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재개발 수용재결의 취소와 보상금 공탁의 효력

핵심 결론 보상금 수령을 거절할 것이 명백하면 실제로 돈을 건네지 않고도 공탁할 수 있다. 일부 지장물의 감정평가가 누락됐더라도 재결에서 해당 물건의 보상액을 정했다면, 이 사건처럼 수용재결 취소가 아닌 보상금 증액소송으로 다투어야 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5두33430, 2009두4845

해당 판례

광주고등법원 2025. 2. 19. 선고 (전주)2024누490 판결 [수용재결취소등]
재개발사업의 현금청산자들이 조합설립인가와 사업시행계획의 무효, 수용재결의 취소 또는 실효를 주장한 사건이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아래 내용은 항소심 판결문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제공된 사건 진행 내역에 따르면 대법원 2025두33430 사건에서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하급심 및 확정 경과
구분판결결과
제1심전주지방법원 2024. 5. 9. 선고 2023구합11075 판결원고들의 청구 기각
항소심광주고등법원 2025. 2. 19. 선고 (전주)2024누490 판결원고들의 항소 기각
상고심대법원 2025두33430심리불속행 상고기각으로 확정
원고 B는 항소심에서 수용재결 취소청구와 실효확인청구를 취하하였다. 따라서 항소심의 해당 판단은 B를 제외한 원고들을 대상으로 한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5. 6. 13. 선고 94누9085 판결 보상금을 받을 사람이 수령을 거절하거나 거절할 것이 명백하면, 사업시행자는 현실제공 없이 보상금을 공탁할 수 있다. 공탁요건이 충족된 이상 공탁원인에 일부 사실과 다른 기재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공탁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다17373 판결 보상금을 공탁했더라도 법정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공탁이 무효라면,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공탁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수용재결이 실효될 수 있다.
  •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4845 판결 조합설립 동의의 내용은 동의서에 법정사항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동의의 진정성은 동의서와 인감증명서의 인영이 동일한지를 기준으로 심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인감증명서 첨부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보상금 증액소송의 상대방을 정하는 규정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 제2항이다. 토지소유자 등이 증액을 구할 때에는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한다.

사실관계

1. 재개발사업과 현금청산자들의 수용

J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전주시 덕진구 일대 37,306.8㎡에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였다.
전주시장은 2010년 1월 26일 조합설립을 인가하였다. 이후 2019년 11월 28일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하고, 같은 해 12월 13일 이를 고시하였다.
원고들은 사업구역 안의 토지·지장물·영업권 소유자들로서, 분양신청 기간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자가 되었다. 조합과 보상협의가 성립하지 않자 조합은 전라북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하였다.

2. 감정평가와 수용재결

토지수용위원회가 선정한 감정평가법인들은 2023년 4월 14일 현장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소유자들의 부재·연락두절이나 평가 거부 등으로 일부 지장물의 내부 상태 등을 확인하지 못했고, 해당 지장물의 감정가액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다.
토지수용위원회는 이러한 감정평가서 등을 바탕으로 2023년 5월 19일 수용재결을 하면서 수용개시일을 2023년 7월 14일로 정하였다.
이때 감정가액이 산정되지 않은 지장물도 수용대상에 포함하고, 각각의 보상금액을 정하였다.

3. 보상금 공탁

조합은 원고 C·D·E·F·G·H·I의 보상금 전액을 2023년 7월 12일 공탁하였다. 공탁 사유는 보상금 수령 거절이었다.
원고 A의 보상금은 그 보상금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이 있었으므로, 이를 이유로 수용개시일인 2023년 7월 14일 전액 공탁하였다.

4. 원고들이 다툰 내용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대상원고들의 주장
조합설립인가소유자 수를 잘못 계산했고, 동의서와 인감증명서에도 하자가 있어 필요한 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했다.
사업시행계획조합이 직접 적법한 매장문화재 지표조사를 하지 않았다.
수용재결감정평가 사전 통지·증표 제시가 없었고, 지장물 감정평가도 누락되었다. A의 영업권에 관한 보상협의도 없었다.
보상금 공탁실제로 보상금을 제공하지 않은 채 공탁했으므로 공탁은 무효이고, 수용재결도 실효되었다.

