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족을 수탁자로 한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

핵심 결론 며느리를 수탁자로 하고 아들을 사후수익자로 정한 유언대용신탁에서, 아들이 아버지 사망 후 부동산을 무상으로 취득하였다면 그 부동산은 아들의 특별수익으로 유류분 산정에 포함될 수 있다. 수탁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되지는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다247428, 2016다223357

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5. 1. 9. 선고 2021나2051264 판결〔유류분반환〕
항소심은 신탁부동산을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한 제1심 판단을 변경하고, 차남이 유언대용신탁을 통하여 취득한 부동산을 특별수익으로 산입하였다.
아래 내용은 제공된 항소심 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하급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2. 3. 선고 2020가합73092 판결
제1심은 신탁부동산이 망인의 사망 당시 수탁자인 며느리 명의로 되어 있었으므로 망인의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신탁에 따른 소유권 이전이 상속개시 1년 이전에 이루어졌고, 망인과 수탁자가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탁부동산을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하였다.
반면 항소심은 수탁자인 며느리에게 등기가 이전된 사실보다, 사후수익자인 차남이 아버지의 사망으로 재산을 무상 취득한 실질에 주목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0다247428 판결 유류분 산정에 포함되는 증여인지는 법률관계의 형식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무상처분인지를 살펴야 한다. 보험금청구권이 수익자의 고유재산이라는 사정만으로 유류분 산입 가능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항소심이 인용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6다223357 판결 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은 채권자에게 우선변제 효과를 부여하는 신탁계약상 권리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신탁계약에 따라 정해진다. 금융기관의 채권담보 목적 우선수익권과 가족에게 재산을 무상 승계하는 수익권을 구별할 때 참고할 판례이다. 유류분을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니다.

관련 법령

항소심 판결 당시 적용된 내용을 기준으로 하되, 현재 개정된 규정은 구법으로 구분한다.

사실관계

아버지에게는 배우자와 두 아들이 있었다. 원고는 장남, 피고는 차남이며, 신탁부동산의 수탁자는 차남의 배우자인 며느리였다.
지위해당 인물
위탁자아버지
생전 수익자아버지
수탁자며느리
사후수익자·신탁종료 후 재산을 받을 사람차남
유류분 반환을 청구한 사람장남
아버지는 2016년 10월 4일 며느리와 유언대용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7일 자신의 부동산 지분에 관하여 며느리 명의로 신탁등기를 마쳤다.
계약은 아버지의 생전 부양·치료·요양 등을 지원하면서, 사망 후에는 차남에게 재산을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아버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아버지가 수익자가 되어 임대수익에서 비용 등을 공제한 이익을 받는다.
  • 차남은 아버지가 사망할 때 사후수익권을 취득한다.
  • 신탁이 종료되면 차남이 신탁원본인 부동산을 받는다.
  • 신탁부동산을 처분하려면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아버지와 며느리는 합의하여 신탁을 해지할 수 있고, 이 경우 신탁재산은 아버지에게 돌아간다.
차남은 사후수익자로 지정되거나 부동산을 취득하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2020년 2월 11일 사망하였다. 이후 차남은 2020년 3월 27일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부동산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장남은 아버지가 차남에게 직접 증여한 부동산·현금뿐 아니라, 유언대용신탁을 거쳐 차남에게 귀속된 부동산도 유류분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며 반환을 청구하였다.

