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의 요지
매도청구권은 사업주체가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 소유자에게 시가 매도를 청구하는 형성권으로, 그 행사요건이 충족되면 의사표시 도달일에 시가를 대금으로 하는 매매계약이 성립한다. 이 사건에서는 그 요건을 둘러싸고 네 가지가 다투어졌다.
승부처는 첫 번째 쟁점의 분모 계산이었다. 사유지만을 분모로 하면 24,536/24,949 = 98.3%이지만, 국공유지를 분모에 넣되 그에 대한 사용권원을 부정하면 24,536/27,640 = 약 88.7%가 되어 95%에 미달한다. 즉 피고의 항변은 논리적으로 매도청구권 전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구조였고, 법원이 국공유지의 사용권원을 인정했기 때문에 비로소 98.5%가 나온 것이다.
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19. 8. 29. 선고 2018나2025524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 제22민사부(재판장 이범균, 김대현, 주선아), 변론종결 2019. 5. 23.
- 원고(탈퇴) A 주식회사 / 원고승계참가인·피항소인 주식회사 B / 피고·항소인 C
- 주문: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는 승계참가인으로부터 1,135,737,32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2017. 11. 3.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각 부동산을 인도하라. 나머지 청구 기각. 소송총비용 중 20%는 승계참가인, 80%는 피고 부담. 인도 부분 가집행.
하급심 및 확정 경과
제1심은 인도청구가 철회된 상태였고, 승계참가인이 항소심에서 이를 다시 추가했다. 결과적으로 항소한 피고가 더 불리해진 사건이다(매도대금이 약 5,300만 원 증액되고 인도의무까지 추가). 다만 승계참가인이 청구취지상 1,082,639,840원을 유지한 탓에 인정액이 그보다 커지면서 형식상 일부 기각이 되어 소송비용 20%를 부담하게 되었다.
관련 법령
- 구 주택법(2012. 1. 26. 법률 제11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2항 제1호 — 사업계획승인 시 대지 소유권 확보.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의 경우 해당 대지면적의 100분의 80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권원 확보로 갈음
- 구 주택법(2012. 1. 26. 법률 제11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제1항 제1호 — 주택건설대지면적 중 100분의 95 이상에 대하여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 미확보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 가능
- 주택법 제15조(사업계획의 승인), 제21조 제1항 제1호(대지의 소유권 확보 등 — 국공유지가 포함된 경우 관리청의 매각·양여 확인서류 제출 시 확보 간주), 제22조 제1항 제1호·제2호, 제3항(매도청구 등, 집합건물법 제48조 준용)
- 국유재산법 제42조 — 관리·처분 사무의 위임(구리시장이 관리청 지위 취득)
- 민사소송법 제420조 — 항소심 판결이유의 제1심 인용
- 국토해양부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업무처리지침(2009. 12. 31. 시행) — 국공유지가 포함된 대지에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경우 사전 동의비율에서 제외하되, 승인권자가 승인 전 관리청과 개발행위·처분 등에 관하여 협의를 실시
관련 판례
위 네 건이 두 심급 판결문에 직접 적시된 인용례의 전부다. 국공유지 포함 여부에 관하여는 상급심 선례가 인용되어 있지 않고, 이 판결이 지침과 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1호의 취지로부터 직접 논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를 요한다.
