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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판결
가. 서울고등법원 2016. 11. 11. 선고 2015나2029860 판결〔손해배상(기)〕 — 확정
보험대리점 회사와 교육실장·채용담당자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원고들의 항소와 항소심에서 추가된 보험대리점 회사의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첨부 사건 진행 화면을 기준으로 확정된 사례로 정리한다. 다만 화면에 표시된 항소심의 ‘원고일부승’은 첨부 판결문의 주문과 일치하지 않으므로, 청구 결과는 판결문에 따라 기재한다.
나.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27. 선고 2014가합507353 판결〔손해배상(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고객정보의 무단 사용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교육실장·채용담당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같은 결론을 유지하면서 고객정보 사용 합의와 사직 의사표시의 효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판단하였다.
관련판례
첨부된 제1심 및 항소심 판결문에는 판단 근거로 별도로 인용한 선행판례가 없다.
관련법령
가. 보험업법 제97조 제1항 제5호 — 부당한 보험계약 전환의 금지
항소심 판결이 직접 인용한 조문이다.
판결에 기재된 규정은, 보험계약 체결·모집에 종사하는 자가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면서 보장 내용 등이 비슷한 새로운 보험계약에 가입하도록 하거나, 반대로 새로운 보험계약 가입을 통해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는 행위 및 그 권유 등을 금지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가 주장한 ‘승환계약’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판결문에는 이 조문에 관한 ‘구법’ 또는 개정 법률번호·개정일의 한정 표시가 없으므로, 판결 표기대로 기재한다.
나. 민법 제390조 및 제750조 — 계약 위반·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고객정보 사용 약정 위반 또는 위법한 영업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이해하기 위한 관련 조문이다. 판결문에서 조문 번호를 직접 인용한 것은 아니다.
다. 위촉계약의 관련 조항
위촉계약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제2조: 위촉자는 독립사업자로 업무를 수행하고, 고용·근로관계 및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 제3조: 계약기간은 1년이며, 정해진 방식의 갱신 거절 통보가 없으면 1년씩 자동 갱신한다는 내용
- 제13조 제1항: 위촉자는 언제든지 서면으로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
다만 이러한 계약 문구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한 사건은 아니다. 항소심은 사직서 제출에 따른 계약 종료와 그 의사표시의 하자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 보험대리점 회사, 보험회사, 기존 대리점의 관계자들
원고 A회사는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피고 D회사는 보험회사이다.
A회사는 2009년 2월 12일 D회사와 생명보험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뒤, 전화판매 방식으로 D회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하였다.
F는 A회사의 대표이사였고, 이후 직영 전환된 지점의 지점장이 된 사람이다. F 자신은 이 사건의 원고가 아니다.
원고 B는 F의 배우자로서 교육실장으로, 원고 C는 F의 친족으로서 채용담당자로 근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A회사의 고객정보 관련 청구와 B·C 개인의 계약 종료 관련 청구가 함께 제기된 사건이다.
나. 직영 전환 — 종전 대리점계약을 남겨 둔 채 운영방식을 바꾸었다
D회사는 2011년 12월경 F과 사이에 기존 대리점을 실질적으로 D회사의 직영지점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
F은 2011년 12월 15일 A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D회사와 별도의 사업BM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2012년 1월 1일부터 직영지점인 G지점을 운영하였다.
그러나 A회사와 D회사 사이의 종전 대리점계약 자체를 없애지는 않았다.
기존 보험계약에 따른 유지수수료를 A회사에 지급하고, 기존 보험계약이 해지되면 이미 지급한 수수료를 A회사로부터 환수하는 등의 정산관계를 계속 처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신규 영업조직은 보험회사의 직영지점으로 운영하되, 과거 모집한 보험계약에 관한 수수료 정산관계는 A회사에 남겨 둔 구조였다.
다. 고객정보 처리 — 일정한 기존 계약의 정보를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하기로 하였다
A회사가 종전 대리점 영업을 통해 모집한 보험계약의 고객정보를 판결에서는 ‘기계약DB’라고 표현하였다.
