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기계속공사 입찰담합 손해의 소멸시효와 설계보상비 반환

핵심 결론 입찰담합 손해는 각 차수별 계약으로 공사대금이 확정될 때 발생한다. 변경계약 증액분은 변경계약일부터 시효가 진행되며, 담합한 탈락 업체는 설계보상비를 반환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76679, 2004다71881, 2014다235189, 2016다43872, 2015다6494, 2010다18850

해당 판례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76679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상고인: 대한민국
  • 피고·피상고인: 에스케이건설 주식회사 외 4인
  • 피고 5의 소송수계신청인: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0. 11. 선고 2016나2083748 판결
  • 대법원 결과: 경쟁가격과 낙찰가격의 차액에 관한 예비적 청구 및 설계보상비 청구 부분 파기·환송,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 기각, 소송수계신청 기각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제1심
제1심은 대한민국이 피고 건설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다음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 담합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경쟁가격과 실제 낙찰가격의 차액 상당 손해배상청구
  • 낙찰받지 못한 담합 참가 업체들에 지급한 설계보상비 상당 금액의 반환청구
환송 전 원심
환송 전 원심은 피고들의 입찰담합으로 대한민국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제1차 공사계약이 체결된 2010년 3월 24일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도 함께 기재되었으므로, 대한민국이 부담할 전체 공사대금과 담합 손해도 이날 확정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대한민국이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11월 13일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손해배상채권 전부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았다.
설계보상비에 대해서도 입찰 자체가 실제로 무효 처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정에 따른 반환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설계보상비 지급 당시부터 5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첫째, 장기계속공사의 총괄계약은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을 확정하는 계약이 아니다. 각 차수별 공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공사대금은 차수별 계약을 통해 확정된다.
따라서 담합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 시점과 소멸시효 완성 여부도 제1차 계약 체결일을 일률적으로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각 차수별 계약을 기준으로 따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입찰유의서가 설계보상 배제사유로 ‘입찰이 무효인 경우’뿐만 아니라 ‘입찰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경우’도 규정하고 있다면, 입찰이 실제로 무효 처리되지 않았더라도 담합 사실이 발견된 탈락 업체는 지급받은 설계보상비를 반환해야 한다.
파기환송심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법리에 따라 각 차수별 계약과 변경계약을 구분하여 소멸시효를 판단하였다.
입찰담합 손해배상청구
각 계약의 체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제1차 계약: 2010년 3월 24일, 9,266,000,000원
  • 제2차 계약: 2010년 3월 30일, 51,098,000,000원
  • 제2차 변경계약: 2010년 12월 28일, 2,077,000,000원 증액
  • 제3차 계약: 2011년 1월 12일, 61,948,000,000원
  • 제4차 계약: 2012년 1월 13일, 48,055,200,000원
파기환송심은 2015년 11월 13일 소가 제기된 것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제1차 계약에 관한 손해배상채권은 계약일부터 5년이 지나 소멸하였다.
  • 제2차 계약의 최초 계약금액 51,098,000,000원에 관한 손해배상채권도 소멸하였다.
  • 제2차 변경계약으로 새로 증액된 2,077,000,000원에 관한 손해배상채권은 변경계약일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아 소멸하지 않았다.
  • 제3차 및 제4차 계약에 관한 손해배상채권도 계약일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아 소멸하지 않았다.
따라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계약금액은 다음과 같이 합계 112,080,200,000원이었다.
제2차 계약 증액분 2,077,000,000원
+ 제3차 계약금액 61,948,000,000원
+ 제4차 계약금액 48,055,200,000원
= 112,080,200,000원
파기환송심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어진 정상낙찰률 86.577%와 실제 낙찰률 89.01%를 적용하여 손해액을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112,080,200,000원
- 112,080,200,000원 × 86.577% ÷ 89.01%
= 3,063,601,017원
이에 따라 피고들은 공동하여 대한민국에 3,063,601,017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되었다. 법원은 손해액 산정의 불확실성이나 설계경쟁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설계보상비 반환청구
파기환송심은 공사입찰공고와 입찰유의서가 단순한 안내사항에 그치지 않고 발주자와 모든 입찰참가자를 구속하는 입찰규범이라고 판단하였다.
입찰참가 업체가 설계보상비 지급을 신청한 것은 입찰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되면 이미 받은 설계보상비를 반환하겠다는 묵시적 약정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피고들의 담합은 입찰무효 사유에 해당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2014년 12월 12일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함으로써 그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견되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이날부터 설계보상비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파기환송심이 인정한 반환금액은 다음과 같다.
  • 피고 B의 소송수계인 M 주식회사: 1,513,357,300원
  • 피고 주식회사 C: 1,080,969,500원
  • 피고 D 주식회사: 864,775,600원
  • 피고 E의 소송수계인 N 주식회사: 432,387,800원
다만 설계보상비 상당액을 불법행위로 청구하는 경우에는 설계보상비 지급으로 손해가 현실화된 2010년 3월 말부터 4월 초 무렵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므로, 그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결국 같은 설계보상비라도 청구원인에 따라 결론이 달라졌다.
  •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 설계보상비 지급 당시부터 시효가 진행하여 소멸
  • 입찰유의서상 반환약정에 따른 청구권: 담합이라는 입찰무효 사유가 사후에 발견된 2014년 12월 12일 발생하므로 시효가 완성되지 않음

