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병합을 통한 소수주주 축출과 자본감소의 효력

핵심 결론 주식병합으로 소수주주가 지위를 잃더라도 그 자체로 위법하지 않으며, 동일 비율 적용과 적정한 단주 보상 등 절차·공정성을 종합해 판단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283315, 2004다44575

판결번호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8다283315 판결

관련판례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4다44575, 44582 판결
어느 종류의 주주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뿐 아니라 외형상 평등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발생하면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하였다.
종류주주총회 결의는 해당 정관변경의 법률효과가 발생하기 위한 특별요건이므로, 결의가 없으면 정관변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뿐 주주총회결의 자체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관련법령

상법 제360조의24

발행주식총수의 95% 이상을 자기 계산으로 보유한 지배주주는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 소수주주에게 주식 매도를 청구할 수 있다.

상법 제438조

자본금 감소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결정해야 한다.

상법 제439조

자본금 감소에는 채권자 이의절차에 관한 상법 규정이 준용된다.

상법 제440조

주식병합을 할 경우 회사는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주권 제출을 공고하고 주주에게 통지해야 한다.

상법 제443조

주식병합으로 발생한 단주는 경매하거나, 거래소에서 매각하거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경매 외의 방법으로 매각하여 그 대금을 종전 주주에게 지급한다.

상법 제445조

주주·이사·감사·청산인·파산관재인 또는 자본금 감소를 승인하지 않은 채권자는 변경등기일부터 6개월 내에 자본금 감소 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민법 제2조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해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

비송사건절차법 제83조

주식병합으로 발생한 단주를 경매 외의 방법으로 매각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

울트라건설은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주식을 병합하고 자본금을 감소하였다. 이후 호반건설이 유상증자를 통해 울트라건설의 지배주주가 되었다.
울트라건설은 회생절차가 종결된 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0만 원으로 변경하는 10,000 대 1의 주식병합과 이에 부수하는 자본금 감소를 결의하였다.
회사는 10,000주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종전 주식 1주당 5,000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해당 안건은 발행주식총수의 97%, 주주총회 출석 주식수의 99.99%의 찬성으로 가결되었고, 참석 주주 중 원고만 반대하였다.
원고는 보통주 147주와 우선주 31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주식병합으로 단주만 보유하게 되어 현금을 지급받고 주주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결과적으로 지배주주와 일부 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소수주주들도 주주의 지위를 잃었다.
원고는 이 사건 주식병합이 소수주식 강제매수제도의 엄격한 요건을 회피하여 소수주주를 축출하기 위한 것이고, 주주평등의 원칙과 신의성실 및 권리남용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자본금 감소의 무효를 구하였다.

법리

1. 자본금 감소 무효의 사유

상법 제445조는 자본금 감소 무효의 소를 규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무효사유를 열거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 자본금 감소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자본금 감소의 방법이나 절차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 경우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한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위반된 경우
주주평등의 원칙은 주주를 형식적으로 똑같이 취급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비례하여 평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주주의 주식 수에 따라 서로 다른 비율로 병합하는 차등감자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자본금 감소의 무효사유가 될 수 있다.

2. 주식병합과 소수주주의 지위 상실

상법은 자본금 감소나 합병·분할 등 조직재편 과정에서 주식병합을 허용하고 있다. 주식병합으로 발생한 단주는 상법 제443조에 따라 매각하고 그 대금을 종전 주주에게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병합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주식을 보유한 소수주주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주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주 처리 방식은 상법이 명문으로 인정한 주주평등 원칙의 예외이다.
따라서 모든 주식에 동일한 병합비율이 적용되고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에 비례하여 동일하게 취급되었다면, 일부 소수주주가 단주만 보유하게 되어 주주의 지위를 상실했다는 결과만으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소수주식 강제매수제도와의 관계

상법은 발행주식총수의 95% 이상을 보유한 지배주주가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소수주주의 주식을 강제로 매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제도에는 경영상 목적, 주주총회 승인 및 공정한 매매가격의 보장 등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요건이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그 요건을 회피하기 위하여 주식병합 등 다른 제도를 탈법적으로 이용하여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는 것은 위법하다.
다만 소수주식 강제매수는 지배주주에게 인정된 권리일 뿐 반드시 그 방법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법도 소수주식 강제매수제도를 도입하면서 주식병합의 목적이나 요건을 별도로 제한하지 않았다.
주식병합으로 소수주주가 주주의 지위를 상실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소수주식 강제매수제도를 탈법적으로 회피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단주 보상가격의 공정성

주식병합으로 발생한 단주를 임의매각하려면 대표이사가 사유를 소명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원은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 매각가격의 적정성을 심사한다.
주식의 액면가
회사의 기업가치에 따라 산정한 주당 가치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거래가격
그 밖에 단주주주와 잔존주주 사이의 공평에 필요한 사정
따라서 주식병합에 따른 단주 처리에도 가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원의 통제절차가 존재한다.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 주식병합이 모든 보통주와 우선주에 동일한 10,000 대 1의 비율로 적용되었고, 주식병합 후에도 주주들의 비율적 지위에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소수주주들이 단주 처리로 주주의 지위를 잃었지만, 이는 상법이 예정한 단주 처리의 결과이므로 그 자체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주식병합과 자본금 감소가 발행주식총수의 97%, 출석 주식수의 99.99%의 찬성으로 결의되어 지배주주뿐 아니라 대다수 소수주주도 찬성하였고, 주주총회에서 1주당 5,000원의 보상가격이 미리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대법원은 소수주주가 지위를 상실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주식병합과 자본금 감소가 주주평등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및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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