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7479 판결 [도로시설등철거등]
- 원고: 통행로가 설치된 토지의 공유지분권자 4명
- 피고: 통행로를 이용하는 공장용지의 소유자인 세일철강 주식회사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 파기환송심 결과: 피고의 통행지역권은 인정하되, 원고들에게 임료 상당 손해보상금 지급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제1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1. 18. 선고 2009가단61620 판결
원고들은 자신들이 공유하는 토지 위에 설치된 도로와 인도를 피고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도로시설 철거, 토지 인도 및 금전 지급을 청구하였다.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다.
환송 전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 1. 13. 선고 2011나1158 판결
환송 전 원심은 피고의 전 소유자인 주식회사 한양이 1985년경 통행로를 개설한 후 계속 사용했고, 피고도 2001년 12월경 공장용지를 취득한 뒤 같은 통행로를 사용했으므로 2005년 말경 통행지역권의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도로시설 철거 및 토지 인도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환송 전 원심은 통행지역권과 주위토지통행권은 성질이 다르고, 도로 개설 당시 대가 지급에 관한 약정도 없었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지료 또는 손해보상 청구도 배척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했다는 사실만으로 승역지를 영구적으로 무상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종전의 승역지 사용이 무상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요역지 소유자는 도로 설치와 사용으로 승역지 소유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손해보상책임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2. 3. 선고 2015나2241 판결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피고가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했다는 점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고들은 파기환송심에서 도로시설 철거 및 토지 인도청구를 취하하고, 이를 대신하여 통행로 사용에 따른 임료 상당 손해보상 청구를 확장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통행로의 종전 사용이 무상이었다는 증거가 없다.
- 피고는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했더라도 승역지 소유자들에게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 손해액은 통행로가 개설된 1985년경 토지의 상태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
- 당시 토지는 도로가 아니라 지목과 현황이 모두 잡종지였으므로 잡종지의 임료를 기준으로 한다.
- 피고가 원고들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로 통행로를 배타적으로 사용했으므로 임료 상당액 전부가 손해에 해당한다.
- 다른 회사도 통행로를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보상액을 감액할 수 없다.
- 원고들이 피고 소유 토지를 통행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인정되지 않는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에게 과거의 임료 상당 손해보상금과 장래의 월별 손해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관련 판례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려면 요역지 소유자가 승역지에 도로를 설치하고, 그 도로를 요역지의 편익을 위해 계속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가 20년 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지역권은 계속되고 표현된 것에 한하여 취득시효가 인정된다. 단순한 통행만으로는 부족하고, 도로 등 지역권 행사가 외부에서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가 존재해야 한다.
취득시효 기간 중 부동산 소유자가 변경된 경우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사람이 유리한 시점을 임의로 기산점으로 선택할 수 없다.
법원은 증거에 따라 실제 점유개시 시점을 확정하고 그때부터 취득시효기간을 계산해야 한다.
현재 점유자는 자신의 점유만을 주장하거나 전 점유자의 점유를 승계하여 양자의 점유기간을 합산할 수 있다.
대상 판결은 이러한 법리가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았다.
타인 소유 토지를 법률상 권원 없이 점유하여 토지소유자가 입은 통상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의 임료 상당액이다.
파기환송심은 이 법리를 손해보상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이 되려면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손해를 가하는 데 있고 권리자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하며, 객관적으로도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야 한다.
권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의 손해가 크다는 사정만으로는 권리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
관련 법령
민법 제2조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 다만 권리남용은 권리행사의 목적과 객관적 사회질서 위반성을 엄격하게 심사하여 인정한다.
민법 제219조
공로에 출입할 통로가 없거나 공로에 이르기 위해 과다한 비용이 필요한 토지의 소유자는 주위 토지를 통행하거나 필요한 통로를 개설할 수 있다.
다만 통행권자는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민법 제245조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민법 제294조에 따라 이 취득시효 규정이 계속되고 표현된 지역권에도 준용된다.
민법 제291조
지역권자는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다른 사람의 토지를 자기 토지의 편익에 이용할 수 있다.
편익을 얻는 토지가 요역지이고, 이용의 부담을 지는 토지가 승역지이다.
민법 제294조
지역권은 계속되고 표현된 것에 한하여 취득시효에 관한 민법 제245조가 준용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단한다.
민사소송법 제432조
원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상고법원을 기속한다.
사실관계
토지와 당사자의 관계
이 사건 제1토지는 이천시 소재 잡종지 1,863㎡이고, 제2토지는 잡종지 5,472㎡였다.
