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누적적 근저당권에서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

핵심 결론 동일한 대출채권을 여러 근저당권이 채권최고액별로 누적 담보하는 경우, 물상보증인이 먼저 변제하면 채무자 소유 부동산의 근저당권을 대위취득하여 후순위권자보다 우선 배당받을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다51756, 2007다61113

해당 판례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4다51756, 51763 판결 [배당이의·배당이의]
  • 원고들: 자신의 부동산을 채무자의 대출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들
  • 피고: 채무자 소유 부동산의 후순위 근저당권자
  • 결과: 피고의 상고 모두 기각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4. 6. 24. 선고 2013나69240, 69257 판결
원심은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이 하나의 대출금채권을 각 채권최고액의 범위에서 누적적으로 담보하는 누적적 근저당권이라고 판단하였다.
물상보증인인 원고들의 부동산이 먼저 책임재산으로 제공되어 대출금 일부가 변제되었으므로, 원고들은 변제자대위에 따라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무자 소유 부동산의 근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들은 채권자의 양수인이 우선변제받고 남은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법제처에 이 판결의 참조판례는 별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다만 변제자대위와 보증인 사이의 부담관계에 관하여 다음 판례를 함께 참고할 수 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341조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하거나 담보권 실행으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도록 규정한다.
  • 민법 제356조 저당권자는 채무자 또는 제3자가 제공한 부동산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357조 계속적인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특정 채권을 일정한 한도까지 담보하는 근저당권을 규정한다.
  • 민법 제368조 동일한 채권을 여러 부동산이 공동으로 담보하는 공동저당에서 각 부동산의 부담과 후순위저당권자의 대위를 규정한다.
  • 민법 제370조 저당권에 질권 및 변제자대위 등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한다.
  • 민법 제481조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채무자를 대신하여 변제하면 법률상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도록 규정한다.
  • 민법 제482조 변제자는 자신의 구상권 범위에서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사실관계

대출과 연대보증
푸른상호저축은행은 2009년 10월 16일 주식회사 송백에 다음 조건으로 75억 원을 대출하였다.
  • 대출금: 7,500,000,000원
  • 여신기간 만료일: 2010년 10월 16일
  • 이율: 연 10%
  • 지연배상금률: 최고 연 25%
원고 1은 같은 날 송백이 은행에 현재 및 장래 부담하는 채무를 9,750,000,000원의 범위에서 연대보증하였다.
원고 1은 채무자의 대출을 위하여 자기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이면서 대출채무를 연대보증한 인적보증인이기도 하였다. 원고 2는 자기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이었다.
세 그룹의 근저당권
송백과 원고들은 하나의 대출금채권을 포괄적으로 담보하기 위하여 세 그룹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첫째, A그룹 근저당권은 다음 부동산을 공동담보로 하고 채권최고액을 25억 원으로 하였다.
  • 송백 소유 남양주 건물 4개 호실
  • 원고 1 소유 인천 소재 아파트
둘째, B그룹 근저당권은 다음 부동산을 공동담보로 하고 채권최고액을 40억 원으로 하였다.
  • 원고 1 소유 토지와 건물
  • 원고 1과 원고 2가 각 2분의 1 지분으로 공유하는 토지
셋째, C그룹 근저당권은 송백 소유 남양주 건물 36개 호실에 각 부동산별로 약 9,000만 원부터 16억 원까지의 개별 채권최고액을 정하여 설정하였다.
A그룹 내부와 B그룹 내부의 부동산들은 각각 공동근저당관계였다. 그러나 A·B·C그룹 상호 간에는 담보범위가 중첩되지 않고, 각 그룹의 채권최고액을 합한 범위에서 하나의 대출금채권을 누적하여 담보하기로 하였다.
물상보증인들의 선행 변제
원고들이 공유하던 토지가 공익사업에 편입되어 사업시행자가 이를 협의취득하였다.
푸른상호저축은행은 근저당권에 기한 물상대위권을 행사하여 보상금에서 다음 금액을 지급받았다.
  • 원고 1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 1,011,463,842원
  • 원고 2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 1,013,000,000원
또한 푸른상호저축은행이 원고 1 소유 아파트의 경매를 신청하자 원고 1은 매각기일을 연기하기 위하여 2012년 2월 23일 대출금 중 200,000,000원을 직접 변제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자신들의 재산이나 자금으로 송백의 대출채무 일부를 대신 변제한 물상보증인의 지위에 있었다. 원고 1은 연대보증인의 지위에서도 변제한 것이었다.
채권과 근저당권의 양도
푸른상호저축은행은 2012년 3월 21일 쓰리엠모터스에 대출금채권과 A·B·C그룹 근저당권을 모두 양도하였다. 이어 2012년 4월 3일 근저당권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쳤다.
후순위 근저당권과 배당
피고는 송백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2010년 9월 7일 송백 소유 남양주 건물 전체에 채권최고액 19억 5,000만 원의 후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이후 송백 소유 남양주 건물 38개 호실에 관한 경매가 진행되었다.
배당법원은 당해세, 소액임차인 및 1순위 근저당권자인 쓰리엠모터스 등에게 먼저 배당한 다음, 남은 금액을 모두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와 피고의 배당금 전부채권자에게 배당하였다.
  • 제1차 배당액: 1,608,205,161원
  • 제2차 배당액: 162,457,379원
  • 원고들에 대한 배당액: 0원
원고들은 자신들이 물상보증인으로서 채무를 대신 변제했으므로, 채권자가 보유하던 송백 소유 부동산의 선순위 근저당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의 배당액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법리

