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8. 3. 29. 자 2014스73 결정 [유언집행자선임]
- 재항고인: 유언자로부터 토지와 건물을 유증받은 수증자
- 사건본인: 유언자
- 지정 유언집행자: 유언에서 유언집행자로 지정되었으나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한 사람
- 쟁점: 지정 유언집행자가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되는지, 법원이 별도의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수 있는지
- 대법원 결과: 재항고 기각
- 결론: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되므로 법원에 의한 유언집행자 선임청구는 부적법
하급심
제1심
제1심은 수증자가 신청한 유언집행자 선임청구를 각하하였다.
유언자가 사망하기 전에 지정 유언집행자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유언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에 지정 유언집행자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민법 제1095조에 따라 상속인들이 유언집행자가 된다는 취지이다.
원심
창원지방법원 2014. 2. 20.자 2013브53 결정
원심은 제1심의 각하 결론을 유지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중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유언집행자 선임청구를 각하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10. 18.자 2007스31 결정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유언자의 사망 후 사망하여 유언집행자가 없게 된 경우 법원이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따라 새로운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다만 이 결정은 유언의 효력이 발생할 당시에는 지정 유언집행자가 존재했지만 이후 사망한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지정 유언집행자가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한 이 사건과 구별된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73조 제1항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1093조 유언자는 유언으로 유언집행자를 지정하거나 그 지정을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1094조 유언집행자 지정을 위탁받은 제3자의 지정 절차와 지정할 수 없는 경우의 통지 등을 규정한다.
- 민법 제1095조 민법 제1093조와 제1094조에 따라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없는 경우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된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1096조 제1항 유언집행자가 없거나 사망·결격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없어지게 된 경우 법원이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따라 유언집행자를 선임하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유언자는 유언을 통해 재항고인에게 토지와 건물을 유증하였다.
유언자는 유증을 실행하기 위하여 별도의 사람을 유언집행자로 지정하였다. 따라서 유언 내용대로라면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상속인들을 대신하여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등 유언 집행에 필요한 행위를 해야 했다.
그러나 유언에서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먼저 사망하였고, 그 후 유언자가 사망하였다.
시간적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유언자가 재항고인에게 토지와 건물을 유증하고 유언집행자를 지정
- 지정 유언집행자가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
- 그 후 유언자가 사망하여 유언의 효력이 발생
- 수증자인 재항고인이 법원에 새로운 유언집행자 선임을 청구
재항고인은 지정 유언집행자가 사망하여 유언집행자가 없게 되었으므로 민법 제1096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이 새로운 유언집행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지정 유언집행자의 사망 시점이 유언자의 사망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진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해야 효력이 발생함
유언은 작성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법률행위가 아니다. 민법 제1073조 제1항에 따라 유언자가 사망한 때 비로소 효력이 발생한다.
유언집행자의 지정도 유언 내용의 일부이므로 유언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아직 법률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언자가 사망하기 전에 지정된 사람이 먼저 사망했다면, 그 사람은 법률상 유언집행자의 지위를 실제로 취득한 적이 없다.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없는 경우’와 ‘유언집행자가 없게 된 경우’의 구별
민법은 다음 두 경우를 구별하고 있다.
그 구별의 기준은 유언의 효력이 발생하는 유언자 사망 시점이다.
지정 유언집행자가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
유언자 사망 당시 지정 유언집행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지정받은 사람은 유언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사망했으므로 유언집행자의 지위를 취득한 적도 없다.
이는 민법 제1095조의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없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상속인이 당연히 유언집행자가 된다.
지정 유언집행자가 유언자 사망 후 사망한 경우
유언자 사망 당시 지정 유언집행자가 생존해 있었다면 유언의 효력 발생과 동시에 유언집행자의 지위를 취득한다.
그 사람이 이후 사망했다면 이는 유언집행자가 존재했다가 사망으로 ‘없게 된 때’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민법 제1096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이 새로운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상속인이 당연히 유언집행자가 됨
이 사건의 지정 유언집행자는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하였다. 따라서 유언의 효력이 발생한 유언자 사망 당시에는 지정 유언집행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민법 제1095조에 따라 유언자의 상속인들이 당연히 유언집행자가 된다.
이는 유언자가 지정한 유언집행자가 사망하여 공석이 된 것이 아니라, 유언의 효력 발생 당시부터 지정 유언집행자가 없었던 경우이기 때문이다.
상속인이 존재하면 법원이 별도의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수 없음
민법 제1096조 제1항은 유언집행자가 없거나 사망 등의 사유로 없게 된 경우 법원이 유언집행자를 선임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민법 제1095조에 따라 상속인들이 이미 유언집행자의 지위를 취득하였다. 법률상 유언집행자가 존재하므로 법원이 다시 별도의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수 없다.
수증자와 상속인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하거나, 상속인이 유증의 이행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법정 유언집행자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유언집행자 선임청구를 기각하지 않고 각하한 이유
이 사건에서는 상속인들이 법정 유언집행자가 되었으므로 법원이 새로운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법률상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법원이 적당한 사람을 유언집행자로 선임할 것인지에 관하여 본안판단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법원에 유언집행자 선임을 청구할 수 있는 전제가 충족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선임청구를 이유 없다고 기각한 것이 아니라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하였다.
결론
유언자가 유언으로 특정인을 유언집행자로 지정했더라도 유언은 유언자의 사망 시에야 효력이 발생한다.
지정된 사람이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그 사람은 유언집행자의 지위를 취득한 적이 없다. 이는 유언집행자가 존재하다가 사망으로 없어진 경우가 아니라 유언 효력 발생 당시부터 ‘지정된 유언집행자가 없는 경우’이다.
따라서 민법 제1095조에 따라 상속인들이 유언집행자가 된다. 상속인이라는 법정 유언집행자가 존재하므로 민법 제1096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이 별도의 유언집행자를 선임할 수 없다.
대법원은 수증자의 유언집행자 선임청구를 각하한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보아 재항고를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