의 종류와 가액
- 증여재산이 전체 상속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율
- 증여 당시 피상속인과 상속인의 자산·수입·생활수준
-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부양 및 기여 여부
단순히 통상적인 자녀의 부양의무를 이행한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증여가 그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다.
4. 특별수익 제외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으로부터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공동상속인의 기여와 상속재산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부양이나 기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생전 증여를 쉽게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면 유류분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특별수익 제외는 구체적인 부양·기여의 내용과 증여의 대가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피고는 피상속인과 34년 동안 동거하면서 생활비를 부담하고 간병하였으며, 약 1억 2,000만 원의 치료비를 지출하였다. 피상속인이 거동하기 어려운 기간에도 피고와 그 딸이 직접 돌보았다.
피고는 과거 자신의 근로소득으로 부친의 보증채무까지 대신 갚아 가정의 경제적 위기와 부모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였다. 피상속인도 이를 오랫동안 갚지 못한 빚으로 인식하고, 피고에게 그 대가로 토지를 주겠다는 의사를 다른 자녀에게 명확하게 밝혔다.
반면 원고들은 장기간 피상속인과 교류하지 않았고 생활비·치료비도 부담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증여받은 토지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하면 피고의 특별한 부양과 기여를 무시하여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인 형평을 해치게 된다.
이에 대법원은 이 사건 토지의 증여가 피고의 특별한 부양과 기여에 대한 대가라고 보아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상속인이 생전에 증여받은 재산이라도 당연히 유류분 산정의 특별수익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의 동거·간병·치료비 부담이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에 대한 특별한 기여가 있었고, 증여가 그에 대한 보상이라는 피상속인의 의사가 인정된다면 상속분의 선급으로 보기 어려운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받은 토지 전부가 특별한 부양과 기여에 대한 대가로 인정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유류분반환청구는 기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