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일보’는 해당 지역의 독자와 거래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일간신문의 명칭이자, 원래 신문사가 영위하던 신문업을 표시하는 상품표지·영업표지였습니다.
원래 신문사는 경영위기로 부도 처리된 후 신문을 발행할 인적·물적 설비를 상실하고 폐업하였습니다. 채권자는 원래 신문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신문 발행을 지속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설정계약에 따라 ‘○○일보’ 명칭의 사용을 허락받았습니다.
채권자는 2013년경 ‘○○일보’를 신문 명칭으로 등록하고 계속 일간신문을 발행하면서 그 명칭의 영업상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유지하였습니다.
이후 관련 상표권이 매각되면서 설정계약상 사용기간은 만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신문사는 채권자가 계속 같은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하는 데 상당한 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채권자의 신문법상 등록 지위도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채무자가 동일한 ‘○○일보’ 명칭으로 일간신문과 인터넷신문을 발행하자, 채권자는 상품·영업주체의 혼동을 일으키는 부정경쟁행위라며 그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2. 해당 법조문
가. 상품주체 혼동행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상품의 용기·포장 및 그 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나. 영업주체 혼동행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표장 및 그 밖에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신문 명칭은 신문이라는 상품을 표시하는 상품표지이면서 신문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를 나타내는 영업표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 부정경쟁행위 금지·예방청구권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부정경쟁행위로 자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사람은 부정경쟁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사람을 상대로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금지·예방청구와 함께 부정경쟁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부정경쟁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등 필요한 조치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핵심 법적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주지표지의 소유자가 아닌 사용권자도 부정경쟁행위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지, 특히 사용허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사항이 문제 되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영업상 이익’의 의미
주지표지 소유자 외에 사용권자도 금지청구권자가 될 수 있는지
사용허락기간 만료 후에도 표지 사용에 관한 정당한 이익이 존속하는지
상표권의 귀속과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이 반드시 일치하는지
신문법상 명칭 등록이 금지청구권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지
주지표지 소유자 외에 사용권자도 금지청구권자가 될 수 있는지
사용허락기간 만료 후에도 표지 사용에 관한 정당한 이익이 존속하는지
상표권의 귀속과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이 반드시 일치하는지
신문법상 명칭 등록이 금지청구권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지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채권자에게 부정경쟁행위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다고 보아 채무자의 재항고를 기각하였습니다.
가. ‘영업상 이익’은 재산권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의 영업상 이익은 영업자가 영업활동을 하면서 향유하는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익이 포함됩니다.
경제적 이익
영업상의 신용
고객흡인력
공정한 영업자로서의 경쟁상 지위
영업상의 신용
고객흡인력
공정한 영업자로서의 경쟁상 지위
따라서 반드시 상표권과 같은 독점적 권리나 표지에 관한 소유권을 보유해야만 금지청구권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 주지표지의 소유자만 금지청구권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지표지와 동일·유사한 표지를 사용하여 상품주체 또는 영업주체의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하여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표지의 소유자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표지의 사용권자 등 그 표지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진 사람도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따른 금지·예방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식적인 표지 소유권이나 상표권의 귀속과 부정경쟁행위로부터 보호받을 영업상 이익의 귀속은 구분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다. 사용허락기간 만료만으로 영업상 이익이 당연히 소멸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설정계약상 ‘○○일보’ 명칭의 사용기간은 이미 만료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채권자에게 그 명칭을 사용하여 신문을 발행할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이 존속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래 신문사가 부도로 인적·물적 설비를 상실하고 폐업한 점
채권자가 원래 신문사를 대신하여 장기간 신문을 발행한 점
채권자가 ‘○○일보’ 명칭으로 신문법상 등록을 마친 점
해당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사업자가 채권자로 유지된 점
채권자가 장기간 영업상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유지·형성한 점
원래 신문사가 사용기간 만료 후에도 상당한 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채권자의 계속 사용이 원래 신문사에 불이익을 주거나 공정한 경쟁질서를 파괴한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채권자가 원래 신문사를 대신하여 장기간 신문을 발행한 점
채권자가 ‘○○일보’ 명칭으로 신문법상 등록을 마친 점
해당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사업자가 채권자로 유지된 점
채권자가 장기간 영업상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유지·형성한 점
원래 신문사가 사용기간 만료 후에도 상당한 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채권자의 계속 사용이 원래 신문사에 불이익을 주거나 공정한 경쟁질서를 파괴한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결국 계약상 사용권의 형식적인 존속 여부만으로 금지청구권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영업활동을 통하여 형성·유지된 정당한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라. 채무자의 동일 명칭 사용은 상품·영업주체 혼동행위입니다
채권자가 발행하는 신문의 명칭이자 주지표지인 ‘○○일보’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여 채무자가 일간신문과 인터넷신문을 발행하면, 일반 독자와 거래자는 채권자의 신문 또는 영업활동과 혼동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상품주체 혼동행위이자 나목의 영업주체 혼동행위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채권자가 장기간 유지해 온 영업상 신용, 고객흡인력 및 경쟁상 지위가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제4조 제1항에 따른 금지·예방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5. 신문법상 명칭 등록의 의미와 한계
원심은 채권자가 신문법에 따라 해당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금지청구권의 중요한 근거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신문법상 등록된 명칭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지위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청구권이 곧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신문법상 등록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 명칭의 신문을 실제 발행해 온 주체
해당 명칭과 영업활동 사이의 결합관계
영업상 신용과 고객흡인력의 유지 주체
독자와 거래자가 인식하는 상품·영업주체
해당 명칭과 영업활동 사이의 결합관계
영업상 신용과 고객흡인력의 유지 주체
독자와 거래자가 인식하는 상품·영업주체
하지만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가 정한 ‘고유하고 정당한 영업상 이익’이 있는지를 별도로 심리하여 인정해야 합니다.
6. 상표권과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의 관계
이 사건에서는 원래 신문사의 관련 상표권이 매각절차에서 매각된 사정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상표권에 대한 집행절차의 효력이나 상표권의 귀속만으로 채권자의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을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보호요건과 보호이익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표권 침해 여부는 등록상표권의 귀속과 지정상품 등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부정경쟁행위 여부는 표지의 주지성, 상품·영업주체의 혼동 가능성 및 침해되는 영업상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부정경쟁행위 여부는 표지의 주지성, 상품·영업주체의 혼동 가능성 및 침해되는 영업상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상표권을 보유하지 않거나 계약상 사용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주지표지를 사용하면서 독자적인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형성한 영업자에게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판결의 의미
이 결정은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의 보호대상이 형식적인 소유권이나 계약상 사용권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특히 주지표지의 사용허락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표지 소유자가 폐업하거나 실제 영업을 중단한 경우
사용자가 장기간 표지를 사용하여 영업을 계속한 경우
사용자가 표지의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실질적으로 유지·형성한 경우
원소유자가 기간 만료 후 계속 사용에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사용자의 계속 사용이 원소유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경우
제3자의 동일·유사 표지 사용으로 혼동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사용자가 장기간 표지를 사용하여 영업을 계속한 경우
사용자가 표지의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실질적으로 유지·형성한 경우
원소유자가 기간 만료 후 계속 사용에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사용자의 계속 사용이 원소유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경우
제3자의 동일·유사 표지 사용으로 혼동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다만 이 결정이 사용허락기간 만료 후의 모든 표지 사용을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무단사용자가 부당하게 표지의 신용에 편승하거나 원소유자와 경쟁관계에서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고유하고 정당한 영업상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금지청구권의 핵심은 표지의 형식적 소유관계가 아니라, 그 표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당한 영업상의 신용과 고객흡인력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