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조세심판원의 재조사 결정을 새로운 감정평가와 감액경정을 명한 것으로 해석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제1심인 부산지방법원 2021. 10. 28. 선고 2020구합24470 판결은 조합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환송 전 원심인 부산고등법원 2022. 9. 21. 선고 2021누23770 판결도 조합에 유리하게 판단하였다. 조세심판원의 재조사 결정은 정상적인 거래가격이 없더라도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을 통한 평가가 가능하다면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세액을 감액경정하라는 취지라고 보았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새 감정평가 없이 경정거부처분을 유지한 것은 재조사 결정의 기속력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재조사 결정이 조사방법을 감정평가로 제한하거나 결과를 감액경정으로 한정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적정한 시가나 감정가액이 존재하지 않으면 법령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할 수 있으므로, 과세관청에 새로운 감정평가를 의뢰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인 부산고등법원 2025. 1. 8. 선고 2024누21430 판결은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조합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환송심에서 조합은 자신이 제출한 감정가액이 객관적·합리적이고, 과세관청이 별도 감정기관을 통해 시가를 다시 조사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을 뒷받침한 사실관계를 변경할 새로운 주장이나 증명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송 총비용도 조합이 부담하도록 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5두37549 판결 재조사 결정의 주문과 그 전제가 된 사실인정·법률판단에 반하여 종전 처분을 유지하면 기속력에 위반된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도 이 법리를 적용하였지만, 이 사건 재조사 결정이 새 감정평가나 감액경정까지 명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여 기속력 위반을 부정하였다.
- 대법원 2010. 6. 25. 선고 2007두12514 전원합의체 판결 재조사 결정은 후속 처분에 의하여 내용이 보완됨으로써 결정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재조사 후 처리결과 통지와 당초 경정거부처분의 관계를 판단하면서 이를 인용하였다.
- 대법원 1997. 2. 28. 선고 95다49233 판결 및 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다14934 판결 환송받은 법원은 새로운 주장·증명으로 기초 사실관계가 달라지지 않는 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삼은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는 선례이다. 이 사건 환송심이 조합의 재차 주장을 배척한 근거이다.
관련법령
- 구 국세기본법(2022. 12. 31. 법률 제191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1항 제3호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 등이 필요한 경우 처분청에 재조사를 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취소·경정 또는 필요한 처분을 하도록 하는 재조사 결정의 근거이다.
- 구 국세기본법(2022. 12. 31. 법률 제191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2항 심판청구 과정에서 청구인에게 불리한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불이익변경금지의 근거이다.
- 구 국세기본법(2022. 12. 31. 법률 제191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0조 제1항·제2항 심판청구에 대한 결정이 관계 행정청을 기속하며, 행정청은 결정의 취지에 따라 필요한 처분을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다.
- 구 국세기본법(2022. 12. 31. 법률 제191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심판청구에 심사청구의 결정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근거이다.
-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 제3호 매입·자가제작 등 이외의 방법으로 취득한 자산의 취득가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규정이다.
-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2항·제4항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가격을 시가로 보고, 시가 산정 등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한다.
-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2조 제2항 제3호 나목 현물출자에 따라 취득한 자산의 취득가액을 취득 당시의 시가로 정한다.
-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9조 제2항 제1호·제2호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 감정가액,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에 따른 보충적 평가액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도록 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부산 동래구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한 조합이고, 피고는 동래세무서장이다. 조합은 조합원들이 현물출자한 토지와 건물의 취득가액을 얼마로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과세관청과 다투었다.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 사업 인가: 조합은 2006년 6월 28일 사업시행계획인가, 2007년 12월 27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이후 사업을 진행하여 2013년 12월경 준공인가를 받았다.
- 당초 법인세 신고: 조합은 2013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에서, 현물출자로 취득한 토지·건물의 가액을 46,440,094,077원으로 평가하고 이를 분양원가 중 부동산 취득비용으로 반영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원가를 분양수입에서 공제하는 손금으로 처리하였다.
- 감액경정 청구: 조합은 2019년 4월 1일 취득가액을 관리처분계획인가일 기준 감정가액인 57,743,357,440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취득가액을 높여 손금을 늘리고 그에 따라 법인세를 줄이려는 취지였다.
- 경정청구 거부: 세무서장은 당초 신고한 감정가액이 적정하고, 새로 제출한 감정가액은 객관성과 합리성이 부족한 소급감정가액이라는 이유로 2019년 6월 3일 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
- 조세심판원 결정: 조세심판원은 2020년 5월 15일 양측이 주장한 감정가액 모두 취득 당시의 시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관리처분계획인가일을 기준으로 취득가액을 재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도록 결정하였다.
