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대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개인 피고인에 대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과 나머지 무죄·공소기각 판단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인 홍콩 설립 회사에 대한 무죄도 유지되었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2. 12. 선고 2011고합1291, 1292(병합) 판결
제1심은 개인 피고인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를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4년과 벌금 2,340억 원을 선고하였다.
원심은 개인 피고인이 국내 거주자이고, 홍콩에서 설립된 피고인 회사 역시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는 내국법인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납세의무가 있다는 사실과 조세포탈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아 유죄 범위를 크게 축소하였다.
구체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다.
- 개인이 실제로 취득한 중고선박 매매 관련 중개수수료와 일본 회사의 배당금을 해외 차명계좌로 은닉한 부분은 조세포탈죄를 인정하였다.
- 해외 지주회사의 배당가능 유보소득에 대해서는 배당간주에 따른 소득세 납세의무를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세포탈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 홍콩 설립 회사에 대해서도 국내 법인세 납세의무는 인정하였지만, 회사 설립이나 국내 회사와의 업무위탁계약이 허위라는 증거가 부족하여 법인세 포탈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 조선소 등으로부터 받은 어드레스 커미션과 윤활유·페인트 관련 리베이트는 개인에게 귀속된 소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선박 건조자금 횡령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윤활유·페인트 관련 횡령 부분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개인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다만 해외 지주회사의 유보소득 부분에 관한 원심의 이유 설명에는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적극적 은닉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중심으로 무죄 결론을 뒷받침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배당간주소득은 언제나 조세포탈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으며,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667 판결 차명계좌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적극적 소득은닉을 단정할 수 없지만, 분산 입금이나 반복적인 자금 이동 등 추가 사정을 종합하여 부정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차명계좌의 이용 경위와 은닉 효과를 판단하는 데 이 법리를 적용하였다.
-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3605 판결 단순한 미신고·허위신고와 달리, 수입이나 매출을 고의로 장부에서 누락하는 등 적극적 은닉의도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조세포탈죄의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두7667 판결 명의위장에 허위 계약서 작성, 대금의 허위 지급, 허위 장부 작성 등이 결합된 경우 부정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판결이다. 국세 부과제척기간에 관한 사건이지만, 대상판결은 명의위장과 적극적 부정행위를 구별하는 관련 선례로 제시하였다.
관련법령
- 구 조세범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3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경우의 처벌 규정이다. 원심은 2007년 귀속 소득에 관한 조세포탈 부분에 이 규정을 적용하였다.
- 구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2010년 전부개정 이후의 조세포탈 처벌 규정이다. 원심은 신고기한이 2010년 5월 31일인 2009년 귀속 소득의 조세포탈 부분에 제3조 제1항을 적용하였다.
- 구 소득세법(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1항 제1호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정한 규정이다. 이 사건의 거주자 판단에는 당시의 기준이 적용되었다.
- 구 소득세법 시행령(2010. 2. 18. 대통령령 제220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제2항 가족과 국내 자산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을 기준으로 주소를 판정하고, 거소의 의미를 정한 규정이다.
-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1. 12. 31. 법률 제111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일정한 특정외국법인의 배당가능 유보소득 중 내국인에게 귀속되는 금액을 배당받은 것으로 보는 규정이다. 원심은 이 규정에 따른 개인 피고인의 납세의무를 인정하였다.
-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1. 12. 31. 법률 제111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해외 고정시설을 통한 실질적인 사업 수행 등 배당간주 규정의 적용 제외와 예외를 정한 규정이다.
- 구 법인세법(2013. 1. 1. 법률 제11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1호·제3호 국내에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를 둔 법인을 내국법인으로 보는 근거이다.
-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제298조 제1항, 제327조 제2호 각각 공소사실의 특정, 공소장 변경,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의 공소기각과 관련된다.
