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관련판례
- 대법원 1997. 1. 24. 선고 95다32273 판결 재판상 화해의 창설적 효력은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확정하기로 합의한 사항에 한정된다.
- 대법원 2001. 4. 27. 선고 99다17319 판결 당사자가 다투지 않았거나 화해의 전제로 양해한 데 불과한 사항에는 재판상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법률행위의 문언이 명확하지 않으면 체결 동기와 경위,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및 거래관행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1550 판결 법률행위 해석에 관한 일반 법리는 재판상 화해조항의 의미를 해석할 때에도 적용된다.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8652 판결 재평가적립금 등의 자본전입으로 발행된 무상주는 실질적으로 기존 주식이 분할된 것과 같다.
관련법령
- 민사소송법 제220조 ― 화해조서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
- 민법 제105조 ― 임의규정과 당사자의 의사
- 자산재평가법 제30조 ― 재평가적립금의 처분
- 상법 제329조의2 ― 주식의 분할
- 상법 제461조 ― 준비금의 자본금 전입과 무상주 발행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들을 포함한 망인의 상속인들은 1995. 9. 16.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면서 망인이 보유하던 회사 주식 48,085주를 피고들과 다른 상속인들이 각 4분의 1씩 상속하기로 하였다.
다만 피고들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서의 의사결정권한 일체를 원고에게 위임하기로 하였다. 피고들은 주식 보유기간 동안 배당을 받을 수 있으나, 신주인수권 행사 또는 주식배당 등으로 주식을 추가 취득하면 원고가 그 추가 주식에 대한 매수권을 갖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이후 당사자들은 일정한 조건이 성취되면 피고들이 원고에게 망인의 주식 48,085주에 관한 명의개서절차를 이행하고, 원고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의 재판상 화해를 하였다.
그런데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뒤 회사가 자산재평가적립금을 자본에 전입하여 무상증자를 실시하였고, 기존 주식을 보유한 피고들에게 신주가 배정되었다. 이에 원고는 화해 이후 발행된 무상주도 자신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며 피고들을 상대로 그 주권의 인도를 구하였다.
핵심쟁점
- 재판상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어느 범위까지 미치는지
- 기존 주식에 관한 화해조항의 효력이 화해 이후 발행된 무상주에도 직접 미치는지
- 자산재평가적립금의 자본전입으로 발행된 무상주가 기존 주식과 별개의 재산인지, 기존 주식의 변형물인지
- 화해조항의 문언에 무상주가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피고들이 이를 원고에게 인도해야 하는지
법리
1. 재판상 화해의 효력과 범위
재판상 화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창설적 효력도 가진다. 화해가 성립하면 종전의 법률관계를 기초로 한 권리·의무는 소멸하고 화해에서 정한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나 그 창설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확정하기로 합의한 사항에 한정된다. 다음 사항에는 원칙적으로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었던 사항
- 화해의 전제로 당사자가 서로 양해하고 있었을 뿐인 사항
- 화해의 문언과 합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별개의 권리관계
따라서 기존 주식 48,085주를 대상으로 한 화해조항의 효력이 화해 후 새로 발행된 신주에 당연히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2. 재판상 화해조항의 해석
화해조항도 일반적인 법률행위 해석의 원칙에 따라 그 객관적 의미를 확정해야 한다.
문언만으로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면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 화해조항의 문언과 전체 내용
- 상속재산분할협의 및 화해에 이르게 된 경위
- 당사자들이 달성하려 한 목적
- 화해 당시의 이해관계와 진정한 의사
- 거래관행과 사회 일반의 통념
- 사회정의와 형평의 관점
이 사건에서 당사자들은 원고가 회사 경영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망인이 보유하던 주식에 관한 지분적 권리를 원고에게 승계시키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3. 재평가적립금의 자본전입과 무상주의 성격
자산재평가적립금을 자본에 전입하여 무상주를 발행하면 회사의 자본금은 증가하지만 순자산에는 변동이 없다.
기존 주주의 입장에서도 보유 주식 수만 늘어날 뿐 다음 사항은 원칙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 회사 전체 자본금에 대한 지분 비율
- 주주가 보유한 전체 주식의 실질적 재산가치
- 회사에 대한 지배적·경제적 이해관계
따라서 이러한 무상주 발행은 실질적으로 기존 주식을 분할한 것과 같고, 발행된 무상주는 기존 주식의 변형물로 평가된다.
구체적 판단
대법원은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당시 화해의 직접적인 대상은 망인이 보유했던 기존 주식 48,085주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화해 이후 발행된 무상주에까지 화해조항의 창설적 효력이 당연히 미친다고 본 원심의 이유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음 사정을 근거로 피고들의 주권 인도의무는 인정하였다.
-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 피고들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서의 의사결정권한을 원고에게 위임하였다.
- 신주인수권 행사 또는 주식배당 등으로 취득한 추가 주식에 대해서도 원고가 매수권을 갖기로 약정하였다.
- 재판상 화해는 원고가 회사 경영에 필요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보장하는 내용이었다.
- 당사자들의 궁극적인 의사는 망인이 보유했던 주식의 지분적 권리를 원고가 승계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 재평가적립금의 자본전입으로 발행된 무상주는 독립적인 신규 투자로 취득한 주식이 아니라 기존 주식의 변형물이었다.
따라서 무상주에 화해조항의 창설적 효력이 직접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주식의 지분적 권리를 원고에게 귀속시키려는 당사자의 합의와 무상주의 변형물성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무상주를 표창하는 주권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들이 재판상 화해 이후 자산재평가적립금의 자본전입으로 배정받은 무상주의 주권을 원고에게 인도해야 한다는 원심의 결론이 확정되었다.
다만 대법원은 화해조항의 효력이 후발 무상주에 당연히 미친다는 원심의 이유는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와 무상주가 기존 주식의 변형물이라는 법리에 근거하여 같은 결론을 유지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재판상 화해의 효력 범위와 화해조항의 해석을 구별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해의 창설적 효력은 합의 대상에 한정되지만, 화해의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해석함으로써 후발적으로 발생한 권리의 귀속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평가적립금의 자본전입으로 발행된 무상주는 새로운 출자에 따라 취득한 독립적 재산이라기보다 기존 주식의 경제적·지분적 가치가 주식 수의 증가로 나타난 변형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