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복 공개된 디자인과 신규성 상실의 예외

핵심 결론 구법상 최초 공개에 대한 신규성 상실 예외는 이후 공개한 동일한 디자인에도 미치지만, 유사한 정도로는 부족하다. 현행법은 예외 기간을 12개월로 늘리고 별도의 주장·증명서류 제출시기 제한을 폐지하였으므로 구법과 구별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후1341
디자인상 쟁점의 요지
최초 공개한 간이형 스프링클러에는 상단부 문을 여는 손잡이가 없었지만, 이후 공개한 제품에는 손잡이가 있었다.
디자인권자는 최초 공개에 대해서만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주장하였다. 법원은 손잡이 유무가 전체적인 외관과 심미감에 영향을 주므로 두 디자인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최초 공개에 대한 예외의 효력이 나중에 공개한 제품에까지 미치지 않았고, 그 제품 때문에 등록디자인의 신규성이 부정되었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후1341 판결
[등록무효(디)]
디자인권자인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등록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및 심판
특허심판원은 최초 공개 디자인과 이후 설치된 디자인 모두에 신규성 상실의 예외가 적용된다고 보아 등록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하였다.
특허법원은 두 디자인의 동일성을 부정하였다. 이후 설치된 디자인에는 예외의 효력이 미치지 않고, 등록디자인은 그 설치된 디자인과 동일·유사하여 신규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특허법원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첨부된 대법원 판결과 특허법원 판결은 이 쟁점에 관하여 별도의 선행판례를 명시적으로 인용하지 않았다.

관련 법령

가. 이 판결에 적용된 구법

나. 현행법의 대응 조항

사실관계

가. 최초 공개와 후속 제품 설치

피고는 간이형 스프링클러의 디자인권자였다.
피고는 2012년 4월 3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KFI 기술인정’을 받는 과정에서 제품의 디자인을 공개하였다. 판결상 ‘비교대상디자인 10’이다. 정면 상단부 문에는 별도의 손잡이가 없었다.
이후 피고는 2012년 6월 11일경 충북 진천군 소재 노유자시설에 간이형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였다. 판결상 ‘비교대상디자인 1’이다. 이 제품에는 정면 상단부에 직사각형 손잡이가 있어 손을 넣어 문을 위로 열 수 있었다.

나. 최초 공개에 대해서만 예외 주장

피고는 2012년 9월 28일 디자인등록을 출원하여 같은 해 11월 14일 등록받았다.
출원서에는 신규성 상실 예외의 공개형태를 ‘KFI 기술인정’, 공개일자를 ‘2012년 4월 3일’로 기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이후 시설에 설치된 손잡이 있는 디자인에 대해서는 별도로 예외를 주장하지 않았다.

다. 등록무효 분쟁

원고는 등록디자인이 출원 전에 공개된 디자인들과 동일·유사하거나 쉽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는 최초 공개 디자인과 이후 설치된 디자인은 동일하지 않으므로 최초 공개에 대한 예외의 효력이 후속 공개에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로 심결취소를 구하였다.
특허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심결을 취소하였다.

법리

가. 자신의 공개도 원칙적으로 신규성을 부정한다

출원 전에 동일·유사한 디자인이 공개되었다면 원칙적으로 등록받을 수 없다. 공개자가 제3자인지 출원인 자신인지는 관계없다.
신규성 상실의 예외는 권리자의 선행 공개가 일정한 요건 아래 자신의 출원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이다. 모든 선행디자인을 배제하거나 출원일 자체를 최초 공개일로 앞당기는 제도는 아니다.

