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원심: 서울고등법원 2009. 9. 10. 선고 2009나6907 판결
첨부 판결: 대법원 2009다88631 판결
관련규정
상법 제374조는 회사가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434조는 특별결의의 요건을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으로 정한다.
민법 제404조는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규정한다.
사실관계
피고 양도회사는 마을버스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발행주식 총수는 5,000주였고 주권은 발행되지 않았다.
양도회사는 2007. 12. 20. 이사회를 개최하여 회사의 영업 전체를 양도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어 2007. 12. 24.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되어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한 주주 2명이 영업양도에 찬성한 것처럼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행주식 과반수를 보유한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출석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
양도회사는 2007. 12. 26. 피고 양수회사와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여 회사의 영업 전체와 관련 자산을 양도하였다. 이후 관할 행정청에 여객운송사업 양도·양수신고를 하여 수리받았다.
원고는 양도회사의 발행주식 중 2,600주를 양수한 사람으로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청구하였다. 항소심에서는 추가로 양도회사를 대위하여 양수회사에 양도재산을 반환하라는 청구를 제기하였다.
소송의 결과
서울고등법원은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청구는 인용하였지만,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양도재산 반환청구는 각하하였다.
대법원은 특별결의 없이 체결된 영업양도계약이 무효라는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양수회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에서 구별해야 할 결론은 다음과 같다.
영업양도계약 무효확인청구: 인용
양도재산 반환에 관한 채권자대위청구: 각하
대위청구 각하 사유: 원고에게 양도회사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없었기 때문
법원의 판단
1. 영업 전체의 양도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양도회사는 회사의 영업 전체와 유·무형의 권리 및 자산을 양수회사에 이전하였다.
2. 실질적인 주주를 배제한 결의는 특별결의가 아니다
영업양도 승인 당시 양도회사의 발행주식 과반수를 보유한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들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도 없었다.
명의개서가 다른 사람 앞으로 변경되었더라도 그 명의개서가 적법하지 않다면 실제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종전 주식양수인이다.
법원은 발행주식 과반수를 보유한 주주들을 배제하고 작성된 주주총회 의사록만으로는 적법한 특별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특별결의 없는 영업양도계약은 무효이다
대법원은 양도회사가 발행주식 과반수 소유자들에게 주주총회 소집을 통지하지 않았고 그들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피고 회사가 그 발행 주식의 과반수 소유자인 소외 1과 소외 9에게 위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통지하거나 소외 1, 9가 위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바가 없는 이상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특별결의 흠결은 단순한 내부절차 위반에 그치지 않고 영업양도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사유가 된다.
채권자대위에 의한 양도재산 반환청구
1. 무효인 영업양도계약에 따른 반환청구권은 회사에 귀속한다
영업양도계약이 무효라면 양수회사는 양도받은 재산을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다.
따라서 양도회사는 양수회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권리를 갖는다.
영업용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권
차량·기계·설비·재고자산의 반환청구권
영업권과 사업면허 명의의 원상회복청구권
이전된 채권·계약상 지위의 반환청구권
양수인이 취득한 금전·수익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이 반환청구권의 권리자는 주주나 일반채권자가 아니라 양도회사이다.
2. 회사 채권자는 반환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회사가 양수인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무자력 상태에 있다면, 회사 채권자는 민법 제404조에 따라 회사를 대위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소송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대위채권자: 양도회사에 대한 채권자
채무자: 영업을 양도한 회사
제3채무자: 영업을 양수한 회사
피보전채권: 채권자의 양도회사에 대한 금전채권
피대위권리: 양도회사의 양수회사에 대한 양도재산 반환청구권
채권자는 자신의 권리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양도회사가 가진 반환청구권을 대신 행사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를 주장한다.
3. 이 사건에서 대위반환청구가 각하된 이유
원고는 주주의 지위에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하면서, 항소심에서 양도회사를 대위하여 양수회사에 양도재산을 반환하라는 청구를 추가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보유한 것은 양도회사의 주식이었다. 주주는 회사와 별개의 법적 인격을 가지므로, 주식을 보유한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이나 반환청구권을 취득하지 않는다.
서울고등법원은 원고가 양도회사에 대하여 대위권 행사로 보전할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양도재산 반환청구는 본안에서 이유가 없어 기각된 것이 아니라 대위소송의 당사자적격이 없어 각하되었다.
4. 이 판결이 전제한 채권자의 대위반환청구 가능성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채권자대위소송에 있어서 대위에 의하여 보전될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권자가 스스로 원고가 되어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원고로서의 자격이 없게 되는 것이어서 그 대위소송은 부적법하여 각하될 수밖에 없다.”
이는 반대로 다음 요건이 충족된다면 대위소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원고가 양도회사에 대한 채권자일 것
양도회사가 무자력 상태에 있을 것
양도회사가 양수인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
특별결의 흠결 등으로 영업양도계약이 무효일 것
양도재산의 반환이 채권 보전을 위하여 필요할 것
따라서 이 사건에서 반환청구가 각하된 것은 영업양도 무효에 따른 반환청구권이 대위행사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다. 원고가 주주일 뿐 양도회사에 대한 채권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 대한 피보전채권을 가진 채권자라면, 특별결의 없는 영업양도의 무효를 원인으로 회사를 대위하여 양수인에게 양도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판결의 중요한 함의이다.
