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의 단독상속

핵심 결론 배우자는 한정승인하고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손자녀나 직계존속은 상속인이 되지 않으므로 별도로 상속포기할 필요가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그42, 2013다48852, 2011다29307, 2020다267620

해당 판례

대법원 2023. 3. 23. 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승계집행문부여에대한이의]
  • 신청인·특별항고인: 망인의 손자녀 4명
  • 피신청인·상대방: 망인에 대한 구상금채권자
  • 결과: 원심결정 파기·환송
  • 판례 변경: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을 이 결정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
하급심

원심결정

부산지법 2020. 5. 11. 자 2020카기279 결정
원심은 종전 판례인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에 따라 망인의 배우자와 손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망인의 구상금채권자가 손자녀들을 상대로 부여받은 승계집행문이 적법하다고 보아, 손자녀들의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 망인의 배우자만 단독상속인이 되고 손자녀들은 상속인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손자녀들을 망인의 공동상속인으로 보아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판결 전문 및 사건 경과

관련 판례

변경된 종전 판례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
종전 판례는 배우자와 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인 상황에서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다음과 같이 보았다.
  • 피상속인에게 손자녀가 있으면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된다.
  • 손자녀가 없고 직계존속이 있으면 배우자와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
  • 손자녀와 직계존속이 모두 없으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대상 결정은 이러한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제는 배우자가 상속을 포기하지 않고 자녀들만 전부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녀나 직계존속의 유무와 관계없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
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다27769 판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동순위 공동상속인이 모두 없어지므로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손자녀가 다음 상속인이 되고, 손자녀 등 직계비속도 없으면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
따라서 대상 결정은 “자녀만 전부 포기한 경우”와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한 경우”를 구분한다.
상속포기의 소급효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
상속포기는 상속인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소멸시키는 인적 결단이다.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본다.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67620 판결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의 지위를 소급하여 상실한다. 다만 대상 결정은 이러한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공동상속인 중 일부인 자녀들만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043조에 따라 그 상속분이 남은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보았다.

관련 법령

민법 제1000조 ― 상속의 순위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을 제1순위, 직계존속을 제2순위, 형제자매를 제3순위, 4촌 이내 방계혈족을 제4순위 상속인으로 정한다.
동순위 직계비속 중에서는 최근친이 우선하므로, 자녀가 있으면 손자녀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
민법 제1003조 ― 배우자의 상속순위
배우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인이 되고,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모두 없으면 단독상속인이 된다.
민법 제1005조 ― 상속과 포괄적 권리의무의 승계
상속인은 상속개시 당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상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 따라서 상속재산뿐 아니라 상속채무도 원칙적으로 승계한다.
민법 제1009조 ― 법정상속분
동순위 상속인은 균등하게 상속하고, 배우자가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공동상속하는 경우 배우자의 상속분에는 50%가 가산된다.
민법 제1019조 ― 승인·포기의 기간
상속인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할 수 있다.
민법 제1042조 ― 포기의 소급효
상속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된다.
민법 제1043조 ― 포기한 상속재산의 귀속
공동상속인 중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면 그 사람의 상속분은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귀속된다.
대상 결정은 여기서 말하는 ‘다른 상속인’에 배우자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해석하였다.

사실관계

망인에 대한 구상금채권자는 망인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11년 2월 16일 승소판결을 받았고, 판결은 2011년 3월 31일 확정되었다.
망인에게는 아내와 4명의 자녀가 있었고, 신청인들은 망인의 손자녀 4명이었다.
망인이 2015년 4월 16일 사망한 후 상속 관계는 다음과 같이 처리되었다.
  • 망인의 아내는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하여 2015년 8월 7일 수리심판을 받았다.
  • 망인의 자녀 4명은 모두 상속포기를 신고하여 2015년 8월 3일 수리심판을 받았다.
  • 망인의 손자녀들은 별도로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다.
구상금채권자는 종전 판례에 따라 망인의 배우자와 손자녀들이 망인의 채무를 공동상속하였다고 보았다. 이에 망인의 배우자와 손자녀들을 승계채무자로 하여 구상금 확정판결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신청했고, 2020년 2월 6일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
손자녀들은 자신들은 망인의 상속인이 아니므로 자신들을 승계채무자로 표시한 승계집행문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이의를 신청하였다.
원심은 종전 판례에 따라 배우자와 손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이라고 보아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손자녀들이 특별항고하였다.