나. 최초 공개에 대한 예외는 후속 공개된 동일한 디자인에도 미친다

대법원은 구법상 6개월 이내에 여러 차례 디자인을 공개한 경우, 최초 공개에 대해서만 적법하게 예외를 주장했더라도 이후 공개된 디자인들이 최초 디자인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 있으면 예외의 효력이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동일한 디자인의 반복 공개마다 별도의 주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예외 적용을 부정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 예외 효력의 확장에는 유사성만으로 부족하다

동일성이 인정되려면 형상·모양·색채 또는 그 결합이 같거나 극히 미세한 차이만 있어 전체적 심미감이 동일해야 한다. 전체적 심미감이 유사한 정도에 그치는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사건 손잡이는 제품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작더라도 정면 상단부의 눈에 띄는 위치에 있고 개폐 기능과 연결되어 외관과 심미감에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두 디자인의 동일성이 부정되었다.

라. 예외 효력의 확장과 신규성 판단은 비교 기준이 다르다

최초 공개 디자인과 후속 공개 디자인 사이에는 예외 효력을 확장할 수 있는 ‘동일성’이 요구된다.
반면 후속 공개 디자인과 등록디자인 사이에는 ‘동일·유사성’이 있으면 신규성이 부정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최초 공개 디자인과 후속 공개 디자인은 동일하지 않았지만, 후속 공개 디자인과 등록디자인은 동일·유사하였다. 그 결과 후속 공개는 예외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등록디자인의 신규성을 부정하는 자료가 되었다.
현행법의 개정 내용과 이 판결의 적용 범위

가. 예외 기간이 6개월에서 12개월로 확대되었다

이 판결 당시 구법 제8조의 예외 기간은 6개월이었다. 현행 제36조 제1항은 12개월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현행법의 적용을 받는 출원에 구법상 6개월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12개월 이내에 출원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등록요건까지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보호법 제36조

나. 예외 주장·증명서류의 제출시기 제한이 폐지되었다

법률 제19494호로 개정되어 2023년 12월 21일 시행된 디자인보호법은 제36조 제2항을 삭제하였다. 이에 따라 종전처럼 법이 열거한 제출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만으로 신규성 상실 예외의 적용을 배제하는 절차적 제한이 없어졌다. 디자인보호법(법률 제19494호)
앞선 설명 중 현행법에서도 구법과 같은 별도의 예외 주장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처럼 읽히는 부분은 이 개정에 맞추어 수정한다.
다만 제출시기 제한의 폐지는 증명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예외 적용이 다투어지면 공개자, 공개일, 공개된 디자인의 내용, 출원일까지의 기간 등 적용요건을 뒷받침해야 한다.

다. 현행법에서는 후속 공개 자체의 예외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이 판결은 구법상 최초 공개에 대해서만 예외를 주장한 경우, 그 효력이 후속 공개에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판단한 사건이다.
현행법에서는 후속 공개 디자인이 최초 공개 디자인과 동일하지 않더라도, 후속 공개 자체가 제36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최초 공개와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후속 공개에 대한 예외 적용까지 곧바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는 개정법의 절차적 제한 폐지를 반영한 해석이며, 이 판결이 현행법에 관하여 직접 판단한 내용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처럼 과거에 출원된 디자인에는 개정법의 적용례를 확인해야 하므로, 현행법을 소급 적용하여 확정판결의 결론이 달라진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결론

대법원은 구법 아래에서 최초 공개에 대한 신규성 상실 예외의 효력이 후속 공개된 동일한 디자인에는 미치지만, 유사한 정도의 디자인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현행법은 예외 기간을 12개월로 확대하고 주장·증명서류의 제출시기 제한도 폐지하였다. 따라서 현재 사건에서는 최초 공개와 후속 공개의 동일성뿐 아니라, 각 공개가 독립적으로 신규성 상실 예외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 구법 사건의 6개월 기준과 현행법의 12개월 기준을 구분한다.
  • 출원일과 개정법 부칙을 확인하여 적용되는 절차를 특정한다.
  • 최초 공개 이후 변경한 제품도 공개일과 디자인 내용을 각각 기록한다.
  • 서류 제출시기 제한이 없어졌더라도 공개 사실과 권리관계를 증명할 자료는 보존한다.
  • 예외 적용을 받더라도 다른 선행디자인에 의한 신규성·창작비용이성 문제는 남을 수 있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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