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두6216 판결 [시정명령등취소청구의소]
- 원고들: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Air France-KLM) 외 2인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쟁점 행위: 국제항공화물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고 그 인상 폭을 공동으로 유지한 행위
- 대법원 결과: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에 대한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기각
하급심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2. 2. 2. 선고 2010누45868 판결
- 원심 결과: 외국에서 이루어진 유류할증료 담합에도 국내 공정거래법이 적용되고, 원고들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
- 대법원 결과: 공정거래법의 역외적용은 인정하되,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에 대한 처분은 5년의 처분시효가 지났다고 보아 이 부분만 파기·환송
관련 판례
-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4두11275 판결 외국 사업자의 국외행위라도 국내시장에 직접적이고 상당하며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영향을 미친다면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역외적용 법리를 제시하였다.
-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두13665 판결 외국에서 이루어진 국제항공화물 유류할증료 담합이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8두18335 판결 과징금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의 범위는 합의 대상 상품·용역의 종류와 성질, 용도와 대체가능성, 거래지역·거래상대방·거래단계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두12774 판결 담합 참여자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종료하려면 합의에서 탈퇴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담합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가격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독자적인 행위를 해야 한다.
관련 법령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의2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사업자들이 계약·협정·결의 등의 방법으로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는 등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를 금지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에게 관련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위반행위가 종료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5. 3. 31. 대통령령 제18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의 산정방법을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5. 3. 31. 대통령령 제18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별표 2]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부과기준을 정한다.
사실관계
국제항공화물 유류할증료 담합
원고들은 유럽계 국제항공화물운송 사업자들이다.
원고들을 비롯한 여러 항공사는 국제항공화물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고, 이를 동일하거나 유사한 시기에 같은 금액으로 인상·변경하기로 합의하였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유 가격 상승에 대응하여 기본운임과 별도로 부과하는 금액이다. 항공사들이 이를 서로 협의하여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항공화물운임에 관한 가격경쟁이 제한된다.
이 사건 합의는 외국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대상에는 유럽에서 출발하여 대한민국에 도착하는 국제항공화물 노선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럽발 국내행 운송계약의 구조
유럽발 국내행 항공화물운송계약은 통상 유럽에 있는 운송주선인이 항공사와 체결하고, 운임도 운송주선인이 항공사에 지급하였다.
그러나 운송주선인은 화주인 송하인 또는 수하인의 의뢰를 받아 계약을 체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람일 뿐이다. 항공화물운임은 실질적으로 화주가 부담하였다.
유럽의 송하인과 국내 수하인 중 누가 운임을 부담하는지는 거래조건에 따라 달라졌다.
- 출발지불 거래에서는 유럽의 송하인이 운임을 우선 부담한다.
- 도착지불 거래에서는 국내 수하인이 운임을 직접 부담한다.
- 출발지불 방식이라도 운임이 물품가격에 반영되어 국내 수하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공정거래위원회는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합의가 국제항공화물운송시장에서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고들을 상대로 시정명령을 하고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원고들은 합의와 운송계약이 외국에서 이루어졌고 운임도 외국 운송주선인이 지급하므로 국내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과징금은 담합 대상인 유류할증료만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하고, 항공화물의 전체 운임을 관련매출액으로 삼은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의 영업양도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은 1999년 12월경부터 다른 항공사들과 공동행위에 참여하였다.
그 후 케이엘엠을 인수하면서 2004년 9월 15일경 항공화물운송 관련 영업을 소시에떼 에어프랑스에 양도하고 자신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였다.
소시에떼 에어프랑스는 영업을 양수한 후에도 공동행위에 가담하여 실행행위를 계속하였다.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은 소시에떼 에어프랑스의 주식 100%를 보유하였고, 양 회사 사이에 대표이사 겸임 등 인적·자본적 결합관계도 존재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0년 11월 29일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을 포함한 원고들에게 처분하였다.
법리
국외행위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려면 국내시장에 대한 일정 수준의 영향이 필요함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의2는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러나 국제거래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에서 이루어진 모든 행위에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해석하면 국내법의 역외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고 다른 국가의 법집행 관할권과 충돌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국외행위가 국내시장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제한된다.
- 직접적인 영향
- 상당한 영향
-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영향
국내시장에 대한 영향은 거래의 실질에 따라 판단함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한다.
- 합의의 내용과 의도
- 합의 대상인 상품 또는 용역의 특성
- 국제거래의 구조
- 비용을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사람
- 국내 수요자에게 가격이 전가되는 구조
-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용역의 내용
-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와 예측 가능성
계약 체결지나 운임의 형식적 지급지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담합 대상에 국내시장이 포함되면 국내 영향이 원칙적으로 인정됨
국외에서 이루어진 경쟁제한 합의의 대상에 국내시장이 명시적 또는 실질적으로 포함되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합의에는 유럽발 대한민국행 항공화물노선이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항공사들은 자신들의 유류할증료 합의가 대한민국으로 수입되는 화물의 운송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에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다.
