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가 내장공사의무가 부수적 의무에 해당하여 그 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를 부정한 사례

핵심 결론 계약해제는 계약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 주된 채무의 불이행을 요한다. 임차인들이 일괄 전대와 전차인의 인테리어 공사에 동의한 사안에서, 칸막이·도색 등 내장공사의무는 부수적 의무이므로 그 불이행만으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9다298505, 2005다53705

해당 판결

대법원 2020년 8월 13일 선고 2019다298505 판결〔차임청구의 소〕
임차인들이 점포를 인도받아 사실적 지배를 개시하였고, 내장공사의무가 남아 있다고 보더라도 부수적 의무에 불과하므로 그 불이행을 계약해제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22년 11월 23일 선고 2020나2028861 판결
내장공사 미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다만 이후 발생한 임차인 동의 없는 제3자에 대한 점포 인도를 별도의 사유로 보아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인정하고, 연체료 감액과 보증금 공제를 거쳐 임대료 청구를 일부 인정하였습니다.
하급심
구분판결이 쟁점에 관한 판단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년 4월 25일 선고 2015가합575339 판결임대인들의 미납 임대료·연체료 청구 인용
환송 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9년 11월 19일 선고 2018나2031611 판결내장공사를 마친 점포의 인도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아 해당 임대인들의 청구 기각
환송심서울고등법원 2022년 11월 23일 선고 2020나2028861 판결내장공사 미이행에 기초한 계약해제 주장 배척. 별개의 후발적 해지 사유와 보증금 정산 등을 반영하여 일부 인용
환송 전 항소심의 판단 근거:

관련 판례

대법원 2005년 11월 25일 선고 2005다53705, 53712 판결
부수적 채무의 불이행만으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으며, 주된 채무인지 여부는 계약 당시 객관적으로 나타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와 계약의 내용·목적·불이행의 결과 등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판례입니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당사자와 계약 관계
이하에서는 부수적 의무 위반에 따른 계약해제가 문제 되어 파기환송된 7층 점포 임대차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당사자지위 및 역할
원고 D피고 L이 임차한 점포의 소유자·임대인
원고 F피고 N과 AD가 각각 임차한 점포의 소유자·임대인
원고 H피고 AO가 임차한 점포의 소유자·임대인
피고 L·N·AD·AO상가 7층 구분점포의 임차권 수분양자이자 임차인
분양회사 Y점포 소유자들로부터 임차권 처분 권한을 받아 피고들에게 임차권을 분양한 회사
관리회사 AY피고들로부터 점포의 전대차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7층 일괄 전대를 추진한 회사
AW7층 전체를 전차하여 스튜디오 등을 운영하려던 업체

당초 약정에는 내장공사를 마친 점포의 인도가 포함되어 있었음

피고들은 2008년 4월경 Y와 구분점포의 임차권을 분양받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추첨으로 점포의 위치가 특정되었고, 해당 점포 소유자인 원고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계약상 피고들은 칸막이 설치·도색 등 통상의 내장공사가 이루어진 상태로 점포를 인도받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임대차계약 제16조는 다음과 같이 정하였습니다.
  • 제2항: 임차인이 직접 영업할 수 없는 경우 임대인과 관리회사의 사전 서면 동의를 얻어 제3자에게 전대할 수 있음.
  • 제3항: 임차인이 직접 영업할 수 없는 경우 관리회사에 전대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위임하여야 함.

피고들은 개별 점포 운영 대신 7층 전체의 일괄 전대에 동의하였음

피고들은 2010년 7월경부터 2011년 4월경 사이 관리회사 AY에 관리운영동의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위임 범위에는 전차인의 선정·변경, 전대차계약 체결·해지, 점포 명도, 보증금·차임·기간의 결정 및 층 전체의 공동운영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관리회사는 AW에 7층 전체를 일괄 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였고, AW는 2012년경부터 스튜디오 영업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를 상당 부분 진행하였습니다.

