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LS 델타헤지를 위한 기초자산 대량매도, 시세조종인가

핵심 결론 파생상품 기초자산에 대한 연계 시세조종은 위법하나, 금융투자업자의 헤지거래가 시기·수량·방법에서 헤지 목적에 부합하면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계약조건에 영향을 줄 목적의 인위적 가격조작 등 거래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세조종행위로 볼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다7264, 2009다40547, 2013다2740, 2017다249929

1. 해당 판례

  • 사건: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7264 판결 [손해배상(기)]
  •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 재판부: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
  • 결론: 델타헤지 목적의 기초자산 대량매도를 시세고정·안정행위 또는 제3자에 의한 조건성취 방해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투자자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

2. 하급심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1나102884 판결 (원고 패소)
  • 원심은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가 시장요인에 의한 정상적인 수요·공급으로 볼 수 있는 델타헤지를 위한 주식 매매에 해당한다고 보아, 시세고정·안정 주장과 조건성취 방해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발행 증권회사의 고객보호의무 위반 주장에 대하여는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판단하였습니다.

3. 관련 판례

  •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다40547 판결(공2010하, 1639) — 대상판결이 명시한 참조판례.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의 의미와 간접사실에 의한 판단 기준을 제시한 선례입니다.
  •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2740 판결(공2016상, 606) — 대상판결과 불과 2주 간격으로 선고된 사건으로, 부정거래행위자의 범위에 관하여 "발행인과 스와프계약 등 금융투자상품과 연계된 다른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하여 권리행사나 조건성취와 관련하여 투자자와 대립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자"도 포함된다는 법리를 설시하였고, 기초자산 시세를 고정·변동시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상당인과관계 있는 범위에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상판결과 함께 읽어야 헤지거래의 허용 한계가 드러납니다.
  •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17다249929 판결 — 위 2013다2740 판결의 법리를 이어받아, 부정행위자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상대방의 범위(부정행위와 관련된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와 상당인과관계 판단 기준을 정리한 최근 판결입니다.

4. 관련 법령

판결이 든 참조조문
  •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88조의4
사건에서 함께 문제된 조항(원고 주장 및 판단 대상)
  • 민법 제150조 제1항 —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경우
  • 민법 제750조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현행법상 대응 조문(참고)
대상판결의 거래는 2006년에 이루어져 구 증권거래법이 적용된 사안이므로, 현행 자본시장법 조문은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표시입니다.

5. 사실관계

(1) 상품 구조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ELS)은 기초자산인 이 사건 주식과 다른 회사 보통주의 가격 변동에 따라 발행사인 피고 2 증권회사가 만기 또는 상환조건 성취 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상환금의 규모가 결정되는 구조의 금융투자상품으로, 파생상품의 성격을 지닙니다.

(2) 헤지 구조

피고 1 은행은 피고 2 증권회사와의 스와프계약 등에 따라 이 사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델타헤지를 수행하였습니다. 피고 1 은행은 기준일에 인접한 2006. 8. 30.까지 전체 옵션 델타값과 근사하게 실제 주식 보유량을 유지하였고, 2006. 8. 28.부터 8. 30.까지 3거래일 동안에는 이 사건 주식 1,804,040주를 매수하여 그만큼 주가 하락이 저지되기도 하였습니다.

(3) 기준일의 거래

  • 기준일 시초가는 16,100원으로, 상환기준가격 15,562.5원과 전날 종가 15,800원을 모두 상회하였습니다.
  • 상환조건이 성취될 경우 피고 1 은행은 델타값에 따라 1,691,928주를 매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 접속매매시간대(9:00~14:50)에 1,645,080주에 대하여 15,950원~16,600원의 호가로 매도 주문을 하였습니다.
  • 단일가매매시간대에는 14:57:03부터 14:58:04까지 3회에 걸쳐 20만 주씩 합계 60만 주를 시장가로, 14:58:32와 14:58:49에 각 20만 주를 15,600원에, 14:59:13과 14:59:21에 각 20만 주를 15,500원에 매도 주문하였습니다.

(4) 분쟁

투자자인 원고는, 피고 1 은행이 위 대량매도로 이 사건 주식의 시세를 고정·안정시켜 상환조건의 성취를 위법하게 방해하였고, 피고 2 증권회사는 상환 경위에 관한 정보제공의무 내지 고객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였습니다.

