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금융기관 이사의 부실 PF대출 책임과 지연손해금의 기산일

핵심 결론 금융기관 이사가 PF사업의 수익성·분양 가능성·담보가치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수익 기대만으로 대출했다면 경영판단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이사의 손해배상채무는 회사가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지체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275888, 2001다52407, 2006다33609, 2006다39935, 2009다80521, 2005다51471, 2015다22496

해당 판례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75888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 파산자 경기저축은행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 피고: 경기저축은행의 전 대표이사
  • 결과: 지연손해금 일부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 기각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8. 8. 30. 선고 2017나2058831 판결
원심은 피고가 PF대출을 승인하면서 사업성과 담보가치 등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아 대표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손해액의 30%인 841,800,000원으로 제한하였다.
원심은 위 금액에 대하여 대출 실행일인 2006년 8월 30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년 11월 8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의 선관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배상책임 및 책임제한에 관한 판단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만 상법 제399조 제1항의 이사 책임은 위임관계에서 발생한 채무불이행책임이므로, 대출 실행일부터 당연히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841,800,000원에 대하여 2006년 8월 30일부터 2016년 11월 8일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한 부분만 파기·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상법 제382조 제2항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 상법 제399조 제1항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 민법 제387조 제2항 이행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채무는 채무자가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
  • 민법 제390조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은 채무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다.
  • 민법 제681조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사실관계

피고는 2004년 2월 7일부터 2007년 9월 10일까지 경기저축은행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경기저축은행은 2006년 8월 30일 이휴먼디엔씨에 50억 원을 대출하였고, 대표이사인 피고가 이를 승인하였다.
이 대출은 이휴먼디엔씨가 대구 달성군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부지 매입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프로젝트 파이낸스 대출이었다. 사업 초기자금을 공급하는 이른바 브릿지론의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차주인 이휴먼디엔씨는 자본금 5,300만 원으로 설립된 신생회사였고 매출도 없어 자체적인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였다.
사업부지에 설정된 우선수익권의 담보평가액은 약 7억 4,300만 원에 불과하였다. 연대보증인의 소득·재산현황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고, 주식·사업권 양도계약서, 시행권 포기각서 및 사업주체 명의변경 동의서 역시 사업이 실패하면 실질적인 담보가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자료였다.
대출 전에 작성된 감정평가법인의 사업성 검토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부정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사업부지 매입비용이 지나치게 높았다.
  • 대구 지역에 미분양 부동산이 많았다.
  • 차주가 예정한 분양가격이 과도하게 높았다.
  • 예정된 가격으로 분양하기 어려워 사업성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러한 위험요소를 추가로 검토하거나 보완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차주의 사업시행 경험, 인허가 가능성 및 분양 가능성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차주가 제시한 사업계획서를 중심으로 대출을 승인하였다.
해당 사업은 대출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아 관할 관청의 사업 인허가를 받지 못하고 사실상 중단되었다.
경기저축은행은 2013년 7월 1일 파산선고를 받았고,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예금보험공사가 피고를 상대로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금융기관 임원의 선관주의의무
금융기관의 임원은 일반회사의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금융기관은 고객의 예금 등을 재원으로 대출을 실행하므로, 임원에게 요구되는 대출심사의 신중성과 전문성도 중요하다.
금융기관 임원이 대출과 관련하여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 관련 법령과 내부 대출규정을 준수했는지
  • 대출조건·규모 및 금리가 적정한지
  • 차주의 구체적인 변제계획이 있는지
  • 담보가 충분하고 실제 환가가 가능한지
  • 차주와 보증인의 재산 및 경영상태가 어떠한지
  •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 있는지
  • 통상의 대출 담당 임원이라면 간과해서는 안 될 위험을 놓쳤는지
대출이 결과적으로 회수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이사의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정보를 기준으로 대출심사 절차와 판단 내용이 합리적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PF대출에서 검토해야 할 핵심사항
PF대출은 차주의 현재 재산이나 영업수익보다 특정 개발사업에서 장래 발생할 현금흐름을 주된 원리금 상환재원으로 하는 금융거래이다.
따라서 PF대출에서는 일반적인 담보대출보다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 검토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다음 사항을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
  • 사업부지 확보 여부와 매입가격
  • 인허가 가능성과 예상 일정
  • 예상 분양가격의 적정성
  • 주변 지역의 공급물량과 미분양 현황
  • 예상 분양률 및 분양수입
  •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포함한 총사업비
  • 시행사와 시공사의 사업수행능력
  • 사업 지연이나 분양 실패에 대비한 추가 담보와 상환대책
브릿지론은 본 PF대출 이전의 단기 자금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사업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면 회수 자체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브릿지론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성 심사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
금융기관의 이사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PF대출을 승인했다면, 사후적으로 대출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였다.
  • 수집한 정보의 신뢰성과 위험요소를 검토하였다.
  •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였다.
  • 개인적 이해관계 없이 신의성실에 따라 판단하였다.
  • 판단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고 통상적인 이사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다.
경영판단의 원칙은 경영 결과를 보장하는 제도가 아니라, 합리적인 절차와 정보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경영판단을 사후적 결과만으로 책임지우지 않기 위한 법리이다.
이 사건에서 경영판단의 원칙이 배제된 이유
이 사건에서는 대출 전에 작성된 전문기관의 보고서가 높은 토지매입비, 과도한 예상 분양가, 지역의 미분양 위험 및 사업성 부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
그런데도 피고는 부정적 평가의 근거를 재검토하거나 다음과 같은 보완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 사업비 또는 토지매입비 조정
  • 예상 분양가격의 현실화
  • 추가 담보 확보
  • 차주와 연대보증인의 재산조사
  • 인허가 가능성의 구체적인 확인
  • 분양 실패에 대비한 대체 상환재원 확보
피고는 사업부지의 접근성이 좋고 시공사가 참여할 예정이며 대출수익이 높다는 추상적 기대에 의존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충분한 정보를 수집·검토한 후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한 경우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고의 대출 승인은 경영판단의 재량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
손해배상채무의 성질과 지연손해금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불법행위책임이 아니라, 회사와 이사 사이의 위임관계에서 발생하는 채무불이행책임이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가 발생한 때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 반면 이사의 상법 제399조 책임은 원칙적으로 이행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채무이다.
따라서 이사는 회사로부터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을 청구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이 사건의 경우 대출 실행일인 2006년 8월 30일에 손해배상채무가 곧바로 이행지체 상태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회사 또는 파산관재인이 피고에게 언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지를 확인한 후 그날부터 지연손해금을 계산해야 한다.
소장 부본 송달 전에 내용증명, 소송 외 청구 또는 부실책임 조사에 따른 변상 요구가 있었다면 그 청구 시점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한 선행 청구가 없다면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때가 기준이 된다.

결론

피고는 차주의 상환능력, 사업 인허가 가능성, 예상 분양가, 미분양 위험 및 담보가치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경기저축은행에 수익이 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50억 원의 PF대출을 승인하였다.
이는 충분한 정보수집과 합리적인 검토에 기초한 경영판단이 아니므로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대법원은 피고의 책임을 30%인 841,800,000원으로 제한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다만 위 책임은 위임관계에 기초한 채무불이행책임이므로 대출 실행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피고가 회사 또는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손해배상의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대법원은 841,800,000원의 원금 지급책임은 그대로 두고, 대출일인 2006년 8월 30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년 11월 8일까지의 지연손해금 부분만 파기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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