사실관계
개인 피고인은 해외 해운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던 사람이다. 그룹은 해외 지주회사, 선박 한 척씩을 보유하는 회사, 선박 관리회사 등 여러 법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피고인은 자신이 일본 거주자이므로 국내에서 해외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가족은 국내에서 생계를 함께하고 있었고, 피고인도 국내에서 그룹 전체의 업무를 통제하며 중요한 경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이러한 생활관계와 경영활동을 근거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피고인이 국내 거주자였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된 소득은 성격이 서로 달랐다.
개인에게 실제로 지급된 중개수수료와 배당금
피고인은 2007년 4월경 런던의 선박중개회사 대표와 약정하였다. 그룹이 중개회사에 선박 매매대금의 1%를 중개수수료로 지급하면, 그 절반인 선박 매매대금의 0.5%를 피고인 개인이 돌려받는 구조였다.
피고인에게 돌아갈 금액은 본인 명의 계좌로 지급되지 않고 해외 중개회사 명의 계좌 등에 보관·관리되었다. 이러한 중개수수료는 2007년과 2009년을 합하여 540,517,200원이었다.
또한 피고인은 2007년 5월경 일본 소재 회사의 주식 50%를 위 중개회사 대표 명의로 취득하였다. 그 주식에서 발생한 2009년 배당금 159,120,879원도 해외 계좌로 받아 관리하였다.
중개회사 대표는 피고인의 자금흐름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 돈으로 피고인 아들의 영국 생활비·과외비·집세, 피고인의 주식 취득대금과 자택 수리비 등을 지출하였다. 법원은 이를 피고인의 개인소득을 드러내지 않은 채 관리·사용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해외 지주회사에 남아 있던 유보소득
별도로, 피고인이 지배하는 해외 지주회사들에는 배당하지 않고 남겨 둔 이익이 있었다. 이는 앞서 본 개인 수수료나 실제 배당금과 달리,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을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보는 세법 규정에 따라 과세되는 소득이었다.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소득세 납세의무를 인정하였다. 다만 해외 지주회사와 다단계 출자구조를 이용했다는 사정 외에, 해당 소득을 숨기기 위한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입증되었는지는 따로 판단하였다.
홍콩 설립 회사의 사업소득
피고인 회사는 홍콩에서 설립되어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을 영위하였다. 국내 대리점 회사에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탁하였고, 중요한 경영 결정과 관리가 국내에서 이루어졌다.
법원은 이 회사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홍콩 회사가 실제로 존재하며 매출을 발생시키고 회계감사를 받았고, 국내 회사와의 업무위탁계약도 실제 계약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조선소 등의 어드레스 커미션과 리베이트
조선소에서 지급한 어드레스 커미션과 윤활유·페인트 공급업체의 리베이트도 문제 되었다. 이 부분의 계약당사자는 해외 지주회사나 선박별 회사 등으로 나타났고, 수령한 돈은 선박 건조감독비용이나 사무실 매입 등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일부 금액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은 있었지만, 회사로부터 차용한 것으로 볼 사정이 있었다. 따라서 법원은 이러한 회사 관련 수입을 모두 피고인의 개인소득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국내 납세의무와 조세포탈죄는 별도로 판단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려면 납세의무가 존재하는 것에 더하여, 세금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만드는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인정되어야 한다. 다른 은닉행위 없이 단순히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인은 국내 거주자이고, 홍콩 회사도 국내에 실질적 관리장소를 둔 내국법인으로 판단되었다. 그렇더라도 모든 미신고 소득에 대한 형사책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법원은 소득별로 귀속 주체, 거래의 실체, 은닉 방법을 구분하여 일부에 대해서만 조세포탈죄를 인정하였다.
차명계좌 이용은 구체적인 은닉 효과를 따져 판단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계좌 명의가 실제 소득자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부정행위를 단정할 수 없다. 허위 장부 작성, 반복적인 자금 이동, 분산 입금, 명의자와의 관계, 계좌 이용 목적 등을 종합하여 적극적인 은닉행위인지 판단한다.
