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서울고등법원 2024. 3. 7. 선고 2023나2042561 판결
사건명: 주식인도청구
사건명: 주식인도청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7. 선고 2021가합557295 판결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85027 판결 주식매수선택권 제도는 임직원의 직무 충실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제도이고, 주주·채권자 등 다수 이해관계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적 성격이 있으므로 법률이 정한 2년 이상 재임·재직요건을 정관이나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완화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위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기초로, 법령상 재직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정관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계약으로 예외사유를 축소하여 재직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6조의3 제6항 이 사건 판결에서 적용한 당시 조문이다.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 부여에 관한 주주총회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임직원으로 재임하거나 재직하여야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규칙 제4조의4 제2항 이 사건 판결에서 적용한 당시 조문이다.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임직원 등이 사망하거나 정년 또는 그 밖에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임·퇴직한 경우에는 행사기간 동안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 상법 시행령 제30조 제6항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사람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임하거나 사직한 경우 등을 회사가 이사회 결의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할 수 있는 사유로 규정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2017. 8. 21.부터 피고 회사에서 IT 총괄실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7. 10. 19. 원고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피고 회사가 발행한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3,918주였고, 주식매수선택권의 총 행사가격은 70,524,000원이었다.
계약 제4조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기간을 부여일부터 2년이 되는 2019. 10. 19.부터 2022. 10. 18.까지로 정하면서, 행사일 현재 회사에 재직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행사기간 동안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었다.
- 임직원이 사망한 경우
- 정년퇴직한 경우
- 임원으로 승진하여 퇴직한 경우
- 임원이 임기만료로 퇴임한 경우
한편 계약 제8조 제1항은 임직원이 위 예외사유 이외의 사유로 퇴임하거나 퇴직하면 회사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원고는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일부터 약 7개월이 지난 2018. 5. 31.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전체 근무기간도 약 9개월에 불과하여 법령과 계약에서 요구하는 2년의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퇴직 경위
피고 회사가 먼저 원고에게 6개월분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퇴직을 제안하였다.
원고는 이를 받아들여 회사와 퇴직에 관한 확약을 체결하고,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은 다음 퇴직하였다.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과 지급명세서에는 퇴직사유가 ‘자발적 퇴직’으로 기재되었다.
다만 피고 회사는 원고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로 신고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9. 4. 15. 이사회를 열어 원고가 계약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로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하였다.
원고의 청구
원고는 회사의 경영상 필요나 퇴직 요구로 어쩔 수 없이 퇴직하였으므로 벤처기업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시행규칙 제4조의4 제2항은 강행규정이자 효력규정이므로, 정관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계약으로 법령상 예외사유를 축소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회사에 70,524,000원을 지급하는 것과 동시에 보통주 3,918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인도하라고 청구하였다. 주권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대상청구로 438,816,000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첫째, 정관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계약에서 벤처기업법 시행규칙이 정한 재직요건의 예외사유를 축소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회사가 먼저 퇴직을 권유하고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권고사직이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직한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셋째, 원고의 퇴직을 이유로 한 회사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가 적법한지가 문제 되었다.
2년 재직요건의 성격
주식매수선택권은 임직원이 직무에 충실하게 함으로써 기업가치 상승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또한 주식 발행과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에 영향을 주고 회사 채권자 등 다수 이해관계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므로 단순한 개인 간 계약과 달리 단체법적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법률이 정한 2년 이상 재직요건을 정관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계약으로 완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법률이 정한 요건보다 엄격한 행사조건을 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법원은 정관이나 부여계약에서 시행규칙상 재직요건의 예외사유를 축소·제한하여 법률상 2년 재직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까지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시행규칙 제4조의4 제2항은 정관이나 계약에 의한 예외사유의 축소를 일절 금지하는 강행규정 또는 효력규정이 아니라고 보았다.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직한 경우’의 의미
법원은 시행규칙에서 정한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임 또는 퇴직한 경우’를 엄격하게 해석하였다.
여기서 책임 없는 사유란 단순히 근로자에게 업무상 잘못이 없는 모든 퇴직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리해고나 부당해고처럼 임직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비자발적 퇴직을 의미한다.
만약 임직원에게 업무상 귀책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와 합의하여 자발적으로 퇴직한 경우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2년을 재직하지 않고 합의 퇴직한 사람도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임직원의 장기근속과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여를 유도하려는 재직요건의 취지에 반한다.
권고사직에 대한 판단
권고사직은 사용자가 먼저 퇴직을 제안한다는 점에서는 통상적인 자진 퇴직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만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해고와 달리, 근로자가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직 의사를 표시하고 회사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합의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된다.
따라서 회사가 먼저 퇴직을 권유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직한 경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퇴직이 실질적으로 강요되었거나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고려되었다.
- 원고가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퇴직확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는 6개월분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았다.
- 회사가 원고를 기망·협박하거나 퇴직을 강요했다고 볼 증거가 없었다.
-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에 퇴직사유가 ‘자발적 퇴직’으로 기재되었다.
- 원고가 퇴직처리의 효력을 다투거나 이의를 제기한 사정이 없었다.
회사가 고용보험 상실사유를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로 신고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원고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보았고, 그 기재만으로 실제 퇴직이 해고였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의 퇴직은 회사와의 합의에 따른 자발적 퇴직으로서 시행규칙에서 정한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직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주식매수선택권 취소의 효력
피고 회사 정관은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사람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임하거나 사직한 경우와 부여계약에서 정한 취소사유가 발생한 경우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부여계약 역시 사망·정년퇴직·임원 승진·임기만료 이외의 사유로 퇴임하거나 퇴직한 경우를 취소사유로 정하였다.
원고는 위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로 2년의 재직기간을 채우기 전에 퇴직하였다. 따라서 계약상 취소사유가 발생하였고, 피고 회사가 2019. 4. 15. 이사회 결의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제1심판단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로부터 행사가격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주권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판단
항소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와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항소심은 정관과 부여계약으로 시행규칙상 예외사유를 축소하는 것이 허용되고, 원고가 퇴직위로금을 받고 합의 퇴직한 것은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퇴직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법령과 계약이 요구하는 2년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회사의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취소도 적법하다고 보았다.
결론
원고의 주식인도청구와 대상청구는 모두 기각되었다.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회사의 권고에 따라 퇴직했더라도 근로자가 퇴직조건을 받아들이고 상당한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아 합의 퇴직하였다면, 특별한 강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주식매수선택권 재직요건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확정되었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의 2년 재직요건과 그 예외를 구체적으로 구분한 주요 판례이다.
법령이 정한 최소 재직요건을 정관이나 계약으로 완화할 수는 없지만, 재직요건의 예외사유를 법령보다 좁게 정함으로써 행사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는 단순히 근로자의 잘못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리해고·부당해고처럼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한 비자발적 퇴직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회사의 권고로 시작된 퇴직이라도 당사자의 합의와 퇴직위로금 지급을 거쳐 종료되었다면 원칙적으로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무적으로는 주식매수선택권자의 퇴직 사유를 판단할 때 고용보험 신고내용만 볼 것이 아니라, 퇴직합의서, 위로금 지급, 의사결정 과정, 강요 여부 및 퇴직처리에 대한 이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