관련 판례

관련 법령

사실관계

대한민국은 포항 영일만항 외곽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조달청에 계약 체결을 요청하였고, 조달청은 2009년 9월 2일 ‘포항영일만항 외곽시설 축조공사’ 입찰을 공고하였다.
피고 건설회사들은 2009년 12월 중순경 투찰률이 9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추첨으로 각 회사의 투찰가격을 정하기로 합의하였다. 입찰 당일에는 상대 회사 직원을 보내 약정한 투찰가격이 입력되는지를 서로 확인하였다.
그 결과 2010년 2월 24일 에스케이건설 주식회사가 주도한 공동수급체가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되었다. 제1차 계약서에는 총공사금액 192,429,000,000원과 총공사기간 960일이 부기되었지만, 실제 공사금액은 제1차부터 제4차까지의 차수별 계약과 변경계약을 통해 순차적으로 확정되었다.
대한민국은 2010년 3월 30일부터 2012년 12월 29일까지 에스케이건설 측에 합계 179,253,972,150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 공사는 2014년 7월경 완성되었다.
낙찰받지 못한 담합 참가 업체들은 입찰공고에 따라 설계보상비를 신청하여 지급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12월 12일 피고들의 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대한민국은 2015년 11월 13일 피고들을 상대로 경쟁가격과 실제 계약가격의 차액 및 지급한 설계보상비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법리

장기계속공사에서는 차수별 계약마다 담합 손해가 발생한다
총괄계약은 전체 사업의 규모와 계약상대방, 계약단가 등에 관한 잠정적 기준일 뿐이다. 발주자가 지급할 구체적인 공사대금은 각 차수별 계약이 체결되어야 확정된다.
따라서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도 각 차수별 계약이 체결될 때마다 해당 계약금액의 범위에서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국가재정법 제96조의 5년 소멸시효도 각 계약일부터 개별적으로 진행한다.
실제 공사대금이 지급된 날은 시효 기산점이 아니다. 계약 체결로 지급의무와 계약금액이 확정되는 순간 발주자의 손해가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변경계약 증액분은 변경계약일부터 시효가 진행한다
최초 차수별 계약 이후 설계변경 등으로 계약금액이 증액된 경우, 최초 계약금액과 증액분을 구분해야 한다.
최초 계약 당시에는 장래 증액 여부나 금액을 알 수 없으므로, 증액분에 관한 손해가 최초 계약일에 이미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시효 기산점이 나뉜다.
  • 최초 계약금액 부분: 최초 계약 체결일
  • 변경계약으로 새로 증액된 부분: 변경계약 체결일
다만 변경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최초 계약금액까지 포함한 전체 금액의 시효가 변경계약일부터 새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입찰유의서는 모든 입찰참가자를 구속한다
공사입찰공고와 입찰유의서는 형식적으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를 기준으로 입찰절차가 진행되면 발주자와 모든 입찰참가자에게 적용되는 구속력 있는 입찰규범이 된다.
입찰참가자가 이러한 조건 아래 설계보상비를 신청하여 지급받았다면, 입찰무효 사유가 사후에 발견될 경우 설계보상비를 반환한다는 조건도 수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설계보상비 반환청구권은 담합 사실이 사후에 발견될 때 발생한다
특별유의서는 다음 두 경우를 구분하여 설계보상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 입찰이 무효인 경우
  • 입찰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경우
따라서 공사가 완성되어 입찰이나 계약을 실제로 무효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담합이라는 입찰무효 사유가 사후에 발견되면 이미 지급된 설계보상비를 반환해야 한다.
약정에 따른 반환청구권은 설계보상비 지급 당시가 아니라 입찰무효 사유가 사후에 발견된 때 비로소 발생한다. 이 사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분한 2014년 12월 12일 반환청구권이 발생하였다.

결론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의 결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담합으로 체결된 공사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 제1차 계약과 제2차 계약의 최초 계약금액에 관한 손해배상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 제2차 변경계약의 증액분과 제3차 및 제4차 계약에 관한 손해배상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 피고들은 공동하여 대한민국에 입찰담합 손해 3,063,601,017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되었다.
  • 담합한 탈락 업체들은 각자 지급받은 설계보상비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하게 되었다.
  • 설계보상비에 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했지만, 입찰유의서상 반환약정에 따른 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실무상 유의점

  • 장기계속공사 담합사건에서는 총괄계약일만으로 시효를 판단하지 말고 차수별 계약과 변경계약을 모두 분리해야 한다.
  • 변경계약의 경우 최초 계약금액과 증액분의 소멸시효 기산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
  • 담합 손해액은 전체 낙찰금액이 아니라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계약금액만을 기초로 산정한다.
  • 설계보상비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뿐 아니라 입찰유의서상 반환약정에 따른 청구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입찰유의서에는 ‘입찰이 무효인 경우’뿐 아니라 ‘입찰무효 사유가 사후 발견된 경우’까지 반환사유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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