이 고객정보는 보험계약이 체결될 때 대리점인 A회사뿐 아니라 보험자인 D회사에도 제공되었다.
D회사는 직영 전환 당시 다음과 같은 활용 방안을 계획하였고, A회사도 이를 알고 있었다.
A회사와 협의하여 보험료가 일정 회수 이상 납입된 계약의 고객정보를 고객센터에서 업데이트한 뒤,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조직에서 활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건의 수수료 정산방식상, 보험료가 13회분까지 납입된 계약에 관해서는 A회사에 관련 수수료가 전액 지급되었다.
이에 D회사는 2012년 3월 7일 A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F에게 이메일을 보내, A회사에 수수료 환수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13회분 납입 완료 계약의 고객정보를 고객센터로 이관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F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항소심은 이러한 경위를 종합하여 해당 고객정보를 D회사가 보험판매 영업에 이용하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였다.
라. A회사의 주장 — 고객정보를 무단 사용하여 기존 계약을 해지시켰다는 주장
A회사는 D회사가 협의 없이 고객정보 4,933건을 사용하여 다른 지점에서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주장하였다.
구체적으로 여의도FC지점에서 58건, VIP지점에서 75건 이상의 부당한 승환계약을 체결하여 기존 보험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주장이었다.
A회사는 이로 인해 다음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 이미 받은 모집수수료·유지수수료를 환수당한 손해
- 앞으로 받을 유지수수료를 받지 못한 손해
- 고객정보의 매매가액에 해당하는 손해
A회사는 고객정보 1건의 가치를 6만 원으로 계산하여 295,980,000원=4,933건×6만 원을 청구하였다. 항소취지에서는 주위적 청구의 불복 범위를 147,990,000원으로 정하였고, 항소심에서 예비적으로 위자료 청구도 추가하였다.
위 계약 건수, 부당한 승환 및 손해액은 A회사의 주장이다. 법원이 그대로 인정한 사실이 아니다.
마. 법원이 인정한 사실 — 일부 고객에 대한 신규 영업은 있었지만 위법성과 손해는 입증되지 않았다
항소심은 D회사의 다른 지점 설계사들이 해당 고객정보에 포함된 일부 고객에게 새로운 보험계약 가입을 권유하거나, 실제로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다음 사항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첫째, 새로운 보험계약을 어떤 경위로 체결했는지, 기존 계약과 새로운 계약의 보장 내용이 어떻게 유사한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둘째, 기존 계약이 종료되어 A회사가 실제로 수수료를 환수당하거나 장래 유지수수료를 받지 못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입증되지 않았다.
셋째, D회사가 고객정보를 이용해 영업실적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A회사에 별도의 고객정보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였다.
바. B·C의 위촉계약 — 1년 계약기간 중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직영 전환 당시 B와 C는 D회사와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 B는 교육실장, C는 채용담당자 직책을 맡았다.
2012년 5월경 D회사의 영업부장은 지점장 F에게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면서, 인건비에 비해 업무량이 적은 교육실장과 채용담당자를 사직시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후 B는 2012년 5월 25일자로 가사전담 등 일신상의 사유를 기재한 사직서를, C는 2012년 6월경 개인적인 사유를 기재한 사직서를 작성하였다.
F은 지점장 명의로 이들의 사직서를 첨부하여 D회사에 해임요청서를 제출하였다.
사. B·C의 청구 — 강요에 의한 사직이므로 남은 계약기간의 소득을 배상하라는 주장
B와 C는 자신들이 회사의 강요 때문에 사직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는 부당해고 또는 부당한 위임계약 해지라고 주장하였다.
청구액은 남은 계약기간에 받을 수 있었다는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하였다.
