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손해배상. 원고들과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하급심
제1심과 원심은 자산운용회사와 그 대표이사의 설명의무 위반 및 부당권유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다만 투자자의 전문성과 투자 경험, 고수익 상품의 위험성, 피고들도 발행회사의 분식회계를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던 사정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40%로 제한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각 500억 원을 투자한 원고들에게 연대하여 각 200억 원 및 투자금 지급일인 2010. 6. 29.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단되었다.
반면 원고들이 주장한 사기적 부정거래·기망행위, 이해상충방지의무 위반 및 투자신탁 운용단계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면서 다음 사항을 명확히 하였다.
- 부실한 재무상태를 알고 의도적으로 투자자를 기망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불확실한 수익의 확실성을 강조한 부당권유와 설명의무 위반은 성립할 수 있다.
-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은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때부터 발생한다.
- 이 사건은 투자 당시 이미 기초자산과 수익증권의 가치가 0원으로 평가되는 경우이므로 투자금 지급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으며,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도14924 판결 이 사건 투자권유와 관련된 형사판결이다. 단정적 판단 제공 여부는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 투자자를 기준으로 표현과 투자 관련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대상판결은 이 법리를 민사상 부당권유 책임 판단에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17674 판결 금융투자상품의 특성·위험도와 투자자의 경험·능력을 종합하여 설명의무의 정도를 판단한다는 선례이다.
-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2다63572 판결 자산운용회사는 수집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하여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이를 운용단계의 책임 판단에 적용하였다.
-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다19117, 19124 판결 및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 설명의무 위반 등에 따른 손해와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을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연결하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투자금 지급 당시 손실이 이미 확정된 경우까지 구체화하였다.
관련법령
설명의무·손해배상·부당권유에 관한 조문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른 개정 전 규정을 표시한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20. 3. 24. 법률 제171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제3항 일반투자자에 대한 설명의무와 중요사항의 거짓·왜곡 설명 및 누락 금지.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20. 3. 24. 법률 제171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제2항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투자금에서 회수금액 등을 공제하는 손해액 추정.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20. 3. 24. 법률 제171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2호 불확실한 사항에 관한 단정적 판단 제공 또는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의 고지 금지.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2호 중요사항의 거짓 표시나 필요한 중요사항이 누락된 문서 등을 이용한 부정거래 금지.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1항·제2항 집합투자업자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사실관계
원고들은 장학재단과 학교로서 기금을 운용하던 투자자들이고, 피고들은 자산운용회사와 그 대표이사이다. 대표이사는 원고들의 기금관리위원 또는 기금운용자문위원을 겸하면서 기존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직접 투자를 권유하였다.
투자 대상은 부산저축은행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수탁회사가 전환우선주식을 인수하여 보유하는 동안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연 12.1%의 우선배당을 받고, 그 배당금이나 주식 매각대금을 펀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구조였다. 이는 약정된 배당구조로서, 실제 지급 가능성이나 원금 회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피고들은 투자권유 과정에서 부도위험 없이 연 12%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라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또한 자본이 투입되면 우량 저축은행으로 회복될 것이고, 배당을 받지 못하더라도 주식을 매각하여 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반복하였다.
원고들은 이러한 권유를 받아 2010. 6. 29. 펀드에 각 500억 원, 합계 1,000억 원을 투자하였다. 이후 발행회사의 대규모 분식회계와 부실이 드러났고, 투자원금을 회수하지 못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들이 부실을 알면서 투자를 유도하였고, 수익성과 안전성을 과장하였으며, 투자 후에도 적절한 회수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각 투자원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발행회사의 재정상태를 토대로 투자 당시 전환우선주식 및 수익증권의 가치가 이미 0원이었고, 원고들의 전액 손실도 객관적으로 확정되어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부정거래와 부당권유·설명의무 위반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중요사항의 거짓 표시·누락에 의한 부정거래 여부는 상품구조, 거래 경위, 시장 특성, 당사자의 관계와 전후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부당권유와 설명의무 위반은 별도로 판단한다. 객관적으로 확정할 수 없는 수익성·안전성 등을 확실한 것처럼 알리거나,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필요한 위험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으면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들이 발행회사의 부실한 재무상황을 알면서 사기적 부정거래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였다. 그러나 투자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연 12%대 수익과 원금 회수의 확실성을 강조한 행위는 부당권유이자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었다.
피고들이 분식회계의 정확한 규모를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한 투자권유의 책임까지 면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 설명의무의 정도와 투자자의 전문성
일반적인 판단 기준
설명의무의 정도는 상품의 특성과 위험 수준, 투자자의 경험과 능력 등을 종합하여 정한다. 투자자의 전문성은 설명 범위 및 책임 제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법적 지위와 구체적인 정보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들은 금융투자 경험과 전문적인 위원회를 갖추었지만 일반투자자로 취급되었다. 발행회사의 재무상태와 감독당국 검사 등 핵심 정보에는 직접 접근하기 어려웠고,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유리한 지위에 있던 피고들의 설명에 크게 의존하였다.
상품제안서에 일부 위험이 기재되어 있었더라도, 직접적인 권유 과정에서 수익성과 안전성을 확실한 것처럼 설명한 이상 책임이 부정되지 않았다. 다만 원고들의 전문성과 위험 인식은 책임을 40%로 제한하는 사유가 되었다.
다. 투자권유 단계와 운용단계의 책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집합투자업자는 수집 가능한 정보에 기초하여 신중하게 재산을 운용해야 한다. 구체적인 의무는 법령, 약관, 당시 경제상황과 전망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다른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즉시 부실 심화를 인식하고 회수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피고들이 운용상황을 보고하고, 주식매입청구권 행사와 질권설정 통지 및 매각 절차를 진행한 사정도 고려하였다.
따라서 투자권유 단계의 책임은 인정되었지만, 운용단계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다.
라. 손해액과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일반적인 판단 기준
손해는 투자금 총액에서 해당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하여 산정한다.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객관적으로 확정된 시점에 손해가 현실화되고, 그때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투자 당시 기초자산과 수익증권의 가치가 이미 0원이었으므로, 각 500억 원의 투자원금 전액을 손해로 인정하였다. 그중 피고들의 책임은 40%인 각 200억 원으로 제한하였다.
발행회사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채권이나 파산절차를 통한 사후적인 손해전보 가능성만으로 수익증권의 잔존가치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펀드 만기나 파산배당액 확정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투자금 지급일부터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투자권유 자료에서는 예정 배당률, 목표수익률, 지급보장 및 원금 회수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 위험고지가 서면에 있어도 구두 설명이 이를 사실상 부정하였다면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 부정거래·기망,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및 운용상 의무 위반은 각각 요건과 증거를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기망의 입증이 부족하더라도 설명의무 위반 등의 책임은 인정될 수 있다.
- 위원회 회의록, 녹음, 제안서와 질의응답 자료를 통하여 어떤 위험을 설명하였고 어떤 수익을 확실하게 표현하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 손해 발생 시점은 투자일로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 이 사건처럼 투자 당시 이미 손실이 확정되었다고 주장하려면 당시 기초자산의 실질가치와 회수불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 금융상품 자체의 잔존가치와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구별해야 한다. 사후 변제·배당금의 공제 여부도 실제 지급 경위와 채무관계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
- 투자자의 전문성은 책임 유무와 책임 제한에서 구별하여 다룬다. 전문적인 투자 경험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위험을 왜곡한 설명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