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압류된 채권의 원인계약이 인수된 경우 압류의 효력

핵심 결론 매매대금채권이 압류된 뒤 매도인 지위가 제3자에게 이전되더라도 압류는 소멸하지 않는다. 계약인수인은 압류된 상태의 채권을 승계하고, 매수인은 계약인수를 이유로 추심을 거절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41359, 2007다31990

해당 판례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41359 판결 [추심금]
  • 원고: 매도인의 매매대금채권을 압류한 채권자
  • 피고: 매수인인 주식회사 현대백화점
  • 피고보조참가인: 매도인의 계약상 지위를 인수한 주식회사 생보부동산신탁
  •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하급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3. 27. 선고 2011나34615 판결
원심은 매매대금채권이 압류된 이후 매도인의 계약상 지위가 생보부동산신탁에 이전됨으로써 종전 매도인이 계약관계에서 탈퇴하였고, 종전 매도인의 매수인에 대한 매매대금채권도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매수인은 압류채권자에게 추심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계약인수로 종전 매도인이 계약관계에서 탈퇴하더라도 매매계약상의 권리·의무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계약인수인에게 이전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매매대금채권 자체가 소멸한 것이 아니라 압류의 제한을 받은 상태로 생보부동산신탁에 승계되었다. 매수인은 계약인수를 이유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판결 전문

관련 판례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9736 판결
채권압류는 채무자가 압류된 채권을 추심하거나 처분하여 소멸·감소시키는 것을 금지하지만,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계약관계 자체에 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계약인수가 이루어지면 종전 계약당사자는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그 계약에서 발생한 권리와 의무는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계약인수인에게 이전된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53192 판결
원심은 이 판결을 근거로 계약인수에 따라 종전 매도인의 매매대금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판결은 대상 사건과 사안이 달라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명시하였다.

관련 법령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1항

채권을 압류하는 법원은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지급을 금지하고, 채무자에게 채권의 처분과 영수를 금지한다.

민사집행법 제229조

압류채권자는 추심명령을 받으면 압류된 채권을 제3채무자로부터 직접 추심할 수 있다.