대법원 2005다38843 판결과의 관계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5다38843 판결은 이러한 대위반환청구의 가능성을 더욱 명확하게 인정하였다.
이 판결은 채무자가 제3자에게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면허만을 양도한 계약이 무효인 경우, 회사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면허권자 명의를 회사 앞으로 변경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사업면허만을 독립적으로 압류·환가하기 어렵더라도 면허와 영업시설을 일체로 하여 강제집행할 수 있으므로, 면허 명의를 회사 앞으로 회복하면 회사의 책임재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대법원 2009다88631 판결: 특별결의 없는 영업양도는 무효이다.
서울고등법원 2009나6907 판결: 주주는 회사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없어 회사의 반환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
대법원 2005다38843 판결: 회사 채권자는 무효인 사업양도의 원상회복을 위하여 명의회복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 2018다228462, 228479 판결과의 관계
대법원 2022. 6. 9. 선고 2018다228462, 228479 판결은 주주나 일반채권자가 자신의 지위에서 회사와 제3자 사이의 영업양도계약에 직접 개입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에 따르면 회사 채권자가 영업양도로 회사의 변제자력이 감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직접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채권자가 회사를 대위하여 양도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것과는 구별된다.
직접 무효확인청구
채권자가 자기의 권리로 영업양도계약 자체의 무효확인을 구한다. 영업양도가 채권자의 권리나 법적 지위를 직접 변경하지 않는 이상 확인의 이익이 없다.
채권자대위에 의한 반환청구
채권자가 회사의 양수인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대신 행사한다. 영업양도계약의 무효는 반환청구권의 발생 근거이자 청구원인이 된다.
따라서 대법원 2018다228462, 228479 판결은 채권자의 직접 무효확인청구를 제한한 것이지, 민법 제404조의 요건을 갖춘 채권자대위에 의한 반환청구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법원 2005다38843 판결과 이 사건 원심판결을 종합하면, 채권자는 직접 무효확인청구 대신 대위반환청구라는 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적절하다.
2009다88631 판결의 현재적 의미
이 사건 원심은 원고가 발행주식 과반수를 양수하였고 영업 전체의 양도로 회사의 존립이 불가능해진다는 특별한 사정을 들어 주주의 직접 무효확인청구에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였다. 대법원도 영업양도계약이 무효라는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2018다228462, 228479 판결은 주주가 회사 재산관계에 직접적인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지 않으므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직접 구할 수 없다는 일반원칙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현재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2009다88631 사건에서 인정된 주주의 직접 무효확인청구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반면 다음 두 가지 법리는 현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체결된 영업 전부 양도계약은 무효이다.
그 무효로 인하여 회사가 가지는 양도재산 반환청구권은 회사 채권자가 민법 제404조의 요건을 갖추어 대위행사할 수 있다.
실무상 청구 구조
1. 청구취지
양도재산이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청구할 수 있다.
피고는 소외 주식회사에 별지 목록 기재 양도재산을 인도하라.
부동산이 이전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청구한다.
피고는 소외 주식회사에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소 ○년 ○월 ○일 접수 제○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
면허·사업시행권 등이 이전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다.
피고는 소외 주식회사에 별지 기재 사업에 관한 면허권자 또는 사업주체 명의를 소외 주식회사 앞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이행하라.
2. 청구원인
채권자는 다음 사실을 주장·증명해야 한다.
원고의 양도회사에 대한 피보전채권
양도회사의 무자력
양도회사가 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실
양도대상이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라는 사실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없거나 부존재한다는 사실
무효인 계약에 따라 재산이 양수인에게 이전되었다는 사실
양도회사의 양수인에 대한 반환·말소·명의회복청구권
3. 보전처분과 강제집행
대위반환청구는 양도재산을 회사의 책임재산으로 회복시키는 절차이다. 승소만으로 채권자가 우선변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채권 회수를 위해서는 다음 조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양도재산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
양수인의 반환채무 또는 부당이득반환채무에 대한 가압류
양도회사에 대한 집행권원 확보
반환된 재산에 대한 압류·경매
다른 채권자와의 배당절차 참여
4. 동시이행항변
영업양도계약이 무효라면 양도회사도 양수인으로부터 받은 양도대금이나 경제적 대가를 반환해야 한다.
대법원 2005다38843 판결은 무효인 쌍무계약에서 양 당사자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채권자가 회사를 대위하여 양도재산 반환을 청구하면 양수인은 양도대금 반환과의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 있다.
소송 전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실제 지급된 양도대금
양수인이 인수하거나 대위변제한 회사 채무
양도회사가 반환해야 할 금전
반환재산의 현재 가치
양도재산에 설정된 담보권
반환의무와 대금반환의무의 동시이행 범위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특별결의 없는 영업양도의 무효와 채권자대위에 의한 원상회복을 연결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주주에게는 회사의 양수인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대위할 피보전채권이 없으므로 대위반환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을 가진 채권자는 무자력과 권리 불행사 등 대위요건을 갖추면 회사를 대위하여 양도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판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회사 채권자는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직접 구할 수는 없지만,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는 영업양도가 무효임을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면서 회사를 대위하여 양수인에게 양도재산의 반환·등기말소·면허 및 사업주체 명의의 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채권자의 회사에 대한 피보전채권과 회사의 무자력·권리 불행사가 핵심 요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