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토지 소유자의 출입 차단과 점유회수청구 ― 기존 토지사용승낙은 건물 취득자에게 승계되는가

핵심 결론 토지 소유자라도 임의로 타인의 점유를 빼앗으면 점유를 회복시켜야 한다. 점유회수와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는 함께 인용될 수 있으며, 기존 사용대차권의 승계를 주장하려면 원칙적으로 토지 소유자의 승낙이 필요하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9다202795, 2019다202801

해당판결

사건 결과: 양측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 확정.
건물 소유자의 점유회수청구와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가 모두 인정되었다. 두 청구가 함께 인용되는 이유와 그 집행 순서가 중요한 사례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67. 6. 20. 선고 67다479 판결

점유를 침탈한 사람이 해당 물건에 대한 소유권 등 본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점유회수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나.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862 판결

확정판결에 따른 집행이라도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권리남용에 해당하면 청구이의의 소로 그 집행을 저지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점유회수판결의 집행을 예외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근거로 참조되었다.

다. 대법원 1999. 5. 11. 선고 98다61746 판결

사용대차에서 차주의 권리를 양도받은 사람은 그 양도에 관한 대주의 승낙이 없으면 대주에게 대항할 수 없다.

관련법령

  • 민법 제204조: 점유를 침탈당한 사람의 점유물반환청구와 손해배상청구. 점유회수청구는 침탈당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 민법 제205조: 점유를 방해받은 사람의 방해제거청구와 손해배상청구.
  • 민법 제208조: 점유권에 기한 소와 본권에 기한 소의 독립성. 점유권에 기한 소는 본권에 관한 이유로 재판하지 못한다.
  • 민법 제213조: 소유자의 소유물반환청구권과 점유할 권리가 있는 사람의 반환거부권.
  • 민법 제609조, 제610조 제2항·제3항: 사용대차의 성립, 대주의 승낙 없는 제3자의 사용·수익 제한 및 위반 시 해지권.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제4조, 제20조: 건물의 대지, 규약에 따른 건물의 대지 및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관계.
  • 민사집행법 제44조: 확정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의 허용 여부를 다투는 청구이의의 소.

사실관계

가. 건축을 위한 토지사용승낙과 주차장 진출입로 이용

피고는 자신이 소유한 37㎡ 토지를 건축주가 건축허가 신청용도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였다.
건축주는 인접한 315㎡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였고, 피고 소유의 37㎡ 토지는 건물이 직접 들어선 부지가 아니라 건물 주차장의 진출입로로 사용되었다.

나. 경매를 거친 건물 취득

건물은 임의경매와 후속 거래를 거쳐 2016. 11. 7. 원고인 신탁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원고는 이후에도 문제의 토지를 주차장 진출입로로 사용하였다.
다만 경매 당시 매각물건명세서에는 대지사용권이 없어 건물만 매각하고, 최저매각가격도 건물만의 평가액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다. 토지 소유자의 펜스 설치와 쌍방의 인도청구

피고는 사용료 지급을 요구하다가 2017. 1. 10. 토지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였다. 원고는 그때부터 토지를 주차장 진출입로로 사용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점유방해를 이유로 펜스 제거를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점유침탈을 이유로 펜스 제거와 토지 반환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에 대비하여, 소유권에 기한 토지 인도를 예비적 반소로 청구하였다.

법리

가. 출입 차단으로 점유를 잃었다면 점유회수청구가 문제된다

점유방해는 점유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그 이용이 방해되는 경우이고, 점유침탈은 기존의 점유 자체를 빼앗긴 경우이다.
이 사건에서는 펜스 설치로 원고가 토지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원심은 단순한 점유방해가 아니라 점유침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점유방해제거를 구한 주위적 청구는 배척하였지만, 점유회수를 구한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여 피고에게 펜스 제거와 토지 반환을 명하였다.
대법원도 원고가 펜스 설치 전까지 토지를 주차장 진출입로로 사용하면서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다는 판단을 인정하였다.

