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9도1462 판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 — 피고인 C·D·E·F·G·H·I의 상고 모두 기각.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 — 피고인 C·D·E·F·G·H·I의 상고 모두 기각.
대법원은 원심이 이유무죄 부분을 제외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데 법리오해 등이 없다고 보았다. 아래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사실관계는 대법원이 유지한 원심의 설시를 함께 반영한 것이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 9. 선고 2018노2816 판결
제1심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9. 5. 선고 2016고단9377, 2016고단9490(병합) 판결이다.
원심은 가상자산 K를 이용한 투자 모집이 유사수신행위이자 다단계조직을 이용한 사실상 금전거래에 해당한다는 제1심의 기본 판단을 유지하였다. 다만 다음 부분을 바로잡았다.
- 공모관계 이탈 이후의 책임 제외: D·E·F는 2014. 8. 28.경 마카오 투자설명회에 다녀온 뒤 투자 모집을 중단하고 G·H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알렸다. 원심은 이로써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보아, 그 이후인 2014. 9. 12.부터 이루어진 V·AI의 투자에 관한 공동정범 책임을 부정하였다.
- 사업 중단 후 투자 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부분 제외: 사업은 2014. 12. 5.경 완전히 중단되었다. 그런데 제1심은 V가 2014. 12. 28. 구입한 120만 원 및 50만 원 상당의 K까지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원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이 파기사유는 관련 공동피고인들에게도 공통으로 적용하였다.
- 증거능력 오류 시정: H가 내용을 부인하여 증거능력이 없는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을 제1심이 유죄 증거로 사용한 잘못도 지적하였다.
원심은 A·B에게 각 징역 1년, D·E·F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 G·H·I에게 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하였다. C의 항소는 기각하였다. D·E·F에 대한 판단에는 별도의 X 회사 투자 모집 범행도 포함된다.
대법원은 상고한 C 등 7명에 관한 원심판결을 유지하였다. 파기환송 사건이므로 생기는 후속 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와 이전·저장·거래 가능성에 관한 판단이다. 원심은 K의 성질을 설명하면서 이를 인용하였다.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에 관한 선례이며, 가상자산을 이용한 모든 거래가 유사수신에 해당한다는 근거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 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09헌바329 결정 다단계조직을 이용한 금전거래 규제와 명확성원칙 등을 다룬 결정이다. 원심은 다단계판매의 구성요소를 상당 부분 갖추고 실질을 유지하는 유사조직의 의미를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7도2144 판결 전체적인 사전 모의가 없더라도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결합으로 공모가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이다. 원심은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공동정범으로 가담하였는지를 판단하는 데 적용하였다.
- 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도955 판결 다른 공모자의 실행행위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사람은 이후 행위에 공동정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법리이다. D·E·F의 이탈 이후 투자에 관한 책임을 제외한 직접적인 근거이다.
관련법령
다음은 원심이 적용·참조한 핵심 조문이다. 판결문은 아래 실체법 조문에 별도의 구법 개정일 한정을 붙이지 않았다.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장래에 출자금 전액 또는 초과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유형의 유사수신행위.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유사수신행위 금지.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위반행위의 처벌.
-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제9호: 다단계판매 및 후원수당의 정의.
-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1항 제1호: 다단계판매조직 또는 유사조직을 이용한 금전거래 금지.
-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4호: 해당 금지행위의 처벌.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 형사소송법 제364조의2: 공동피고인에게 공통되는 파기사유의 적용.
사실관계
미국의 J 회사는 가상자산 K를 여러 채굴기로 공동 채굴하는 업체를 표방하였고, 홍콩의 L 회사는 K 거래사이트를 운영하였다.
투자자는 J에 계좌를 개설하고 ‘채굴기 임대료’ 명목으로 K를 입고하였다. J는 이를 인출하여 취득하고, 이후 1년 동안 투자한 K 수량에 상응하는 채굴기를 운영하여 매일 투자 수량의 0.66% 내지 0.85%에 해당하는 K를 지급한다고 설명하였다. 투자자는 지급받은 K를 홍콩 L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를 거쳐 자국 통화로 환전하는 구조였다.
A·B는 국내 법인을 통하여 사업을 소개하고 설명회를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하였다. C·D·E·F 등은 먼저 투자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권유하였다.
모집 구조에는 추천인·후원인 제도가 있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하려면 하위 투자자를 모집해야 했고, 하위 투자자가 받는 K 수익의 일정 비율이 상위 추천인·후원인에게 지급되었다. 이러한 상하 관계는 여러 단계에 걸쳐 형성될 수 있었다.
