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간호와 기여분 인정 기준

핵심 결론 배우자가 장기간 함께 살며 간호했더라도 기여분이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는다. 통상적인 부부간 부양을 넘어 법정상속분을 조정해야 할 정도의 특별한 기여가 있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스44, 2010스7, 2011다96932, 2014스26

해당 판례

대법원 2019. 11. 21. 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결정 [상속재산분할·상속재산분할]
  • 청구인(반심판 상대방): 피상속인과 전처 사이의 자녀 9명
  • 상대방(반심판 청구인): 피상속인의 후처와 후처 소생 자녀 2명
  • 결과: 재항고 모두 기각, 소송수계신청 모두 기각
하급심
  • 원심: 서울고법 2014. 1. 8. 자 2013브12, 13 결정
  • 원심은 후처가 피상속인을 간호한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부부 사이에서 통상 기대되는 부양의무를 넘어선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유지·증가에 대한 특별한 기여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후처와 그 자녀들의 기여분 주장을 배척하고, 후처가 피상속인에게서 받은 부동산 등을 특별수익에 포함하였다.
  •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6571 판결 특별수익은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생전 증여나 유증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하는 제도이다.
  • 대법원 1996. 7. 10. 자 95스30, 31 결정 배우자의 간호가 통상적인 부부간 부양의무 이행에 해당한다면 기여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2. 10. 12. 자 2010스7 결정 배우자가 피상속인과 사업을 함께하고 약 6년간 간호한 사안에서도 특별한 기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심결정을 유지하였다.
  •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부부 사이의 상호부양의무는 상대방의 생활을 자신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는 제1차 부양의무이다.
  • 대법원 2017. 8. 25. 자 2014스26 결정 부부는 서로 같은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826조 제1항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
  • 민법 제1008조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나 유증을 받은 경우 이를 특별수익으로 반영하여 구체적 상속분을 산정한다.
  • 민법 제1008조의2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공동상속인에게 기여분을 인정한다.
  • 민법 제1009조 배우자가 자녀와 공동상속하는 경우 배우자의 상속분은 자녀의 상속분보다 5할을 가산한다.
  • 민법 제1013조 제2항 공동상속인 사이에 분할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상속재산분할과 기여분결정 사건을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규정한다.
  • 가사소송규칙 제112조 제2항 기여분결정 심판은 같은 상속재산에 관한 상속재산분할 등 심판에 병합하여 심리·재판해야 한다.

사실관계

피상속인은 1918년생으로, 1940년 10월 1일 전처와 혼인하여 그 사이에 자녀 9명을 두었다.
피상속인은 1971년 초 후처를 만나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맺었고, 그 사이에 자녀 2명을 두었다. 전처가 1984년 7월 26일 사망한 후 피상속인과 후처는 1987년 5월 16일 혼인신고를 하였다.
후처는 피상속인이 2008년 3월 1일 사망할 때까지 피상속인 소유 주택에서 함께 생활하였다. 피상속인은 2003년 3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여러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10여 차례 입원하였으며, 후처가 대부분의 기간 동안 피상속인을 간호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도 있었다.
  • 후처와 후처 소생 자녀들은 별다른 직업 없이 대체로 피상속인의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하였다.
  • 간호비용과 생활비의 상당 부분도 피상속인의 수입이나 재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보였다.
  • 후처는 2008년 1월 암 수술을 받아 피상속인의 사망 무렵에는 직접 간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 후처가 받은 특별수익은 전체 특별수익액의 약 30%로 공동상속인 중 가장 많았다.
  • 후처 소생 자녀 2명은 이미 구체적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받은 초과특별수익자였다.
  • 전처 소생 자녀 중 6명은 피상속인으로부터 특별수익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 후처의 법정상속분은 25분의 3인 12%이고, 각 자녀의 법정상속분은 25분의 2인 8%였다.
전처 소생 자녀들은 후처와 후처 소생 자녀들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였다. 이에 후처는 피상속인과 장기간 동거하면서 투병 중인 피상속인을 간호하였다고 주장하며 자신에게 기여분을 인정해 달라는 반심판을 청구하였다.

