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관련판례
- 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다72464 판결 집행력 있는 판결 정본을 가진 채권자에 대한 배당을 채무자가 다투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80. 9. 9. 선고 80다939 판결 상계적상은 양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한 경우뿐 아니라 수동채권의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된다.
-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6다24100 판결 등기신청권자가 불실등기의 형성에 관여하거나 이를 알고도 방치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상법 제39조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 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5365 판결 표현대표이사 책임은 회사가 대표이사 명칭 사용을 적극적 또는 묵시적으로 허용한 경우에 성립한다.
관련법령
- 민사소송법 제216조 ― 확정판결의 기판력
- 민사집행법 제44조 ―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
- 민사집행법 제154조 ― 배당이의의 소
- 민사집행법 제256조 ― 부동산 외의 담보권 실행절차에 대한 준용
- 민법 제492조 ― 상계의 요건
- 민법 제493조 ― 상계의 방법과 소급효
- 상법 제39조 ― 불실등기의 효력
- 상법 제395조 ― 표현대표이사의 행위와 회사의 책임
사실관계
의류도소매업과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의 주식은 소외 2와 소외 4가 각각 3만 주씩, 즉 50%씩 보유하고 있었다.
소외 2는 2005. 8. 5. 실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았음에도 기존 대표이사와 이사·감사가 사임하고 새로운 임원이 선임되었다는 내용의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여 공증받았다.
그 허위 의사록에 따라 선임된 것으로 기재된 임원들은 나머지 50% 주주인 소외 4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채 후속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를 교체하고, 그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연이어 선임하였다. 피고 4도 이러한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등기되었다.
별도의 소송에서는 위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들이 실제 개최되지 않았거나 나머지 50% 주주의 관여를 완전히 배제한 채 이루어져 성립과정에 현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부존재확인 판결이 확정되었다.
한편 적법하게 선임되지 않은 대표이사들이 회사 명의로 차입금 약정과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근저당권자인 망 소외 1은 경매절차에서 2007. 4. 25. 1,698,782,411원을 배당받았고, 원고 회사는 피담보채권의 존부와 범위 등을 다투며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핵심쟁점
- 확정판결이 있는 대여금채권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배당받은 경우, 채무자가 배당이의의 소로 다툴 수 있는지
- 배당이의소송에서 확정판결이 있는 피담보채권에 대해 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
- 50% 주주가 허위 결의를 만들어 대표이사 등기를 한 경우 회사가 상법 제39조의 불실등기 책임을 부담하는지
- 적법하지 않은 대표이사가 체결한 차입 및 근저당권설정계약에 관하여 회사가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을 부담하는지
법리
1. 담보권에 기초한 배당과 배당이의의 소
집행력 있는 판결 정본을 가진 채권자가 단순히 그 집행권원에 따라 배당을 받았다면 채무자는 원칙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근저당권 등 담보권의 우선변제권을 근거로 배당받았다면 배당의 직접적인 기초는 집행권원이 아니라 담보권이다. 따라서 채무자는 배당이의의 소를 통해 다음 사항을 다툴 수 있다.
-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 해당 채권이 담보 범위에 포함되는지
- 피담보채권이 어느 범위에서 존속하는지
- 우선변제권의 순위가 적정한지
피담보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이미 확정되었더라도 이행의 소와 배당이의의 소는 소송물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별도의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당이의의 소가 부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2. 배당이의소송에서의 상계
채무자는 배당이의소송에서 자신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이때 상계로 소멸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집행력이 아니라 담보권의 기초가 되는 피담보채권 자체이다. 따라서 상계를 주장하기 위해 별도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
상계의 효력은 상계적상이 발생한 때로 소급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회사의 손해배상채권과 망 소외 1의 대여금채권이 2005. 1. 7. 상계적상에 있었고, 원고 회사가 2010. 2. 11. 항소이유서 부본의 송달로 상계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대여금채권은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
3. 불실등기에 대한 회사의 책임
상법 제39조에 따른 불실등기 책임이 성립하려면 원칙적으로 등기가 등기신청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이루어져야 한다. 주식회사의 고의·과실은 원칙적으로 적법한 대표이사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회사가 직접 등기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 회사의 책임 있는 사유로 불실등기의 형성에 관여한 경우
- 회사가 불실등기의 존재를 알고도 시정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 그 밖에 회사가 고의·과실로 불실등기를 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우
그러나 등기신청권자가 아닌 50% 주주가 적법한 대표이사·이사와 나머지 50% 주주를 배제하고 허위 의사록과 부존재하는 결의를 이용하여 대표이사를 등기한 것은 회사가 등기 형성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허위 결의를 만든 사람이 회사 주식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주주라는 사정만으로 그 사람의 행위를 회사의 고의·과실과 동일시할 수도 없다.
4. 표현대표이사에 대한 회사의 책임
상법 제395조에 따라 회사가 표현대표이사의 행위에 책임을 지려면 다음 요건이 필요하다.
- 거래 상대방이 그 사람을 적법한 대표이사로 믿은 선의의 제3자일 것
- 회사가 대표이사 명칭의 사용을 적극적 또는 묵시적으로 허용하였을 것
회사의 허용이 인정되려면 진정한 대표이사가 이를 허용하거나, 적어도 이사회 결의에 필요한 수의 적법한 이사들이 대표이사 명칭 사용을 허용하여야 한다. 정관에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 최소한 이사 정원의 과반수 이사의 허용이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적법한 대표이사나 적법한 이사 과반수가 무권한자의 대표이사 명칭 사용을 허용했다고 볼 자료가 없었다. 따라서 상대방의 선의 여부와 별개로 회사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원심의 판단을 모두 정당하다고 보았다.
- 근저당권에 기초한 배당이므로 회사는 배당이의의 소로 다툴 수 있다.
- 회사는 배당이의소송에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피담보 대여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 허위 결의와 대표이사 등기에 회사가 관여하거나 이를 방치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상법 제39조의 불실등기 책임이 없다.
- 적법한 대표기관이 무권한자의 대표이사 명칭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으므로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책임도 없다.
결론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배당이의와 상계를 인정하고 회사의 불실등기 책임 및 표현대표이사 책임을 부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주주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주주의 불법적인 임원선임 및 등기행위를 회사의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명확히 하였다.
특히 불실등기 책임과 표현대표이사 책임 모두 회사 측의 귀책사유를 요구하지만, 그 판단 기준은 구별된다.
- 불실등기 책임은 회사가 등기에 관여하거나 불실등기를 알고도 방치했는지가 핵심이다.
- 표현대표이사 책임은 적법한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 결의에 필요한 수의 적법한 이사들이 대표 명칭 사용을 허용했는지가 핵심이다.
또한 확정판결이 존재하더라도 배당이 담보권의 우선변제권에 기초하였다면, 채무자는 배당이의의 소에서 피담보채권의 범위와 상계를 다툴 수 있다는 절차법상 기준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