법리

1. 배우자도 자녀와 동일한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다

우리 민법은 배우자 상속을 혈족 상속과 완전히 별개의 상속제도로 규정하지 않는다.
배우자는 자녀와 함께 상속하는 경우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 되고, 상속분에서 다른 공동상속인보다 50%를 가산받을 뿐이다.
따라서 민법 제1043조가 정한 “다른 상속인”에서 배우자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

2. 자녀가 모두 포기해도 배우자가 남아 있으므로 공동상속인 전원이 포기한 것이 아니다

상속이 개시될 당시 배우자와 자녀들이 공동상속인이었다.
그중 자녀들만 모두 상속을 포기하고 배우자는 한정승인을 하였다면, 공동상속인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고, 자녀들의 상속분은 남아 있는 다른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에게 모두 귀속된다.
결국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

3. 손자녀는 새롭게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고 하여 곧바로 손자녀에게 상속순위가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공동상속인으로 남아 있고 민법 제1043조에 따라 자녀들의 상속분을 전부 취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자녀나 직계존속은 새로 공동상속인이 되지 않는다.

4. 배우자까지 포기한 경우에는 결론이 다르다

대상 결정의 법리는 배우자가 상속을 승인하거나 한정승인하고 자녀들만 전부 포기한 경우에 적용된다.
반대로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동순위 공동상속인이 전부 없어지므로 민법 제1043조를 적용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다음 순위로 넘어간다.
  • 손자녀가 있으면 손자녀가 상속인이 된다.
  • 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없으면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
  • 그들도 포기하거나 존재하지 않으면 그다음 상속순위로 넘어간다.

5. 채무상속에서 포기자의 의사와도 부합한다

자녀들이 채무가 많은 상속을 포기하는 것은 보통 자신뿐 아니라 자기 자녀인 망인의 손자녀에게도 상속채무가 넘어가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종전 판례처럼 자녀 전원이 포기했다는 이유로 손자녀에게 채무가 넘어간다고 보면, 자녀들은 자신이 피하려던 채무를 오히려 자신의 자녀에게 떠넘기는 결과를 맞게 된다.
대법원은 이는 상속포기자의 통상적인 의사와 사회 일반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6. 불필요한 연쇄 상속포기를 방지한다

종전 판례에 따르면 다음 절차가 반복되어야 했다.
  1.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한다.
  2. 손자녀들이 새로 상속인이 된다.
  3. 손자녀들도 다시 상속포기를 신청한다.
  4. 직계존속 등이 다시 상속인이 될 수 있다.
  5. 직계존속 역시 상속포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결국 배우자만 남게 되더라도 손자녀와 직계존속이 불필요한 상속포기 심판을 거쳐야 했다.
대법원은 배우자만 한정승인하고 자녀들이 전부 포기한 경우 배우자를 단독상속인으로 보면 이러한 불필요한 비용과 절차를 피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대의견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태악은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반대의견은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중시하였다.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자녀들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되므로, 다음 최근친인 손자녀가 혈족상속인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상속인에게 배우자와 손자녀가 있으면 민법 제1003조에 따라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민법 제1043조는 이미 정해진 상속인들 사이에서 포기자의 상속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정한 조항일 뿐, 민법 제1000조제1003조가 정한 상속순위를 변경하는 조항은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배우자 역시 자녀와 동등한 공동상속인이므로, 자녀들만 포기한 이상 민법 제1043조에 따라 그 상속분이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망인의 배우자는 한정승인을 하였고 자녀 4명만 모두 상속을 포기하였다. 따라서 자녀들의 상속분은 민법 제1043조에 따라 남은 공동상속인인 배우자에게 모두 귀속된다.
그 결과 망인의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고, 손자녀인 신청인들은 망인의 상속인이나 구상금채무의 승계채무자가 아니다.
대법원은 손자녀들을 공동상속인으로 보아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배우자 한정승인·자녀 전원 포기: 배우자 단독상속
  • 배우자 단순승인·자녀 전원 포기: 배우자 단독상속
  • 배우자와 자녀 전원 포기: 손자녀 등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승계
  • 배우자 없이 자녀 전원 포기: 손자녀 등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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