원고들은 제1·2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 공유지분권자들이었다. 피고는 인접한 공장용지를 소유하면서 원고들 토지 일부를 공장 진입도로와 인도로 사용하였다.
피고가 사용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제1토지: 도로 1,659㎡와 인도 204㎡로서 사실상 토지 전부
- 제2토지: 도로 177㎡와 인도 19㎡로서 합계 196㎡
통행로 개설과 사용
피고의 전 소유자인 주식회사 한양은 1985년경 공장용지에서 공로로 출입하기 위해 이 사건 토지에 콘크리트 포장을 하여 진입도로를 개설하였다.
피고는 2001년 12월경 주식회사 한양으로부터 공장용지를 취득하였다. 이후 2002년경 기존 통행로에 아스콘 포장을 하고 차량용 도로와 인도로 계속 이용하였다.
통행로는 폭 약 6m의 왕복 2차선 도로로서 대형트럭이 교차하여 통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주식회사 한양이 개설한 도로의 폭과 위치도 현재 통행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통행로가 설치되고 계속 사용되는 객관적인 상태가 1985년경부터 20년 이상 유지되었다.
원고들의 토지 취득
원고 회사는 2002년 4월 17일 통행로가 포함된 토지의 일부 공유지분을 취득하였다. 원고 B와 원고 C·D의 피상속인은 2004년 2월 21일 나머지 공유지분을 취득하였다.
이들이 토지 지분을 취득했을 당시 이미 통행로가 개설되어 있었지만, 통행지역권의 취득시효 20년이 완성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2005년 말경 피고의 통행지역권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
파기환송심에서의 청구 변경
원고들은 당초 도로시설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이 피고의 통행지역권 시효취득을 인정하자 파기환송심에서 철거 및 인도청구를 취하하고, 2004년 12월 10일부터의 임료 상당 손해보상과 장래의 월별 손해보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 요건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려면 단순히 다른 사람의 토지를 20년간 통행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 요역지 소유자가 승역지에 도로를 설치하였을 것
- 도로가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상태일 것
- 요역지의 편익을 위하여 계속 사용되었을 것
- 이러한 상태가 20년간 지속되었을 것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전 소유자가 직접 통행로를 설치했고, 피고가 공장용지를 승계한 뒤에도 같은 통행로를 계속 사용했으므로 위 요건이 충족되었다.
전 소유자의 사용기간을 합산할 수 있다
피고가 공장용지를 취득한 것은 2001년 12월경이므로 피고 자신의 사용기간만으로는 20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는 전 소유자인 주식회사 한양의 사용기간을 합산하여 주장할 수 있다.
- 주식회사 한양의 사용개시: 1985년경
- 피고의 공장용지 취득: 2001년 12월경
- 취득시효 완성: 2005년 말경
따라서 피고는 전 소유자의 사용기간을 합산하여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였다.
무단으로 개설한 통행로도 시효취득할 수 있다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은 승역지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점유취득시효와 다르다. 따라서 통행자가 승역지를 자기 소유로 점유할 의사까지 가질 필요는 없다.
요역지 소유자가 승역지 위에 통행로를 설치하고 계속·표현된 상태로 20년간 사용하였다면, 당초 승역지 소유자의 명시적인 허락 없이 도로를 개설했다는 사정만으로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통행지역권의 취득과 무상사용은 구별된다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면 승역지 소유자는 도로시설의 철거나 토지 인도를 요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통행할 수 있는 물권을 취득한 것이지 통행로를 무상으로 사용할 권리까지 취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통행로가 설치되면 승역지 소유자는 토지를 본래 용도로 사용하거나 처분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시효취득한 지역권은 존속기간에도 원칙적으로 제한이 없으므로 소유권 제한이 장기간 지속된다.
따라서 종전의 사용이 무상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요역지 소유자가 그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무상사용 합의의 증명책임
피고는 전 소유자인 주식회사 한양이 1985년경 통행로를 개설할 때 당시 토지소유자로부터 무상사용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자신은 주식회사 한양의 지위를, 원고들은 당시 토지소유자의 지위를 각각 승계했으므로 현재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무상사용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무상사용의 특별한 사정을 증명하지 못했고 손해보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손해액은 도로 개설 당시 토지 상태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피고는 2005년 말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할 당시 토지가 이미 도로로 이용되고 있었으므로 ‘도로’ 상태의 낮은 임료를 기준으로 손해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통행로가 도로로 바뀐 것은 피고의 전 소유자가 공장용지의 편익을 위해 콘크리트로 포장한 결과이다. 피고 측의 행위로 토지의 현황을 도로로 변경한 다음 그 변경된 현황을 기준으로 낮은 보상액을 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손해액은 통행로가 개설되기 직전인 1985년경의 토지 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당시 토지는 도로가 아니라 지목과 현황이 모두 잡종지였으므로 잡종지의 임료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산정하였다.