나. 소유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점유침탈을 정당화할 수 없다

점유회수청구에서는 침탈 당시의 점유와 침탈 사실이 문제된다. 최종적으로 누가 그 물건을 점유할 정당한 권리를 가지는지는 본권에 관한 별도의 문제이다.
따라서 토지 소유자가 “내 땅이므로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만으로 점유회수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반면 기존 점유자에게 토지를 계속 사용할 정당한 권리가 없다면, 소유자는 소유권에 기하여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점유회수청구와 피고의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가 모두 인용된 것은 이러한 구별에 따른 것이다.

다. 두 인도청구가 모두 인용되면 점유회복이 먼저 이루어진다

대법원은 두 판결의 집행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1. 점유자는 본소 확정판결에 따라 집행문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으로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
  2. 소유자는 그 본소 집행 후 집행문을 부여받아 반소 확정판결에 따라 다시 인도를 집행할 수 있다.
소유권에 기한 예비적 반소청구는 본소의 의무 실현을 정지조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소유자가 허용되지 않는 자력구제로 점유를 빼앗았기 때문에 발생하며, 점유침탈 과정에서 설치한 펜스 등의 장애물도 제거될 수 있다.
다만 점유회복의 집행이 아무런 실익 없이 점유상태의 변경만 반복하거나, 그 집행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 명백히 정의에 반하는 경우 등에는 예외가 문제될 수 있다. 점유자가 장기간 본소 판결을 집행하지 않아 소유자의 반소 판결도 집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청구이의의 소로 점유회수판결의 집행을 저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청구이의가 인용된 것은 아니다.

라. 건물 취득만으로 기존 사용대차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

사용대차는 당사자 사이의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무상계약이다. 특별한 약정 등이 없으면 차주는 대주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수 없다.
차주의 권리를 양도받았다는 사람도 그 양도에 관한 대주의 승낙이 없으면 대주에게 대항할 수 없다. 대주는 기존 사용대차계약을 해지하지 않고서도 무단으로 사용하는 제3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피고와 최초 건축주 사이에 사용대차계약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의 승낙을 받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용대차권의 승계취득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토지사용수익권이 건물 소유권의 종된 권리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으나, 대법원은 그 이유 설명에 부적절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대주의 승낙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모든 토지사용권의 승계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사용승낙의 내용, 승계에 관한 약정 및 소유자의 승낙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마. 건축허가에 포함된 토지라고 당연히 대지사용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건축허가상 대지와 집합건물법상 건물의 대지를 구별하였다.
이 사건 토지에는 건물이 직접 들어서 있지 않았고, 해당 토지를 집합건물의 대지로 정하는 규약이나 공정증서도 없었다. 이에 원심은 주차장 진출입로로 사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집합건물법상 대지사용권의 승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건축허가를 위한 토지사용승낙이 있었다는 사실과, 이후 건물 취득자가 토지 소유자에게 대항할 사용권을 가지는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소유권 행사에도 적법한 인도절차가 필요하다

토지 소유자라도 기존 점유자의 출입을 차단하여 점유를 빼앗으면 점유회수청구를 받을 수 있다. 사용권이 없다는 주장은 인도청구 등 적법한 절차에서 다투어야 한다.

나. 점유방해인지 점유침탈인지에 따라 청구를 구성해야 한다

출입이 일부 제한된 것인지, 사실상 이용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것인지에 따라 청구의 근거가 달라진다. 차단 전의 이용 상태와 차단 후의 변화를 사진, 통행 자료 등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점유회수청구의 경우에는 침탈일부터 1년이라는 행사기간도 확인하여야 한다.

다. 경매로 건물을 취득할 때 진입로 사용권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건물의 주차장이나 진입로가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라면 기존 사용승낙서의 목적·기간, 제3자의 사용이나 권리승계를 허용하는 약정,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건축허가가 존재하거나 종전부터 진입로로 이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권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라. 사용이익의 반환은 실제 이용기간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

원심은 원고가 실제로 토지를 사용한 2016. 11. 7.부터 2017. 1. 9.까지의 사용이익 671,072원을 인정하였다. 펜스 설치 이후 원고가 토지를 사용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추가 사용이익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토지 인도청구와 사용이익 반환청구는 구별하고, 실제 점유·사용 상태 및 그 변동 시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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