법리

1. 조합설립 동의율의 계산 오류가 있어도 법정 동의율을 충족했다

법원은 여러 부동산을 소유한 전주시를 2명으로 계산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전주시는 1명으로 계산해야 하므로 토지등소유자 총수는 306명이 아닌 305명이었다.
그러나 이를 바로잡으면 동의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동의자 233명 ÷ 전체 소유자 305명 × 100 = 76.39%
당시 필요한 동의율인 75%를 여전히 넘었으므로, 이 계산 오류는 조합설립인가를 무효로 만들 사유가 되지 않았다.
동의서의 인영이 흐리거나 인감증명서 사본이 제출되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더 선명한 자료를 통해 인영의 동일성을 확인했고, 인감증명서의 사용용도와 신분증 첨부 등의 사정에 비추어 종전 절차에서 인감증명서가 제출된 경우라고 판단하였다.
이는 인감증명서 사본이면 언제나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라, 종전 제출 경위와 동의의 진정성이 확인된 이 사건의 판단이다.

2. 이미 조사 결과가 확인된 지역에서 조합 명의로 같은 절차를 반복할 필요는 없었다

사업구역에는 조합설립 전인 2007년에 추진위원회가 의뢰한 문화재 지표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기존 아파트와 주택 건설로 지형과 지층이 이미 훼손되어 있었고 유구·유물의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다. 관계 행정청은 이 보고서를 검토하고 문화재 보존대책을 협의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따라 지표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공사할 수 있는 법정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미 필요한 자료가 제출되어 확인된 사항을 조합이 다시 증명해야 한다고 보지도 않았다.
따라서 조합 명의로 지표조사를 새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시행계획을 무효라고 할 수 없었다.

3. 감정평가를 의뢰한 주체에 따라 적용되는 출입 규정을 구분했다

원고들은 감정평가를 위한 출입일 5일 전까지 통지하지 않았고, 감정평가사들이 법정 증표와 허가증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이 근거로 든 규정이 사업시행자 또는 사업시행자로부터 의뢰받은 감정평가법인 등의 출입·조사를 규율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 감정평가는 조합이 아닌 토지수용위원회가 재결을 위하여 의뢰한 평가였으므로, 해당 규정 위반을 이유로 수용재결을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실지조사를 못 했다고 감정평가 자체를 생략할 수는 없다

법원은 이 부분에서 감정평가의 잘못을 인정하였다.
소유자의 거부 등으로 현장조사를 하지 못하더라도, 감정평가법인은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여 감정가액을 산정해야 한다. 현장조사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물건의 감정평가 자체를 생략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토지수용위원회가 해당 지장물을 수용대상에 포함하고 개별 보상금액도 정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감정평가 누락은 보상금액이 적정한지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하자는 수용재결 자체를 취소할 독립적이고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 보상금 증액소송에서 다툴 사유라고 판단하였다. 보상금액 자체가 적정하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5. 보상협의가 결렬된 것과 협의절차를 생략한 것은 다르다

원고 A는 자신의 영업권에 대해 보상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조합은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A에게 협의기간·장소·방법·보상금액 등을 적은 협의요청서를 발송하였다. 법원은 협의를 요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라고 보아, 협의절차를 생략했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6. 보상금 수령 거절이 명백하면 현실제공 없이도 공탁할 수 있다

수용재결은 수용개시일까지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공탁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는다. 공탁이 무효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보상금을 받을 사람이 수령을 거절하거나 거절할 것이 명백하면, 사업시행자는 실제로 돈을 건네는 절차 없이 공탁할 수 있다.
법원은 C·D·E·F·G·H·I에 관하여 다음 사정을 종합하였다.
  • 조합의 방문과 전화 등 연락을 거부하거나 회피하였다.
  • 감정평가와 손실보상 협의에 협조하지 않았다.
  • 조합설립부터 수용재결까지 사업 전반의 효력을 다투었다.
  • 재결서를 받아 보상금액을 알고도 공탁일까지 보상금을 수령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보상금 수령을 거절할 것이 명백했다고 보아 공탁을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수령 거절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공탁서에 실제 경위와 달리 “현실제공하였으나 수령거부”라고 기재했더라도, 실질적인 공탁요건이 충족된 이상 그 기재만으로 공탁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A에 대한 공탁은 수령 거절이 아니라 보상금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근거로 하므로 별도로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수용 자체의 위법과 보상금액의 부족을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수용대상과 개별 보상액이 정해져 있다면, 평가 누락이나 부실은 보상금 증액소송에서 다툴 문제일 수 있다.
  • 현장조사 거부가 감정평가 생략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조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대체 자료를 통한 평가가 필요하다.
  • 공탁의 효력은 실제 수령 거절 여부와 공탁 사유를 확인해야 한다. 연락·협의 경위, 보상금 수령 의사, 압류 여부가 중요하다.
  • 인가의 무효를 주장하려면 구체적인 증명이 필요하다. 막연한 위조·동의철회 가능성이나 계산 오류의 존재만으로 부족하고, 법정 요건의 미충족과 하자의 중대·명백성을 밝혀야 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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