배타적 사용이므로 임료 상당액 전부를 보상한다
주위토지통행권자가 단순히 통행만 하고 토지소유자의 점유와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임료 상당액을 감액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인정되었다.
- 제1토지 전부와 제2토지 중 통행로 부분이 콘크리트와 아스콘으로 포장되었다.
- 폭 약 6m의 왕복 2차선 도로와 인도로 사용되었다.
- 대형트럭이 교차하여 통행할 정도로 공장 진입도로로 고정적으로 사용되었다.
- 원고들은 통행로 부분을 잡종지 등 본래 용도로 사용할 수 없었다.
- 통행로는 제2토지의 나머지 부분을 위해 이용되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피고의 사용은 원고들의 점유·사용을 사실상 배제하는 배타적인 사용이었고, 원고들의 손해는 통행로 부분의 임료 상당액 전부라고 판단하였다.
제3자의 공동사용은 보상액 감액 사유가 아니다
피고 외에 주식회사 한화건설도 이 사건 통행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다음 이유로 피고의 보상액을 감액하지 않았다.
- 피고가 취득한 통행지역권은 존속기간의 제한이 없는 물권이다.
- 피고의 도로 사용만으로도 원고들의 토지 사용이 사실상 배제되었다.
- 다른 회사가 도로를 함께 이용하더라도 원고들이 입는 손해가 줄어들지 않는다.
- 다른 회사가 피고의 통행지역권에 터 잡아 통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 다른 회사가 도로 개설이나 유지에 관여했다는 사정도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통행로를 이용하는 제3자가 있다는 사실은 피고가 부담하는 손해보상액을 줄이는 사유가 되지 않았다.
피고의 상계항변도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들도 피고 소유 토지를 통행하고 있으므로 자신도 원고들에 대한 임료 상당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손해보상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이 자신들의 토지에 출입하기 위해 피고 소유 토지를 실제로 통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파기환송심은 피고의 상계항변을 배척하였다.
파기환송심의 손해보상액
과거 손해보상금
파기환송심은 2004년 12월 10일부터 2016년 9월 2일까지의 임료 상당 손해를 원고들의 지분비율과 실제 소유기간에 따라 계산하였다.
피고가 지급해야 할 원금은 다음과 같이 확정되었다.
- 원고 주식회사 A: 58,888,451원
- 원고 B: 52,479,643원
- 원고 C: 2,623,980원
- 원고 D: 49,855,659원
원고 회사가 보유하던 제1토지 지분은 공매절차에서 피고가 2015년 12월 22일 매각대금을 납부함으로써 피고에게 이전되었다. 따라서 원고 회사의 손해보상액은 그 지분의 소유권을 상실한 때까지로 제한되었다.
장래 손해보상금
파기환송심은 피고가 통행로를 계속 사용하는 동안 원고 B, C, D에게 매월 손해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제1토지에 대해서는 2016년 9월 3일부터 피고의 사용종료일 또는 각 원고의 지분 소유권 상실일까지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 원고 B: 월 487,762원
- 원고 C: 월 24,388원
- 원고 D: 월 463,374원
제2토지 중 도로 177㎡와 인도 19㎡에 대해서도 같은 기간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 원고 B: 월 88,200원
- 원고 C: 월 4,410원
- 원고 D: 월 83,790원
결론
피고와 그 전 소유자는 1985년경부터 원고들 토지에 설치된 통행로를 공장용지의 진입도로로 계속 사용하였다. 이러한 객관적 상태가 20년 이상 계속되었으므로 피고는 2005년 말경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도로시설 철거나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은 통행권의 취득일 뿐 무상사용권의 취득은 아니다. 피고가 종전 소유자로부터 무상사용 승낙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도로 설치와 사용으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손해액은 피고 측이 도로로 변경한 이후의 현황이 아니라 도로 개설 당시의 잡종지 상태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피고의 사용이 원고들의 사용·수익을 사실상 전부 배제했으므로 임료 상당액 전부가 보상대상이 된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피고의 통행지역권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에게 과거의 임료 상당 손해보상금과 통행로 사용이 종료될 때까지의 월별 손해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