출발지불 거래에도 국내시장이 존재함
운임이 유럽에서 지급되었다고 하여 유럽발 국내행 항공화물운송이 전적으로 외국시장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운송주선인은 화주의 의뢰를 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중개적 지위에 있었고, 실질적인 운임 부담자는 송하인 또는 수하인이었다.
도착지불 거래에서는 국내 수하인이 직접 운임을 부담한다. 출발지불 거래에서도 유럽 송하인이 부담한 운임이 물품가격에 포함되어 국내 수하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
또한 유럽발 국내행 항공화물운송은 유럽에서 출발하여 국내에 도착할 때까지 제공되는 일련의 운송용역이다. 국내에서도 화물의 하역, 인도 및 추적 등 용역의 일부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출발지불인지 도착지불인지와 관계없이 유럽발 국내행 항공화물운송에 관한 국내시장이 존재한다.
관련매출액은 유류할증료가 아니라 전체 운임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음
유류할증료는 기본운임과 별도로 표시되지만 독립적으로 판매되는 운송용역은 아니다. 항공화물운송이라는 하나의 용역에 포함되는 가격 구성요소이다.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를 담합하면 할인되지 않는 고정적 요금 부분이 증가하여 전체 운임에 대한 항공사들의 가격통제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담합의 영향은 유류할증료 부분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체 항공화물운임에 미친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류할증료 수입만이 아니라 항공화물운송의 전체 운임을 관련매출액으로 삼아 과징금을 산정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담합의 종료일은 합의에 따른 실행행위가 종료된 날임
가격담합은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 일회적으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합의에 따라 가격을 적용하고 유지하는 실행행위가 계속되면 위반행위도 계속된다.
따라서 처분시효의 기산점인 ‘위반행위가 종료한 날’은 합의에 따른 실행행위가 실제로 끝난 날이다.
담합 참여자가 위반행위를 종료하려면 합의에서 탈퇴한다는 뜻을 다른 사업자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하고, 담합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가격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독자적인 행위를 해야 한다.
영업양도인의 실행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업양도 시점에 종료됨
담합에 참여한 사업자가 해당 영업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더 이상 그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양도인의 실행행위는 영업양도 시점에 종료된다.
양수인이 영업양도 후 담합에 계속 가담했더라도 그 행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 자신의 위반행위이다.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양도인의 행위로 동일시할 수 없다.
- 양도인이 양수인의 위반행위를 교사한 경우
- 양수인의 행위를 양도인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
단순히 양도인이 양수인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대표이사나 임원이 겸임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법인격이 다른 양수인의 위반행위를 양도인에게 귀속시킬 수 없다.
기업집단의 경제적 동일성과 법적 책임주체는 구별됨
원심은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이 소시에떼 에어프랑스의 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주요 임원을 겸임하면서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들어 위반행위가 계속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인적·자본적 결합이나 경제적 지배관계만으로 별도 법인인 자회사의 담합 실행행위를 지주회사의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경제적으로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별도 법인의 행정상 제재책임을 모회사에 당연히 귀속시킬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에 대한 처분시효는 완성됨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은 2004년 9월 15일경 항공화물운송 영업을 소시에떼 에어프랑스에 양도하였다.
영업양도 후 소시에떼 에어프랑스가 담합을 계속했더라도 이를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의 행위로 동일시할 특별한 사정은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의 실행행위는 영업양도일인 2004년 9월 15일경 종료되었고, 그때부터 5년의 처분시효가 진행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은 2010년 11월 29일 이루어졌으므로 5년의 처분시효가 지난 후의 처분이었다. 이에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에 대한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외국 항공사들이 외국에서 국제항공화물 유류할증료를 합의했더라도 그 대상에 유럽발 대한민국행 노선이 포함되어 있다면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
유럽발 국내행 항공화물운송은 국내 수하인이 직접 또는 물품가격을 통해 운임을 부담하고, 국내에서 하역·인도 등 운송용역의 일부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합의는 국내시장에 직접적이고 상당하며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영향을 미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류할증료가 아니라 항공화물운송의 전체 운임을 관련매출액으로 산정한 것도 적법하다. 이에 에어프랑스와 케이엘엠 등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처분은 유지되었다.
다만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은 2004년 9월 15일경 항공화물운송 영업을 별도 법인인 소시에떼 에어프랑스에 양도하였다. 주식 100% 보유와 임원 겸임만으로 양수인의 담합행위를 양도인의 행위로 볼 수 없으므로, 양도인의 실행행위는 영업양도일에 종료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0년 11월 29일 한 처분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이루어졌으므로 에어프랑스 대시 케이엘엠에 대해서는 처분시효가 완성되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