한 차례의 입금이라도 명의자와의 관계 때문에 소득 은닉 효과가 현저해진다면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인은 외국 중개회사 대표에게 개인 수수료와 배당금을 해외에서 수령·관리하도록 하고, 그 돈을 자신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게 하였다. 자금관리 보고서와 지급 약정, 실제 지출내역 등이 이를 뒷받침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구조가 국내 과세관청의 소득 발견을 어렵게 한 적극적 은닉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유죄로 인정된 포탈세액은 2007년 귀속분 153,431,740원과 2009년 귀속분 91,441,588원으로, 합계 244,873,328원이다.
해외 법인·명의신탁 구조만으로 부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명의위장이나 해외 법인 이용에 조세부담을 줄이려는 동기가 있더라도, 거래의 실제 내용과 추가적인 은닉행위를 확인해야 한다. 허위 계약서 작성, 대금의 가장 지급, 허위 등기·등록이나 장부 작성 등이 결합되었는지가 중요하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해외 지주회사와 선박별 회사, 다단계 출자구조 등은 해운업에서 위험을 개별 선박에 한정하려는 목적과 관련되어 있었다. 피고인이 비거주자가 되기 위하여 국내 자산을 처분한 행위 역시 허위·가장행위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보소득에 대한 납세의무는 인정되지만, 그 세금을 포탈하기 위한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충분히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홍콩 회사도 실제로 설립·운영되었고 국내 대리점과의 계약 역시 실재하였으므로,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라는 이유만으로 회사 설립과 업무위탁 자체를 부정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회사의 수입과 지배주주 개인의 소득은 구별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회사를 지배한다는 사실만으로 회사가 받은 수입 전체가 지배주주의 개인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당사자, 수입 발생 원인, 자금 사용처, 회계처리와 대여관계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조선소 등의 어드레스 커미션과 리베이트는 회사가 계약당사자였고 사업비용에 사용된 사정도 있었다. 피고인의 개인 사용 부분도 차용으로 볼 여지가 있어, 전체 수입이 피고인 개인에게 귀속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검사는 해당 돈이 회사소득이라면 피고인에게 배당간주되어 과세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당초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직접 소득을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대법원은 공소장 변경 없이 이를 회사의 유보소득에 대한 배당간주형 조세포탈로 바꾸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횡령죄는 보관관계와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관계를 전제로 하며,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별개의 범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어느 회사의 재산을 얼마만큼 횡령하였는지 특정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선박 건조자금 부분은 피고인이 문제 된 돈을 피해회사들을 위하여 보관하고 있었다거나 위탁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가 유지되었다.
윤활유·페인트 관련 부분은 공급업체별 거래상대방이 여러 회사로 확인되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은 범죄가 없다고 실체적으로 판단한 무죄가 아니라, 공소사실 특정의 흠결을 이유로 한 공소기각이다.
실무적 유의점
- 과세처분과 형사책임의 논점을 구분해야 한다. 국내 거주자·내국법인에 해당하거나 실질과세에 따라 납세의무가 인정되더라도, 조세포탈죄의 부정행위와 고의는 별도로 입증되어야 한다.
- 소득을 실제 개인 수입, 회사의 사업수입, 배당간주소득으로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소득의 성격을 혼동하면 납세의무자와 형사책임의 범위가 달라진다.
- 해외 계좌의 명의뿐 아니라 실제 관리자를 확인해야 한다. 자금관리 보고서, 송금 지시, 계약서, 이메일, 최종 사용처가 개인 귀속과 은닉행위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 해외 회사의 사업상 필요성은 실제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현지 인력·시설, 계약 이행, 회계감사, 업무위탁의 실체와 의사결정 장소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회사자금의 개인 사용을 대여라고 주장하려면 차용 약정, 장부 반영, 이자 및 변제 내역 등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이 사건의 판단을 개인 사용 전반에 대한 면책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
- 귀속연도와 범죄 성립시점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2007년 귀속분과 2009년 귀속분은 신고기한이 달라 서로 다른 시기의 조세범처벌법이 적용되었다.
- 횡령 혐의를 다룰 때에는 그룹 전체의 자금이라는 설명에 그치지 않고, 피해법인별 소유관계·보관관계·피해금액을 특정해야 한다.