법리

장기간 동거·간호만으로 기여분이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음
민법 제1008조의2는 상당한 기간의 동거·간호를 기여행위의 구체적인 형태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배우자가 피상속인과 오랜 기간 함께 살면서 간호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여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는 민법 제826조 제1항에 따라 피상속인과 동거하고 서로 부양·협조할 제1차적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자의 부양이 법률상 부양의무를 통상적으로 이행한 정도에 그친다면 이를 법정상속분을 다시 늘려야 할 특별한 기여라고 볼 수 없다.
법정상속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특별한 부양이어야 함
기여분은 법정상속분을 수정하는 제도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배우자가 성실하게 혼인생활을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부양행위가 부부 사이에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그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다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불공평하다고 평가될 정도여야 한다.
기여분 판단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항
가정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기여분 인정 여부와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
  • 동거·간호의 전체 기간
  • 간호의 방법과 구체적인 내용
  • 피상속인의 질환과 간병 필요 정도
  • 배우자가 실제로 부담한 육체적·정신적 노력
  • 배우자 자신의 연령과 건강 상태
  • 간호비용과 생활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 배우자가 경제활동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재산을 사용했는지
  • 전체 상속재산의 규모
  • 배우자가 이미 받은 생전 증여나 유증 등 특별수익
  • 다른 공동상속인의 수와 각자의 법정상속분
  • 다른 공동상속인의 부양 및 재산적 기여
  • 기여분을 인정해야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이 달성되는지
따라서 간호기간 하나만을 떼어 판단할 수 없고, 상속관계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무형의 간병 기여도 적극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
대법원은 장기간의 동거·간호가 곧바로 기여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하면서도, 배우자의 육체적·정신적 간병이라는 무형의 기여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배우자가 직접 생활을 희생하며 장기간 집중적인 간병을 담당했다면, 그것이 상속재산의 유지·증가와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특별한 부양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그 기여가 법정상속분을 조정해야 할 정도인지까지 확인되어야 한다.
배우자의 특별수익도 함께 고려해야 함
기여분과 특별수익은 모두 법정상속분을 조정하는 요소이다. 배우자가 이미 상당한 재산을 증여받았다면 장기간 간호했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기여분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상속인에게 이중의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후처의 특별수익이 전체 특별수익액의 약 30%로 가장 많았고, 후처 소생 자녀들도 초과특별수익자였다. 반면 전처 소생 자녀 중 다수는 특별수익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이 후처의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보았다.
간호비용의 부담 주체도 중요함
배우자가 직접 간호했더라도 생활비와 간호비용이 모두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지출되었다면 배우자의 경제적 희생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반대로 배우자가 자신의 소득이나 재산으로 간호비용을 부담하거나, 직업을 포기하고 전적으로 간병을 담당했다면 특별한 기여를 인정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사건에서는 후처와 그 자녀들이 대체로 피상속인의 수입에 의존했고, 간호비용도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충당된 것으로 보였다.

이 사건의 판단

후처가 약 5년 동안 투병 중인 피상속인과 함께 살며 대부분의 기간 동안 간호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 후처의 간호가 통상적인 배우자의 부양의무를 넘어선 정도였다고 보기 어려웠다.
  • 후처 자신도 암 수술을 받는 등 충분한 간병을 수행하기 어려운 건강 상태였다.
  • 생활비와 간호비용이 주로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지출되었다.
  • 후처는 이미 공동상속인 중 가장 많은 특별수익을 받았다.
  • 후처 소생 자녀들은 초과특별수익자였으나 전처 소생 자녀 중 다수는 특별수익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 후처의 법정상속분을 추가로 늘리지 않으면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이 훼손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후처의 동거·간호는 부부 사이의 통상적인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해야 할 정도의 특별한 부양이라고 인정되지 않았다.

반대의견

대법관 조희대는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였다면, 이는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의 특별한 부양행위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여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 2005년 개정 민법이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를 특별한 부양의 대표적인 형태로 명시하였다.
  • 법문은 배우자의 동거·간호를 기여분 인정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
  • 특별한 부양행위는 재산 유지·증가에 대한 기여와 독립된 요건이므로 재산적 기여까지 요구해서는 안 된다.
  • 간호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는 간호행위 자체의 특별성을 부정할 사유가 아니다.
다수의견은 이에 대해 장기간 간호라는 사정만으로 기여분을 당연히 인정하면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을 사실상 해석으로 일률적으로 늘리는 결과가 된다고 보았다.

결론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간호는 기여분 판단에서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사실만으로 기여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통상적인 부부간 부양의무를 넘어 특별한 희생과 간병을 제공하였고, 특별수익·비용 부담·다른 상속인의 상황 등을 종합할 때 법정상속분을 조정해야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이 달성된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후처의 간호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미 받은 특별수익, 간호비용의 부담 주체 및 다른 상속인과의 형평 등을 고려하여 기여분이 부정되었고, 대법원은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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