부산지방국세청장은 재조사 과정에서 조합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제출된 자료와 기존 감정가액 등을 검토하였다. 그러나 시가로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합리적인 감정가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였으나, 그 결과는 조합이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보다 조합에 불리하였다. 따라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세액을 늘리지 않고 기존 경정거부처분을 유지한다는 처리결과를 2020년 7월 9일 통지하였다.
조합은 새 감정평가 없이 종전 처분을 유지한 것이 재조사 결정에 위반된다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리
가. 재조사 결정의 기속력은 주문과 판단 내용을 기준으로 정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과세관청은 재조사 결정의 주문과 그 전제가 된 사실인정·법률판단을 따라야 한다. 재조사 결정이 이미 배척한 사유를 되풀이하여 같은 처분을 유지하면 기속력에 위반될 수 있다.
다만 재조사 결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확정하였고 어떤 사항을 다시 조사하도록 하였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재조사를 명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납세자가 요구한 감액을 반드시 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조세심판원이 정한 것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일을 기준으로 취득가액을 다시 조사하라는 것이었다. 조합이 제출한 약 577억 원의 감정가액을 인정한 것도 아니고, 새 감정평가를 반드시 실시하라고 명한 것도 아니었다.
과세관청은 자료를 제출받아 적정한 시가와 감정가액의 존재 여부를 다시 확인하였다. 대법원과 환송심은 이러한 조사가 재조사 결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감정가액의 우선 적용과 새 감정평가 의무는 구별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현물출자로 취득한 자산의 취득가액은 취득 당시 시가이다. 정상적인 거래가격에 따른 시가가 불분명하면 법령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감정가액과 보충적 평가액을 적용한다.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감정가액이 보충적 평가액보다 우선한다는 규정만으로 과세관청이 언제나 새로운 감정을 의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조합과 과세관청이 각각 주장한 기존 감정가액은 모두 적정한 시가로 인정되지 않았다. 다른 객관적·합리적 감정가액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과세관청은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새 감정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재조사나 후속 처리가 위법해지지 않았다.
다. 불이익변경금지는 감액경정을 보장하는 원칙이 아니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불이익변경금지는 불복을 제기한 납세자의 지위를 더 불리하게 변경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원칙이다. 반드시 종전보다 유리한 처분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면 조합의 당초 신고보다 과세표준과 세액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과세관청은 이 사건 재조사 결정에 적용되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때문에 세액을 늘리지 않고 종전 처분을 유지하였다.
이때 종전 처분을 유지한 것은 당초 약 464억 원의 감정가액을 적정한 시가로 다시 인정하였다는 뜻이 아니다. 재조사 결과를 반영한 증액이 허용되지 않아 기존 과세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라. 재조사 후에도 당초 경정거부처분을 다툴 수 있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후속 처리결과 통지가 있었다고 하여 당초 처분이 언제나 소멸하거나 불복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통지 내용이 당초 처분을 취소·변경한 것인지, 그대로 유지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처리결과 통지는 기존 경정거부처분을 유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처분이 취소되거나 새로운 증액경정처분으로 대체된 사정이 없었으므로, 조합은 동래세무서장을 상대로 기존 경정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었다.
대법원과 환송심 모두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항변은 배척하였다. 환송심의 원고 패소는 소송요건의 흠결이 아니라 본안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 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의 판단을 변경할 새로운 사실관계가 필요하다
환송심은 대법원이 파기이유로 삼은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변경할 새로운 주장이나 증명이 없다면, 이미 배척된 주장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결론을 바꿀 수 없다.
조합은 환송심에서 기존 감정의 적정성과 새 감정의 필요성을 다시 주장하였지만, 기초 사실관계를 변경할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었다고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환송심은 조합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재조사 결정을 받으면 평가기준일, 인정된 사실, 배척된 평가자료, 조사방법 및 후속 처분의 범위를 주문과 이유에서 각각 확인해야 한다.
- 관리처분계획인가일을 평가기준일로 정한 것은 이 사건 재조사 결정의 내용이다. 이를 모든 재개발조합의 현물출자 자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취득시기라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 감정평가서 제출만으로 시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기준일 당시의 거래사례, 비교대상, 개별요인 보정 및 평가자료의 신뢰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 취득가액 증액을 이유로 경정청구를 준비할 때는 제출 감정가액이 배척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보충적 평가액과 그 세액 효과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기속력 위반을 주장하려면 과세관청의 후속 판단이 재조사 결정의 어느 부분과 충돌하는지 특정해야 한다. 재조사 후에도 세액이 줄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 환송심에서는 기존 주장의 반복보다 대법원의 판단이 전제로 삼은 사실관계를 실제로 변경할 새로운 자료가 있는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