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다19659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 원고: 조선회사에 수입신용장을 개설하고 수입된 카고펌프를 양도담보로 취득한 은행
- 피고: 조선회사의 선수금반환채무를 보증하고, 장래 구상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건조 중인 선박과 원자재에 집합물 양도담보권을 설정한 은행
- 양도담보권설정자: 선박을 건조하던 조선회사
- 쟁점: 원고가 양도담보로 취득한 카고펌프가 피고의 선박 양도담보 목적물에 편입되는지, 카고펌프가 선박에 부합한 경우 원고가 피고에게 보상청구할 수 있는지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하급심
원심은 원고가 수입한 카고펌프가 선박에 부합되어 원고의 양도담보권이 소멸하였고, 피고가 선박에 관한 양도담보권자로서 그 가치 증가에 따른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은 피고가 민법 제261조에 따라 원고에게 카고펌프의 가치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부합으로 선박의 담보가치가 증가하더라도 그 실질적 이익은 단순한 담보권자인 피고가 아니라 선박 소유자이자 양도담보권설정자인 조선회사에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7누1043 판결 종류·장소·수량 등의 방법으로 특정된 집합물을 대상으로 양도담보를 설정할 수 있고, 집합물을 구성하는 개별 물건이 바뀌더라도 동일성이 유지되면 현재 존재하는 집합물에 담보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1999. 9. 7. 선고 98다47283 판결 유동집합물 양도담보권자가 계약 당시 존재하는 집합물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인도받으면, 이후 집합물에 편입된 동산에도 별도의 계약이나 인도 없이 양도담보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15602 판결 민법 제261조의 보상청구권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므로 손실자의 손해뿐 아니라 상대방의 이득, 법률상 원인의 부존재 등 민법 제741조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25830, 25847 판결 부당이득반환에서 말하는 이득은 형식적인 권리 취득이 아니라 재산상태의 증가와 같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6다37106 판결 동산양도담보권은 담보물의 사용가치나 완전한 소유권 취득이 아니라 담보물의 교환가치를 확보하여 채권을 우선변제받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89조 동산에 관한 물권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인이 그 동산의 점유를 계속하기로 약정하면 양수인이 인도받은 것으로 본다.
- 민법 제257조 동산과 동산이 부합하여 훼손하지 아니하면 분리할 수 없거나 분리에 과다한 비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된 동산의 소유자가 합성물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 민법 제261조 첨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손해를 받은 사람은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 민법 제372조 저당권에 관한 규정으로서 판례상 양도담보의 법률관계에 관한 참조조문으로 제시되었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한다.
사실관계
조선회사는 2007년 7월 25일 해운회사와 화학제품운반선 2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하였다. 선박 1척당 건조대금은 미화 25,000,000달러였고, 그중 20,000,000달러는 네 차례에 걸쳐 선수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
피고 은행은 조선회사가 해운회사에 부담하는 선수금반환채무를 보증하기 위하여 2007년 10월 31일과 2008년 3월 12일 두 건의 지급보증약정을 체결하고 선수금환급보증서를 발급하였다.
피고는 보증채무를 이행한 뒤 발생할 구상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조선회사와 ‘목포 사업장 안에 있는 건조 중인 각 선박과 그 원자재’를 목적으로 하는 집합물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계약에는 다음 물건도 별도 계약 없이 피고에게 양도되어 인도된 것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 기존 담보물과 교체된 물건
- 사업장에 새로 반입된 물건
- 담보물로 제조·가공된 재공품·반제품·완제품 및 부산물
- 양도담보 목적물에 부합된 물건
한편 원고 은행은 2006년 9월 18일 조선회사와 수입신용장 거래약정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조선회사가 수입신용장 거래로 취득하는 수입물품과 관련 서류를 담보로 양도받기로 하였다.
원고는 2008년 4월 28일 조선회사가 노르웨이 회사로부터 선박 장착용 카고펌프 4기를 수입할 수 있도록 신용장을 개설하였다. 카고펌프는 화학제품운반선의 액체화학제품을 하역하기 위한 핵심 장비였다.
원고는 카고펌프를 특정하여 별도의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고, 2008년 10월 27일부터 2009년 2월 12일까지 카고펌프에 관한 선하증권을 취득하였다. 이로써 원고는 카고펌프가 조선회사 사업장에 반입되기 전에 카고펌프에 관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였다.
그 후 카고펌프 4기는 조선회사 사업장으로 반입되어 선박마다 2기씩 장착되었다. 카고펌프는 선체 안에서 액체화학제품의 적하통로인 파이프와 용접되어, 선박을 훼손하지 않고는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선박 1척은 완공되어 외국 선주에게 인도되었고, 나머지 1척은 약 80%의 공정이 진행된 상태에서 조선회사의 부도로 건조가 중단되었다.
원고는 카고펌프가 선박에 부합되어 자신의 양도담보권을 상실하였다며, 선박의 양도담보권자인 피고가 그 가치 증가에 따른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였다.