법리

① 상속재산에 속하지 않는 신탁부동산도 유류분 계산에는 포함될 수 있다
항소심도 신탁부동산이 아버지의 사망 당시 수탁자 명의였으므로, 아버지가 남긴 적극적 상속재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유류분은 사망 당시 남아 있는 재산만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공동상속인이 미리 받거나 사망을 계기로 무상 취득한 특별수익도 반영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신탁부동산을 망인의 상속재산으로 되돌린 것이 아니라, 차남에게 무상으로 귀속된 재산으로 보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가산한 것이다.
② 실질적인 무상취득자는 수탁자인 며느리가 아니라 사후수익자인 차남이다
수탁자인 며느리가 등기상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며느리 개인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것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구별되고, 수탁자는 신탁 목적에 따라 이를 관리·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는 아버지가 생전의 수익을 누리고 처분에 관여하면서, 사망 후에는 차남이 대가 없이 부동산을 취득하도록 정하였다.
항소심은 이러한 구조를 실질적으로 사인증여 또는 유증과 유사한 방법으로 차남에게 재산을 이전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신탁계약을 무효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유효한 신탁을 통하여 이루어진 무상승계에 유류분 법리를 적용한 것이다.
③ 공동상속인인 차남의 특별수익이므로 ‘사망 1년 전 신탁’이라는 이유로 제외되지 않는다
제1심은 2016년에 비상속인인 수탁자에게 부동산이 이전된 점을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항소심은 차남이 사후수익권에 따라 부동산을 취득한 것을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상속개시 1년 이전에 신탁이 설정되었는지, 당시 당사자들이 유류분 침해를 알고 있었는지를 이유로 산입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특별수익의 취득시점도 수탁자 명의로 등기한 2016년이나 차남이 이전등기를 마친 2020년 3월이 아니라, 차남의 사후수익권이 발생한 상속개시 당시인 2020년 2월 11일로 보았다.
④ 가족 수탁 신탁과 금융기관의 채권담보 목적 신탁은 경제적 이익의 귀속을 구별해야 한다
말씀하신 금융기관 우선수익권 구조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그 차이는 수탁자가 가족인지 금융기관인지에만 달려 있지 않다. 누가 어떤 권리를 받고, 그 권리 취득에 대가나 기존 채권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구분이 사건 유언대용신탁금융기관에 채권담보 목적의 우선수익권을 부여한 신탁
재산 이전의 목적아버지 사망 후 차남에게 재산 승계대출채권 등의 회수 확보
이익을 받는 사람사후수익자인 차남우선수익자인 채권 금융기관
이익 취득의 근거대가 없는 사후 재산 취득실제 존재하는 채권의 변제
유류분 검토의 중심차남이 취득한 무상 이익이 특별수익인지채권변제 부분과 가족에게 무상 귀속되는 잔여 이익의 구별
실제 대출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에 우선수익권을 부여하였다면, 그 권리 부여와 채권변제를 곧바로 자녀에 대한 무상증여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우선수익권은 신탁계약에 따라 우선변제 효과를 부여하는 권리이므로, 그 범위와 내용도 계약을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6다223357 판결
반면 금융기관이 단순히 재산을 관리하는 수탁자이고, 아버지 사망 후 자녀가 대가 없이 재산을 받는 구조라면 금융기관이 수탁자라는 이유만으로 유류분 산입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금융기관의 채권을 변제한 뒤 남는 재산이나 수익권이 자녀에게 무상으로 귀속된다면, 그 잔여 이익에 대해서는 별도로 특별수익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는 이 사건 법리를 다른 신탁구조에 적용하여 설명한 것으로, 이 판결이 금융기관 우선수익권의 유류분 처리까지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다.
⑤ 항소심은 신탁부동산을 포함하여 부족액을 계산하고 지분반환을 명하였다
항소심이 인정한 주요 금액은 다음과 같다.
항목금액
유류분 산정에 포함한 신탁부동산 가액1,153,945,179원
다른 증여재산 등을 포함한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1,637,344,057원
장남의 유류분 부족액233,705,142원
항소심은 사인증여와 유사한 신탁부동산을 먼저 반환대상으로 삼아, 차남이 취득한 각 신탁부동산 지분 중 233,705,142/1,153,945,179에 해당하는 지분을 장남에게 이전하도록 명하였다.
따라서 현금 233,705,142원의 지급을 명한 판결이 아니라, 그 부족액에 상응하는 부동산 지분의 반환을 명한 판결이다. 위 비율은 차남이 신탁으로 취득한 지분을 기준으로 하며, 각 부동산 전체에 그대로 적용되는 비율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수탁자와 수익자를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특별수익을 받은 사람은 수탁자인 며느리가 아니라 사후수익자인 차남이다.
  • 신탁등기일만으로 유류분 산입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생전 수익의 귀속, 수익권 발생시점, 수익자 변경권, 해지 시 재산 귀속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금융기관의 우선수익권은 실제 채권과 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우선수익자’라는 명칭이나 수익한도금액만으로 신탁재산 전부를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 가족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무상 이익을 특정해야 한다. 신탁부동산 자체를 받는지, 처분대금을 받는지, 채권변제 후 잔여재산만 받는지에 따라 산입 대상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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