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3. 7. 17. 자 2018스34 전원합의체 결정 [이혼및친권자지정]
- 위반자·재항고인: 에스케이텔레콤 주식회사
- 쟁점: 통신사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이유로 법원의 통화내역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지
- 결과: 재항고 기각
- 다수의견: 통화내역에 대한 문서제출명령과 불응에 대한 과태료 부과 가능
- 별개의견: 과태료 재판에서 문서제출명령 자체의 적법성을 다시 다툴 수 없음
- 반대의견: 통신비밀보호법상 명시적 근거가 없으므로 문서제출명령 불가
하급심
- 본안사건: 전주지방법원 2016드단1857(본소), 2017드단35(반소) 이혼 및 친권자지정 사건
- 원심: 전주지방법원 2018. 4. 26. 자 2016브49 결정
본안 이혼소송에서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제출하도록 에스케이텔레콤에 명해 달라는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통신사에 통화내역 제출을 명하였다. 통신사가 제출을 거부하자 과태료를 부과하였고, 통신사의 이의신청과 즉시항고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신사의 재항고를 기각하여 과태료 부과결정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1. 7. 6. 자 2010마1659 결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비공개대상정보라도 민사소송에서 인용된 문서라면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보공개제도와 문서제출명령은 목적과 구조가 서로 다르다.
-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문서가 증거로 필요하지 않거나 증명하려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면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관련 법령
이 결정의 공식 참조조문에는 구법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구법으로 바꾸어 표시할 필요는 없다.
- 헌법 제27조 제1항
- 민사소송법 제1조
- 민사소송법 제311조 제1항
- 민사소송법 제318조
- 민사소송법 제344조
- 민사소송법 제347조
- 민사소송법 제351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1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2
결정 이유에는 2002년 1월 26일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되어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민사소송법의 개정 경위가 언급된다. 이는 문서제출의무가 일반적 의무로 확대된 입법 연혁을 설명한 것으로, 이 사건에 구 민사소송법이 적용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관계
전주지방법원에 이혼 및 친권자지정에 관한 본소와 반소가 계속 중이었다.
피고(반소원고)는 상대방의 일정한 주장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에스케이텔레콤에 다음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해 달라고 신청하였다.
원고(반소피고)의 휴대전화번호에 관한 2015년 7월 1일부터 2016년 7월경까지의 통화내역
여기서 통화내역은 통화의 대화 내용이나 녹음파일이 아니라 발신·수신번호, 통화일시 및 통화시간 등 통신이 이루어진 외형적 사실을 나타내는 자료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사실확인자료’에 해당한다.
법원은 에스케이텔레콤에 통화내역을 제출하라는 문서제출명령을 하였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제출을 거부하였다.
- 통화내역 제공은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사의 협조의무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 개인정보 보호방침상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
- 압수수색영장이 있는 경우에만 자료제공이 가능하다.
법원은 에스케이텔레콤이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통신사는 이에 이의를 신청했으나 제1심은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였고, 원심도 통신사의 즉시항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통신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통화내역 제공이 금지되므로 문서제출명령에 불응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재항고하였다.
법리
다수의견
통화내역은 전자문서로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됨
통화내역은 통신사의 정보처리시스템에 전자적 형태로 작성·저장된 정보이므로 민사소송법상 전자문서에 해당한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법률이 정한 제출거부 사유가 없는 한 문서소지자에게 일반적인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한다. 따라서 통신사실확인자료라고 하여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에서 당연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비밀보호법과 민사소송법은 서로 다른 제도임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과 대화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고, 민사소송법의 문서제출명령은 증거의 구조적 편재를 시정하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두 법률은 입법 목적과 적용 영역이 서로 다르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문서제출명령에 따른 제공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
조사·송부촉탁이 허용되므로 문서제출명령도 가능함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2는 법원이 민사소송법 제294조에 따른 조사·송부촉탁으로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문서제출명령은 조사·송부촉탁보다 오히려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
- 제출대상 문서와 제출의무가 법률로 규정되어 있다.
-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 제3자에게 명령할 때에는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한 사람을 심문해야 한다.
-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할 수 있다.
따라서 조사·송부촉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더 엄격한 절차인 문서제출명령으로는 받을 수 없다고 해석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통신비밀보호법만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없음
법원이 적법하게 통화내역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했다면 전기통신사업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일반적인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을 금지하는 규정이지만, 적법한 재판절차에 따른 문서제출명령까지 금지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통신사가 통신비밀보호법만을 근거로 제출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통화내역 제출을 폭넓게 허용한 것은 아님
다수의견은 통화내역이 원칙적으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지만, 신청만 있으면 모두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본 것은 아니다.