6. 법리

(1) 연계 시세조종행위의 위법성과 판단 기준

파생상품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기초자산인 상장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이른바 연계에 의한 시세조종행위는, 금융투자상품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여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행위로서 위법합니다.
여기서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란 본래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따라 자유경쟁시장에서 형성될 시세 및 거래량을 시장요인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말합니다. 해당 여부는 ① 파생상품이나 연계 증권의 성격, ② 체결된 계약이나 발행된 증권의 수량, ③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④ 전후의 거래상황, ⑤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과 공정성, ⑥ 가장·허위매매 여부, ⑦ 시장관여율의 정도, ⑧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거래의 동기와 태양 등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다40547 판결).

(2) 헤지거래의 경제적 합리성 — 대상판결의 핵심 법리

금융투자업자가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시장에서 주식 등 기초자산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헤지거래가 시기, 수량 및 방법 등의 면에서 헤지 목적에 부합한다면 이는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헤지거래로 기초자산의 시세에 영향을 주었더라도, 파생상품의 계약 조건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작하는 등 거래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시세조종행위라고 할 수 없습니다.

(3) 헤지 목적 부합성을 인정한 구체적 징표

대상판결이 유지한 원심의 판단 근거는 실무상 판단 기준으로 유용합니다.
  • 수량의 정합성: 접속매매시간대 매도 주문 수량이 델타값에 따라 처분이 필요한 수량에 근접하였고, 단일가매매시간대 주문 역시 상환조건 성취 시 처분하여야 할 약 100만 주에 맞춘 것으로 볼 수 있음
  • 호가의 적정성: 매도 호가가 상환기준가격을 상회하고, 같은 ELS의 헤지거래를 담당한 다른 은행의 호가와 비교하여 과도하게 낮지 않으며, 주가 흐름에 따라 직전체결가 근처로 호가를 조정한 점에서 허수주문으로 보기 어려움
  • 시장가 주문의 통상성: 장 종료 전 상당 수량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고 시장가 주문은 체결 우선순위를 확보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주문 방식이므로, 그 자체를 가격 하락 목적의 주문으로 볼 수 없음
  • 분할매도 여부: 조건성취 여부가 상환기준일 종가로 결정되는 이상 장 종료 직전 헤지거래가 이론적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유동성 제약 때문에 사전 분할처분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으므로 미리 전량을 분할매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음
  • 동기의 부존재: 조기상환이 무산되면 잔여 상환기일에 더 많은 원리금을 지급할 부담이 있고 조기상환 시 헤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종가를 상환기준가격 아래로 고정·안정시킬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

(4) 발행 증권회사의 설명·정보제공의무

대법원은 발행사가 ELS를 발행한 후 그 헤지거래의 구체적인 경위까지 투자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미 스와프계약이 해지되어 상대 은행이 더 이상 헤지거래를 담당하지 않는 이상 원리금 상환 경위가 투자자의 투자 계속 여부 판단 사유가 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이 이 주장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은 것은 판단누락이나, 어차피 배척될 주장이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7. 실무상 시사점

  1. 델타헤지라는 이름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대상판결의 기준은 '시기·수량·방법의 헤지 목적 부합성'입니다. 델타값 산출 근거, 실제 보유량과 델타값의 괴리, 호가 제출의 시각별 내역이 곧 입증의 대상이 됩니다.
  2. 반대 결론이 나온 사안과의 경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2740 판결은 조건성취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적 거래로 평가되는 경우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델타값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 시장충격 완화 노력의 부재, 종가 관여율 등이 결론을 가르는 요소입니다.
  3. 투자자 측 입증전략은 델타값 대비 초과매도 수량, 종가 관여율, 시간외거래·익일거래 등 대안의 존재, 헤지 주체의 손익 구조(조건성취 시와 불성취 시의 이해관계)를 자료로 특정하는 데 집중되어야 합니다.
  4. 금융투자업자 측으로서는 헤지 규정과 내부통제 절차, 델타값 산출 기록, 주문 분산 노력의 흔적을 사전에 문서화해 두는 것이 사후 분쟁에서 결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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