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임장 없는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묵시적 대리권 수여의 인정과 매도인의 위약금 책임

핵심 결론 대리권 수여는 서면이나 명시적 의사표시 없이도 인정될 수 있다. 매도인의 가격 조정 허용, 계약금 수령, 계약서 확인 후 태도 등을 종합하여 대리권을 인정하고, 환송심은 매도인의 이행거절에 따른 위약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03315, 2005다39594

해당 판결

대법원 2016년 5월 26일 선고 2016다203315 판결〔위약배상금〕
대리권을 수여하는 행위는 일정한 형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본인의 묵시적 의사표시나 행동을 통하여 대리권 수여를 추단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대리권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 후 판단
구분판결판단
제1심제주지방법원 2015년 5월 21일 선고 2014가합2620 판결매수인의 위약금 3억 3,000만 원 청구 인용
환송 전 원심광주고등법원 2015년 12월 23일 선고 (제주)2015나719 판결계약체결 대리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매수인 패소
파기환송심광주고등법원 2017년 6월 21일 선고 (제주)2016나10218 판결대리권 수여와 매매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고, 매도인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위약금 지급 판단 유지
환송심은 매도인에게 이미 반환한 계약금과 별도로 위약금 3억 3,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06년 11월 24일 선고 2005다39594 판결
매매계약의 성립 여부는 중요 사항에 관한 의사합치가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목적물·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잔금 지급시기가 기재되지 않았거나 정식계약서를 나중에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이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14조: 대리인이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여 한 의사표시의 효력.
  • 민법 제563조: 재산권 이전과 대금 지급에 관한 약정으로 매매계약이 성립한다는 규정.
  • 민법 제544조: 이행지체에 따른 계약해제 및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표시한 경우의 최고 생략.
  • 민법 제398조 제2항·제4항: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및 위약금의 손해배상액 예정 추정.

