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 청구인: 미국 대학교에 재학하면서 유학비용 상당의 부양료를 청구한 성년 자녀
- 상대방: 청구인의 아버지
- 대법원 결과: 재항고 기각
하급심
원심은 청구인의 나이, 건강상태, 학력, 유학 경위와 청구하는 비용의 내용·액수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자신의 재산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청구인이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학을 추진한 사정을 고려하여, 그 유학비용을 아버지가 부양료로 부담해야 한다는 청구를 배척하였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민법상 부양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이 없다고 보아 청구인의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구상금]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는 상대방의 생활을 자신과 같은 정도로 보장해야 하는 제1차 부양의무인 반면, 부모와 성년 자녀 사이의 부양의무는 부양의무자에게 생활의 여유가 있는 경우 부담하는 제2차 부양의무라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3. 8. 30. 자 2013스96 결정 [부양금] 부모와 성년 자녀 사이의 과거 부양료는 원칙적으로 부양의무 이행을 청구했는데도 부양의무자가 이행하지 않은 이후의 비용에 대해서만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826조 제1항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
- 민법 제974조 제1호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사이에는 서로 부양의무가 있다.
- 민법 제975조 부양의무는 부양받을 사람이 자신의 재산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만 이행할 책임이 있다.
사실관계
청구인은 성년 자녀로서 미국 소재 대학교의 특정 학과에 재학하고 있었다.
청구인은 미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으므로 학업과 근로를 병행하기 어려워 자신의 재산이나 근로만으로 생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아버지인 상대방을 상대로 유학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양료로 지급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학을 추진하였다. 기록상 청구인이 질병이나 장애 등으로 근로할 수 없다거나, 자신의 능력으로 기본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원심은 청구인의 나이와 건강상태, 학력, 유학을 결정한 경위, 청구한 비용의 내용과 액수 등을 종합하여 청구인이 민법상 부양이 필요한 곤궁한 상태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법리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와 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다름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의무와 부모가 성년 자녀를 부양하는 의무는 그 성격과 범위가 다르다.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은 부부공동생활과 부모의 친권에 기초한 기본적인 의무이다. 부모는 미성년 자녀의 생활을 부모 자신의 생활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양육하여야 한다.
반면 자녀가 성년이 된 후 부모가 부담하는 부양의무는 직계혈족 사이의 제2차 부양의무이다. 성년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부모에게 계속 생활비나 교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년 자녀는 요부양상태를 증명해야 함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부양료를 청구하려면 객관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태에 있어야 한다.
- 자신의 재산으로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을 것
- 취업이나 근로를 통해 생활비를 마련할 수도 없을 것
- 그 결과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곤궁한 상태일 것
단순히 현재 소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나이, 건강상태, 학력, 직업능력과 취업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실제로 자력 또는 근로를 통한 생활 유지가 어려운지를 판단한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라는 사정도 그 자체로 요부양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모가 모든 학비와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에게도 부양할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함
성년 자녀가 요부양상태에 있더라도 부모의 부양의무가 무제한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유지하고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부모 자신의 생계와 사회통념상 필요한 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성년 자녀를 부양할 의무는 없다.
따라서 성년 자녀의 부양료는 다음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범위에서만 인정된다.
- 성년 자녀가 자력이나 근로로 생활할 수 없는 상태일 것
- 부모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자녀를 부양할 경제적 여유가 있을 것
부양료는 통상적인 생활필요비로 제한됨
성년 자녀에게 부양료가 인정되더라도 그 범위는 통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비용으로 한정된다.
여기에는 사안에 따라 기본적인 식비, 주거비, 의료비 등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 반면 개인의 선택이나 특별한 계획에 따라 발생하는 고액의 비용까지 당연히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부양받는 사람의 생활정도,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 당사자의 사회적 지위와 생활환경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한 범위를 결정하여야 한다.
유학비용은 원칙적으로 통상적인 생활필요비가 아님
해외 유학은 일반적인 국내 생활보다 상당한 학비와 체류비를 필요로 하고, 개인의 교육적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학비용은 성년 자녀의 생존과 기본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통상적 생활비로 보기 어렵다.
특히 성년 자녀가 부모와 협의하지 않거나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유학을 결정했다면, 그 선택에 따른 비용을 부모에게 법정 부양료로 부담시키기는 더욱 어렵다.
부모에게 충분한 재산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부모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양의무 인정 요건 중 하나일 뿐이고, 유학비가 통상적 생활필요비인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예외적으로 유학비용이 인정될 가능성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학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예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다.
- 부모가 유학을 명시적으로 동의하거나 비용 부담을 약정한 경우
- 부모가 장기간 유학비를 부담하여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
- 자녀의 성장 과정과 기존 교육환경에 비추어 유학이 통상적인 교육과정의 연속으로 평가되는 경우
- 자녀의 질병·장애나 특수한 교육 필요 때문에 해외 교육이 불가피한 경우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법정 부양의무에 따른 청구인지, 별도의 약정에 따른 계약상 청구인지는 구분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결론
성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부양의무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와 달리 제2차적 부양의무이다.
따라서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부양료를 청구하려면 자신이 재산이나 근로를 통해 기본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객관적인 곤궁 상태임을 증명해야 한다. 부모 역시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자녀를 지원할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부양료가 인정되더라도 그 범위는 통상적인 생활필요비에 한정된다. 성년 자녀가 선택한 해외 유학의 학비와 체류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청구인이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학을 추진하였고, 자신의 재산이나 근로로 생활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도 충분히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법원은 아버지에게 유학비용 상당의 부양료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