사실관계
사업부지 구성
- 이 사건 사업부지: 구리시 D 외 47필지, 총 48필지 / 편입면적 27,640㎡
- 사유지 24,949㎡ / 국공유지 4필지 2,691㎡(구리시 K 도 1,038㎡, L 대 268㎡, M 구 2,263㎡, N 천 258㎡)
- 피고 소유 이 사건 토지 413㎡ + 이 사건 건물(3층 단독주택)
당사자 및 권리관계
- 원고 A: 2010. 4. 26. 구 주택법 제16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80/100 이상 사용권원을 확보하고 구리시로부터 사업계획승인
- 피고 C: 별지 제1, 2항 각 토지(1978. 12. 30. 이전등기), 제3항 토지 중 4/19(1979. 2. 3.)·2/19(2000. 10. 14.)·13/19(2000. 10. 28.), 제4항 건물(1997. 7. 1. 보존등기) —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 고시일로부터 10년 이전 취득분이 존재
- 원고는 2015년경 소외 E에 사업권 양도계약을 체결하고 2016. 12. 2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자40851호로 사업주체 명의변경 제소전화해
- 승계참가인 B: 48필지 중 41필지의 소유권 취득 등으로 98.3% 사용권원 확보, 2017. 7. 11. 구리시장으로부터 사업주체 변경승인
2017. 승계참가신청 → 2017. 9. 1. 원고 소송탈퇴(피고 동의)
매수협의 및 매도청구권 행사 경과
시가 감정
- 제1심 감정인 G: 토지 857,255,000원 + 건물 225,384,840원 = 1,082,639,840원
- 항소심 감정인 O: 토지 915,431,000원 + 건물 220,306,320원 = 1,135,737,320원 (모두 2017. 11. 3. 기준)
법리
가. 95% 요건의 분모 — 국공유지 포함
구 주택법 제18조의2 제1항 제1호의 문언과 취지를 종합하면, 95% 요건의 기준이 되는 '주택건설대지면적'에는 사유지뿐 아니라 국공유지의 면적까지 포함된다. 그리고 여기서 '사용권원'의 확보란 소유권을 확보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사용 동의를 받는 등 대지를 사용할 권원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분모를 넓히면서 동시에 분자의 인정 폭도 넓히는 구조다. 국공유지를 분모에서 제외하는 해석(사전 동의비율 산정 시 국공유지를 제외한다는 지침 문언에 기댄 해석)을 채택하지 않은 대신, 국공유지에 대한 사용권원 인정 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읽힌다.
나. 국공유지에 대한 사용권원 확보의 인정 기준
법원은 승인요건에 관한 두 규범에서 출발한다.
- 업무처리지침: 국공유지가 포함된 대지에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경우 사전 동의비율에서는 제외하되, 승인권자가 승인 전 관리청과 개발행위·처분 등에 관하여 협의를 실시한다 → 그 협의로써 국공유지 부분은 소유권이 확보된 것으로 본다는 취지
- 주택법 제21조 제1항 제1호: 관리청이 해당 토지를 사업주체에게 매각·양여할 것을 확인한 서류를 제출하면, 소유권이 실제 이전되지 않더라도 확보된 것으로 본다는 취지
이 취지를 매도청구권 요건에 비추어, 주택건설대지에 국공유지가 포함된 경우 ① 승인권자가 관리청과 협의를 실시하거나 ② 관리청이 매각·양여 확인서류를 제출하는 등으로 사업주체가 관리청으로부터 국공유지의 사용허락을 받았음이 확인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 판시다.
이 사건에서는 구리시장이 국유재산법 제42조에 의한 관리청이면서 동시에 사업계획승인권자라는 지위의 중첩이 결정적이었다. 구리시장이 2010. 4. 26. 사업승인을, 2017. 7. 11.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한 것 자체로 국공유지 2,691㎡ 전부에 관한 사용권원 확보가 인정되었다.
그 결과 27,227㎡(= 사유지 중 이 사건 각 부동산 제외 24,536㎡ + 국공유지 2,691㎡) / 27,640㎡ = 98.5%(소수점 첫째자리 미만 버림)로 요건이 충족되었다.
다. 3개월 이상 협의 요건
협의의 방법·시한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소 제기 이후에 이루어져도 무방하고 소송절차 내외를 불문한다. 다만 그 협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의를 뜻하며, 요건 충족 여부는 ① 사업주체가 매매가격 또는 그 산정을 위한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였는지, ② 협의 진행을 위하여 노력하였는지, ③ 대지 소유자가 협의에 어떠한 태도를 보였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고, 증명책임은 사업주체가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는 감정평가액이라는 구체적 가격과 그 산정근거를 제시하고 협의기간·장소·방법까지 특정한 내용증명을 수차례 발송하였으며 상대방에게 의견 제시 기회가 실질적으로 부여된 이상, 2017. 7. 27.부터 3개월 이상 실질적 협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었다.
