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 원고: 토지 공유자들과 사용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토지에 단풍나무를 심은 사람
- 피고: 공유지분에 대한 임의경매에서 토지 지분을 취득한 사람
- 지상권자: 근저당권과 함께 담보 목적의 지상권을 설정받은 금촌농업협동조합
- 쟁점: 담보 목적의 지상권이 설정된 토지의 소유자로부터 사용권을 얻어 심은 나무가 토지에 부합하는지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중 본소 부분 파기·환송
하급심
원심
원심은 금촌농업협동조합 앞으로 지상권설정등기가 마쳐짐으로써 토지의 사용·수익권은 지상권자에게 귀속되고, 토지 공유자들은 토지를 사용할 권리를 상실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지상권 설정 후 원고가 토지 공유자들과 사용대차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공유자들에게 토지를 사용하게 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원고는 적법한 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원심은 원고가 심은 단풍나무가 토지에 부합하여 토지소유자의 소유가 되었으므로 원고가 나무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가 단풍나무 일부를 수거해 매도한 데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이 사건 지상권이 토지를 직접 사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지상권이 아니라 근저당권의 담보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설정된 담보지상권이라는 점을 중시하였다.
금융기관이 토지소유자의 사용·수익을 배제하지 않았다면 토지소유자는 담보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토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토지소유자들과 원고 사이의 사용대차계약도 민법 제256조 단서의 ‘권원’에 해당할 수 있고, 원고가 심은 단풍나무는 토지에 부합하지 않고 원고의 소유로 남을 수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지상권의 설정 목적과 경위, 토지소유자의 사용·수익이 허용되었는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 중 본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74. 11. 12. 선고 74다1150 판결 일반적으로 지상권설정등기가 마쳐지면 토지의 사용·수익권은 지상권자에게 귀속되고, 토지소유자는 지상권 존속 중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1989. 7. 11. 선고 88다카9067 판결 아무런 권원 없이 타인의 토지에 수목을 심으면 수목은 토지에 부합하고, 식재자는 토지소유자에게 수목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다586 판결 근저당권과 함께 설정된 지상권은 토지를 직접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용익권 취득이나 담보가치 훼손을 방지하여 근저당권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211조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256조 부동산소유자는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타인의 권원에 따라 부속된 물건은 그렇지 않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279조 지상권자는 다른 사람의 토지에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 또는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토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사실관계
이 사건 토지는 고양시에 있는 면적 2,763㎡의 토지였다.
소외 1은 1997년 6월 24일 이 사건 토지 중 2,763분의 1,008 지분에 관하여, 소외 2는 같은 날 2,763분의 1,755 지분에 관하여 각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금촌농업협동조합은 2005년 8월 11일 소외 2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2의 토지 지분에 채권최고액 50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금촌농업협동조합은 근저당권과 함께 이 사건 토지 전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지상권설정계약도 체결하였다.
- 지료 없음
- 존속기간 30년
- 목적토지 전체에 대한 지상권 설정
지상권설정등기는 2005년 8월 18일 마쳐졌다.
이 지상권은 금촌농업협동조합이 토지를 직접 점유하여 건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근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토지의 담보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정된 것이었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들과 수목 소유를 위한 사용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2007년 10월경부터 같은 해 11월경까지 이 사건 토지에 약 300주의 단풍나무를 심었다.
그 후 2010년 12월 8일 소외 2 소유 지분에 관하여 부동산임의경매가 개시되었다.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소외 2의 지분을 매수하고 2011년 7월 15일 매각대금을 납부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단풍나무 중 일부를 임의로 수거하여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였다.
원고는 단풍나무가 사용대차계약이라는 정당한 권원에 따라 식재된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지상권이 먼저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토지 공유자들은 원고에게 토지 사용권을 줄 수 없었고, 원고가 심은 단풍나무는 토지에 부합하여 토지소유자의 소유가 되었다고 다투었다.
법리
토지에 심은 나무는 원칙적으로 토지에 부합함
토지에 식재된 수목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토지와 결합하므로 원칙적으로 토지의 구성 부분이 된다.
따라서 아무런 권원 없이 다른 사람의 토지에 나무를 심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나무의 소유권은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된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자신이 묘목을 구입하고 식재비용을 부담했다는 이유만으로 토지소유자에게 나무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정당한 권원에 따라 심은 나무는 토지에 부합하지 않음
민법 제256조 단서는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부속된 것’은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지 않는다고 정한다.
여기서 권원이란 다른 사람의 토지에 자신의 동산을 부속시켜 그 토지를 이용할 수 있는 법률상 권리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권리가 있다.
- 지상권
- 전세권
- 임차권
- 사용대차에 따른 사용권
토지소유자로부터 수목을 심어 소유할 수 있는 유효한 권리를 부여받았다면 수목은 토지에 부합하지 않고 식재자의 독립된 소유로 남을 수 있다.
일반적인 지상권이 설정되면 토지소유자의 사용권은 제한됨
지상권은 다른 사람의 토지에 건물·공작물·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토지를 사용하는 물권이다.
일반적인 지상권이 설정되면 토지의 사용·수익권은 지상권자에게 귀속된다. 지상권을 설정한 토지소유자는 지상권이 존속하는 동안 원칙적으로 토지를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사용하게 할 수 없다.
따라서 일반 지상권이 존속하는 중에 토지소유자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민법 제256조 단서의 권원을 취득하지 못한다.
담보지상권은 일반적인 용익지상권과 목적이 다름
금융기관은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 지상권도 함께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지상권의 실질적인 목적은 금융기관이 토지를 직접 사용하거나 건물·수목을 소유하려는 것이 아니다. 채무자나 제3자가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거나 별도의 용익권을 설정하여 토지의 담보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담보지상권은 일반적인 용익 목적의 지상권과 달리 토지소유자의 모든 사용·수익을 당연히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담보권자가 사용을 허용했다면 토지소유자는 토지를 사용할 수 있음
금융기관이 지상권을 설정하면서도 채무자나 토지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배제하지 않았다면, 토지소유자는 담보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토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토지소유자가 적법하게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면 제3자에게도 토지를 사용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제3자가 토지소유자로부터 수목을 심을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면 그 사용권은 민법 제256조 단서의 권원이 될 수 있다.
지상권등기만 보고 사용권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음
원심은 지상권설정등기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토지 공유자들의 사용·수익권이 모두 지상권자에게 이전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담보지상권의 경우에는 등기의 존재만으로 토지소유자의 사용권이 전면적으로 배제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법원은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
- 지상권이 설정된 목적과 경위
- 지상권과 근저당권이 함께 설정된 관계
- 지상권자가 실제로 토지를 점유·사용했는지
- 지상권자가 토지소유자의 사용을 허용하거나 묵인했는지
- 수목 식재가 토지의 담보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었는지
- 지상권설정계약에 토지소유자의 사용을 배제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이러한 사정을 심리한 후 토지소유자가 원고에게 유효한 사용권을 부여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결론
토지에 지상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토지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이 언제나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이 근저당권의 담보가치를 보전하기 위하여 지료 없는 지상권을 함께 설정했고, 토지소유자의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면 토지소유자는 담보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토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그러한 토지소유자로부터 수목 식재를 위한 사용권을 취득한 원고는 민법 제256조 단서의 정당한 권원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원고가 심은 단풍나무는 토지에 부합하지 않고 원고의 소유로 남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소유의 단풍나무를 임의로 수거하여 매도했다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대법원은 담보지상권의 설정 목적과 토지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이 배제되었는지를 심리하지 않은 채 단풍나무가 토지에 부합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 중 본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