법원은 다음 법익을 엄격하게 비교해야 한다.
-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 통신의 비밀과 자유
- 실체적 진실 발견의 필요성
- 적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따라서 통화내역 제출의 필요성과 본안 쟁점과의 관련성을 일반문서보다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법원이 구체적으로 심리할 사항
법원은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통화내역의 대상 전화번호가 특정되어 있는지
- 제출을 구하는 기간이 필요한 범위로 제한되어 있는지
- 통화내역을 통해 증명하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는지
- 그 증명사항이 본안의 청구 및 주장과 밀접하게 관련되는지
- 통화내역에서 일정 사실이 확인되면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실을 합리적으로 추단할 수 있는지
- 다른 증거방법으로는 증명이 곤란한지
- 자료제출로 침해되는 통신비밀보다 재판상 증거확보의 필요성이 큰지
단순히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는 정도로 장기간의 전체 통화내역을 포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 통화 상대방, 기간, 증명할 사실 및 사건과의 관련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불필요한 자료는 폐기하거나 열람·복사를 제한해야 함
당사자의 비협조 등으로 신청 단계에서 자료의 범위를 완전히 특정하기 어려워 비교적 넓은 범위의 통화내역을 제출받은 경우에는 법원이 사후적으로 통신비밀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수의견은 다음 조치를 예시하였다.
- 주장사실과 관련 없는 부분의 즉시 폐기
- 불필요한 정보의 가림 처리
- 당사자나 제3자의 열람·복사 제한
- 증거조사의 범위를 관련 부분으로 한정
대법관 김선수의 별개의견
김선수 대법관은 통신사의 재항고를 기각해야 한다는 결론에는 동의했지만, 다수의견이 과태료 재판에서 문서제출명령 자체의 적법성까지 판단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았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문서제출명령에 대해 민사소송법 제348조에 따른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서제출명령은 이미 확정되었다.
문서제출명령 불응에 대한 과태료 재판은 확정된 명령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이지, 선행 문서제출명령의 적법성을 다시 심사하는 절차가 아니다.
따라서 통신사는 과태료 재판에서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다툴 수 있지만, 즉시항고 단계에서 다투지 않은 문서제출명령 자체의 적법성을 다시 다툴 수 없다는 의견이다.
반대의견
대법관 안철상·민유숙·노정희·오석준은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을 할 수 없다고 보았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강한 일반적 금지의무를 규정함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법률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민사재판상 제공방법으로 민사소송법 제294조에 따른 조사·송부촉탁만을 명시하고 있을 뿐, 문서제출명령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조사·송부촉탁에 관한 규정을 문서제출명령까지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통신비밀보호법을 특별법으로 우선 적용해야 함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통신사는 문서제출명령에 응해야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법률상 예외가 아닌 경우 통화내역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반대의견은 양 규범 사이에 충돌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 경우 통신사실확인자료를 특별히 규율하는 통신비밀보호법을 민사소송법보다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통신사가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 통화내역 제출을 거부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 다수의견은 통신사실확인자료인 휴대전화 통화내역도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문서제출명령에 따른 제공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통신사가 제출을 거부할 수 없으며, 적법한 문서제출명령에 불응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은 통화내역의 기간·범위와 증명사항을 구체적으로 심리하고, 재판상 필요성과 통신비밀 침해를 엄격하게 비교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제출을 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에스케이텔레콤의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통화내역은 대화 내용이 아니라 발신·수신번호, 통화일시·시간 등의 통신사실확인자료이지만 통신비밀 보호대상에 해당한다.
- 문서제출신청에는 대상 전화번호, 기간, 증명사항 및 본안 주장과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 단순한 의심이나 상대방의 사생활 탐색을 위한 포괄적 신청은 필요성·관련성 부족으로 배척될 수 있다.
- 통신사는 통신비밀보호법만을 이유로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명령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즉시항고로 다투어야 한다.
- 문서제출명령이 확정된 후 과태료 절차에서 명령 자체의 위법성을 다시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별개의견을 유의해야 한다.
- 소송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통화내역은 정보주체가 자료제출 사실조차 알지 못할 수 있으므로 특히 엄격한 심사와 열람·복사 제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