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1994년 12월 27일 선고 93다34183 판결〔소유권이전등기말소〕
하급심 및 확정 경과
- 제1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2년 4월 1일 선고 91가합12098 판결 — 원고 청구기각.
- 원심: 서울고등법원 1993년 6월 1일 선고 92나25122 판결 — 원고 항소기각.
- 대법원: 1994년 12월 27일 선고 93다34183 판결 — 원고 상고기각. 경락인과 전득자를 상대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는 원고 패소로 확정되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75년 12월 9일 선고 75다746 판결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판결이다. 등기말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후 경락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자에게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지에 관한 선례이다.
- 대법원 1994년 12월 27일 선고 94다4684 판결 소유권확인소송의 확정판결은 이후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에서도 선결문제로 작용하므로, 후소 법원은 전소의 소유권 존부 판단에 구속된다. .
- 대법원 2000년 2월 25일 선고 99다55472 판결 선결관계에 따른 기판력을 인정하면서도, 판결이유에서 판단한 모든 법률관계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명확히 하였다.
관련 법령
-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2조 제1항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에 관한 규정이다. 현행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에 대응한다.
-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4조 제1항 확정판결의 효력이 당사자와 변론종결 후 승계인 등에게 미친다는 규정이다. 현행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에 대응한다.
판결 당시에는 위 조항을 ‘민사소송법 제202조·제204조’로 표시하였으나, 현행 조문과 구별하기 위해 구법 표기를 덧붙였다.
사실관계
아내 등이 서류를 위조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는 주장
원고 소유 부동산에는 1983년 7월 20일 상호신용금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
원고는 당시 자신의 아내가 다른 사람들과 공모하여 원고의 인감도장을 도용하고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마련하여, 원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이유로 상호신용금고를 상대로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소송을 제기하였다.
근저당권 말소소송에서 패소한 뒤 형사 유죄판결을 받음
전소 제1심은 1986년 11월 7일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87나76 사건은 1987년 4월 15일 변론을 종결하고 같은 해 5월 13일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도 같은 해 9월 22일 87다카1415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후 원고의 고소로 아내에 대한 사문서위조·행사 등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이를 토대로 민사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되어 확정되었다.
부동산을 취득한 경락인과 전득자를 상대로 다시 소송
한편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피고 B와 C가 1987년 7월 6일 부동산을 경락취득하고 같은 해 9월 24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 D는 이들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여 1988년 4월 19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이번에는 B·C·D를 상대로, “위조서류로 설정된 근저당권이 무효이므로, 이를 기초로 이루어진 경락과 후속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는 이유로 각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이것이 이 사건이다.
법리
경락인과 전득자도 전소 확정판결의 효력을 받는다
피고들이 부동산을 취득한 시점은 모두 전소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1987년 4월 15일 이후였다.
대법원은 이들이 전소에서 승소한 상호신용금고의 근저당권 실행을 통해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이를 전득한 사람들이므로, 전소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변론종결 후 승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이 전소의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사정만으로 기판력의 적용을 벗어날 수는 없다.
청구가 달라도 전소 판단이 후소의 전제가 되면 기판력이 작용한다
두 소송의 청구는 서로 달랐다.
그러나 후소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려면 먼저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무효라는 판단을 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 문제가 전소 판결과 연결되는 선결적 법률관계라고 보았다.
그 결과, 후소 법원은 전소 확정판결에 구속되어 원고가 주장하는 근저당권의 무효를 다시 인정하고 이를 기초로 피고들의 등기를 말소하도록 명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소송물이 동일하지 않더라도 선결관계에 있으면 기판력이 작용한다는 사례이다. 대법원-93다34183
위조죄의 유죄판결을 받았어도 민사 확정판결의 효력이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는다
원고는 형사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전소 민사판결은 재심으로 취소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재심기간을 놓쳐 불이익을 입었다는 사정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을 제한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형사 유죄판결을 근거로 경락인과 전득자에게 별도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도 전소의 기판력을 넘을 수 없었다.
판결이유의 모든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앞선 판결에서 언급한 쟁점은 이후 어떤 소송에서도 다툴 수 없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기판력은 원칙적으로 주문에 포함된 소송물인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발생한다. 실무에서는 전소와 후소에 공통된 쟁점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전소의 기판력 있는 법률관계가 후소의 판단에 어떤 선결관계를 가지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실무적 유의점
- 청구와 피고를 바꾸는 것만으로 기판력을 피할 수 없다. 근저당권 말소에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로 청구를 변경하더라도, 후소의 인용이 전소와 모순되는 판단을 전제로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 승계 시점은 판결 확정일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검토한다. 이 사건 경락취득은 전소 대법원 판결 선고 전이었지만, 이미 사실심 변론종결 후였으므로 승계인에 해당하였다.
- 형사판결 확보와 민사 재심기간 관리를 함께 해야 한다. 이 사건은 위조에 관한 유죄판결을 확보하고도 재심기간을 놓쳐 민사 확정판결의 효력을 제거하지 못한 사례이다.
- 이 사건의 패소 근거는 전소의 기판력이다. 원심은 그 이유만으로 나머지 사항을 더 판단하지 않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이를 경락인의 선의나 등기의 공신력을 근거로 권리취득을 보호한 판결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