C는 사업구조를 설명받고 투자한 뒤, R에게 설명자료와 자신의 수익 현황을 보여주면서 연 수익률 143%, 약 5개월 내 원금 회수 등을 제시하였다. D·E·F는 수원 사무실에서 투자 설명과 모집을 하였고, 일부 투자자의 K 구매·입고까지 대행하였다. G·I 및 H도 투자 권유와 모집에 참여하였다.
피고인들은 K가 금전이 아니고 시세가 변동하므로 원금보장 약정도 없으며, 지급된 수당은 모집 대가가 아니라 공동채굴의 효율 증가에 따른 수익 배분이라고 주장하였다. 일부는 자신이 단순 투자자이거나 이미 모집을 중단하였다며 공동정범 책임을 다투었다.
법리
일반적인 판단 기준
가상자산을 주고받는다는 형식만으로 유사수신행위나 다단계 금전거래 해당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 목적, 투자금과 수익금의 산정 방식, 환전 과정, 지급 약정 및 모집·보상 구조를 종합하여 거래의 실질을 판단한다.
공동정범은 사업구조를 인식하면서 다른 사람의 범행에 공동으로 가담하려는 의사가 결합하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명시적인 사전 합의가 없더라도 순차적·암묵적 공모가 가능하다. 다만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뒤 다른 공모자가 실행한 행위까지 당연히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가. 가상자산을 매개로 한 자금조달·금전거래
투자자들은 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K를 구입하고 그 구매대금을 투자금으로 인식하였다. 수익 실현도 K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통화로 환전하는 과정까지 예정하였다.
원심은 K가 투자금·수익금의 산정 및 수수 단위나 매개로 사용되었을 뿐, 사업의 실질은 금전거래라고 판단하였다.
나. 가상자산 수량에 따른 원금보장 약정
사업은 투자한 K보다 많은 수량의 K를 지급하는 내용이었고, K가 출자금의 산정 단위로 사용되었다. 원금 회수에 관한 명시적인 설명도 있었다.
따라서 원심은 출자금 전액 또는 초과금액의 지급 약정을 인정하였다. K의 시세 변동은 이 사건에서 약정한 투자수익 구조와 별개의 사정이므로, 시세 변동 가능성만으로 지급 약정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다. 추천·후원수당의 실질
신규 투자자를 하위에 등록시키는 구조, 여러 단계의 모집 가능성, 하위 투자자의 수익에 연동한 상위자의 수당을 근거로 다단계판매조직의 실질을 인정하였다.
채굴 효율 증가에 따른 추가 수익이라면 채굴 참여자 모두에게 기여도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추천인·후원인에게만 배분되므로 모집의 대가라고 판단하였다.
라. 모집인의 가담과 책임 범위
C가 직접 권유한 사람이 R 한 명이더라도,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전체 사업의 구조를 알고 모집에 가담한 이상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 D·E·F는 모집을 중단하고 이를 주변에 알린 사실을 근거로 공모관계 이탈을 인정하였다. 또한 K의 국내 구매 사실만으로 사업에 실제 투자하였다고 단정하지 않고, 사업 중단 이후의 미입증 투자 부분을 제외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투자 설명의 실제 내용을 확보해야 한다. 계약서뿐 아니라 설명자료, 수익표, 메시지, 녹음에서 원금 회수와 지급 수량·기간을 어떻게 약속하였는지 확인한다.
- 가상자산 구매와 사업자에게의 이전을 구분해야 한다. 거래소 매수 기록, 지갑 송금 기록, 사업자 계정 입고 내역을 연결하여 실제 투자 여부와 금액을 입증한다.
- 보상 명칭보다 지급 조건을 분석해야 한다. ‘채굴수익’으로 표시되어 있어도 추천·후원 관계나 하위 투자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된다면 모집 대가로 평가될 수 있다.
- 참여자별 행위를 구분해야 한다. 단순 투자 사실과 투자 설명·권유, 구매·송금 대행, 수당 수령 등 모집 가담 사실을 구별하여 공모의 인식과 범위를 판단한다.
- 공모관계 이탈은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모집 중단 시점, 중단 의사의 전달 상대방과 내용, 이후 관여 여부를 확인한다. 이 사건에서도 중단과 대외적 고지가 함께 인정되었다.
- 계약 명칭만으로 규제 적용을 피할 수 없다. 채굴기 임대나 가상자산 지급이라는 형식을 사용하더라도 실제로 원금 회수·초과 지급을 약속하며 단계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구조인지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