라. 실효의 원칙
일반 법리(권리자가 행사 기회가 있었음에도 상당 기간 행사하지 않아 상대방에게 불행사에 대한 정당한 신뢰가 생긴 뒤 새삼 행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 허용되지 않고, 실효기간의 길이와 정당한 신뢰 사유는 구체적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를 전제로 하되, 결론을 가른 것은 권리의 동일성에 관한 판단이다.
승계참가인은 최초 사업계획 승인 당시 발생한 원고의 매도청구권을 승계받아 행사한 것이 아니라, 변경승인된 사업계획에 따른 사업주체로서 95% 이상 사용권원 확보 등 행사요건을 스스로 갖추고 변경승인 직후부터 매수협의를 진행하여 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
따라서 원고의 최초 승인 시점(2010. 4. 26.)부터 약 7년이 경과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실효를 인정할 수 없다. 실효기간의 기산점을 신 사업주체의 요건 충족 시점으로 재설정한 것이 이 판시의 실질이다.
마. 승계참가의 적법성 및 권리남용(제1심)
주택법 제15조, 제21조, 제22조에 의하면 사용권원 취득 + 사업계획승인 또는 변경승인을 받아야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가 인정되므로, 원고와 소외 E 사이에 사업권 양도계약이 체결되고 제소전화해까지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주택건설사업주체가 변경되지 않는다. 승계참가인이 98.3% 사용권원을 확보하고 변경승인을 받음으로써 매도청구권 행사 지위를 승계하였고, 변경승인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참가신청은 적법하다.
권리남용 항변에 대하여도, 원고가 착공기한을 연기하고 소 제기 당시 91.56% 사용권원만 확보하여 별지 제3항 토지 일부 지분에 대해서는 매도청구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던 사정이 인정되지만, 승계참가인이 소 제기 이후 별도로 98.3% 사용권원을 확보하고 원고와는 별도로 매수협의를 거쳐 매도청구권을 취득한 이상 권리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배척되었다.
바. 시가의 산정
시가 기준시점은 매도청구권 행사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2017. 11. 3.이다. 항소심은 ① 건물에 관하여 당심 감정인이 행사 시점에 더 가까운 자료(한국감정원 2017년 건물신축단가표)를 기초로 관리상태를 참작하였고, ② 토지에 관하여도 시점수정과 그 밖의 요인 보정을 보다 정확히 산정하였다는 이유로 당심 감정결과를 채택하였다.
감정의 위법 주장도 배척되었다. 건물은 재조달원가에서 정액법에 의한 감가수정을 하는 원가법, 토지는 공시지가기준법을 주된 방법으로 하되 피고가 주장한 거래사례비교법으로도 병행 산출하여 결과를 비교한 뒤 공시지가기준법 결과를 제시한 이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개발이익 미반영 주장은 별도 논증 없이 함께 배척되었다.
실무적 유의점
사업주체(매도청구권자) 측
- 95% 계산에서 국공유지를 분모에서 빼지 말 것. 이 사건 국공유지는 부지의 약 9.7%(2,691/27,640)로, 국공유지 사용권원이 부정되었다면 88.7%가 되어 매도청구권 자체가 부정될 수 있었다. 국공유지 비중이 5%를 넘는 사업지에서는 이 쟁점 하나가 사건의 승패를 결정한다.
- 국공유지 사용권원의 입증자료를 사업 초기부터 확보하라. ⓐ 승인권자와 관리청 사이의 협의 실시 자료, ⓑ 관리청의 매각·양여 확인서류, ⓒ 사업계획승인·변경승인 처분 자체가 모두 입증수단이 된다. 이 사건에서는 구리시장에 대한 사실조회(2018. 10. 5.자, 2018. 11. 7.자)가 결정적 증거였으므로, 소송에서는 사실조회신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 관리청과 승인권자가 분리된 경우를 구별하라. 이 사건 논리는 구리시장이 국유재산법 제42조에 따라 관리·처분 사무를 위임받아 관리청과 승인권자를 겸한 구조에서 성립했다. 국유재산의 관리청이 별개 중앙관서인 사업지에서는 승인 사실만으로 사용허락이 확인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관리청의 매각·양여 확인서류를 별도로 확보해 두어야 안전하다.