사실관계

당사자와 C의 역할
구분당사자지위
원고A서귀포시 소재 부동산을 매수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매수인
피고B해당 부동산 소유자로서 매도인
소외인C피고의 부탁으로 매수인을 찾다가 원고를 소개하고, 피고의 대리인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사람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원고 A와 피고 B이다. C가 피고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받았는지가 쟁점이었다. 피고는 C가 단순히 매수인을 소개·중개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가격 협의와 계약금 지급
피고는 자신의 서귀포시 소재 부동산을 33억 원에 매도하려고 매수인을 찾고 있었다. 피고의 부탁을 받은 C는 매수의사가 있는 원고를 만나게 되었다.
2014년 8월 6일 C는 프랑스를 방문 중이던 피고와 세 차례 통화하여 원고의 매수의사를 전달하였다. 피고는 C에게 매매대금을 1,000만 원까지 깎아줄 수 있다고 말하고, 계약금을 받을 자신의 계좌번호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주었다.
다음 날 C는 피고의 대리인으로서 원고와 매매대금 32억 9,000만 원, 계약금 3억 3,000만 원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계약금 전액을 피고의 계좌에 직접 송금하였다.
계약서에는 중도금·잔금 일정을 매도인과 협의하여 추후 다시 정한다는 특약이 있었다. C는 피고에게 계약금 입금 사실과 귀국 후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알리고 통화하였다.
귀국 후 매도인의 태도와 계약 이행거절
피고는 2014년 8월 11일 귀국 후 C를 만나 계약서를 받았다. 당시 매매대금이나 C가 대리인으로 표시된 점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피고는 계약서에 잘못 포함된 묘지가 자신의 소유가 아니므로 매매목적물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중도금 액수와 지급시기를 조율하였다.
그런데 다음 날 피고는 C를 통하여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8월 13일 원고에게 받은 계약금 3억 3,000만 원만 반환하였다. 원고가 계약금의 배액 상환을 요구하자, 피고는 C에게 계약체결 대리권을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소장에 계약해제 의사를 표시하고, 이미 반환받은 계약금과 별도로 약정 위약금 3억 3,000만 원을 청구하였다.
법리적 쟁점과 판단
위임장·인감증명서가 없어도 대리권 수여를 인정할 수 있다
대리권을 수여하는 수권행위는 불요식행위이므로 반드시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명시적인 수권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본인의 행동과 거래 경위를 종합하여 묵시적인 대리권 수여를 인정할 수 있다.
환송 전 원심은 C가 위임장·인감도장·인감증명서를 갖추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거액의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 등을 중시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서면의 부재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고가 실제로 어떤 권한을 부여하고 계약 진행에 어떻게 관여하였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리권 수여는 매도인의 일련의 행동을 종합하여 추단하였다
매도인인 피고의 행동대리권 판단에서의 의미
C에게 매수인을 찾아 달라고 부탁C의 관여가 피고의 요청에서 시작됨
매매대금 1,000만 원 감액을 허용구체적인 가격 조정 범위를 부여함
계약금 수령 계좌를 알려주고 3억 3,000만 원을 받음매매계약 진행과 계약금 지급에 관여함
계약서 확인 후 가격과 대리인 표시에 이의하지 않음C의 계약체결 행위를 부정하지 않은 태도
목적물 일부를 정정하고 중도금 조건을 조율계약의 구체적 이행조건을 협의한 사정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C에게 해당 부동산을 32억 9,000만 원에 매도할 계약체결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다.
환송심은 추가 심리를 거쳐 실제로 그 대리권이 수여되었다고 인정하였다. 계좌번호를 알려주거나 침묵하였다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대리권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판단 근거는 묵시적으로 수여된 실제 대리권이다
이 사건은 계약 상대방이 대리권을 믿었다는 사정에 기초하여 표현대리 책임을 인정한 사건이 아니다. 피고의 의사표시와 행동을 통하여 실제 대리권의 수여를 인정한 사건이다.
계약서 확인 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정도 계약 전후의 다른 사정과 함께 대리권 수여를 추단하는 근거로 고려되었다. 판결은 이를 무권대리행위의 사후 추인으로 구성하지 않았다.
세부 조건을 추후 협의하기로 하였어도 매매계약은 성립할 수 있다
피고는 중도금·잔금 지급시기 등 세부사항이 확정되지 않았고 귀국 후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기로 하였으므로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환송심은 원고와 적법한 대리인 C 사이에 매매의 주요 요소인 목적물과 매매대금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일부 지급일정을 추후 협의하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계약을 부정하지 않았다.
지급된 3억 3,000만 원이 매매대금의 약 10%로서 통상적인 계약금 규모라는 사정도, 단순한 매수의사 확인용 가계약금이라는 피고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로 고려하였다.
계약금 반환만으로 위약금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피고는 계약 이행을 명백히 거절하면서 계약금을 반환하였다. 환송심은 이에 따라 원고가 별도의 이행최고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의 해제 의사가 담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4년 10월 30일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보았다.
계약서 제6조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의 기준을 계약금으로 정하고 있었다. 환송심은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하여, 피고에게 위약금 3억 3,000만 원의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계약 체결 경위, 매매대금과 계약금 규모,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부당하게 과다하지도 않다고 보아 감액 주장을 배척하였다.
따라서 환송심이 인정한 금전관계는 다음과 같다.
구분처리
원고가 지급했던 계약금 3억 3,000만 원피고가 소송 전에 반환
채무불이행에 따른 약정 위약금 3억 3,000만 원피고의 별도 지급의무 인정
위약금에 대한 지연손해금2014년 10월 31일부터 완제일까지 판결상 연 20% 인정
추가 지급금의 법적 근거는 계약서 제6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위약금이다. 원고가 처음 배액 상환을 요구하였다는 사정과 구별하여 이해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묵시적 대리권을 주장할 때에는 가격 결정·조정 지시, 계좌 전달, 계약금 수령, 계약 내용 보고, 계약서 확인 후의 대응을 시간순으로 연결하여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임장의 유무만으로 대리권 판단을 끝낼 수는 없다.
또한 계약서 재작성이나 세부조건의 추가 협의가 예정되어 있었다면, 그것이 계약 성립을 유보한 것인지, 이미 합의된 계약의 내용을 정리·보완하려는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주요 내용에 관한 합의와 당사자의 후속 행동을 근거로 계약 성립이 인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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