사실관계

주식회사 유니버스하우징은 2006년 8월 18일 피고 주식회사 현대백화점에 서울 성북구 일대에 건축될 주상복합건물 중 지하 6층부터 지상 1층까지의 대형할인판매시설 부분을 매도하였다.
매매대금은 87,161,000,000원에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지급하는 조건이었고, 피고는 계약 당일 계약금으로 19,10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유니버스하우징은 사업부지의 소유자이자 시행사였으나, 이후 부동산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유니버스하우징, 생보부동산신탁 및 시공사들은 2007년 5월 25일 토지신탁사업 약정을 체결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유니버스하우징이 사업부지를 생보부동산신탁에 신탁한다.
  • 생보부동산신탁이 사업시행 주체로서 분양과 관리업무를 담당한다.
  • 유니버스하우징의 사업상 대외적 지위를 생보부동산신탁에 이전한다.
  • 기존에 체결된 분양계약도 생보부동산신탁이 승계하도록 한다.
  • 유니버스하우징이 이미 받은 분양대금은 생보부동산신탁의 신탁계좌로 환입한다.
피고는 2008년 6월 10일 유니버스하우징에 1차 중도금 13,60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유니버스하우징에 대한 집행권원에 기하여 2009년 2월 16일 유니버스하우징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매매대금채권 중 2,392,885,368원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 명령은 2009년 2월 20일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그 후 피고는 2010년 2월 17일 생보부동산신탁의 신탁계좌에 2차 중도금 13,585,386,618원을 입금하였다.
생보부동산신탁, 피고, 시공사 및 유니버스하우징은 2010년 4월 15일 새로운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계약에서 매도인 및 분양사업자는 유니버스하우징에서 생보부동산신탁으로 변경되었고, 기존 매매계약의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조건도 일부 변경되었다.
이에 피고는 계약인수로 유니버스하우징이 매도인의 지위에서 탈퇴하였으므로 유니버스하우징의 매매대금채권도 소멸하였고, 따라서 원고의 압류와 추심명령도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채권압류는 원인계약의 처분까지 금지하지 않는다
채권압류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채무자는 압류된 채권을 추심하거나 양도·면제하는 등 채권을 소멸 또는 감소시키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압류의 효력이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된 계약관계 전체를 동결시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채무자는 압류 후에도 원인계약을 해제하거나 변경하고, 일정한 경우 그 계약상 지위를 제3자에게 이전할 수 있다.
즉 다음 두 가지는 구분하여야 한다.
  • 원인계약에 관한 처분행위 자체의 유효성
  • 그 처분행위로 압류된 채권을 소멸시키거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원인계약을 변경하거나 계약상 지위를 이전하는 행위가 유효하더라도, 그로써 이미 이루어진 채권압류의 효력을 없앨 수는 없다.
계약인수에서는 권리·의무의 동일성이 유지된다
계약인수는 계약에서 발생한 특정 채권이나 채무만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전체를 이전하는 것이다.
계약인수가 성립하면 종전 당사자는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계약인수인이 그 지위를 승계한다. 그러나 종전 계약에서 발생한 권리와 의무가 소멸하고 새로운 권리·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종전 당사자가 보유하던 계약상 권리·의무는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계약인수인에게 이전된다.
이 사건에서도 유니버스하우징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했지만, 유니버스하우징이 보유하던 매매대금채권 자체가 소멸한 것은 아니다. 그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생보부동산신탁에 이전되었다.
계약인수인은 압류된 상태의 채권을 승계한다
매매대금채권에 대한 압류가 먼저 이루어지고 그 후 매도인의 계약상 지위가 이전되었다면, 계약인수인은 압류의 부담이 붙은 상태로 매매대금채권을 취득한다.
그 법률관계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원래 매도인: 계약인수로 계약관계에서 탈퇴
  • 계약인수인: 매도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
  • 매매대금채권: 소멸하지 않고 동일성을 유지하여 이전
  • 기존 압류: 그대로 존속
  • 매수인: 계약인수인에게 대금을 지급하더라도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음
따라서 생보부동산신탁은 원고의 압류로 처분이 제한된 상태의 매매대금채권을 승계하였다.
제3채무자는 계약인수로 종전 계약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대항할 수 없다
계약인수에 따라 유니버스하우징과 피고 사이의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소멸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매도인의 지위가 생보부동산신탁으로 이전되었다는 의미일 뿐, 압류된 매매대금채권이 소급하여 없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제3채무자인 피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할 수 없다.
“종전 매도인이 계약관계에서 탈퇴했으므로 종전 매도인의 매매대금채권도 없어졌고, 그 채권에 대한 압류 역시 효력이 없다.”
이러한 주장을 허용하면 채권압류 이후 채무자와 제3채무자 및 계약인수인이 계약인수를 하는 방법으로 압류의 효력을 임의로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인수와 채권양도의 차이
채권양도는 계약에서 발생한 특정 채권만을 이전하지만,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의 지위와 그 계약에서 발생하는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이전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압류 후 이전이 이루어졌다면 양수인은 압류에 의하여 제한된 권리를 취득한다.
이 사건은 형식상 단순한 매매대금채권 양도가 아니라 매도인 지위 전체가 이전된 계약인수였지만, 이미 성립한 압류의 효력까지 소멸시키지는 못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결론

유니버스하우징의 피고에 대한 매매대금채권은 2009년 2월 20일 압류되었다. 그 후 유니버스하우징의 매도인 지위가 생보부동산신탁에 이전되었지만, 매매대금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동일성을 유지한 채 생보부동산신탁에 승계되었다.
따라서 생보부동산신탁은 압류의 부담이 붙은 매매대금채권을 취득하였고, 피고는 계약인수로 유니버스하우징과의 계약관계가 소멸했다는 사정을 들어 압류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은 계약인수로 피압류채권까지 소멸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추심금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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