- 협의는 소송 내에서도 가능하나, '구체적·실질적'이어야 하고 증명책임은 사업주체에게 있다. 실무상 갖추어야 할 것은 ⓐ 감정평가액 등 구체적 가격 + 그 산정근거, ⓑ 협의기간·장소·방법·연락처의 특정, ⓒ 반복 발송과 반송되지 않은 사실, ⓓ 준비서면을 통한 협의 요청과 변론기일 진술로 기록에 남기기다. 이 사건 승계참가인은 3개월간 5회 이상 내용증명 + 준비서면 2건으로 이를 갖추었다.
- 상대방의 무응답은 사업주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다만 이는 협의 요청 자체가 충분히 구체적이었음을 전제로 한다.
- 사업주체가 변경된 경우, 매도청구권을 '승계한 권리'가 아니라 '신 사업주체가 스스로 요건을 갖춰 새로 취득한 권리'로 구성하라. 실효 항변을 차단하는 핵심 논리이며, 이를 위해 변경승인 직후부터 지체 없이 매수협의에 착수한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 사건은 변경승인(2017. 7. 11.)에서 최초 협의 요청(2017. 7. 27.)까지 16일이었다.
- 매도청구권은 준비서면 송달로도 행사할 수 있고, 송달일이 매매계약 성립일이자 시가 기준시점이 된다. 행사 즉시 감정신청을 병행하는 것이 유리하다(이 사건 승계참가인은 송달 당일 감정신청).
- 인도청구를 함께 구하라. 이 사건 승계참가인은 제1심에서 인도청구를 철회했다가 항소심에서 다시 추가하여 인용받았고, 인도 부분은 가집행선고까지 받았다. 소유권이전등기만으로는 현실적 사업 착수가 불가능하다.
대지소유자(피고) 측
- 10년 이전 취득·계속 보유자는 제2호로는 매도청구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방어의 전부를 95% 요건(제1호)에 집중해야 한다. 이 사건 피고의 전략 자체는 정확했고, 다만 국공유지 쟁점에서 패한 것이다.
- 국공유지 사용권원을 다툴 때는 '협의의 실질'을 공격하라. 승인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사용허락이 확인된 것인지, 관리청이 실제로 매각·양여 의사를 표시한 자료가 있는지를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으로 확인시켜야 한다. 처분의 존재로 곧바로 사용권원을 추단하는 이 판결의 논증은 상급심 선례에 기초한 것이 아니므로, 다른 사안에서 다툴 여지가 남아 있다.
- 협의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최악의 대응이다. 반대로 가격 산정근거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역제안을 하는 등 협의에 성실히 임했으나 사업주체가 실질적 협의를 거부했다는 기록을 만드는 편이 협의 요건 미충족 항변의 실효성을 높인다.
- 실효·권리남용 항변은 사업주체 변경이 개입되면 거의 관철되지 않는다. 전 사업주체의 지연과 무자력을 입증하더라도, 신 사업주체가 요건을 새로 갖추었다면 별개의 권리로 평가된다.
- 감정 다투기의 실효적 지점은 '결과 비교'의 부재다. 이 사건 항소심 감정인은 피고가 주장한 거래사례비교법으로도 시가를 산출하여 공시지가기준법 결과와 비교한 뒤 후자를 채택했고, 이 병행 검증이 합리성 인정의 근거가 되었다. 따라서 감정인이 한 가지 방법만 적용한 경우에 공격의 실익이 크다.
- 항소의 실익을 냉정히 계산하라. 이 사건 피고는 항소로 매도대금이 약 5,300만 원 증액되고 인도의무까지 추가되는 결과를 얻었다. 시가 기준시점이 고정되어 있더라도 재감정은 양방향으로 움직인다.
절차 및 인용상
- 사업권 양도계약이나 제소전화해만으로는 주택법상 사업주체가 변경되지 않는다. 이 사건 원고는 이미 소외 E에 사업권을 양도하기로 하고 제소전화해까지 했음에도,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받은 승계참가인이 매도청구권 행사 주체로 인정되었다. 사업권 거래 실무에서 변경승인 취득 여부가 유일하게 결정적이라는 점을 확인해 준 판시다.
- 행정처분 무효 항변은 중대·명백설의 벽을 넘기 어렵다. 변경승인 처분의 하자를 다투려면 취소소송을 별도로 제기하는 것이 정공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