누적적 근저당권의 의미
하나의 기본계약에서 발생하는 동일한 채권을 여러 부동산으로 담보하는 경우에도 근저당권의 설정형태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진다.
당사자들이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합한 금액까지 우선변제받기 위하여 공동근저당권이 아니라 여러 개의 개별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 이는 누적적 근저당권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75억 원의 대출채권에 대하여 다음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 A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25억 원
  • B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40억 원
  • C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30억 원
누적적 근저당권이라면 채권자는 A에서 최대 25억 원, B에서 최대 40억 원, C에서 최대 30억 원을 순차적으로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 물론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총액은 원금·이자 등 현실의 피담보채권액을 초과할 수 없다.
공동근저당권과의 차이
공동근저당권에서는 여러 부동산이 하나의 담보범위를 중첩하여 담보한다. 따라서 민법 제368조에 따라 각 부동산의 부담을 조정하고, 후순위저당권자의 대위가 문제된다.
반면 누적적 근저당권에서는 각 근저당권의 담보범위가 중첩되지 않는다. 각각의 채권최고액을 합하여 하나의 채권을 누적적으로 담보한다.
누적적 근저당권의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다.
  • 여러 근저당권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 어느 한 근저당권을 먼저 실행할 수 있다.
  • 먼저 실행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변제받을 수 있다.
  • 피담보채권이 남아 있으면 다른 근저당권을 다시 실행할 수 있다.
  •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반복하여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
따라서 누적적 근저당권에는 공동근저당권에 관한 민법 제368조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동일한 피담보채권이 분할되는 것은 아님
누적적 근저당권은 각 근저당권의 담보범위가 서로 다르지만, 그 때문에 대출금채권 자체가 근저당권별로 분할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각 근저당권은 모두 동일한 75억 원의 대출금채권을 담보하였다. 각 근저당권별로 서로 다른 대출채권이 배정된 것이 아니다.
만약 당사자들이 대출채권을 여러 개로 분할하고 각각 별개의 채권을 담보하도록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 이는 누적적 근저당권이 아니라 별개의 채권을 담보하는 개별 근저당권이다.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
물상보증인은 자기 채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기 재산에 저당권을 설정한 사람이다.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이 먼저 경매되거나 수용되어 그 매각대금 또는 보상금으로 채권자가 변제받으면, 물상보증인은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
동시에 민법 제481조제482조에 따라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다음 권리를 구상권의 범위에서 대위행사할 수 있다.
  • 채무자에 대한 채권
  • 채무자 소유 부동산의 근저당권
  •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그 밖의 권리
따라서 물상보증인은 자신이 변제한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대위취득하여 행사할 수 있다.
누적적 근저당권에서도 대위가 인정되는 이유
누적적 근저당권은 공동근저당권이 아니지만, 각 근저당권은 모두 동일한 대출금채권을 담보한다.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 역시 물상보증인이 대신 변제한 동일한 채권의 담보이다. 따라서 그 근저당권은 민법 제482조에서 정한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에 해당한다.
물상보증인은 일반적으로 다음 재산을 신뢰하고 자기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다.
  • 주채무자의 일반재산
  • 채무자 소유 담보부동산의 교환가치
  • 변제 후 취득하게 될 구상권과 변제자대위권
물상보증인의 재산이 먼저 책임을 부담했는데도 채무자 소유 부동산의 담보권을 대위할 수 없다고 하면, 물상보증인의 구상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누적적 근저당권에서도 물상보증인은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후순위 근저당권자의 신뢰를 침해하지 않음
피고는 송백 소유 부동산에 후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람이었다.
누적적 근저당권은 개별 근저당권의 형식으로 등기되고 각 채권최고액도 등기부에 표시된다.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해당 부동산의 가액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제외한 나머지만을 담보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를 인정하더라도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부담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처음부터 등기된 선순위 근저당권보다 뒤에 배당받을 지위를 취득했으므로, 선순위권자가 채권자에서 물상보증인으로 변경된다고 하여 보호가치 있는 신뢰가 침해되지 않는다.
원고들이 행사할 수 있는 범위
원고들은 자신들의 부동산 보상금과 원고 1의 직접 변제로 송백의 대출채무 일부를 변제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다음 범위에서 채권자의 근저당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 원고들이 송백에 대하여 취득한 구상권의 범위
  • 각 근저당권의 잔존 채권최고액 범위
  • 채권양수인인 쓰리엠모터스가 우선변제받고 남은 범위
원고들은 쓰리엠모터스와 함께 A그룹과 C그룹의 근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 쓰리엠모터스가 채권자로서 먼저 우선변제받고도 채권최고액에 잔액이 있으면, 원고들이 그 잔액 범위에서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보다 먼저 배당받는다.
원고 1은 물상보증인일 뿐만 아니라 대출금 전체의 연대보증인이기도 하므로, 연대보증인의 지위에서도 변제자대위를 할 수 있다.
변제자대위가 인정될 여지가 없는 경우
대법원은 누적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이 모든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보다 큰 경우에는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가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하였다.
이 경우 모든 담보부동산을 실행해도 채권자가 채권 전액을 변제받지 못한다. 따라서 각 근저당권의 담보가치는 우선적으로 채권자의 미회수채권에 충당되어야 하고, 물상보증인이 채권자와 함께 담보권을 행사할 잔여 범위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

이 사건의 A·B·C그룹 근저당권은 하나의 75억 원 대출금채권을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누적적으로 담보하는 누적적 근저당권이었다.
원고들의 부동산이 먼저 공익사업에 편입되어 그 보상금으로 대출금 일부가 변제되었고, 원고 1도 대출금 일부를 직접 변제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송백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고, 채권자가 송백 소유 부동산에 보유하던 A·C그룹 근저당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원고들은 채권양수인인 쓰리엠모터스가 먼저 배당받고 남은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자신들의 구상권을 한도로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변제자대위와 우선배당권을 인정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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