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후1710 판결 [등록무효(디)]
- 원고: 주식회사 대륜캐리어테크 — 선행디자인의 등록권자이자 무효심판청구인
- 피고: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등록권자
- 결과: 상고기각
대법원은 두 디자인이 유사하여 피고의 디자인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이하에서는 첨부된 대법원 판결문과 원심판결문을 종합하였다.
하급심 및 심판 경과
특허심판원
특허심판원 2016. 3. 4. 자 2015당5011 심결
원고는 피고의 등록디자인이 자신의 선행디자인과 동일·유사하고, 선행디자인으로부터 쉽게 창작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두 디자인이 동일·유사하지 않고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도 아니라고 보아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특허법원
특허법원 2016. 7. 15. 선고 2016허2010 판결
특허법원은 공통된 몸체 형상 등이 전체 외관의 지배적인 특징이고, 전면 무늬 등의 차이는 이를 상쇄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등록무효심판청구를 기각한 심결을 취소하였다.
대법원
기능적 형상의 평가와 거래 시 외관을 포함한 전체관찰에 관한 법리를 제시하면서 원심판단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무효사유를 부정한 심결을 취소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관련 판례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판례는 다음과 같다.
-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후597 판결 디자인은 전체 외관을 대비하여 판단하고, 지배적인 특징이 유사하면 세부적인 차이가 있더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는 법리이다.
-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후265 판결 물품의 사용 시뿐 아니라 거래 시 외관에 의한 심미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이다.
원심은 기능적 형상의 평가와 전체관찰·요부 판단에 관하여 다음 판례들도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1항 공지된 디자인 및 그와 유사한 디자인 등의 등록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선행디자인과의 유사성이 핵심이었다.
-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2항 통상의 디자이너가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의 등록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심판 단계에서 함께 주장되었으나, 법원은 선행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무효사유를 인정하였다.
첨부 원심판결은 위 조항을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1항, 제2항’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개정일·법률번호를 붙인 구법 표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출원일도 익명 처리되어 있어 특정 개정 전 법률을 임의로 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1. 화물차량 하부에 장착하는 공구함 디자인
피고의 등록디자인은 ‘화물차량용 공구함’, 원고의 선행디자인은 ‘트럭용 사물함’을 대상으로 하였다.
명칭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물품은 모두 화물차량 하부에 장착하여 공구와 각종 물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므로 용도와 기능이 동일하였다.
2. 두 디자인의 공통된 형상
두 디자인은 가로로 긴 직육면체 몸체를 기본으로 하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었다.
- 몸체 왼쪽 위 모서리에 직육면체 형태의 절개홈이 있다.
- 전면 여닫이문의 왼쪽 위가 45도 각도로 잘려 있다.
- 여닫이문 위쪽 몸체에 기다란 경사면이 있다.
- 몸체 오른쪽 측면 뒤쪽 중앙에 반구형의 오목한 홈이 비스듬히 형성되어 있다.
- 뒷면 오른쪽에 중간 부분까지 내려가는 경사면이 있다.
- 뒷면 중앙에 수직으로 들어간 홈이 있다.
법원은 이러한 공통점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물품의 전체 형상과 구조적 특징을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보았다.
3. 전면 무늬와 세부 구성의 차이
두 디자인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도 있었다.
- 여닫이문 전면의 오목한 면이 사각형인지 오각형인지
- 오목한 면 주변의 돌출 형상과 개폐레버의 유무
- 여닫이문 아래쪽 돌출 띠의 유무
- 여닫이문 위쪽 띠와 가장자리 플랜지의 형상
- 손바닥 도형과 글자 모양의 유무
- 경첩의 세부 표현
피고는 구매자와 사용자가 주로 전면을 보므로 이러한 차이가 전체적인 인상을 달리한다고 주장하였다.
4. 피고의 기능적 형상 주장
피고는 두 디자인의 공통점이 특정 차량 하체에 장착하고 수납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형상이라고 주장하였다.
형상이나 위치를 바꾸면 장착이 어렵거나 기능이 저하되고 비용이 늘어나므로, 공통된 부분의 중요도를 낮게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또한 측면이나 뒷면은 장착 후 잘 보이지 않으므로 유사성 판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5. 대체 형상과 거래 실태
원심은 공구함이 차량 하부의 앞쪽·뒤쪽·중간 등 여러 위치에 장착될 수 있고, 다른 형태로도 동일한 보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해당 차량용 공구함이 반드시 두 디자인에서 예정한 위치에만 장착되어야 한다는 근거도 없었다.
