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 원고·피상고인: 국내 등록상표권자들
- 피고·상고인: 헤이룽장 노던 브루마스터 리큐어 인더스트리 씨오.,엘티디.(Heilongjiang Northern Brewmaster Liquor Industry co., Ltd.)
-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첨부 자료의 첫머리 사건명은 ‘등록무효(특)’로 표시되어 있으나, 판결 본문의 사건명은 ‘등록무효(상)’이며 실제로도 상표등록무효 사건이다.
하급심
원심은 상표권이 양도될 때 영업 전체가 함께 이전되지 않았다면, 선사용상표의 인지도를 판단하면서 양도 전 사용실적을 고려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종전 상표권자가 취득한 주지성이 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않았고, 양수인이 별도로 주지성을 취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선사용상표의 인지도를 부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전제가 잘못되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였다. 첨부 판결문에는 파기환송심의 결과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관련 판례
등록상표가 부정한 목적에 의한 출원에 해당하려면, 출원 당시 선사용상표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어야 하고, 출원인이 그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는 법리이다. 대상 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된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의 등록을 금지한다.
이 사건 국내 등록상표의 출원일은 2017년 1월 31일이다. 대법원은 ‘구 상표법’이 아닌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를 적용하였다.
사실관계
가. 중국 주류회사가 ‘로단자’ 상표를 장기간 사용하였다.
중국 흑룡강성에 있는 주류 제조업체 목단강시노단자주업유한공사, 이하 ‘노단자회사’는 ‘로단자(노단자)’라는 이름의 백주 제품을 제조·판매하였다.
노단자회사는 2000년 무렵부터 이 사건 국내 상표의 출원 당시까지 선사용상표와 동일한 문자로 구성된 6개 표장을 중국에서 출원·등록하였다.
주류제품은 자기병 등 다양한 용기와 포장에 담겨 ‘로단자’ 세 글자로 구성된 표장을 부착한 상태로 판매되었다.
나. 지역 판매와 광고, 온라인 거래를 통해 인지도가 형성되었다.
노단자 주류제품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흑룡강성을 중심으로 상가·식당·주점 등에서 판매되었다. 제품 홍보용 팸플릿과 전단지도 다수의 식당과 주점에 배포되었다.
온라인 판매사이트 타오바오에서도 거래되었고, 지역행사 후원에도 사용되었다.
중국 현지 행정관청은 관련 상표를 2007년·2012년·2015년 무렵 해당 지역의 저명상표로 인정하였으며, 2013년에는 주류제품을 지역 특산품으로 인정하였다.
바이두의 온라인 백과사전에도 지역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품질이 좋아 수요자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취지의 소개가 등재되어 있었다.
다. 상표권이 계열회사를 거쳐 피고에게 이전되었다.
노단자회사는 2015년 11월 9일 중국 등록상표 6개에 관한 권리를 피고의 계열회사인 헤이롱지앙 치다 이코노믹 앤드 트레이딩 컴퍼니 리미티드에 양도하였다. 이후 피고가 해당 상표권을 양수하였다.
대법원은 상표권 양도 전후에 상품의 출처 표시 방식, 상표의 사용 형태, 상품의 품질 및 수요자들의 인식 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라. 국내 출원상표와의 관계에서 종전 사용실적을 고려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원고들의 국내 등록상표는 2017년 1월 31일 출원되었다. 이 등록상표가 중국의 선사용상표와의 관계에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 해당하는지가 다투어졌다.
원심은 영업 전체가 함께 이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표권 양도 전 사용실적을 배제하였다. 피고는 그 판단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다.
법리
가. ‘특정인의 상품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회사명을 안다는 뜻이 아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서 요구하는 인지도는 일반수요자를 기준으로 거래실정에 따라 판단하는 객관적인 상태이다.
소비자가 상표권자의 정확한 회사명이나 법적 권리관계까지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권리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모르더라도, 그 상표가 붙은 상품을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에서 나온 상품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
따라서 법적 권리자가 변경되었다는 사실과 소비자의 출처 인식이 단절되었다는 사실을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나. 상표권 양도만으로 종전 사용실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상표의 사용기간 중 권리자가 변경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해당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거나, 변경 전 사용실적을 고려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종전 사용실적을 고려할 수 있다.
- 권리자가 변경되어도 소비자가 여전히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의 상품으로 인식하는 경우
- 변경 전 사용만으로도 해당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 경우
판단의 중심은 권리자의 형식적인 동일성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형성된 출처 인식이다.
다. 영업 전체의 이전은 종전 사용실적을 고려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다.
원심은 영업 전체가 함께 이전되지 않았다면 기존 주지성이 승계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러한 이유만으로 양도 전 사용실적을 배제한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상표권의 양도와 함께 어떤 영업이 이전되었는지뿐 아니라, 상품과 상표의 사용이 실제로 어떻게 이어졌고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 판결은 상표권만 양수하면 종전 인지도가 언제나 자동으로 인정된다는 취지도 아니다. 양도 전후의 사용 형태·품질·거래실정과 수요자의 인식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 이 사건에서는 출처 인식이 계속되었다고 볼 자료가 있었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였다.
-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판매와 광고
- 식당·주점·상가 및 온라인에서의 유통
- 현지 행정관청의 저명상표·특산품 인정
- 상품에 관한 온라인 소개와 평가
- 양도 전후에 상표 사용 형태와 품질, 소비자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정
이를 토대로 대법원은 국내 상표 출원 당시 중국 수요자들이 선사용상표를 특정인의 상품표지로 인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마. 국내 인지도가 아니라 외국의 인지도로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는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에게 알려진 상표를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인정되는지와 별개로, 중국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나타내는 상표로 인식되었는지가 중요하였다.
다만 중국에서 저명상표로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등록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자료는 인지도를 판단하는 근거이고, 표장의 동일·유사성과 출원인의 부정한 목적 등 다른 요건도 충족되어야 한다.
바. 대법원이 등록무효를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잘못된 기준으로 선사용상표의 인지도를 부정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원고들의 부정한 목적까지 확정적으로 인정하여 등록무효를 확정한 사건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결론
상표권자가 바뀌었더라도 소비자에게 형성된 상품 출처의 인식이 계속될 수 있다. 영업 전체가 함께 양도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종전 사용실적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상표권 양도 전후의 사용과 거래실정을 종합하여 선사용상표의 인지도를 다시 판단하도록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상표권 양수 시에는 양도계약뿐 아니라 종전 판매·광고·유통 실적과 인지도 자료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양도 전후 상품의 포장, 품질, 유통 경로와 출처 표시가 이어졌다는 자료는 소비자의 출처 인식이 계속되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 인지도는 문제 된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를 기준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후 형성된 실적과 구분해야 한다.
- 외국의 판매실적이나 저명상표 인정은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부정한 목적 등 다른 무효요건에 대한 입증도 별도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