- B: 월평균 314만 원×잔여 7개월=21,980,000원
- C: 월평균 217만 원×잔여 6개월=13,020,000원
그러나 항소심은 회사가 F에게 인력조정을 요구한 사실과 별개로, F과 B·C 사이에서 어떤 경위로 사직서가 작성·제출되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사직 의사표시에 강요 등 하자가 있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고객정보의 실제 사용과 무단 사용은 구별해야 한다
제1심은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이관·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일부 고객에 대한 신규 영업이 실제로 이루어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사자 사이에 고객정보 사용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의 핵심은 고객정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지 않다. 사용 사실이 있더라도 합의된 범위의 사용이라면, 이를 무단 사용이라고 전제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A회사와 D회사 사이의 사용 합의에 관한 판단이다. 고객 개인의 동의 등 개인정보 관련 법령상 요건 전반을 심사하여 적법성을 인정한 판결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나. 이의 제기가 없었다는 사실은 사전 계획과 통지 내용에 연결하여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F이 이메일에 답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의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
직영 전환 당시부터 A회사와 협의하여 고객정보를 활용한다는 계획이 있었고, A회사가 그 계획을 알고 있었으며, 이후 수수료 환수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특정 범위의 고객정보를 이관한다는 구체적인 통지가 이루어졌다는 사정을 종합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어도 통지 후 침묵하면 고객정보 사용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사례가 아니다.
다. 기존 고객의 신규 보험 가입만으로 부당한 승환계약이 성립하지 않는다
보험업법상 금지되는 행위인지 판단하려면, 단순히 기존 고객이 새로운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넘어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기존 보험계약과 새로운 보험계약의 보장 내용 등의 유사성
- 기존 계약의 소멸과 새로운 계약의 청약 경위
- 기존 계약을 소멸시킨 행위의 부당성
항소심은 새로운 계약의 구체적 체결 경위와 보장 내용의 유사성을 알기 어렵다고 보았다.
판결은 일부 설계사가 기존 보험료 미납을 유도한 경우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에서 주장된 보험업법상 금지행위가 입증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보험료 미납 유도 행위를 일반적으로 허용한 취지는 아니다.
라. 고객정보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매매가액 상당의 손해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이 사건 고객정보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부터 보험회사에도 제공되었고, 법원은 그 사용에 관한 합의도 인정하였다.
또한 해당 기존 계약에 관하여 A회사가 받을 수수료는 전액 지급되는 구조였다.
이러한 사정 아래에서 D회사가 고객정보를 활용하여 다른 지점의 영업실적을 높였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고객정보 사용료나 매매대금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고객정보 건수×건당 거래가격’이라는 계산만으로 손해액을 인정받을 수는 없었다. 별도의 유상 사용 관계 또는 배상해야 할 손해의 발생 근거가 먼저 확인되어야 했다.
마. 수수료 손해는 실제 환수·미지급 사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기존 보험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사실과, 그 때문에 대리점에 수수료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구별된다.
A회사는 D회사의 행위 때문에 어떤 계약의 수수료를 실제 환수당했는지, 어떤 유지수수료를 받을 수 없게 되었는지를 입증해야 했다.
항소심은 그러한 손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예비적 위자료 청구도 같은 고객정보 무단 사용·부당한 승환행위 등을 전제로 하였으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인의 위자료 청구 가능성 자체를 일반적으로 부정한 판결은 아니다.
바. 회사의 인력조정 요구와 강요에 의한 사직은 동일하지 않다
D회사가 지점장 F에게 B·C를 사직시키라는 취지로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B·C가 제출한 사직서가 강요에 의한 하자 있는 의사표시라고 인정되지는 않았다. 항소심은 실제 사직서 작성·제출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에 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청구를 기각하였다.
또한 계약기간이 1년으로 정해져 있더라도, 위촉자가 서면으로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유효하게 사직하였다면 잔여기간의 소득이 당연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교육실장·채용담당자는 근로자가 아니라거나, 회사가 1년의 위촉기간 중 언제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판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사. 계약과 손해의 귀속 주체를 구분해야 한다
A회사의 기존 대리점계약, F의 직영지점 운영 위임계약, B·C의 위촉계약은 당사자와 내용이 서로 달랐다.
실제로 A회사는 D회사가 은행 고객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하였으나, 법원은 해당 약정이 직영지점 대표인 F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었고, 그 미이행으로 종전 대리점인 A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직영 전환 과정의 분쟁에서는 어느 당사자가 어떤 계약상 권리를 보유하고, 누구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분리하여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