아울러 소유자나 운전자는 공구함을 구입한 뒤 차량에 장착하므로, 구매 단계에서는 전면뿐 아니라 전체 형상과 차량에 맞는 구조를 살펴볼 것으로 보았다.
6. 수요자 설문조사의 제출
피고는 특정 차량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보고서에는 응답자의 80.0%가 두 제품의 전체 디자인이 유사하지 않다고 인식하였고, 84.7%가 혼동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였다는 결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원심은 제시 자료, 질문 방식 및 조사대상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 이를 유사성 판단에 적합한 객관적 조사결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리
1. 디자인은 개별 요소를 분리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관찰한다
디자인의 유사 여부는 각 구성요소를 따로 떼어 일치 여부를 세는 방식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전체 외관을 대비하여 보는 사람에게 다른 심미감을 주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때 지배적인 특징이 유사하면 일부 세부 차이가 있더라도 유사한 디자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몸체의 절개홈·경사면·요입홈 등이 전체적인 구조와 인상을 형성하였다. 전면의 장식과 세부 차이는 그 공통된 인상을 상쇄할 정도가 아니었다.
2. ‘기능과 관련된 형상’과 ‘기능상 불가결한 형상’은 다르다
두 디자인의 공통 부분이 물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한 형상이라면, 유사성 판단에서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형상을 선택할 수 있다면 불가결한 형상이라고 할 수 없다. 단순히 기능과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요도를 낮춰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의 핵심은 기능적 목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형상이 디자인 비교에서 약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3. 특정 차량에 적합하다는 사정만으로 필연적인 형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 사건 공구함은 특정 차량 하부의 공간을 활용하고 수납용량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른 장착 위치를 선택하거나 다른 크기와 형태로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실제로 같은 차량에 사용되는 다른 형상의 공구함도 존재하였다.
따라서 두 디자인의 공통 형상이 기능상 반드시 채택되어야 하는 형태라고 볼 수 없었다. 원심은 피고가 주장한 기능 저하나 비용 증가 가능성만으로 대체 형상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다.
4. 장착 후 가려지는 부분도 거래 시에는 중요한 외관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사용 시뿐 아니라 거래 시의 심미감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 사건 물품은 완성된 차량의 외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거래되어 차량에 장착되는 공구함이었다. 수요자는 거래 단계에서 측면과 뒷면을 포함한 전체 형상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장착 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부분을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중요도를 낮출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5. 참신하고 비중이 큰 공통 형상은 지배적인 특징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두 디자인의 공통 부분이 종래 화물차량용 공구함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참신한 형상이고, 전체 외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고 보았다.
또한 물품의 구조적 특징을 잘 나타내 수요자의 주의를 끌기 쉬운 부분이라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전면 무늬 등에 차이가 있어도 전체적으로는 유사한 심미감을 준다고 보았다.
6. 설문조사는 조사 설계의 적절성까지 검토해야 한다
원심이 설문조사를 배척한 이유는 단순히 법원의 판단과 결과가 달랐기 때문이 아니다.
첫째, 조사대상자에게 사시도·정면도·제품 정면 사진을 보여 주었지만, 전체 형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측면과 뒷면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둘째, ‘잘 보이는 앞면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는 선택지에는 앞면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다.
셋째, 거래자에는 자동차 부품 판매상과 도매상 등도 포함되는데 조사대상을 특정 차량 운전자로 한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해당 보고서가 객관적인 판단자료로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설문조사의 수치만으로 디자인 유사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결론
대법원은 공통 형상에 대체 가능한 다른 형태가 존재하므로 기능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중요도를 낮출 수 없고, 거래 시 관찰되는 전체 외관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두 디자인은 지배적인 형상이 유사하고 전면 무늬 등의 차이는 그 유사성을 상쇄하지 못하므로, 피고의 디자인등록은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무효심판청구를 기각한 심결을 취소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 기능적 형상의 중요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같은 기능을 확보할 대체 형상이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 부품이나 장착형 제품은 설치 후 모습뿐 아니라 별도 거래 단계에서 관찰되는 전체 외관도 비교해야 한다.
- 전면 장식이나 무늬만 변경하였더라도 몸체의 지배적 형상이 유사하면 등록무효 위험이 남는다.
- 수요자 조사는 전체 디자인을 보여 주는 자료, 중립적인 질문, 실제 수요자·거래자를 반영한 표본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