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유상표권 소멸 후 단독 출원과 부정한 목적

핵심 결론 공유상표권이 기간 만료로 소멸해도 공동으로 형성한 상표의 신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공동보유자의 동의 없이 한 사람이 동일·유사한 상표를 선점하여 다른 사람의 영업을 방해하려는 경우, 부정한 목적의 출원으로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3후10439, 2013후1986, 2017후752, 2010후807, 2017후1007

해당 판례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후10439 판결
[거절결정(상)]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공동으로 보유하던 상표권이 소멸한 후 공동보유자 중 한 사람이 출원한 상표에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보아 등록을 거절한 판단이 유지되었다.
하급심 및 심판
  • 특허심판원 2022. 6. 27. 자 2021원1072 심결
  • 특허법원 2023. 4. 6. 선고 2022허4338 판결
특허심판원은 출원상표가 국내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된 선사용상표와 유사하고,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되었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 청구를 기각하였다.
특허법원은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와 이익이 종전 공유상표권자 전원에게 귀속되므로, 다른 공동보유자를 배제하는 단독 출원에는 부정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심결취소청구를 기각하였고, 대법원도 이를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이 부정한 목적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인용한 판례들이다. 선사용상표의 인지도, 상표의 유사성, 당사자 관계, 사업 준비 여부, 상품 사이의 경제적 관련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특허법원이 같은 판단 기준에 관하여 인용한 판례들이다.

관련 법령

  •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국내 또는 외국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된 상표와 동일·유사하고,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등의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의 등록을 제한한다.
  • 상표법 제34조 제2항 단서 이 사건의 부정한 목적 등은 상표등록출원 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선출원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하고 지정상품도 동일·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제한한다. 원심은 공동보유자 한 사람의 선점이 다른 공동보유자의 후속 등록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조항을 언급하였다.
  • 상표법 제99조 제1항, 제3항 선사용에 따른 상표의 계속사용권과 출처 혼동 방지를 위한 표시청구에 관한 규정이다. 원심은 이 권리가 종전의 공유상표권과 동일한 권리는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 구 상표법(2019. 4. 23. 법률 제163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4조 제3항 공유상표권의 존속기간갱신등록을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신청하도록 하였던 규정이다. 원심은 이 조항이 삭제되어 2019년 10월 24일부터 각 공유자가 단독으로 갱신등록을 신청할 수 있게 된 점을 보충적으로 언급하였다.
대법원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 관하여 별도의 구법 표기를 하지 않았다. 위 구 상표법 제84조 제3항은 원심이 갱신제도의 변경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조항이다.

사실관계

가. 가구 상표의 공동소유

종전 가구회사는 1986년 8월 13일 상표를 등록하여 가구제품 등에 사용하였다.
이 회사는 파산 직전인 2002년 4월경 상표권을 네 사람에게 이전하였다. 이후 여러 차례 권리와 지분이 이전되면서 최종적으로 원고를 포함한 여덟 사람이 상표권을 공동으로 소유하게 되었다.

나. 상표관리회사를 통한 사용과 수익 배분

공유상표권자 중 한 사람이 대표이사로 참여하여 상표관리회사가 설립되었다.
이 회사는 2003년 6월 23일 공유상표권자들로부터 전용사용권을 설정받았다. 이후 원고 등을 포함한 사용자들에게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상표를 사용할 권한을 부여하고, 사용료를 받아 공유상표권자들에게 분배하였다.
그 과정에서 전용사용권과 통상사용권 설정 등을 둘러싸고 공유자들 사이에 여러 차례 분쟁이 발생하였다.

다. 일부 공유자 사이의 독점사용 합의와 갱신 실패

공유자 중 원고를 포함한 네 사람은 2012년 5월 15일 상표관리회사와의 전용사용권 설정계약을 해지하고, 자신들의 지분 범위에서 원고 또는 원고가 설립한 회사가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문서를 작성하였다. 이들의 지분 합계는 77.5%였다.
그러나 이는 전체 공유자의 합의는 아니었다.
이후 공유자들 사이에 존속기간 갱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표권은 2016년 8월 13일 존속기간이 만료되어 그 다음 날 소멸하였다.

라. 상표권 소멸 후의 후속 출원

이 사건 상표는 2017년 2월 14일 출원되었다. 지정상품은 가구관리업, 가구수리업, 가구설치업, 돌침대 설치·수리업 등 가구 관련 서비스였다.
원심은 원고가 당초 출원인으로부터 이 출원상표에 관한 권리 등을 승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기하였다.
한편 종전 상표권이 소멸한 후에도 원고와 다른 공동보유자들은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선사용상표의 고객흡인력과 신용도 유지되고 있었다.