전대가 무산되자 피고들은 내장공사 미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를 주장하였음

AW가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철수하면서 전대차가 무산되었습니다. 이후 7층은 원상회복되어 칸막이 설치·도색 등 내장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남았습니다.
원고들이 미납 임대료와 연체료를 청구하자, 피고들은 “내장공사를 마친 점포를 인도할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으므로 임대분양계약과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리

계약서에 기재된 의무라는 이유만으로 그 위반이 곧 해제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님
민법 제544조에 따른 계약해제를 인정하려면, 불이행한 채무가 계약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하고, 그 이행이 없다면 채권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볼 정도의 주된 채무이어야 합니다.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는 해당 급부 자체의 독립된 가치만으로 구별하지 않습니다. 계약 당시 표명되거나 객관적으로 드러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를 기초로 계약 내용, 목적, 불이행이 초래한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내장공사가 계약상 의무에 포함되었다는 사실과, 그 불이행으로 계약 전체를 해제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점포 인도의무는 이미 이행되었다고 판단함

대법원은 피고들이 관리회사에 점포 명도권한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대차 권한을 위임하고, 전차인 AW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도록 한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는 피고들이 점포에 대한 사실적 지배를 행사한 것이므로, 피고들이 직접 입점하여 영업하지 않았더라도 점포의 인도와 점유 개시가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AW가 7층 전체를 대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할 예정이었으므로, 피고들은 개별 점포의 칸막이·도색 등 기존 내장공사를 생략하는 데 묵시적으로 동의하거나 합의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내장공사의무가 남아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부수적 의무에 불과함

대법원은 내장공사의무가 완전히 소멸하였다는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즉, 전대차가 무산되면 분양회사나 임대인들이 다시 칸막이·도색 등의 공사를 해주기로 합의하였다고 보더라도, 그 의무는 이 사건 계약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 주된 채무가 아니라 부수적 채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판단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들은 7층 전체의 일괄 전대 방식에 동의하였음.
  • 전차인이 전체 공간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이었음.
  • 피고들의 점포에 대한 사실적 지배와 인도는 이미 이루어졌음.
  • 그 후 남게 된 칸막이·도색 의무의 불이행을 계약 목적 전체의 좌절과 동일하게 볼 수 없었음.
전대차가 사후에 무산되었다고 하여 이미 이루어진 점포 인도가 부정되거나, 남은 내장공사의무가 당연히 주된 채무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계약해제의 부정과 손해배상 가능성은 구별됨

대법원은 내장공사의무 불이행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이라고 명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은 내장공사 미이행에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닙니다. 부수적 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책임 문제와 계약 전체를 해소할 수 있는지는 구별된다는 판단입니다. 이 판결에서 내장공사 미이행에 따른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이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환송심도 같은 이유의 계약해제를 배척하였음

환송심은 위 대법원 판단에 기속된다고 보아, 내장공사 미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 주장을 다시 배척하였습니다.
다만 이후 피고들이 전대 위임을 철회한 상태에서 임대인 측이 피고들의 동의 없이 다른 업체 AZ에 점포를 인도한 사정에 관해서는, 임차인들에게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의 이행거절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늦어도 2020년 10월 8일경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환송심의 결론은 “내장공사 미이행에 따른 해제는 부정하되, 별도로 발생한 사용·수익 제공의무의 이행거절에 따른 해지는 인정”한 것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실무적 유의점

이 판례는 칸막이 설치나 도색이 언제나 부수적 의무라는 취지로 인용해서는 안 됩니다. 임차인이 개별 점포에서 직접 영업하기로 하였고 그 공사 없이는 약정한 영업이 불가능한 사안이라면, 이 사건과 계약 목적 및 불이행의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당초 내장공사 약정이 있었더라도, 임차인들이 일괄 전대와 전차인의 인테리어 공사에 동의하고 점포에 대한 사실적 지배를 개시한 구체적 경위에 비추어, 남은 내장공사의무의 불이행만으로 계약 목적이 달성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변론서면에서는 다음과 같이 압축하여 인용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가 임차인들이 층 전체의 일괄 전대에 동의하고 관리회사에 포괄적인 전대 권한을 위임하여 전차인이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사안에서, 점포의 인도는 이미 이루어졌고, 전대차 무산 후 칸막이·도색 등 내장공사의무가 남아 있다고 보더라도 이는 계약 목적 달성에 필수적인 주된 채무가 아닌 부수적 채무에 불과하므로, 그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임대분양계약 및 임대차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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