법리
집합물 양도담보는 새로 반입된 물건에도 원칙적으로 효력이 미침
재고상품·제품·원자재처럼 구성원이 계속 증감·교체되는 동산도 종류, 장소 또는 수량 등의 방법으로 특정하면 하나의 집합물을 대상으로 양도담보를 설정할 수 있다.
양도담보권자가 계약 당시 존재하는 집합물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인도받았다면, 이후 양도담보권설정자가 계약에서 정한 장소에 같은 종류의 물건을 반입하는 경우 다음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가 없다.
- 개별 물건에 관한 별도의 양도담보계약
- 새로 반입된 물건에 관한 별도의 점유개정 표시
- 집합물 구성원 변경에 따른 별도 인도
집합물로서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 양도담보권의 효력은 현재 존재하는 집합물 전체에 미친다.
이 사건 카고펌프도 화학제품운반선에 필수적으로 장착될 완성 부품으로서, 피고의 양도담보계약에서 정한 ‘원자재’의 범위에는 포함되었다.
그러나 제3자 소유 물건에는 기존 집합물 양도담보권이 미치지 않음
새로 반입된 물건이 계약에서 정한 종류에 해당하고 정해진 장소에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그 물건이 양도담보권설정자의 소유가 아니라 제3자의 소유라면 기존 집합물 양도담보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양도담보권설정자는 자신에게 처분권이 없는 제3자 소유 물건을 기존 담보계약만으로 양도담보권자에게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고는 카고펌프가 조선회사 사업장에 반입되기 전에 선하증권을 취득하여 카고펌프에 관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였다. 양도담보의 대외적 관계에서는 원고가 카고펌프의 소유자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카고펌프가 조선회사 사업장에 반입되었더라도 그 단계에서는 피고의 선행 집합물 양도담보권이 카고펌프에 미치지 않았다.
카고펌프가 선박에 부합하면서 원고의 양도담보권은 소멸함
카고펌프는 선박의 핵심 하역장치로서 선체 내부의 파이프와 용접되었다. 선박이나 카고펌프를 훼손하지 않고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으므로 민법 제257조의 동산 간 부합이 성립하였다.
선박이 주된 동산이고 카고펌프가 부합된 동산이므로, 카고펌프는 선박의 구성부분이 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독립된 카고펌프에 관한 양도담보권을 상실하였다.
그러나 부합으로 원고의 권리가 소멸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261조는 부당이득의 모든 요건을 요구함
민법 제261조는 첨부로 손해를 받은 사람이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는 보상액만 민법 제741조에 따라 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부당이득의 법률요건까지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 상대방이 실질적인 재산상 이익을 얻었을 것
- 그 이익으로 인해 청구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것
- 이익과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것
- 상대방의 이익에 법률상 원인이 없을 것
따라서 부합으로 권리를 잃은 사람은 형식적으로 권리를 보유한 사람이 아니라, 부합으로 인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은 사람에게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
담보물의 가치 증가에 따른 실질적 이익은 양도담보권설정자에게 귀속됨
동산양도담보권자는 담보목적물의 완전한 사용·수익권을 취득하려는 사람이 아니다. 양도담보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담보물을 환가하여 채권을 우선변제받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양도담보권자는 담보물의 교환가치를 확보할 뿐이고, 담보물이 다른 물건의 부합으로 가치가 증가했다고 하여 그 증가분을 곧바로 자신의 재산으로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부합으로 주된 동산의 가치가 증가하면 그 실질적 이익은 주된 동산의 소유자이자 양도담보권설정자에게 귀속된다. 양도담보권자는 증가된 담보가치를 채권회수 수단으로 확보하는 데 그친다.
이 사건에서는 카고펌프가 장착되어 선박의 가치가 증가함으로써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사람은 선박의 양도담보권자인 피고가 아니라 선박을 소유하고 건조하던 조선회사였다.
보상청구의 상대방은 조선회사임
원고는 카고펌프의 부합으로 양도담보권을 잃었지만, 그로 인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사람은 양도담보권설정자인 조선회사이다.
반면 피고는 선박의 양도담보권자로서 담보가치만을 확보한 사람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결론
피고의 집합물 양도담보권은 조선회사의 사업장에 새로 반입되는 선박 부품과 원자재에도 원칙적으로 미친다.
그러나 카고펌프는 원고가 선하증권을 취득하여 먼저 양도담보권을 확보한 제3자 소유 물건이었다. 따라서 카고펌프가 사업장에 반입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의 집합물 양도담보권이 미치지는 않았다.
이후 카고펌프가 선박에 용접되어 분리할 수 없게 됨으로써 선박에 부합하였고, 원고는 카고펌프에 관한 양도담보권을 상실하였다.
그렇더라도 부합으로 인한 실질적 이익은 선박의 양도담보권자인 피고가 아니라 선박의 소유자이자 양도담보권설정자인 조선회사에 귀속된다.
따라서 원고는 조선회사에 민법 제261조에 따른 보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은 피고의 반환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