마. 등록거절과 원고의 주장

특허청은 부정한 목적의 출원이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절하였다.
원고는 자신도 종전 공유상표권자였고, 다른 공유자의 비협조로 상표권이 소멸하여 후속 출원을 한 것이므로 부정한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다른 공동보유자는 선사용권으로 계속 상표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불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리

가. 등록상표권의 소멸과 상표에 축적된 신용의 소멸은 다르다

존속기간 만료로 등록상표권이 소멸하더라도, 그동안의 사용으로 형성된 상표의 신용·고객흡인력까지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사용기간, 매출액, 판매점 수, 인터넷 게시물과 언론 보도, 권리자와 사용자 사이의 관계 등을 종합하여 선사용상표가 출원 당시에도 국내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출처표시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보았다.
또한 그 신용은 원고 혼자 형성한 것이 아니라 공동보유자들의 정당한 사용을 통해 축적된 것이었다. 따라서 이에 관한 권리와 이익도 종전 공유상표권자 전원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소멸한 등록상표권 자체가 존속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선사용상표에 남아 있는 신용과 재산상 이익을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나. 공동보유자라는 사정만으로 단독 선점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선사용상표의 공동보유자 중 한 사람이 동일·유사한 상표를 단독으로 등록하면, 공동으로 누리던 상표의 이익을 한 사람이 독점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그 등록은 다른 공동보유자의 후속 출원과 영업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
대법원은 다른 공동보유자들이 단독 등록을 용인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독점은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판단하였다. 자신도 공동보유자라는 사정만으로 부정한 목적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 부정한 목적은 출원 당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함께 고려되었다.
  • 선사용상표가 국내 수요자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었다.
  • 출원상표와 선사용상표의 표장이 유사하였다.
  • 가구류와 가구관리·수리·설치업 사이에 경제적 관련성이 높았다.
  • 원고가 출원상표의 지정상품에 관한 사업을 영위하거나 구체적으로 준비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였다.
  • 공동보유자들 사이에 상표 사용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 원고가 단독 등록으로 다른 공동보유자의 영업이 방해될 것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
  • 다른 공동보유자들이 권리를 포기하거나 원고의 단독 출원을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었다.
따라서 단순히 공동보유자 한 사람이 출원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선점의 효과와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하여 부정한 목적을 인정한 것이다.

라. 상품과 서비스가 달라도 경제적 관련성이 중요하다

선사용상표의 사용상품은 가구류였고, 출원상표의 지정상품은 가구관리·수리·설치업 등이었다.
법원은 양자가 상품과 서비스로 구분되더라도 종류·속성, 생산·유통·판매 부문 및 주요 수요자 면에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기존 상표가 사용된 상품과 다른 서비스 분야를 지정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한 목적의 출원 문제를 피할 수는 없었다.

마. 갱신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권리 포기나 단독 출원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다른 공동보유자의 협조 거부로 기존 상표권이 소멸하였으므로 자신에게 부정한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기존 상표권의 소멸이 오로지 그 사람의 비협조 때문이라는 점부터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갱신을 거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선사용상표에 관한 권리와 이익을 포기하였다거나, 원고가 이를 단독으로 등록하는 것을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바. 다른 공동보유자에게 선사용권이 남더라도 단독 등록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상표법 제99조의 선사용권은 일정한 요건과 제한 아래 종전 상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이다. 등록상표권과 같은 독점적 권리는 아니다.
따라서 다른 공동보유자가 선사용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한 사람이 등록상표권을 독점하여도 불이익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은 종전 공유상표권자로서의 지위와 제한적인 계속사용권자의 지위가 같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결론

공유상표권이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하였더라도 선사용상표의 신용과 고객흡인력이 공동보유자들에게 남아 있다면, 한 사람이 이를 단독으로 선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른 공동보유자의 동의나 권리 포기가 인정되지 않았고, 단독 등록으로 그들의 영업이 방해될 것을 원고가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 대법원은 부정한 목적을 인정하여 등록을 거절한 판단을 유지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상표권의 소멸 여부와 선사용상표의 신용·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일부 공유자의 합의나 다수 지분 확보만으로 전체 공동보유자의 권리를 배제할 수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 갱신 거부, 권리 포기, 단독 출원 동의는 각각 구별하여 문서로 명확히 해야 한다.
  • 상품류가 달라도 경제적으로 밀접한 서비스 분야의 선점은 부정한 목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공동사업 종료 시 기존 상표의 사용, 후속 출원, 등록 명의 및 축적된 신용의 귀속까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이 다룬 조문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